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KAMPALA, UGANDA (캄팔라, 우간다)

오주만세 2017. 1. 17. 19:00

 

 

 

KAMPALA

 

 

 

빅토리아호()의 북쪽 끝 적도직하()에 있으며, 해발고도 1,150m의 고원에 위치하여 기후는 서늘하다. 외항()은 포트벨이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와 우간다 서부로 통하는 철도·도로망의 중심지이며, 빅토리아 호반의 상업도시로서 번영하였다. 마케레레대학(동아프리카대학)·기술연구소·국립박물관 등의 학술문화시설과, 힌두교 사원들을 비롯하여 루바가대성당·성베드로대성당 등이 있다. 예로부터 우간다 왕국의 수도였으며, 영국의 러가드경()이 1890년에 처음으로 동아프리카 회사의 깃발을 올린 도시이다. 영국 식민지정청()이 남서쪽 약 34km의 엔테베에 있었으나, 1962년 우간다가 독립한 뒤 수도는 캄팔라로 옮겨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캄팔라 [Kampala] (두산백과)

 

 

이집트부터 시작해서 에티오피아 케냐까지..적잖게 실망했던 아프리카 였지만 우간다 라는 나라...그 중에서도 수도인 캄팔라에 와서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길거리에서 무턱대고 돈 요구하는 사람들이나 괜히 칭총 칭총 거리면서 조롱해대는 사람들도 비교적 적었고...그 동안 봐왔던 도시들보다 좀 덜 분주하다고 해야하나... 희귀한 야생 동물도 없고 특출나게 볼 건 없지만 괜히 옆에서 승질나게 구는 사람들이 없단 이유로 마음에 든다. 다음에 또 동아프리카를 오게 될지 모르겠지만 온다면 우간다만 다시 오고 싶다.

 

 

 

생각해 보니까 케냐 키수무에서 우간다 캄팔라로 가는 아침 버스가 있었다. 그런데 일본인 단은 그 놈의 하루 숙박비 아끼자고 무조건 야간 버스 탄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까 그 돈 아껴서 술 마시려고 하는 듯 한데..차라리 술은 마시지 말지.... 그리고 나는 원래 캄팔라로 바로 가지 않고 국경 근처에 있는 엠베일 이라는 곳을 먼저 들리려 계획 했었고 키수무에서 세 번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복잡한 교통편 때문에 마지막 날 까지 고민하다가 너무 시간이 늦어졌기에 하는 수 없이 단과 함께 야간 버스를 탔다.

 

캄팔라까지 별로 멀지도 않은 거리라 버스는 새벽 1시에 출발한다. 숙소는 낮 12시에 체크아웃...13시간을 숙소 주방에서 라면 끓여 먹으며 인터넷 하다가 밤 12시 쯤에 버스 터미널로 걸어갔다. 버스는 나이로비를 출발해 키수무를 들려 캄팔라로 가는 루트인데 새벽 1시에 와야 할 버스는 새벽 4시가 다되서야 키수무에 도착했다. 아 짜증나 죽는 줄 알았네...배 고파서 남은 케냐 실링 탈탈 털어서 옆에 있는 식당에서 감자 튀김 먹고....모기가 들끓는 버스 회사 오피스에서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염치 없이 새벽에 3시간이나 늦은 버스를 타고 2시간 쯤 가니까 서서히 날이 밝아왔고 우간다 국경을 거의 다 와서 검문소가 나왔다. 굳이 안 내려도 되지만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을 달리느라 온 몸이 뻐근해서 스트레칭 좀 하려고 내렸는데...


 

원숭이다. 나는 버스에서 자고 있는 단을 깨워 원숭이 원숭이 외쳤다. 단은 헐레벌떡 버스에서 내려와서 야생 원숭이 구경...근데 야생 원숭이가 맞는지 모르겠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줏어 먹고 사는 것 처럼 보이던데...아시아에서 온 우리만 도로 위의 원숭이를 신기해 하며 보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 현지인들도 다들 버스에서 고개를 내밀어 사진을 찍으며 구경한다. 아프리카에서 고작 원숭이 보기도 이렇게 쉽지 않은 것인가...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숭이 'ㅅ'

 

 

 

 

국경을 넘어 캄팔라 시내에 도착한 건 11시 쯤....국경에서도 돈 뜯으려고 하는 이상한 정신병자 아줌마 하나 만났지만 액땜 한 샘 치고... 아무런 정보 없이 캄팔라에 왔기 때문에 그냥 시내 쪽으로 걸어가며 머물 숙소를 찾았다. 처음 간 숙소는...와이파이 되고 깨끗한 시설이었지만 거의 하루에 3만원이 넘었으나//..다행히 바로 옆에 있는 허름한 게스트 하우스를 발견하고 트윈 베드룸에 체크인..하루 8000원 정도였던 듯 하다..


 

밖으로 나와 환전소에서 미국 달러를 우간다 실링으로 환전한 뒤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환전소가 있는 건물이 무슨 중국인 커뮤니티가 있는 곳 같았다. 중국 슈퍼, 중국 식당, 중국 사람들....그래서 단에게 모처럼 중국 음식 먹자고 한 뒤 식당에 들어갔다. 주인 아줌마는 중국인 요리는 중국 아저씨가 하고 서빙 등등은 우간다 현지인들 이었다. 아 오랫만에 중국의 맛을 볼 수 있겠군..하고 5000원 정도하는 볶음면을 각자 아무 생각 없이 주문했다.


 

 

음식 주문을 하고 건물 밖을 내다보다가 더운 땡볕에 마이크를 들고 열심히 전도를 하고 있는 종교인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아프리카에 오기 전에는 몰랐는데 와서 보니 아프리카 만큼 기독교에 열성적인 나라들은 못 본 듯 하다..마치 무슬림 국가의 이슬람교 처럼 아프리카의 나라들은 기독교가 국교나 마찬가지인 듯 하다.. 여기저기 걸려있는 십자가들과 GOD 어쩌고 하는 표어들...

길에서 담배 피우는 게 불법이고 금기시 되는 점과 기독교에 열광하는 걸 보면 일부 한국의 예수쟁이들에게는 더 없는 지상낙원이 아닐까 싶은데..

 

 

 

 

그리고 10분 쯤 기다려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아뿔싸...양이 너무 많다...ㅠㅠ 아프리카에서 한 끼에 5000원이면 엄청 비싼 편이고 보통 1000원 정도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데...그냥 보잘 것 없는 누들이긴 하지만 양 드럽게 많이 주고 비싸게 받는 게 소피아의 중국 식당이 생각난다. 하지만 다행히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밥류 하나 라면 하나 아니면 국물 있는 걸 시킬 걸...둘이 비슷한 걸 시켜서.....

 

 

이젠 밥을 다 먹었으니까...동네 구경이나 해봐야지..아니..그 전에 인터넷 좀 봐야하는데...우리가 묵는 게스트 하우스는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버스 터미널 근방에 있는 비싼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보다 훨씬 비싼) 호텔의 1층 레스토랑에 가야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24시간 인터넷 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막상 인터넷 하러 레스토랑에 와도 주식 확인하고 메신저 보고 나면 별로 할 것도 없다...

레스토랑에 와서 커피 한 잔씩 시켜놓고 2시간 정도 있다가 ....

 

 

 

 

 

그냥 피곤해서 동네 구경은 내일 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일어나자마자 단은 인터넷 해야 한다고 아침도 먹을 겸 호텔 레스토랑을 다시 찾아갔다. 주문을 하려고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단이 호텔 투숙객들을 위한 아침 뷔페가 차려져 있는 걸 보고 저걸 먹자고 한다. 그래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호텔 투숙객은 무료지만 외부인은 4000원 정도라고 한다..메뉴판을 봐도 비슷해 보여서 뷔페식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막상 그릇을 들고 음식들이 놓여진 테이블 앞을 가니까...먹을 게 없다.. 진짜......말라 비틀어진 파스타에 겉보기 만으로 퍽퍽해 보이는 빵들...게다가 더 웃긴건...뷔페식인 줄 알았는데...접시 들고 가면 직원들이 담아 주는 거고 음료는 한 번 밖에 못 마신다는 거다.......음식도 한 번 밖에 못 담아 가는 건가..모르겠지만 어차피 먹을 것도 없고...


 

파인애플 망고만 눈치 보면서 열라게 먹었다.

 

 

아침을 먹으며 인터넷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내 구경을 하러 나왔다.


 

숙소 밖으로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구멍 가게에 물을 사러 들어갔다가..아저씨들이 무슨 밀크티 같은 걸 마시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호기심이 생겨 한 컵 달라고 했다. '밀레' 라고 하는 음료인데...옆에 있던 현지인 말로는 몸에 좋은 음료라고 한다. 슈퍼마켓에 캔이나 페트병에 담겨서 팔기도 한다. 하지만..맛은...다신 마시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시고 떨떠름한 맛이었다. 곡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아오...


 

한 모금 밖에 맛 보지 못했지만 기념으로..

 

 

나와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단이 캄팔라에서 가장 큰 볼거리라면서 무슬림 모스크를 보러 가자고 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언덕 위에 있는 모스크를 맵을 보며 찾아갔다.

 

 

 

 

 

모스크가 있는 곳을 찾기는 했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어딘지 몰라서 한 바퀴 뺑 돈 뒤에 들어갔는데..뭐 입장료를 받는다. --; 얼마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생각보다 비쌌고..얼핏 밖에서 봐도 별 볼 품 없어 보여서 그냥 안 들어갔다. 인터넷에 보니까 여기서 캄팔라 전경을 보면 좋다고 하는데 그게 좋아봤자지...그 돈으로 밥이나 맛있는 거 사 먹겠다.

 

 

모스크를 단념하고 다시 언덕 밑으로 내려와 걷다가 단이 가이드북을 꺼내 보더니 이번엔 시장을 가자고 한다.

 

 

시장가는 길...

 

 

 

시장이라고 해서 왔는데 파는 건 무슨 덜 익은 바나나 밖에 없냐...

 

 

안 쪽에는 사과 비슷하게 생긴 과일도 있었지만...여기 시장에서 팔고 있는 건 거의 90%가 바나나였다..--; 바나나 시장인가...

 

 

바나나 시장에서 바나나 구경을 마치고 이제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간다.

 

 

올 때와는 다른 길로 갔는데 저런 지저분한 오물들이 떠다니는 하천 옆으로 진짜 시장이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서 좀 구경하며 사진도 찍으려고 했지만..저 사진 한 장 찍으니까 지나가던 남자가 뭐라고 욕 하길래 사진기는 도로 넣고..뭐 별 특색은 없는 시장이다.

 

 

 

 

여긴 뭐하는 곳인지...휴..정신 없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중국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볶음밥과 국을 시켰다.

 

 

맛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숙소에서 하루 종일 쉬었다. 밥 먹으러 나왔다가 숙소 옆에 있는 병아리 부화장(?) 같은 곳에서 운송 준비 중인 병아리들 구경하고..

무럭무럭 자라서 맛있는 치킨이 되거라..

 

 

다시 인터넷 되는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다가..길 가의 노점에서 뭘 튀기는 걸 보고 호기심에 하나 사먹어 봤는데 그냥 감자다..

 

 

이렇게 4일 간 푹 쉬다가 포트 포탈이라는 곳으로 떠났다.

 

특별히 한 것은 없고 본 것도 없었지만 그냥 마음이 편안해서 좋았다.

 

단순히 시비 걸고 사기치고 조롱하는 놈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