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여행의 즐거움

값 싼 관광지의 값 싼 사람들

오주만세 2016. 10. 6. 02:30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자들의 성지 중 한 곳이라 불리는 이집트의 다합 이라는 곳에서 우연히 1년 전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난 중국 여자애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중국애는  다합에서 무려 3달 가까이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메신저로 얘기하다가 감기 기운이 들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번화가에서 만나 근처에서 음료수 한 잔 하자고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밖에 메뉴판이 펼쳐져 있는 음식점을 발견하고 메뉴판에서 쥬스를 찾았다. 망고 쥬스 35파운드...4000원이 넘는다. 관광지라 그런가....이집트 수준 치고는 굉장히 비싸군...하며 생각하고 있는데 중국 여자애가 우리 곁으로 다가온 종업원에게 어설픈 영어로 깎아 달라고 그런다. 30파운드...20파운드..그리고 결국엔 15파운드... 메뉴판에 적힌 가격보다 반이 넘게 깎은 중국 여자애와 종업원은 마치 서로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음흉하게 웃는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며 중국 여자애는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다합에서는 원래 이래야 한다고..... 

다합은 원래 이런 곳이라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돈 때문에 사람을 속이고 이용해 먹는 사람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은 이유는 너무 돈과 물질적인 것에 연연하며 사는 그런 사회가 싫어서인데..그런데 내가 외국에 나와서 까지 이런 인간들 하고 상종을 하고 있어야 하나.. 



음식점에 들어가 가격을 물으면 대답하는 데 한참이 걸린다. 혼자 뭘 그렇게 곰곰히 생각하는지...그 눈빛과 들려오는 대답을 들으면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런건지..아니면 얼마를 바가지 씌워야 하나 고민하느라 그런 것인지..대충 짐작이 된다.

이 곳에선 영어를 잘 하는 현지인을 조심하라고 한다. 100% 사기꾼이니까...

길거리의 낯 선 사람이 건네는 '하이' 라는 인사에 미소로 답해 줄 여유도 없어져 버렸다. 웃으며 답례하면 꼭 다가와 친한 척 하며 호객 행위를 하기 때문에...


사막 한 가운데 쌓아 올린 돌더미들을 보기 위해서 ....돈 때문에 처절하게 사람을 속이고 골탕먹이는 제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깎아 달라고 실랑이를 해야 하는 비참한 나라를 ....단순히 돌더미 구경하려고 왔던 것인가..

나는 그런 돌더미들 보다 사람들의 추악한 면을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2016년 10월 03일 룩소르에서..식당에서 치킨 먹고 5파운드 사기 당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