Travel/2016 Europe

KOLOMYIA, UKRAINE (콜로미이아, 우크라이나)

오주만세 2016. 8. 11. 19:53





KOLOMYIA (Коломия)





콜로미이아는 이바노 프랑코프스키 주에 위치한 인구 6만여명의 행정 도시이다.



또 다시 지쳐가기 시작했다. 콜로미이아 라는 작은 도시에 와서 열흘간 머물고 떠난다. 원래 계획은 아프리카를 가는 것이었는데...요르단과 이집트 날씨만 검색해보고서는 너무 더워서 ..그리고 망할 놈의 터키 때문에....물가 싼 동유럽에서 시간 떼우다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주 목적지인 에티오피아 르완다 같은 나라들의 날씨를 검색해보니까 여기 동유럽보다 기온이 10도 정도 낮다. --;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남반구는 연말로 갈 수록 더 더워질 텐데....참 한심하다. 




라히브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지만..미리 예약을 해 놓지 않는 바람에 쫓겨났다. 라히브 호스텔에서 쫓겨나니까 이제 또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 오데사...키예프...정말 흥미가 당기지 않는다...아...우크라이나를 떠나려 해도 ....캅카스 지역이나 최소한 불가리아에 있었을 때 갔으면 편하고 싸게 중동 지역으로 갈 수 있었는데..여기까지 와버리니까 항공편 요금은 4배 이상 비싸졌다. 자괴감만 든다..


어쨌든 라히브는 떠나기로 했으니...아침에 아쉬운 마음으로 호스텔 체크아웃 한 뒤에 기차역으로 갔다. 일단 콜로미이아 라는 곳에 가야 뭘 하든 될듯 싶어서 2시간 쯤 후에 있는 콜로미이아 행 기차표를 사려고 했는데..매표소 아줌마가 니엣! 이러면서 버스 터미널로 가라고 한다. 분명히 벽에 붙어있는 스케쥴 표에는 라히브 가는 기차 시간이 나와 있는데.... ..말이 안 통하니 영문도 모른채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바로 옆에 있는 버스 터미널로 갔다. 아마 버스는 더 일찍 출발하기 때문에 기차를 2시간 동안 기다리지 말고 버스 타고 가라고 그런 건가?....그런데 막상 버스 터미널에 와보니 콜로미이아 가는 버스도 3시간 기다려야 됐다..


아 생각하기도 싫다..그냥 1시간 후에 있는 야렘체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뭐냐 이게....


그리고 야렘체에 도착....야렘체의 버스 터미널에 내려주면 바로 버스 알아보고 떠나려 했는데.....버스는 기차역 부근에 승객들을 내려준다..



혹시나 해서 야렘체 기차역을 가서 콜로미이아 가는 기차를 알아봤더니 20분 후에 온다고 한다...라히브를 출발해서 키에프로 향하는 기차였다.도대체 라히브 기차역의 매표소 아줌마는 뭔 소리를 했던걸까...뻔히 운행하는 기차의 표를 사려했더니 못 사게 하고...쯧쯧 쩝..



기차를 타고 콜로미이아로 향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아....일단 체르니우치로 간다...


뭐하는 짓인지....콜로미이아 기차역에 도착해 스케쥴표를 살펴보니 체르니우치 가는 기차는 6~7시간 후에나 있었다.. 차로 1시간 반 거리인데...차라리 버스를 타는게 낫겠다 싶어 버스 터미널이 어디있나 지도를 보는데...분명히 기차역 부근에는 없는 듯 하고...도저히 못 찾겠다.....아 뭐야...그냥 콜로미이아에 있을까....생각하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정차하는 버스들 가운데 키릴 문자로 "버스 스테이션" 비슷하게 쓰여진 시내버스를 봤다. 그리고 그 버스에 그냥 올라탔다. 앉아 있는 한 아줌마에게 "버스 스테이션? 버스 스테이션?" 하고 물으니 운 좋게도 맞게 탄 듯 하다.




곧이어 시내 버스는 버스 터미널 근방에 도착했고...바로 버스를 타고 체르니우치로 떠났다.




체르니우치에 3일간 머무르며 또 생각......아무 데도 가기 싫고....아무 데도 있고 싶지 않다...







다시 콜로미이아로 되돌아갔다.





콜로미이아에는 저렴한 요금의 깨끗한 호스텔이 있었다. 그것도 싱글룸이다. 9일간 머물렀는데 나 이외에는 숙박객이 거의 없었어서 밤에는 혼자 있느라 무섭기도 했지만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다.

일주일이 넘게 머무르며....인터넷으로 비행기표와 이것 저것 검색해봤는데...내가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에 있을 때 아프리카로 가는 초입인 중동의 요르단과 이스라엘 행 항공권을 검색했을 때는 30~40 달러 밖에 되지 않았는데...여기 우크라이나와 이 근방에서는 거의 200달러나 한다..게다가 여름 성수기....그리고 더 황당한 건 캅카스 지역에 있을 때 터키를 거쳐 이 쪽으로 오게 된 건 더운 날씨의 아프리카를 죽어도 가기 싫어서 였는데 구글을 검색해 보니까 오히려 아프리카 날씨가 여기보다 훨씬 기온이 낮더라...10도 넘게.....

결국 나는 1달 보름을...아무런 의미 없이, 목적도 없이..아무런 즐거움도 없이 햇볕이 내리 쬐는 더운 곳을 여기저기 갈팡질팡 해가며 돈과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일단 유럽은 떠나야겠다. 결심했다.



그렇더라도 일단 콜로미이아는 왔으니까 구경은 해야지...
































































슈퍼마켓에서 음식들 사다가 만들어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