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7 Eurasia

KREMENCHUK, UKRAINE (크레멘축, 우크라이나)

오주만세 2017. 9. 22. 14:38



KREMENCHUK (Кременчук)


크레멘추크는 우크라이나 중부의 폴타바 주 서남부 드니프로 강변에 위치한 도시이다. 자동차 산업, 석유 정제업이 발달해 있다. 문화적인 면에서는 올렉산드르 코필이 태어난 도시로 유명하다.


폴타바에서 크레멘축 이라는 곳으로 왔다. 환영받지 못하는 외지인의 부질없는 방랑은 계속되어야 하는가...



폴타바에서 아파트 건물들이 위치해 있는 호스텔에서 열흘 정도 머물렀다. 길고양이들도 많아서 매일 먹이 주면서 같이 노는 재미에 있었던 것 같다.

어차피 말 한마디 안 통하는 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이고..그럴 바에는 차라리 고양이가 낫지..

막상 어디 가고 싶은 곳도 없고 한여름 날씨도 피할 겸...이 곳 폴타바에서 쭈욱 있으려고 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왔을 때는 하루라도 빨리 하르코프나 주위에 1~2달 거주할 아파트를 구해서 있을 계획이었는데...날씨가 더워서 발품 팔아 구하기도 힘들고...말도 안 통하고.....단기로 렌트해 주는 곳도 별로 없고...귀찮아서 호스텔에서 계속 있었다.

호스텔에 있으면서도 언제 갑자기 폴타바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하는 마음에 하루 하루씩 연장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어느 날...호스텔 예약이 꽉 차서 나는 떠나야 한다고 한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숙소들 검색을 했지만 폴타바 시내의 모든 숙박 시설들이 만실이다. 알고보니 하루 뒤에 폴타바에서 연례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어떻게 해야할까...고민하다가 그냥 가까운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크레멘축으로 갔다.

그리고 크레멘축에서 이틀을 묵었다.

뭘 해야할까...여긴 또 왜 오게 되었을까...

기왕 왔으니까 드니프로 강이나 볼까 하고 숙소 밖을 나와 강변 쪽으로 걸어가는데 석양이 질 때 쯤 나와서 사람 없는 한산한 거리에 저 쪽에서 딱봐도 찌질해 보이는 껄렁껄렁한 애 둘이서 걸어온다..

그리고 날 보며 뭐라고 지껄이는데 손짓을 보니까 담배 달라고 하는 것이다. 얼핏 봐도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데...장난하나?

담배 없다고 하고 지나쳐 가는 순간 뒤에서 "캬아악...퉤" 

뭐지? 나한테 침 뱉었나?


뒤돌아 보니까 그 그지새끼 둘은 유유히 걸어가고 있고..

옷에 묻었나 한참을 살피다가 그 새끼들 뒤쫓아가 귀싸대기 날려줄까도 생각하다가...

결국엔 여기 온 내가 잘못이다...

드니프로 강은 개뿔...그냥 길거리에서 쳐 자고 있는 개 두 마리 사진만 찍고선 숙소로 돌아왔고...다음 날 아침 일찍 폴타바로 돌아갔다.



폴타바로 되돌아 가는 길...중간에 들린 작은 마을 버스역에도 개들이 곤히 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