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FORT PORTAL, UGANDA (포트 포털, 우간다)

오주만세 2017. 1. 20. 19:54





FORT PORTAL





포트포털(Fort Portal) 또는 카바롤레(Kabarole)는 우간다 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카바롤레 구의 행정 중심지이다. 역사적으로 토로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기도 하다.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를 떠나 다음으로 도착한 포트 포탈..이 곳 역시 나에게는 아프리카 여행지 중에 손 꼽히게 좋은 도시이다. 사실 아프리카에 무작정 큰 기대를 갖고 온 나에게는 대부분의 장소가 실망스러웠지만 포트 포탈처럼 큰 볼거리나 유명한 관광 거리가 없어도 혹은 진귀한 야생 동물이 없더라도 그냥 편안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게다가 날씨도 선선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아프리카에 온 이후로 모처럼 편안히 쉴 수 있었던 캄팔라에서 5일간 머물고 서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포트 포탈이라는 곳을 갔다. 혹시 3시간 거리도 야간 버스 타고 숙박비 아끼려 할까봐 단에게 물었더니 이버에는 그냥 아침에 버스 타고 간다고 한다. 야간 버스가 있지도 않겠지만..

그리고 캄팔라에서 마지막 날 나이로비의 숙소에서 만났던 아베라는 일본인을 다시 만났다. 단과는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던 모양인지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를 찾아왓다. 그리고 포트 포탈은 셋이서 같이 버스를 타고 갔다. 포트 포탈로 가는 버스는 키수무에서 왔을 때 내린 버스역이 아니고 시장 쪽에 있는 버스역에서 탈 수 있었다.

전날 버스 요금 2만 실링에 아침 9시에 출발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 날 아침 8시에 숙소에서 나와 버스 역으로 갔다. 그런데 아침 9시에 출발한다고 해 놓고 정작 승객 가득 찰 때까지 마냥 기다렸다가 11시에 출발..







포트 포탈로 가는 길. 옆자리에는 꼬마애들이 앉아있었는데 이 정도로 어린 애들은 아직 칭총 이라는 말을 할 줄 모르더라...



일본인 단은 옆 자리 승객이 내리고 자리가 비니까 바로 취침 모드로..

중간에 바베큐 파티가 열리고 있는 휴게소에서 버스가 잠깐 멈췄는데...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동남아 우기 때의 스콜처럼..아직 2시간 정도는 더 가야될 듯 해서 비를 맞으며 화장실을 갔는데...화장실이 휴게소 노점상들 안 쪽에 있어서 찾느라 힘들었지만 뭐.. 3분도 안 걸렸다. 그런데 화장실 갔다가 버스로 돌아와보니 버스는 막 출발하고 있었다. 나와 다른 현지인 한 명은 떠나가는 버스 뒤에서 손 흔들며 물 웅덩이들을 비 맞으며 한 100미터 쯤 뛰어가서 겨우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무사히 버스에 타긴 했지만 생각해 보니까 웃긴 것이 9시에 출발한다  해 놓고 2시간이나 승객 더 태운다고 있더니 화장실에는 잠깐도 못 기다리나..?자리에 앉아 비에 젖은 신발과 옷들을 벗어 말리려 하다보니 진짜 괘씸하네....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버스가 다 이런 식이다. 일반 로컬 버스들은 승객 다 탔는지 확인 절대 안하고 그냥 출발해 버린다..그러면서 출발 시간은 몇 시간씩 기본으로 지연되고....



암튼 아직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서늘한 날씨의 포트 포탈에 도착..이제 숙소를 알아봐야 하는데..먼저 버스 내린 곳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허름한 숙소를 찾아 갔는데...뭐 예상대로 싸고 허름한 숙소다. 하지만 단과 아베는 더 알아보자고 한다.

나는 여기서 찾는 숙소가 깔끔한 투어리스트 호텔이 아니면 다 거기서 거기고 요금도 1~2천원 차이라 아무 곳이나 배낭 내려놓고 좀 쉬고 싶은데..단과 아베는 1~2천원 하는 돈을 아끼려고 1시간을 넘게 이 작은 포트 포탈 시내를 비 맞으며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결국 1만 실링짜리 똑같이 허름한 방에 침대만 덩그라니 놓여 있는 숙소를 찾아서 체크인 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에 대충 짐정리와 젖은 옷을 갈아입고 점심 겸 저녁밥을 먹으러 나왔다.



찾은 곳은 호텔 레스토랑인데...매뉴판을 보다가 다른 사람들이 먹는 걸 보고있자니..여기도 뷔페식으로 되어있네...하지만 아프리카의 뷔페는 우리가 아는 뷔페랑은 다르다. 내가 먹고 싶다고 다 먹는 게 아니고...종업원이 주는 만큼만 먹을 수 있다. 이걸 뷔페라고 얘기했던 우리가 잘 못 된 것일 수도 있지만..그냥 학교 급식 처럼 먹는 것인듯 하다. 우리는 너무 배가 고파서 더 먹겠다고 애원해서 한 그릇 더 담아 왔지만 보통은 그렇게 먹지 않는 듯 했다. 뭐 질긴 닭고기와 소고기를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첫 날 하루 종일 포트 포탈엔 비가 왔다. 잠 잘때는 정전이라 전기도 안 들어오고 춥고...배도 고파오고...벌레들이 날아다니는 축축한 방에서 잠을 잤고..





다음 날..우리가 묵고 있던 1만 실링짜리 숙소 옆에 있는 커피숍 비슷한 곳에 와이파이가 된다. 근데 여기 또 웃기는 것이 5000실링 어치 주문을 해야 와이파이 30분 쓰게 해주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은 3000실링..하는 수 없이 아침 겸 커피와 케잌을 주문해 먹으며 심각하게 느려터진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하고..



커피숍 벽에는 세계 지도와 방문객들의 이름...한국과 중국 여행객의 이름도 남겨져 있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은 없네...그래서 내가 메모지를 가져와 단과 아베한테 니들 이름도 써서 붙여보라고 했다.


나는 인터넷이 너무 느려 포기하고 그냥 책 보고 있는데 단과 아베는 뭘 찾았는지 갑자기 피그미족을 구경하러 가자고 한다. 무르시족이나 피그미족이나 그냥 여행하다가 보게 되면 보는 거고 안 봐도 큰 문제없는 걸 뭘 그걸 보겠다고 버스타고 가자고 그러는지..이해는 안 됐지만 일본인 단과 일본인 아베는 나보고 같이 가자고 자꾸 재촉하는 바람에 영문도 모른채 따라가게 되었다.





나는 포트 포탈 인근으로 가는 알았는데 미니버스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작은 빌리지였다. 걸린 시간 1시간 이외에도 미니 버스에 승객이 가득 차기를 기다렸던 1시간 까지….지도 상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고 도로 상태도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미니버스라는게 길에서 흔드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멈춰선다. 10 5 심지어 1 간격으로 멈춰서 여유 공간도 없는 미니 버스에 사람들을 구겨 넣는다. 3명이 적정한 가운데 칸에 무려 6명까지 타고 정말...미니버스가 가끔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10 간격으로 다니는 같던데….정말 힘들게 하네..



여기 미니 버스에도 닭들이 타고 있었다. 그 좁은데 갖혀 있으면서도 먹던 옥수수 던져주면 잘 찾아서 줏어 먹더라..



동남아나 우크라이나 여행할 때 많이 타 본 미니밴이지만 아프리카의 미니밴 버스는 사람들 덩치가 커서 더 비좁고 더 불편하다. 힘겨운 이동 시간..저 인형처럼 나고 비좁은 자리에 구겨져진 채로 앉아 있었다.



어쨌든 Bundibugyo 라는 마을에 도착했고 피그미 족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사실 Bundibugyo 전체가 피그미 족이 사는 마을이 아니고 마을 구석에 진흙으로 지은 5 정도에 소수가 사는 것이었다.







버스가 내린 곳에서 시골길을 10분 정도 걸어 피그미 족이 사는 구역에 들어섰을 피그미족 아저씨가 안내를 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여기는 코코아 농사가 한창인지...길바닥에 코코아 열매(?)를 널어 놓고 있었다. 멀리서 부터 느껴지는 시큼한 냄새에 우리는 설마 코코아일 것이라고 고 생각지도 못 했지만 피그미 아저씨가 코코아라고 한다.



암튼 피그미 아저씨를 따라가 피그미 족 열댓명이 살고 있는 마을 구석진 곳에 도착....우리를 안내해 준 피그미 아저씨는 부족장(?)을 데리고 오겠다고 한다. 뭐 우리에겐 왕 KING 이라고 했는데...어쨌든 자칭 피그미 왕이라는 사람이 왔는데..그 뒤를 줄지어서 피그미 사람들이 우르르 잡다한 물건을 들고 와서는 우리 앞에 쭈욱 늘어놓는다.

그리고 뭐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기념품을 사라고 ..--; 


아무 생각없이 따라온 나나 일본인 아베와 단이나 이런 분위기일 줄은 생각치 못 했는데...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냥 여기 잠깐 보고 갈 거라고 했더니 피그미 왕이라는 아저씨는 여기 구경하고 사진 찍는데 한 명당 한화로 3만원 정도씩 내야 한다고 한다. ㅋㅋ 아 뭐야 난 어처구니가 없어서 단과 아베에게 볼 것도 없지만 보고 기념 사진 찍으려면 너네 둘이 하라고 하고 피그미 구역에서 나와서 동네 꼬마들 델구 놀고 있었다.

아베와 단은 한 30분 지나서 나왔는데 1만원 정도씩 내고 기념 사진 찍었다고 한다..기념? 도대체 뭐가 기념인데....으휴..


다시 포트 포탈로 되돌아 가는 버스를 타러 가다가 저 펜케잌...이름 뭔지 까먹었는데...팔고 있는 걸 보고 하나씩 먹기로 했다.



아프리카에서 위생따위 신경쓰면 힘들다. 그냥 포기하고 너무 고민하지 말자...


쉬다가 옥수수도 하나씩 더 먹고..포트 포탈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놈들이 와서는 여기서 사진 찍었으면 1만 실링씩 내고 가라 그런다..미친놈...더워 죽겠는데 짜증나게 하네...그냥 병신 한마디 하고 미니밴에 탔다. 포트 포탈에 있을 땐 추웠는데...여기는 왜 이리 더운건지..







생각해 보니까 매일 술 먹자고 하는 아베와 단이랑 같이 다니면 피곤해서 여기서 그만 헤어지고 탄자니아 쯤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르완다 쪽으로 넘어가려고 남쪽에 있는 카세세라는 곳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