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KONSO, ETHIOPIA (콘소, 에티오피아)

오주만세 2017. 1. 6. 17:45





KONSO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도시인 콘소......에티오피아는 오기 전에 들었던 대로 다나킬 화산 투어를 할 생각이 아니면 그냥 대충 보고 건너 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걸꾼들과 사기꾼에 칭총 칭총 놀려 대는 인간들까지...그나마 커피가 싸고 맛 있어서 참았다. 안 참는다고 뭘 어쩌지도 못 했겠지만...그래도 나름 열심히 인내하며 지냈다.



아르바 민치의 숙소에서 베드 버그와 모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둘째 날 바로 콘소로 떠났다. 아르바 민치에서 모얄레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면 바로 모얄레로 이동한 뒤 국경을 넘어 케냐로 입국 했겠지만...마땅한 교통 편이 없어 콘소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버스는 수시로 출발하는 작은 미니밴이고 요금은 30비르 였다.






아르바 민치에서 콘소로 오는 길..... 아프리카에 관한 오해 중 하나가 아름다운 광활한 자연 환경과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뛰어 노는 곳이라는 것인데..개인적으로 자연 환경은 내가 여행했던 다른 곳들에 비해서 특별하게 멋지거나 아름답지 않았고..야생 동물은 사파리 투어를 하거나 아니면 한국과 같이 동물원 같은 곳에 가야지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동물원 가면 실컷 볼 수 있는 동물들인데......아프리카 까지 와서도 돈 내고 동물원 가서 동물을 구경해야 하나..... 



아무튼 한 2시간 걸려 콘소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의 모습..--;




염소들은 동물원 가지 않아도 실컷 볼 수 있다.



어차피 콘소에서는 잠만 자고 갈 거라 버스 정류장 근방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에 나와보니 바로 근처에 숙소가 하나 눈에 띄어 그 곳으로 들어가 봤다. 겉보기에도 허름한 여인숙 같은데 작고 물도 안 나와서 커다란 플라스틱 바스켓에 떠다주는 물로 씻어야 하는 방이었다. 후...어차피 하루만 묵을테니...얼마냐고 물으니 황당하게도 300비르를 부른다. 아놔...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서.............재수 없어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가 그냥 150비르 주고 하루 묵기로 했다. 솔직히 80비르면 충분할 숙소였다. 돈 내고 방안에 들어와 침대 위에 앉았는데...과연 이런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을까....고민이 됐다..

일단 배 고프니까 밥 먹고 동네 둘러보러 밖으로 나왔다.





그렇다...볼 건 전혀 없다.  시내 중심부 원형교차로에 호텔이 있길래 호텔 내부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별나게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인듯 하다. 음식 주문을 하는데..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냥 아무거나 갖다 주라고 한 뒤 자리에 앉았다.



빵과 계란 소고기 볶음... 그냥 먹을만 했다...--;









밥을 다 먹고 동네를 잠깐 둘러 봤지만 덥기만 하고...흥미가는 것이 전혀 없어 그냥 숙소로 돌아와 책 읽다가 저녁 먹으러 다시 나왔다. 



이번엔 다른 레스토랑을 찾아 갔는데...주문을 할 때 옆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어떤 아저씨가 먹고 있는 걸 보니 맛 있어 보여서 얼마인지 묻고 같은 걸로 달라고 했는데...알았다고 하고는 다른 음식을 갖다 주었다. 분명 염소고기를 보고 달라고 한 건데..왜 또 소고기를 갖고 오는건지...웃기네 진짜..참 저 부패한 팬케이크 같이 생긴 건 인젤라 라고 하는 것인데...시큼한 맛이라고 들었었기에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오늘이면 에티오피아 마지막 날이니까 기념으로 시켜봤다...뭐 결국 한 조각 뜯어 먹고 남겼다...빵으로 달라고 할 걸 그랬나..같이 시킨 맥주와 고기만 골라 먹었다..




무슨 영문인지...콘소에 유네스코 관련된 기념비가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다가 숙소 옆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남자 몇 명이 커피를 마시고 있길래 나도 옆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구멍가게 주인 아줌마의 꼬마가 계속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커피 한 잔 두 잔 세 잔..에피오피아 청년들과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해질녘이 되어 석양이 지고 있다.



그리고 멀리서 풀 뜯어 먹다가 귀가하는 염소와 소떼들이 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기껏 아프리카까지 와서 보는 동물이 염소와 소라니... 그래도 이 때까지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를 가면 최소한 얼룩말이라도 볼 줄 알았다.





혹시 흔하지 않은 아프리카에만 있는 그런 가축도 같이 오는 건 아닐까 계속 지켜봤지만..




염소치기 꼬마애들만 보인다..






날 보고 괜히 놀리면서 쿵푸 흉내내는 초딩새키들..아휴 짜증나.. 암튼 콘소에서는 이렇게 마지막 날을 보내고 에티오피아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