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ADDIS ABABA, ETHIOPIA (아디스 아바바, 에티오피아)

오주만세 2016. 11. 18. 19:35




ADDIS ABABA (አዲስ አበባ)



아디스아바바는 에티오피아의 수도이다. 아디스아바바는 「새로운 꽃」이라는 뜻이다. 이 도시는 해발 2500m 지점에 있는 고원 도시이다. 산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아디스아바바는 에티오피아의 문화경제 행정의 중심으로서 모든 기능을 다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지리적 중심부로, 구릉과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 관개가 잘되는 고원에 있다.



나는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걸 끔찍히도 싫어한다. 

비행기를 타려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하고 비행으로 인해 계획을 세우고 나면 계획을 나중에 변경 하기도 힘들다. 룩소르 서안 투어를 마치고 에티오피아 화산 투어는 절대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미 에티오피아 행 항공권은 보름 전에 예매해 놓은 상태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케냐로 바로 가는 게 나았을텐데.. 이스라엘을 가지 말았으면 이집트에서 육로로 수단을 거쳐 이동할 수 있었을텐데.. 미리미리 잘 알아보기도 귀찮아서..대충 대충 계획을 세우니까 참 고달프다..

 대충 세운 계획보단 아애 계획이 없는 편이 훨씬 속 편한 듯 하다.

비행기도 놓치고 뜻 대로 되지 않아 너무나 속상했던 아디스아바바였다. 





카이로에서 도하를 경유해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항공권..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비행기를 탑승했었지만 정말로 난생 처음 비행기를 놓쳤다.


카이로 시내 중심부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공항까지…1시간이면 충분하다 싶어 3시간 30분 전 숙소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시간이 급박했으면 남은 이집트 파운드 처분도 할 겸 택시를 탔겠지만 보나마나 뻔한 형편없는 공항에서 지루하게 비행편 시간 기다리느니 숙소에서 인터넷이나 보겠다고 아무 것도 안 하면서 있다가 3시간 반 전에 나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 것이 숙소에서 있으면서 공항 가면 뭘 먹으며 탑승 시간까지 기다릴까 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돈은 4만원 정도 남았는데 담배 사고...남은 돈으로 KFC 가서 치킨 먹어야지...3조각을 먹을까 4조각을 먹을까..기념으로 이집트 돈을 좀 남겨갈까... 아니면 시내에서 뭘 좀 사갈까..치킨은 이집트에 있으면서 실컷 먹었는데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을까...이 딴 생각을 하며 비행기 놓칠 생각은 전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7시 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러 3시 30분에 숙소에서 나왔다. 나오면서도 이거 너무 일찍 가는 건 아닌가..하는 어리석은 생각만 하고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숙소 바로 앞 5분 거리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탈 수 있었다.

그런데..공항으로 가는 버스인데도 거의 1시간을 가까이 기다렸다. 작은 부스 안에 있는 직원에게 버스 언제 오냐고..오긴 오는 거냐고 묻는데 대답은 계속 곧 온다 조금만 기다려라 였다.. 이렇게 1시간을 허비해서 시간은 4시 반..

361번 시내버스 고속도로를 통해 공항으로 가는 게 아닌 꽉 막혀 옴짝달싹 못 하는 시내를 여기저기 누비고 1시간 40분 걸려 공항에 도착했다. 시간은 6시 10분...정말 오면서 얼마나 속이 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은 했는데 공항 터미널이 아니라 공항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다.

여기서 또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셔틀 버스는 Terminal 1 이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당연히 terminal 1을 마지막으로 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셔틀 버스가 대기는 하고 있는데 출발은 안 한다. 이것도 승객 꽉 찰 때까지 기다렸다 가는 거다. 나는 일분 일초에 급한데도 셔틀 버스 기사는 느긋하게 담배나 피며 차를 마시고 있고..진짜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렇게 20분을 6시 30분 쯤 셔틀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는데.. terminal 1은 두 정거장 가면 도착하는 곳이었는데..어두컴컴한 저녁에 표지판도 없고 안내 방송도 없고....그 후 20분 가량을 공항 여기저기 돌며 공항 직원들 태우고 다시 셔틀 버스를 탔던 정류장으로 되돌아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게 뭐야...진짜 공항 다 폭파 시키고..아니 카이로 시 전체를 다 폭파 시키고 싶었다. 아 속이 뒤집히고...열받고..그래도 혹시나 비행기가 지연되어 몇 시간 늦게 출발할 수도 있으니..다시 앞에 있는 셔틀 버스로 갈아탄 뒤 기사에게 1터미널 가면 알려 달라고 한 뒤 1터미널에 갔다.

시간은 20분 남은 상황..


결국 비행기는 놓치고 다음 날 항공권을 100달러 내고 예약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아 승질나 진짜..

암튼 이집트는 터키 이스탄불 다음으로 내 생애 최악의 도시이다. 두 번 다시 오면 사람이 아니다. 지금 탄자니아에서 태국으로 와서 블로그 작성 중인데...탄자니아에서도 이집트 경유하는 비행기가 13만원 정도 더 쌌지만 이집트 죽어도 가기 싫어서 단지 공항 대기 5시간 이지만 그것 만으로도 열 받아서 더 비싼 아부다비 경유 항공권을 이용해 태국으로 왔다. 암튼 터키랑 이집트는 진짜 욕 나온다.


그래도 다음 날은 미리 6시간 전에 공항으로 가서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공항 진짜 별 볼일 없다. 이래가지가 뭔 관광으로 먹고 산다고 하는건지..관광으로 먹고 살려면 최소한 기본은 해 놓고 장사를 해야지 ..그렇게 안 해도 사람들이 해마다 줄지 않고 오니까 그런 것일 거다. 진짜 두 번 다시 쳐다도 보기 싫다. 



공항에서 먹은 맥도날드..개쓰레기 같은 음식...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셨는데 미친 점원놈은 잔돈 없다며 투덜대고 결국 거스름돈 덜 준다. 



암튼 열흘 정도 있었지만 지긋지긋한 이집트를 떠나 카타르 항공을 타고 도하를 경유해 아디스 아바바로 간다.

그런데 도하 국제 공항에서 환승 항공편을 기다리며 인터넷 뉴스를 보는데 난데 없이 에티오피아 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5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하긴 아프리카나 중동은 어딜 가나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별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현지 시간 새벽 12시 30분.....정말 화가 나고 짜증났던 이집트를 떠나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


12시 30분에 도착….도착 비자 발급 받고 입국 수속 마치고 짐을 찾으니 1시 반 정도...원래 계획은 볼 것 없는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나중에 보기로 하고 바로 버스를 타고 하러 (HARAR) 라는 도시로 가려고 했다.

알아 본 바에 의하면 하러로 가는 버스는 메스켈 스퀘어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하러 까지는 1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공항과 숙소 중간 지점에 메스켈 스퀘어가 있고.. 시간도 3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되니까 공항에서 기다리다가 시간에 맞춰 메스켈 스퀘어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공항 건물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걸어서 공항 밖에 있는 허름한 카페테리아를 찾아갔다. 여기서 그 유명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고….


다시 카페테리아 부근을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택시기사…5시에 버스 탈거라 너무 이른 시간이라 여기 있을 거라고 하니까 지금 가서 버스표를 사야 한다고 구라를 친다. 시간은 3시 ….그 택시 기사의 말이 전혀 믿음이 안 가고 뻔한 거짓말 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어차피 여기서 있으나 버스 회사 오피스에 가서 있으나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에 그냥 지루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택시 타고 갔다.



사람들 많이 기다리고 있고 오피스에서 표도 살 수 있다는 택시 기사의 구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게 버스회사 오피스가 위치한 광장을 오니까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버스 회사 오피스는 당연하게도 문이 닫혀 있었고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는다. 30분 정도 여기서도 길거리를 서성이고 있으니 가끔 거리의 부랑자들만 지나다닐 뿐….







불안해서 비교적 환한 차도 중앙에 가서 멍하니 왔다 갔다 하면서 있었다. 그러던 중 길 건너편에서 누가 나를 향해 휘파람을 분다. 고개를 돌려보니 남자 두 명이 서 있는데 처음엔 거리를 서성이는 홈리스 부랑자인 줄 알고 그냥 무시하고 걸어갔더니 헤이 라고 외친다. 다시 뒤돌아 보니 한 명은 어깨에 총을 메고 있다.

뭐지….? 가만히 서서 다가오는 두 명을 봤더니 유니폼을 입은 경찰인데 유니폼 밖에 우비를 입고 있어서 몰라봤던 것이다. 나에게 여기서 뭐하냐고 묻길래 버스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더니 여기는 밤 중에는 위험하다고...구석에 있는 조그만 경찰 초소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한다. 경찰 초소에 가까이 가보니 냄새나고 습기찬 지저분한 초소..여기 들어가 있으니까 지나다니는 부랑자들이 쳐다보지는 않아서 안심은 되는데..너무 쾌쾌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두 명의 경찰은 나를 초소에 앉히고 순찰하러 갔고...길 건너편의 살렘 버스 오피스를 보니 누군가 문을 여는 듯 하다. 아 이제 버스표를 살 수 있겠구나...하고 버스 회사 오피스로 다가갔다. 다행히 아저씨 한 명이 문을 열고 뭔가 분주하게 준비하는 중이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HARAR 간다고 했는데...버스가 없다고 한다.

반정부 시위가 격해져서 그 쪽 방면으로 가는 버스는 모조리 운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아 ...개짜증...



하지만 여기에 살렘 버스회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다른 버스 회사들도 많으니까 그냥 기다려보기로 했다. 혹시 다른 버스는 HARAR로 갈 수도 있으니..그래서 아침 6시까지 기다리며 사람들에게 HARAR HARAR 외쳤지만..없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아디스 아바바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광장에서 숙소들이 몰려있는 쪽으로 걷다가 중간에 버스를 타고 우트마 호텔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싱글룸이 하루에 240비르 그런데 방이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체크인 시간인 12시까지 기다려봐야 안다고 한다. 그래서 호텔 리셉션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20분 쯤 기다리다가 남아공에서 온 제임스라는 청년을 만났다. 아디스 아바바에 온 지는 5일 정도 되었고 반정부 시위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아무데도 못 가고 있다고 한다..그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제임스가 샤워 한다고 자기 방에 들어갔을 때 호텔 직원이 오늘은 방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다른 숙소를 검색하던 중..제임스가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직원에게 방 없냐고 하니까 5분도 안 되는 사이에 방 있다고 직원은 대답한다..뭐야 ..웃기는 놈들..암튼 청소 중이라 체크인 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제임스와 같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35비르 짜리 토마토 소스에 곁들인 빵 조가리들과 커피를 마시고.. 호텔에서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되서 인터넷을 하러 같이 나왔다.




제임스는 메르켈을 가서 화산 본다고 하는데 반정부 시위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갈 거라 빨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호텔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니 ...

뭐..나는 특별히 할 건 없었지만 그냥 동네 구경도 할 겸 따라 나왔다. 


처음으로 찾아간 커피숍...와이파이 있냐고 물은 뒤 들어갔는데 와이파이 신호에 접속은 되는데 타이투 호텔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커피숍으로…4곳의 커피숍을 둘러본 뒤 결국은 포기했다. 


인터넷이 되는 커피숍을 찾아 다니다가 결국 제임스는 아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어디론가 가고..나는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자다가 일어나 다음 날 아와사로 가는 버스표를 사러 밖으로 나왔다. 원래 에티오피아는 화산 보는 거 말고는 별로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지만..화산을 보려면 투어로 가야하고..북쪽 이집트에서 애써 비행기 타고 에티오피아 남부의 아디스 아바바까지 왔는데 다시 버스 타고 북쪽 끝에 있는 메크엘까지 가는 것도 웃겨서...그냥 아와사를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아와사로 가는 버스는 여기 타이투 호텔 뒷편에 있는 버스 회사 오피스에서 예매할 수 있었다.




다른 회사들은 다 아침 일찍 5~6시에 출발하는 데 여기 에티오 버스라는 회사의 버스는 오후 1시에 아와사로 가는 버스가 있다. 복잡하게 쓰이는 에티오피아 현지 시간과 헷갈려서 몇 번이나 내가 아는 오후 1시가 맞냐고 물은 뒤 버스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 식당에서 생선 볶음밥 먹고...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호텔을 체크 아웃하고 버스를 타러 천천히 메스켈 광장까지 걸어갔다.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원래는 아디스 아바바에서 본 게 없어 천천히 시내 구경하려고 걸었는데...볼 것도 없고...구걸하면서 메달리는 거지들만 많고...그냥 개도국과 후진국 사이에 있는 도시 같았다. 카이로 못지 않게 매연도 심하고.. 








극장도 있다..ㅎㅎ





아프리카의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오성홍기..이 전까지는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대충 아프리카 몇개국을 본 뒤에는 아프리카 애들은 진짜 중국한테 감사하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너무 일찍 나오고 배도 고파서 중간에 커피숍에서 맛있는 에티오피아 커피와 망고 한 접시를 먹고 버스를 타고 아와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