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KIGALI, RWANDA (키갈리, 르완다)

오주만세 2017. 1. 24. 01:33





KIGALI



키갈리(Kigali, 문화어: 끼갈리)는 르완다수도이다. 인구 745,261명(2015년)이다. 르완다의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고, 1433m에서 1645 m의 고지에 위치해 있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한 나라에 도시 한 군데만 들린 적도 드물지만...한 나라를 하루만 머물고 떠나기는 아마 처음인 거 같다. 그것도 비자 대금 50달러나 하는 나라를...뭐 케냐 우간다와 함께 패키지 할인 받아서 정확히 따지면 33달러 쯤 이겠지만...어차피 투어 따윈 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니까 오래 머물 필요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별로였던 카발레에서 하루 머물고 르완다로 간다. 카발레에서는 쓸데없이 비싼 숙소에서 잠만 자고 떠났는데...괜히 왔다.

카발레에서 키갈리로 갈 때는 버스 터미널 옆에 있 작은 공터에서 승용차 같은 미니밴을 타고 갈 수 있다. 요금은 15000실링에 역시 따로 출발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그냥 승객 다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는 우선 배낭을 트렁크에 넣고 옆에 시장에서 파인애플 하나 사서 먹으며 기다렸다. 시장 한 편에 있는 작은 미용실에서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부가 예쁘게 신부 화장을 하고 있었다. 곧 이어 몰려드는 신부 들러리들과 함께 어디론가 떠났다. 여기도 결혼하는 건 우리나라와 똑같구나...하얀 웨딩 드레스에 부케를 들고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은 하객들...

동남아와 너무 닮은 아프리카지만 그나마 동남아 보다 나은 점이라면 백팩을 멘 개념 없는 관광객들과 어린 손녀 뻘 되는 현지인 여자 옆에 끼고 젠체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서양 할아버지들이 없다는 것 뿐일까...

암튼 500원도 안 하는 돈으로 파인애플 한 개를 샀더니 아침을 안 먹었는데도 배가 너무 불러서 남은 건 자꾸 끈적거려서 그냥 버리고 차에 앉아서 기다렸다.

여기서도 지겹게 총 2시간 가까이 기다린 후에야 키가리로 출발했다.

얼마 되지 않은 듯 깨끗한 포장도로...고맙다 중국아...국경 통과까지 해서 2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미니밴은 복잡하기만 한 키갈리의 한 버스 터미널에 승객들을 내려줬는데...아 이거 어쩌지....뭘 어떻게 해야하나 감이 안 잡힌다. 카발레에서 인터넷이 됐으면 미리 정보 좀 찾아보고 왔을텐데...캄팔라에 있을 때 맵스미에 저장해 놓은 숙소 두 곳이 내가 아는 키갈리에 대한 모든 것이다. 일단 두 숙소 중에 호스텔 같은 이름으로 되어 있는 곳을 찾아나섰다.





떙볕은 내리쬐는데 아...여기는 무슨 오르막길 경사가 심한 건지...땀 뻘뻘 흘리며 가는데 갑자기 앳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애 한 명이 내 옆으로 와 말을 건다. how are you..? 나는 아 덥고 힘들다고 했더니 또 묻는다. how are you feeling? 덥다 더워....대답 했더니 대뜸...그러면 내가 입고 있는 후드티 벗어서 자기 달라고 한다..--? 뭐지...참나 입고 있는 옷 달라고 하는 거지는 처음 보네..아니 거지도 아니고 그냥 정상적인 여자애인데.....

생각해보니까 여기 아프리카에선 동양인 보이면 칭총 칭총 거리며 놀려대거나 무작정 구걸하는게 전부인가....아..더운데 짜증나게...하나 밖에 없는 외투를 ..그것도 가방에 넣을 공간 없어서 억지로 입고 있는 중인데..황당해서 내 옆에서 가지 말고 먼저 가라 그런 뒤에 길가에 서서 담배 한 대 피웠다.




힘들게 오르막 길을 넘고 넘어 1시간 정도...어느덧 멀리 고층 빌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호스텔을 찾아 갔는데...길이 어찌나 복잡하게 되 있던지 한 30분 돌고 돌고 돌다 짜증나서 다시 버스 터미널 쪽으로 돌아갔다. 막상 와 보니 르완다의 다른 도시를 가거나 아니면 르완다를 떠나던지..키갈리는 하루만 묵을 듯 해서...그냥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보았던 허름한 숙소에서 묵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 버스 터미널로 가면서 맵스미에 저장 되어 있는 다른 숙소도 들렸었는데...인터넷 찾아봤을 떈 20달러 정도라고 했는데 가보니까 50달러 달라고 하더라...게다가 와이파이도 없다...--; 르완다는 왜 이렇게 물가가 비싸냐... 무슨 대단한 게 있나? 솔직히 관심도 없고...만약 탄자니아로 넘어가는 버스가 있다면 바로 갔겠지만.....시간이 너무 늦어져 어쩔 수 없이 하루 묵는다.

언덕을 다시 오르고 내려오면서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햄버거 하나를 시켰더니 거의 7000원이나 하는 햄버거인데...햄버거 빵은 어디 말라 비틀어져서 맛도 시큼하고...안에 고기만 감자 튀김이랑 먹고 나왔다. 음료도 없이 7000원이다...헐..



뭐 역시 허름한 숙소를 구했다. 허름하고 와이파이 안 되는 건 똑같은데 이상하게 요금은 우간다의 두 배다...어쩔 수 없으니...숙소에 체크인 한 뒤 탄자니아로 가는 다음 날 버스를 알아본 뒤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잤다.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