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9 Asia

POKHARA, NEPAL (포카라, 네팔)

오주만세 2019. 12. 2. 13:47

 

POKHARA (पोखरा)

 

 

포카라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200 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로 약 19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꼽힌다.

30 km 이내에 다울라기리,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등 8,000 m가 넘는 고봉이 위치하고 있어 페와 호수 등 포카라 인근 어디에서도 이들 산을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특히 인근에 있는 사랑곳은 고산준봉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다.

그 밖에도 물이 깊은 구멍으로 떨어지면서 사라져버리는 다비스 폭포도 유명한데 그 이름은 다비 또는 데이비드란 사람이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려고 구멍 안을 들여보다가 떨어진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 후 4일 머물면서 네팔 현지의 분위기에 충분히 적응을 한 뒤 포카라로 떠났다.

 

카트만두와 포카라 두 도시를 왕복 운행하는 많은 버스 중에 가장 비싼 버스로 예매했다.

나이를 먹으니 돈 몇 푼 보다 체력관리에 힘써야 하기 때문에 돈은 조금 더 들어도 편하게 가고 싶었다.

 

특히나 야간 버스나 기차 같은 경우

 

하룻밤 시간과 경비를 절약 하겠다고 덤비다가 하루가 아니고

최악의 경우 일주일 넘게 그 후유증에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시간이 어정쩡해서 야간 버스를 탔다.

 

밤 10시쯤 출발하는 버스는 시내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공터에서 탑승해야 했다. 숙소를 통해서 버스를 예약할 때 미리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밤 9시 쯤 까지 숙소 로비에서 멍 때리며 있었다.

 

지가담바(?) 이런 이름의 버스 1100루피의 요금이다.

친절한 호텔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 가득찬 퀘퀘한 냄새와 버스 히터 온풍기에서 뿜어지는 뜨거운 공기가 잘 어울러진 네팔의 버스다.

 

가죽이 다 벗겨진 시트는 제법 멀쩡하다.

이렇게 앉아서 8~9시간 이동해서 포카라에 도착..

 

 

 

5시 쯤이었나...아직 하늘이 어둑한 아침에 포카라로 도착한 버스는 시내를 한 바퀴 돌면서 사람들을 차례차례 내려주고

호숫가 근처에 있는 관광객 밀집 구역을 마지막으로 정차했다.

 

카트만두에서 예약한 포카라의 호텔은 체크인이 12시....이렇게 아침에 가봤자 기다릴 것은 뻔하고 아애 문도 잠겨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는 길에 있는 문을 연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서 한 두 시간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려 했다.

 

 

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몇 분 걷다보니

몇몇 문을 연 작은 카페가 눈에 띄였지만 주위를 서성이고 있는 BEGPACKER들 때문에 가까이 가기 싫었고

 

그렇게 두 세군데를 지나쳐 조용한 카페를 찾을 수 있었다.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시킨 뒤

개를 데리고 있는 미국인 아저씨를 만나서 2시간 가량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아침 8시쯤 카페에서 나와서 호텔로 향했다.

 

 

 

 

 

막 문을 열고 있는 호텔로 들어가서 아침 식사를 주문했다. 

커리를 시켰는데 인도식 커리가 아니라 일본식 커리 비슷한 게 나왔다.

 

커리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잤다.

 

 

 

호텔에서 보이는 호수의 풍경..

 

포카라에서는 등산 말고는 딲히 할 건 없는 듯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등산을 목적으로 오고 호수에서 유람선 타거나 몇몇 뻔한 액티비티만 있을 뿐..

 

그냥 호숫가 숙소에서 상쾌한 공기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쉴 새 없이 먼지가 휘날리는 카트만두에 있다가 포카라에 오니까 마치 다른 세상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이었다.

 

 

 

한 가지 불만족스러웠던 건 바로 음식...

대체적으로 음식들이 다 맛이 없고 입맛에 맞지 않는다.

 

아무튼 처음에 예약한 숙소에서 3일 머물다가 

등산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을 했다.

 

그냥 내가 마음 내킬 때 갔다 오는 그런 등산이면 아무 때나 갔겠지만..

 

여기 포카라의 등산 코스는 사전에 등록증을 발급 받고 등산 중에 머무를 숙소까지 다 예약을 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가야 한다고 한다.

 

모르고 온 건 아니었지만 막상 와서 저런 번거로운 준비들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등산 할 마음이 점점 사라져간다.

 

포카라에 와서 한국인 관광객들도 몇 명 만났는데..

대부분이 진상스럽다고 해야할까...?

 

딱 전형적인 외국나가서 알고싶지 않은 한국인 타입이었다.

뻔뻔스럽고 안하무인하고 여행 온게 무슨 벼슬인줄 아는 듯한 태도..

 

그 중에서도 최고는 옮긴 숙소에서 보게 된 한국인 아저씨였다.

 

처음 묵었던 호텔에서 등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고 생각 좀 해보려고 다른 게스트하우스로 옮겼었는데

한국에서 몇 년간 일하고 온 네팔 아저씨가 하는 숙소였다.

한국말을 아주 잘 하기 때문에 현지 정보를 얻고자 하는 한국인들도 자주 묵는다고 한다.

 

이 곳으로 옮겨서 며칠 있다가 하루는 주인 아저씨와 거실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막 들어오더니 주인 아저씨에게

 

"야! 너 나 알지? 전에 왔었잖아"

 

다짜고짜 말한다.

 

주인 아저씨는 당황해서 

 

"저...누구세요"

 

되물으니까

 

"아휴...됐다 됐어"

 

이러더니 혼자 윗층에 올라가서 빈 방을 찾더니 

 

들어가서는 잠을 자는 듯 했다.

 

내가 여기 자주 오는 사람이냐고 물으니까

주인아저씨는 모르는 사람인데 황당하다고 얘기한다..

 

내가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회사나 공장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고작 뉴스나 신문기사를 본 것이 전부이긴 하지만

동남아 노동자를 비롯한 좀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에게 반말 해대고

노예처럼 부려먹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네팔 현지까지 와서 하물며 자기 부하직원도 아닌데

싸가지없이 막 대하는 걸 보니까 내가 다 기가 차더라

 

사실 저런 인간들 포카라에 와서 네다섯은 본 거 같다.

무슨 큰 벼슬을 했기에 그렇게 기고만장 한 것인지......

 

사실 거지같은 서양놈들도 바글바글 대고

뻔뻔스러운 한국 중국인들도 바글바글 대는데

등산 가봤자 하는 내내 궁시렁궁시렁 대다가 하루만에 다시 돌아올 듯 해서

그냥 등산은 깔끔하게 안 하기로 했다.

 

 

그냥 숙소에 앉아서 책 읽다가 시내로 나와서 밥 먹고 동네 한 바퀴 돌고...

 

한국에서 있던 아저씨라 그런지 한국 음식...뭐 별 건 아니지만..들도 식사 메뉴에 가득했다.

오랫만에 먹은 김치볶음밥은 정말 맛있었다.

 

게스트하우스의 네팔 아저씨

 

 

 

 

사실 포카라까지 가서 등산 안 하고 오면 후회할 거 같았는데 1년이 다되가는 지금도 후회는 하나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안 간게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포카라에서 보름 가까이 한가로운 날들을 보내고 다시 방콕행 항공편을 예약한 뒤 카트만두로 되돌아 왔다.

카트만두에서 이틀 머물고 비행기 타고 다시 방콕..그리고 코랏으로..

 

 

참...네팔에서 현지 돈 남아서 산 네팔 커피인데.. 의외로 정말 맛 있었다. 등산 하려고 출금했던 돈이 너무 많이 남아서 이것저것 쓸데없는 거 참 많이 샀었는데..차라리 저 커피만 잔뜩 사올 걸 후회했다.

 

정말 커피 맛대가리없고 비싸기만한 태국으로 가는데 네팔 커피가 이렇게 맛이 좋을 걸 알았다면 왕창 사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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