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방랑일지

와이프를 구하는 중국인..

오주만세 2016. 9. 19. 02:40






콜로미이아에 다시 와서 숙소에서 중국인을 만났다. 웨일스 출신의 영국인과 리비우에서 만나 같이 콜로미이아로 왔다고 한다. 


보통 중국인들은 우크라이나에 15일 체류 기간의 비자를 신청하는 듯 했는데 이 중국인은 기간이 더 긴 비자를 신청했는지 1달 가까이 있는 듯 했다.


셋이서 함께 차를 마시다가 중국인이 우유 사러 간다고 나간 사이에 웨일즈 영국인이 한 마디 한다. 

"저 중국 친구 와이프 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ㅋㅋㅋ" 그리고 껄껄껄 웃는다.


순간 태국에서 만나 흥미에도 없던 술집과 나이트 클럽으로 나를 끌고 다녔던 중국놈이 생각난다. 그 놈도 태국에서 신부감 구한다고 난리였는데... 


리비우에서 콜로미이아라는 소도시로 온 이유도 웃긴다. 리비우나 키에프 같은 대도시 보다는 비교적 낙후 된 곳으로 가서 절망적인 처지에서 살아가는 신부감을 찾는 게 더 쉬울 거란 기대감에 이 곳으로 왔다고 한다.


필사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나고 싶어하는 신부감을 찾기 위한 중국인의 행동도 3일간 옆에서 보고 있으니 보통 필사적인 게 아니다. 

매일 아침마다 좋아하지도 않는 커피를 마신다고 계속 다른 커피숍을 찾아 다니고.. 점심은 레스토랑 그리고 저녁엔 술집을 전전한다. 가는 곳 마다 여 종업원을 찾고 '주저 없이 남자 친구 있냐?' 고 대뜸 물어본다. 혹은 전화번호를 물어보거나...


그나마 무슨 성과라도 있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3명이서 사흘 간 같이 몰려 다니다 보니 영국인은 몰라도 같은 동양인인 나는 현지인들이 보기엔 졸지에 그와 한 패가 된 듯한 모양새고... 이상한 오해를 사게 된 걸 아닐까 신경 쓰인다. 


중국 여자들은 돈 많이 밝히고 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우크라이나로 와서 돈에 허덕이는 여자를 찾는 중국인을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씁쓸해져서 그리고 신경 쓰여서 오래 머무르려 했던 콜로미이아를 떠났다.


참..그래도 이 중국인에게 좋은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인이 말하기를 여자와 데이트를 하면 무조건 산으로 가라고 한다. 산으로 가면 아무 것도 살 수가 없으니까...


8월 31일 콜로미이아에서....





'Travel > 방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광지는 언제나 유감  (0) 2017.04.07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1) 2016.10.23
모험가가 꿈이었다.  (1) 2016.09.15
관계를 의심하다..  (0) 2016.03.17
맹인과 함께 밥을 먹다  (0) 201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