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ARBA MINCH, ETHIOPIA (아르바 민치, 에티오피아)

오주만세 2016. 11. 22. 19:22





ARBA MINCH (አርባ ምንጭ)



아르바 민치는 아디스 아바바에서 남쪽으로 4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발 1285m 의 도시이다. 처음으로 알려졌던 도시의 이름은 Ganta Garo 였으며 Gamo Gofa Zone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남부 국가 민족 주에서 아와사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드디어 베드 버그로 유명한 에티오피아에서 베드 버그에 물렸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아르바 민치의 왠만한 숙소는 다 100비르이다. 사기 당하지 말자..



중국인 일본인 일행을 먼저 보내고 아와사에서 하루 더 머문 뒤에 아르바 민치로 떠난다. 이놈의 버스는 목적지가 가깝던 멀던 다 아침 6시에 출발한다.. 깜깜한 아침 5시...걸어서 30~40분 걸리는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갔다. 

버스 요금은 100비르...그런데 중간에 점심 시간에 밥 먹으러 휴게소에 정차 했을 때 검표원이 승객들에게 10비르씩 나눠준다. 그러면 요금이 90비르인건가...



버스는 아와사를 출발 해 3시간 정도 간 뒤에 휴게소에서 멈췄다. 밥 먹으라고 세운 거 같은데..간식을 미리 챙겨 왔기에 그냥 주변만 서성이다가 커피 두 잔 마셨다.



한 30분 정도 지난 후 다시 버스는 출발....



다시 2시간 정도 지나서 12시 쯤 아르바 민치에 도착했다. 



정말로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작은 마을이다. 아와사에 있을 때 타임 카페에서 인터넷으로 아르바 민치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는 블로그를 찾아 숙소를 검색해 놨었고...버스에 내리자마자 그 곳으로 찾아갔다. 그 블로그에는 120비르라고 되어 있었는데 호텔로 들어가니 리셉션에 앉아 있는 남자 사기꾼놈이 방을 보여주면서 150비르라고 한다....아 싫음 말고..했더니 130비르로 해준다고 해서 이 사기꾼 놈한테 이틀치인 260비르를 줬다. 그리고 짐을 놓고 밖으로 나와 거리를 둘러보는데...뭐야...특별히 볼 것도 없고...쩝...


숙소에는 와이 파이가 없어서 10분 거리에 떨어진 투어리스트 호텔이라는 곳에 가서 밥 먹고 인터넷 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4시간 정도 책을 읽다가 다시 저녁 식사를 먹으러 나왔는데.. 숙소 앞에서 그 사기꾼 놈을 만났다. 나보고 어디를 가냐고 묻길래 밥 먹으러 간다고 했더니 자기가 아는 식당이 있다며 길 건너편 식당으로 나를 안내한다. 

그래서 따라가 봤더니 어두컴컴한 분식집 같은 곳이다. 다른 대부분의 아프리카의 음식점이 그렇듯이 메뉴판도 없어서 주인 아줌마에게 뭐 있냐고 물었는데..인젤라 등등 이상한 음식들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라이스' 라는 게 있길래 그냥 라이스 달라고 하며 얼마냐고 물었는데 순간 이 호텔에서 만난 사기꾼이 괜히 움찔한다....암튼 아줌마는 '라이스'는 20비르라고 해서 그거 달라고 했다.

그런데...식당에 왔고 음식도 시켰는데 이 사기꾼 놈은 가질 않고 옆에 앉아서 계속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무슨 투어를 권유하지 않나 ..그냥 모얄레로 갈 거라고 하니까 일반 버스는 위험하다고 투어 회사 자가용을 타고 가라고 하고...진짜 개짜증 나네... 그러다가 내가 모기가 많다고 한 마디 했더니 몸에 바르는 모기 퇴치 스프레이를 사라고 헛소리를 한다.  그리고 나온 개밥 같은 볶음밥을 다 먹을 때 까지 옆에서 기다리다가 나를 또 바로 옆에 있는 약국으로 데리고 간다. 그러더니 약국 주인에게 모기 스프레이 달라고 하는데 약국 주인은 한참을 찾다가 없다는 투로 얘기를 하고..또 나를 다른 곳에 있는 약국으로 데리고 가려고 해서 짜증나서 모기 스프레이 필요 없다고 한 뒤에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밤 11시까지 계속 침대에 누워 책만 읽다가 잠들었다. 그러다가 새벽 3시 쯤 갑자기 다리가 가렵고 뭔가 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다. 보니까 모기장은 제대로 치고 잤는데..혹시 모기 한 마리가 모기장 안으로 들어왔나 싶어 침대에서 일어나 불을 키고 침대를 살피는데......

아....눈에 확 띄는 베드 버그 세 마리....

루마니아에서 봤던 베드 버그는 조그만 유충이라 별로 징그럽지 않았는데...이 베드 버그들은 마치 작은 바퀴벌레처럼 생겨서 혐오스러웠다. 우선 한 마리를 잽싸게 휴지로 집은 뒤 터뜨렸더니 휴지에 튀는 피....ㅠㅠ


나머지 두 마리는 징그러워서 라이터 불로 태워 죽였다....타 죽은 베드 버그를 휴지에 싸고 리셉션 가서 얘기한 뒤 방을 옮기려 했는데 리셉션 방문이 닫혀 있네...--;

하는 수 없이 방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도저히 침대 위에 누울 수는 없어서 아침까지 의자에 앉아서 밤을 보냈다.  침대에 누우면 베드 버그가 물고 의자에 앉으면 모기가 문다. 

이렇게 뜬 눈으로 밤을 보낸 뒤 리셉션 여직원이 숙소로 오는 소리가 들려 여직원에게 가 베드 버그 보여준 뒤 이틀치 돈 낸 거에서 하루만 묵고 갈테니 어제 낸 돈에서 반은 돌려 달라고 했다. 여직원은 알았다면서 서랍에서 돈을 꺼내는데...나는 어제 이틀치 요금인 260비르를 냈는니 130비르를 줘야 하는데 100비르만 준다..그래서 내가 130비르라고 하니까 우물쭈물 하다가 어제 그 사기꾼 놈이 가이드라며 걔가 60비르 쳐 받아 갔다는 것이다. 

나는 그 사기꾼놈이 호텔 직원인 줄 알았는데 그냥 시내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외국인 만나면 등 쳐 먹는 사기꾼이었다. 어제 식당에서도 음식값 비싸게 바가지 씌어서 자기가 먹을라 그랬고 약국에서 모기 스프레이 사라고 하면서 비싸게 바가지 씌어서 남는 돈 갈취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

아니 근데 내가 무슨 그 사기꾼놈한테 끌려서 온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발로 여기 숙소까지 찾아왔는데 숙소 직원이 뻔히 있는데도 옆에 있던 사기꾼이 돈을 사기치게 냅두나? 어이가 없어서 난 상관하기 싫으니까 니가 알아서 30비르 그 사기꾼 놈한테 받던가 하고 내 돈 돌려 달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한다.. 아 순간 에티오피아에 정 떨어져서...그 사기꾼 놈 언제 오냐고 전화라도 걸라고 하니까 전화번호도 모르고 언제 오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그래서 다른 숙소로 옮기고 있다가 다시 온다고 한 뒤 나갔다.


그리고 다른 숙소를 알아 볼려고 했는데 갑자기 짜증이 밀려와서 그냥 떠나기로 했다. 사실 아디스 아바바에서도 이런 사기꾼놈 길거리에서 마주치긴 했었는데...담배 사는 거 도와준다면서 20비르 비싸게 받아서 사기친 놈.....아 진짜 이딴 놈들이 왜케 많은건지...

하긴 에티오피아 오기 전에 사기꾼 많다는 소문은 이미 많이 들었었고...


하루라도 빨리 에티오피아를 벗어나기 위해 바로 콘소로 떠났다.


참고로 아르바 민치에서 왠만한 숙소는 다 100비르이다. 콘소로 떠나기 전에 숙소 몇 군데 알아봤었는데 비싸 보이는 호텔 빼고는 다 100비르 이하임..

암튼 베드 버그에 물린 것도 승질나고 사기꾼 개자식한테 당한 것도 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