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8 Japan

NIIGATA, JAPAN (니가타, 일본)

오주만세 2018. 2. 23. 14:17



NIIGATA (潟)



니가타현 북동부에 있다. 근세에 조공미(租貢米) 수송선의 기항지가 되면서부터 발전하여, 메이지[明治] 시대에 5대 개항장의 하나가 되었다. 우라니혼[裏日本](일본의 동해 빗면지역에 대한 호칭) 최대의 항구로서,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일본의 대(對) 한국 관북지방 및 만주지방 항로의 거점이 되었고, 전후에는 재일교포의 북송항(北送港)이 되기도 하였다. 2000년대 초반 주변 지역을 합병하여 인구와 면적이 크게 늘었다. 


1964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으나 복구되어, 시나노강[信濃川] 우안의 동(東)니가타에는 상업과 금융지구, 하구부에 새로 건설된 항구 뒤쪽에는 임해공업지대가 각각 들어섰고, 좌안의 서(西)니가타는 관청·학교·상점·주택 지구를 이루었다. 우라니혼 최대의 임해공업도시로 정유·화학·수송기계·식품·제지 등 공업이 발달하였고, 해안의 사구(砂丘)에는 유원지·해수욕장 등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州)의 갤버스턴, 러시아의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비로비잔, 중국 하얼빈[哈爾濱]과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니가타 시 [Niigata, 新潟市(신석시)] (두산백과)




1월 15일에 한국으로 귀국해 치과 진료와 은행 업무 등 필요한 일을 마치고 일본으로 왔다. 

사실 일본은 10여회 이상 방문했었지만...여행을 목적으로 한 일본행은 한 번도 고려해 본 적 없었던 것 같다. 도쿄와 간사이 지방만 휴일을 이용해 관광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일본 친구를 방문하거나 여자친구와 함께 구경왔을 뿐.


워낙에 한국과 비슷한 분위기에 감당 안 되는 비싼 물가 때문에 굳이 일본을 여행 할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여러 지역을 오랫동안 여행한 뒤 깨달은 것은 세상 어디를 가도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작년에 기대를 잔뜩 안고 갔던 아프리카 이후로 여행지에 대한 매너리즘이 극에 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있을 때 읽은 설국 이라는 책.. 그 후 태국에서 3달 간 거주하며 미칠듯이 더운 날씨에 괴로워 하다보니 '눈'이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기왕이면 소설 '설국'의 배경지를 찾아가 눈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니가타'라는 도시에 꽂혔다.



일본 도쿄는 아시아나 항공의 계열사인 에어 서울 이라는 저가항공을 이용했다. 편도 9만원 정도..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라 내심 불안해 했었는데 저가항공 치고는 오래된 낡은 비행기도 아니었고 지연도 없었다. 


서비스는 ....2시간 비행하는 저가항공에 뭘 바라겠는가..


체크인 할 때 운 좋게 비상구 쪽 넓은 좌석을 줘서 다리 쭉 펴고 편안히 있을 수 있었다.


도쿄 도착은 7시 쯤...도쿄역 까지는 게이세이 공항 버스로 이동을 했다. 


1시간 쯤 걸려 비 내리는 도쿄역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까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다.  

분주한 저녁의 도쿄역 부근은 칼바람이 불고 부슬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서울보다 훨씬 따뜻할 것이라는 생각에 옷채비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 더 추운듯 했다.


이제 여기서 일본인 친구 단이 살고 있는 헤이와다이 역까지 가야한다. 


도쿄역 근방에 있는 니혼바시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이케부쿠로 역에서 한 번 갈아타고 헤이와다이 역에 도착..한국의 일산과 같이 수도의 베드타운 지역 같았다.


오면서 지하철 창문으로 밖을 보니 조금 전에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가벼운 눈발로 바뀌어 있었다.


지하철 개찰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니까 미리 연락했던 단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2년 만에 만난 단은 재작년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만났던 녀석이다.

집은 오사카..아니 원래 고향은 토야마라는 곳인데 계속 오사카에 살다가 도쿄에 있는 회사에 취업했다고 한다.


같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단의 집으로 갔다. 

오기 이틀 전에 안 사실이지만 단은 혼자 사는게 아니라 여자친구? 부인? 과 같이 살고 있었다.

전형적인 일본의 아담한 집 ..

이런 작은 집에 신세 지는 것이 참...민폐스러웠다.

뭐 이틀만 묵을거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 담배를 피우러 밖을 나와보니 눈이 쌓여 있었다. 서울에 있을 때 매일같이 본 눈 쌓인 길..하지만 여기가 도쿄라는 걸 깨닫고 좀 의아했다.. 도쿄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단 말인가?


역시 집 안에 들어와 TV를 보니까 뉴스에서는 계속 도쿄에 내린 폭설에 대한 속보가 이어졌다. 눈길에 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교통사고가 나고...



8시 쯤에 단과 단의 부인 카에는 일찍 출근을 하고 나는 빈 집에서 2시간 정도 있다가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원래 커피숍을 가려고 찾아보고 있었는데 단이 패밀리 레스토랑이 혼자 시간 떼우기 좋다고 해서 지도를 보고 찾아왔다. 

지하철역 근처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3~4곳 있었는데 조나단 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으로 왔다.


1200엔 짜리 점심 메뉴를 시켰다..

역시 자리값인가..점심 메뉴 치고는 좀 부실한데...


일본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음료수는 200엔 정도만 내면 음료 바에 가서 무한정 마실 수 있다. 

메뉴 하나 시키고 음료수 한 10여잔 마시면 이득이겠지만..



음료로 배를 채우는 것은 불가능...간단한 디저트 하나를 시켰다. 단팥죽에 떡 들어있는 300엔 짜리..


한국에서 흔히 맛 볼 수 있는 팥과 떡이었다.


식사를 디저트까지 마치고 랩탑 컴퓨터를 꺼내 잠시 주식을 봤을 때...아뿔싸...배터리가 없다.

그리고 내가 앉은 자리엔 콘센트가 없다!!


콘센트 있는 곳을 찾았지만 220V 전원을 꽂을 수 없다!!


일본은 110V 전용이라서 플러그를 갖고 왔어야 했는데...


하는 수 없이 음료는 두 잔만 마시고 단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있는 USB 충전 케이블로 랩탑과 셀폰을 번갈아 가면서 충전을 했다. 

그런데 기기들이 220V에 적응되어 있어서 그런지 110V로는 충전이 오래 걸리고 잘 되지도 않는 듯 했다.

핸드폰으로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HTS만 켜놓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충전중인데도 배터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하는 수 없이 3시 반까지 기다려서 시장 끝나는 걸 보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와서 보니 이젠 어딜가서 뭘 해야하나..

굳이 지하철 타고 시내로 가봤자 보고 싶은것도 없는데..


그냥 헤이와다이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인터넷 하러 모스버거에 들어와 커피 한 잔을 시켰다.


일본은 대부분의 도시에 시내 공용 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도시에서만 있을 관광객이라면 

따로 유심을 살 필요도 없는 듯 했다. 

그리고 무료 와이파이를 쉽게 이용할 수 있으니까 대부분의 커피숍, 레스토랑들은 전용 와이파이를 설치해 놓지 않는 듯 했다.


아침에 갔던 패밀리 레스토랑도 그렇고 여기 모스버거도 그렇고..점포가 개별적인 와이파이 라우터를 설치해 놓지 않고 인터넷 필요하면 공용와이파이 쓰라는 식이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공용와이파이를 쓰기 위해서는 전화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받거나 이메일로 인증번호를 받아서 입력해야 했다. 심카드가 없고 아애 인터넷이 안되는 데 뭘 어쩌란건지....

하는 수 없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근처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갔다. 

다행히 편의점 와이파이는 인증번호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접속해 보니 단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이자카야 가서 한 잔 하게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단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근처에 있는 가게 구경 좀 하고..



단을 만나서 같이 이자카야로 왔다. 오키나와 음식들을 파는 이자카야라며 여기서 음식들 먹으면 오키나와에 가고 싶어질 거라고 한다..--;




작은 로컬 스타일의 술집이었다. 맥주 세 잔씩 마시고...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니가타로 가기 위해 이케부쿠로 역으로 왔다.


도쿄 (이케부쿠로) -> 다카사키 -> 미나카미 -> 나가오카 -> 니가타...


이렇게 8시간에 걸려 4번이나 기차를 갈아타고 오는 티켓을 샀다. 

사실 신칸센을 타면 2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리지만...티켓이 너무 비쌌고..눈을 보러 왔는데 쏜살같이 달리는 신칸센에 그 어떤 낭만같은 것이 있을까...


관광을 목적으로 온 것도 아니고..비지니스로 온 것은 더더욱 아니었기에..굳이 빠르게 가기 보단 천천히 경치 구경하며 가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었다.


중국이나 아프리카처럼 20시간 넘게 걸리는 이동도 아닌데 뭘.....  



그런데.....실망스러웠던 점이 있었다. 보통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기차가 아니라 좌석이 길게 마주보고 있는 지하철 좌석처럼 된 그런 기차였다...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도쿄에서 다카사키..그리고 나가오카에서 니가타 가는 기차는 지하철식 좌석이 있는 기차였다.


기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그렇고...왠지..

기차 타고 여행하는 기분보다는 지하철타고 출근하는 기분이 들었다.




2~3시간 걸려 미나카미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기차를 갈아타려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기에 역무원에게 물어보고 밖에 나와 역 부근을 구경했다.





깨끗하다...





잠깐 구경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되돌아와 기차에 탑승...미나카미에서 바로 앞에 일본에서 제일 긴(?) 터널이 나온다. 그리고 터널은 나오면 바로 소설 '설국'의 배경인 니가타현 에치고 유자와 정 이라는 곳이다. 


터널이 엄청 길다고 그랬는데...막상 지나와보니 뭐 그냥 그랬다...신칸센은 아니었지만 기차가 워낙 빨라서 그랬는지...



아무튼 터널을 지나 니가타현에 도착했다.














사방이 눈이다. 생각해보면 난 3년 만에 눈을 보는 거 같다. 작년 재작년 계속 겨울엔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있었으니..




그리고 용케 니가타시에 도착했다. 사실 소설 설국을 읽고 니가타시로 온 다는 것이 좀 뜬금없다. 

소설의 배경은 니가타현의 에치고 유자와 라는 마을이고 니가타시는 거기서 3~4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데....

그래도 소설을 읽으며 니가타 라는 이름이 꽂혔고...어딜가도 다 비슷하다는 생각에 그냥 니가타 시로 오게 되었다.



니가타 역



숙소는 기차역 부근에 있는 4000엔 짜리 비지니스 호텔에 묵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다. 

방을 트윈베드룸으로 옆그레이드 해줘서 그런가...일본 치고는 방도 넓고 깨끗했다.



배 고파서 밖으로 나와서 바로 라면집에 들어가 된장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슈퍼마켓에서 마실 음료와 스낵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TV에는 이런 귀중한 영상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한 편에 1000엔 이나 한다...

뭐 인터넷으로 보면 공짜인데..



수돗물 마셔도 된다고 되어있는데...후쿠시마에서 퍼온 물은 아니겠지? 



그리고 다음 날 아침..시내 구경을 나왔다.



눈이 사정없이 퍼붓고 있었다.

한가지 의문점은 이렇게 매년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인데 왜 제설작업은 하나도 되어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 흔한 염화칼슘도 전혀 안 뿌려져있고 바닥은 온통 하루종일 쌓인 눈과 밤새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이었다.


빙판길은 조심조심 천천히 걸으면 된다 쳐도 내린 눈이 녹아 보도 곳곳은 마치 홍수를 연상케 하듯 물웅덩이다.



조심스럽게 빙판길을 걷고 물웅덩이를 지날 때는 제발 신발에 물 스며들지 말아라...기도하며 강에 도착했다.



다시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 ..



어디가서 뭘 구경할까...고민하다가...갑자기 눈보라가 휘몰아쳐서..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정말 고난의 길이었다. 



걷다가 보니 운동화에는 잔뜩 물이 들어갔고 축축한 신발을 끌며 호텔로 돌아와 신발 빨레하고 히터와 드라이기를 이용해 

하루종일 신발 말리다가 그 다음날 니가타를 떠났다.



일본에 오면 고양이를 많이 볼 수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한 마리도 없다. 저렇게 호텔 로비에 장난감 고양이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편의점엔 저렇게 좋은 책들이 판매중이었다.


아무튼...니가타....왔다가 신발만 말리고 떠난다. 아마 신칸센 타고 왔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그나마 오는 중에 경치 구경이라도 했으니 망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