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West Asia

JERUSALEM (예루살렘)

오주만세 2016. 10. 8. 20:25







JERUSALEM (יְרוּשָׁלַיִם ,القدس)




예루살렘은 예로부터 종교 분쟁에서 불씨가 되어온 중동에 있는 도시다. 국제법상으로는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는 도시로, 현재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인위적으로 점령 중이며, 예루살렘 전체를 "분리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낳고 있으며 도시가 행정상 동과 서로 나뉘어 있는 상태다.



HOLY CITY 라고 불리우는 예루살렘에 왔다. 어떤 성스러운 기운은 눈꼽 만큼도 느껴지지 않았고 나에겐 그저 참혹한 현실을 미디어의 필터 없이 두 눈으로 똑바로 봤다는 것에 더 의의가 있다. 이런 긴장감이 감돌고 마주하기 힘들 정도로 슬픈 모습을 보여주는 도시에서 즐겁게 웃고 떠들며 기념 사진만 열심히 찍어 대는 그들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시게투 마르마치에이에서 1시간 정도 시내를 구경한 뒤 비행기를 타러 클루지 나포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열차표가 싸길래 예상은 했지만 지저분하고 오래된 낡은 기차였다. 느릿느릿 가면서도 중간에 정차는 왜 이렇게 자주하고 오래 걸리는지...중간에 이름 모를 마을에서는 한 30분을 머물렀다.




벨라 뭐시기라는 마을인데..시간 없는데 진짜 답답하네...확실히 이런 오래된 기차는 도착 시간이 기본 1~2시간은  늦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결국 3시 50분 출발한 기차는 6시간 쯤 걸려 10시 정도에 클루지나포카에 도착했다. 하루 전에 클루지나포카를 와서 구경하다 가도 됐지만.. 루마니아의 도시는 다 거기서 거기라 라히브에서 바로 공항으로 가려고 했더니 시간이 간당간당해서 한밤 중에 7km 떨어진 공항을 걸어 가야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내린 곳도 클루지 나포카 역이 아니고 2km 정도 못 가서 있는 Clujana 라는 기차역이다. 1분도 안 되게 정차 했는데 이건 기차역인지 아니면 그냥 임의로 멈춘 건지...승무원도 없어서 창 밖을 보고 있다가 어떤 아저씨가 내리는 걸 보고 황급히 기차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 1km 정도 떨어진 버스 정류장으로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뭐 버스 없으면 택시 타면 되겠지만 루마니아 돈은 한 푼도 없고 아니 시게투 기차역 매표소 아줌마한테 환전한 뒤 기차표 사고 남은 1~2쳔원 정도의 돈만 있었다. 그렇다고 바로 몇 시간 있다가 떠날 건데 10000원 가까이 내고 몇 천원 출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10분 정도 걸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에 도착...1분도 안 되서 8번 버스가 왔다. 공항 가는 버스 맞냐고 기사에게 물은 뒤 승차..그리고 요금 내려고 하는데...돈을 안 받네...아 버스표를 샀어야 했나...직접 현금을 건내 주려는 나에게 버스 기사는 계속 노노 하면서 손사래를 친다.  

아 이거 재수없게 매복하고 있는 검표원한테 걸려서 돈 뜯기는 건 아닌가...걱정했지만..그냥 돈 안내고 탔다. 나중에 버스에 타는 사람들 보니까 다 그냥 타길래...밤에는 시내버스가 공짜인가..? 아니겠지? 모르겠지만 곧 공항 주변에 도착했고..공짜로 태워줘서 고맙다고 기사에게 인사한 뒤 공항으로 걸어갔다.



기차역 수준의 작은 공항이고..노선은 유럽의 중소 도시들을 연결하는 저가 항공 위주의 공항인 듯 하다.



밖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내부의 모습도 참 조촐하다...그나마 깨끗해서 다행이지...그리고 내부의 모든 편의 시설은 닫혀있었다. 심지어 와이파이도 없다..--; 그나마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만 5잔 정도 마신 듯 하다.

위즈에어 5시 텔 아비브 행 항공편....

2년 전에 부카레스트에서 독일로 갈 때는 기내 수화물에 요금 부과가 안 되었던 거 같은데...지금은 기내 수화물도 작은 브리프케이스 정도가 아니면 따로 20달러 정도 내야 한다... 인터넷으로 체크인 할 때 추가 요금 결제했는데...탈 때 보니까 확인도 안 하더라--;



그리고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사실 이스라엘은 오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지만...이 쪽 동네로 오는 저렴한 항공편이 이스라엘 밖에 없어서..저가 항공이지만.. 100달러 정도니까 뭐...사실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그리고 이집트까지..올 생각을 안 했고 가능하면 피해가려 했던 곳들인데..결과적으로 돈 아끼려다 오히려 돈이 왕창 깨졌다. 

뭐 이스라엘의 출입국 심사는 엄격하기로 악명 높은지라... 사람은 많은데 입국심사 데스크는 달랑 3곳만 열어 놓고 있는 배짱보소.. 한 사람 한 사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중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따로 좌우 양쪽의 구석진 곳에 있는 방으로 보내져 더욱 강도높은 심사를 받는 듯 했다. 혹시 나도 저기 끌려가면 어쩌지...피곤해 죽겠는데...이란 비자가 있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아무리 해봤자 입국 거부 될 일은 없을 테지만..공항에서 노숙하고 피곤에 쩔어있는데...거기다 배까지 고픈데....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틈에 내 차례가 왔다.


왜? 

여행하려고

얼마나?

5일


생각보다 너무 간단히 끝났다. 근데 이런 과정을 거치려고 1시간을 줄 서서 기다렸나...쯧쯧..



2년 전부터 사람들의 원성이 심해서인지..스탬프 같은 건 안 찍고 이런 종이를 준다. 출국할 때는 분홍색 종이..그리고 비자요금은 없지만 출국할 때 출국세를 내야 한다. 120세켈이었나..



텔 아비브 공항으로 입국했지만 텔아비브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공항에서 바로 버스 타고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공항 건물 2층인가 3층에 버스 정류장에 가서 5번 셔틀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 가는 버스가 정차 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요금은 예루살렘까지의 요금을 셔틀버스 기사에게 내면 된다.





21.5세켈이다.



셔틀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뒤 쪽으로 걸어가 길을 건너고 왼쪽으로 가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423과 947노선이 예루살렘으로 간다. 그냥 우리나라 수도권의 직행좌석버스 또는 광역직행버스 같은 개념이다. 예루살렘까지 1시간도 안 걸린다. 물론 요금은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버스는 예루살렘 센트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여기가 이스라엘 쪽 버스 터미널이다. 기왕 버스 터미널에 온 거 3일 후에 에일랏으로 가는 버스표도 예매했다. 왠지 몰랐지만 토요일이라고 하니까 다짜고짜 오버나잇 버스 티켓을 준다...--;



버스표를 사고 건물 내에 있는 맥도날드를 발견...가볍게 햄버거를 먹고 숙소로 가려고 했는데...메뉴를 보니까 빅맥 세트가 40세켈..지금은 환율이 계속 떨어져서 그나마 낫지만 이 때는 한화로 12000원~13000원 이었다..헉.. 맥도날드 햄버거 따위를 1만원 넘게 주고 먹을 수는 없지...그냥 밖으로 나왔다. 

버스 터미널이라서 그런지..유난히 군복에 더블백을 멘 군인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여군들도 많고...군인들이 대부분 소총을 그것도 탄창에 총알까지 장전한 상태로 길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이다. 이런 더운 날씨에 총 들고 다니느라 고생이네....

 이스라엘 젊은이들도 군복무 하느라 그것도 매일 실전을 치루는 듯한 긴장감에 살아가느라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 숙소까지는 걸어서 3km 정도...트램을 타면 4~5 정거장인데.. 트램 요금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대충 이스라엘 물가를 보니까 돈 아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걸어갔다. 시내 구경도 할 겸... 




센트럴 버스 터미널에서 예루살렘 올드타운까지의 유대인 구역은 정말 깨끗하고 고급스럽다. 마치 서유럽 특히 독일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마켓도 있는데..서유럽의 마켓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밖에서 봐도 비싸 보이는 노천카페들..




계속 숙소로 걸어가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보이는 케밥집에 가서 샤우마 미디엄 사이즈 하나를 시켰다.  케밥 하나에 27세켈...한국 돈으로 8000원이다. 여기 물가가 왜 이렇게 개판이야...

암튼 숙소에 도착..체크인은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기다리며 케밥 먹고....주식들 좀 보고 있었다.

참고로 나는 유대인 지역의 호스텔에서 숙박했는데.. 호스텔 요금은 물론이고 주위의 슈퍼마켓 음식점 등등 모든 것이 다 비싸다..돈을 아끼려면 한 10분 걸어가면 나오는 다마스커스 게이트 쪽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 있는 숙소에 묵는 게 나을 듯 하다. 그 쪽에서는 케밥은 모르겠고 팔라펠 하나에 7세켈 주고 먹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생수인데...1.5리터 생수 한 병에 유태인 지역에서는 9세켈 2700원 정도...인데 반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6세켈 이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생수도 이스라엘이 아닌 요르단이나 레바논에서 수입해서 파는 건지 겉포장도 아랍어로 되 있고 모든 물품이 아랍 원산지인듯 했다.



뭐 체크인 마치고 한 숨 잘까 하다가...예루살렘에 3일 밖에 안 있는데....시간이 부족할 듯 해서 바로 밖으로 나왔다. 일단 다마스커스 게이트로 가서 예루살렘 올드타운을 구경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있을 때 떠나기 3~4일 전부터 날씨가 쌀쌀해져서 후드 자켓을 입고 다녔었는데. 예루살렘에 오니까 또다시 한여름이다. 아오 더워 죽겠네...





이 곳이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히브리어로 된 간판은 찾을 수 없다. 사람들도 중동 무슬림 계열의 인종이 대부분이었고..



참 웃긴게...유대인 구역에 있을 때는 마치 서유럽의 깨끗한 현대식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10분 정도 걸어 팔레스타인 구역에 오니까 전혀 딴판이다.



여자들도 히잡을 쓰고 있고..뭐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곳이 다마스커스 게이트이다.




게이트로 입성....주변 사방에 바리게이트를 쳐놓고 소총 든 채 경계를 서고 있는 군인들을 보니까 괜히 긴장하게 된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와 본 풍경은 그냥 무슬림 동네의 바자르 모습이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뒤 섞여 혼잡한 바자르를 빠져나와 조용한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바로 옆 거리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여기는 ....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는 꼬마들과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고양이들 그리고 낡고 오래된 가옥들...



그냥 막 돌아다니다 보니까 아르메니아 교회 건물이 보인다..결국 다시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으로 돌아온 샘이다. 그리고 무장한 군인들도....





여기저기 교회는 엄청 많다. 하지만 예수가 뭘 했었는지 별 관심없는 나에겐 아무 의미 없고...




western wall 이라는 곳에 왔다. 뭐지...안으로 들어가 보니 검문소에서 소지품 검사까지 한다..--;



통곡의 벽이네...유태인들보단 관광객들이 더 많은 통곡의 벽이었다.









여기는 안식일 때 다시 와 보기로 하고..다른 곳으로 갔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와보니 또 교회가 있다. 뭐 예수가 죽은 곳인가..아니면 부활한 곳인가..하는 장소라고 한다.




사람이 많아서 안에는 안 들어가고 마침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서 요 앞에 앉아 잠시 햇빛을 피하며 휴식..











그리고 예루살렘 올드타운 구경은 대충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올 때 또 유대인 구역에서 팔라펠 이라는 미트볼 케밥을 샀는데..19세켈이다...ㅠ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도시 예루살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