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China

CHENGDU, CHINA (성도, 중국)

오주만세 2014. 5. 21. 18:51

 




CHENGDU (成都)



 








구이저우성을 떠나 성도로 간다. 한국에선 성도라고 부르지만 엄연히 현지인들이나 코쟁들도 쳉두라고 한다. 한국인들에게 특히 삼국지라는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삼국시대 촉나라의 수도로 알려진 도시이면서 현재도 쓰촨성의 성도로서 그 명색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이다.  

쳉두에 오기 한참 전부터 현지에서 만났던 중국 친구들에게 쓰촨성과 쳉두라는 도시에 대한 관광지로서의 특별함은 귀가 닳도록 들었기 때문에 막상 구이양에서 쳉두행 기차표를 끊어놓고서는 리지앙이나 양수오 같은 그런 곳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여행지에 대한 만족도는 유명도에 반비례 하는 듯 하다. 방콕 루앙프라방 사파 같은 전형적인 관광지는 질색을 하면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난, 수코타이, 농키아우 같은 곳을 마음에 들어하니 말이다. 여행을 많이 했으며 많은 곳을 다녀서 그런 것인가 생각도 들지만 예전 서유럽 여행 때도 파리나 로마보단 시에나, 체코 (관광지로 유명해지기 전), 인스부르크 같은 곳이 좋았으니 꼭 그런건 아닌듯 하다.


오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지만, 그렇게 관광지로 특색있는 곳은 아니었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근방에 있는 구채구, 낙산대불, 아미산 혹은 팬더 동물원 같은 관광지를 가기 위한 거점도시 정도의 역할인듯 했다. 그렇기에 숙소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넘치지만 막상 시내로 나오면 그냥 평범한 대도시의 모습이다. 




구이양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쳉두로 향했다. 중국에서 처음 타는 야간 기차였는데, 야간기차를 좌석에 앉아서 타고 갈 엄두는 도저히 나질 않아서 침대칸으로 예매했다. 방으로 되어있는 침대칸이 아니고 위의 사진처럼 오픈 되어있는 침대열차였다.


 

 

예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침대의 1층 2층 3층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었는데, 나 대신 예매해준 중국애의 말로는 침대 층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고 그냥 랜덤으로 배정된다고 했다. 막상 타보니 3층 침대도 나쁘진 않았다. 8시에 기차를 타고 10시까진 복도 쪽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다가 다른 사람들이 슬슬 침대로 들어갈때 쯤 나도 침대 위로 올라가 누웠다. 누워보니 일어나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 정도로 낮은 높이었다. 뭐 누워만 있을테니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거나 할 때 몸을 뒤척일 수가 없는건 좀 그랬다.


11시쯤에 잠 들었다가 아랫 침대에서 자는 아저씨의 코고는 소리 떄문인지 기차의 덜컹거림 때문인지 중간에 깨서 1시간 정도 책 읽다가 다시 잠 들었다. 어차피 이 기차는 구이양과 쳉두 간만 운행되는 기차라 역을 놓치거나 할 걱정은 없었지만, 도착하기 30분쯤 전에 승무원이 깨워줘서 일어났다. 도착하니 7시 반... 전날 잠들기 전에 내 침대칸에 있던 중국 아줌마와 잠깐 얘기를 나누었는데..아니 대화 시도를 했었는데, 중국말을 못하기에 그냥 웃기만 했었다. 그리고 침대 1층엔 중국 여자애가 있었는데 내 눈치만 몰래 보면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여자애가 내가 기차에서 내려서 플랫폼을 벗어나 기차역 출구까지 나오는 길에 계속 내 뒤를 졸졸 따르며 오는 것이었다. 가다가 잠깐 서면 옆에 서서 힐끔 또 쳐다보고 다시 걸어가면 쫓아오고..그러다가 기차역 내에 있는 버스정류장 근처쯤 가니까 나에게 말을 걸었다 'may i help you?' 

나도 나름 혼자서 중국여행을 2달 넘게 하는 중이고 배낭여행 경험도 많은 편이라 도움 따위는 필요없었지만 기차 안에서 중국말을 하나도 못하고 야간기차는 처음 타본다고 했더니 여행 뉴비인줄 알았는가보다. 하지만 no thanks 라고 하기엔 무안할듯 해서 2번 버스를 타고 호스텔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더니 열심히 기차역 역무원들에게 버스 타는 곳을 묻고서는 나를 안내해 주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2번 버스가 오길래 주머니에서 버스비를 꺼내려는데도 자기가 먼저 올라타서 돈만 넣어주기까지 했다. 뭐 이럴거 까지야..--; 그리고 종이를 꺼내서 자기 전화번호를 적어주더니 도움 필요하면 꼭 연락하라고 하며 인사를 하자마자 버스가 출발했다.



 

번호를 적어주기느느 했는데 뭐 알아볼 수가 있어야지..호스텔에서 직원 전화 빌려서 번호 짐작해 2~3번 해봤는데 다 없는 번호라 나와서 포기했다. 사실 너무 고마워서 밥 한끼 대접하거나 적어도 고맙다는 말은 전화로 해주고 싶었는데...


기차역에서 탄 버스는 40분 넘게 가서 호스텔 바로 앞에서 내렸다.

어렵지 않게 찾은 호스텔은 막상 들어가보니 호스텔이라기 보다는 호텔 같았다.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중국인 친구가 직접 방을 안내해 줬는데..겉보기엔 깔끔해 보이는 건물이었는데 방은 어찌나 허름하던지..안에는 한 명의 프랑스인이 이미 침대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침부터 주식 어찌됐나 확인해야해서 로비로 나와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호텔에서 일하는 중국인 친구가 와서 나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걸었다. 한국에 대해 중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구채구 얘기로 넘어갔다. 나도 구채구에 약간은 관심은 있던 차에 구채구 얘기를 하니 처음에는 흥미있게 들었는데 분위기가 구채구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하는 그런 영업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호텔 직원인지 여행사 직원인지 모를 이 친구는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지..일반적인 관심사 얘기에서 영업으로 넘어가는 게 전혀 깔끔하지 못하다. 결국 구채구에 대한 얘기..너무 아름답다거나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던가 하는 얘기들을 듣다가 다른 호텔 직원에 옆에 와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는 구채구에 대한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1시간? 아니 그 보다 넘게 설명을 하는데..이미 내 마음은 혼자 가는 거라면 몰라도 여행상품으로는 절대 안 가겠다고 마음 굳힌 상태에서 이런 영업을 대하고 있다보니 그냥 좌불안석 이었다. 이들에게 2시간 가량을 시달리고 나서야 제대로 컴퓨터를 볼 수 있게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피곤..

아무리 침대칸 이라도 야간기차는 야간기차였다. 기차에서 내릴 때는 괜찮았는데.. 영업에 시달려서 그랬나..... HTS는 본채만채 덮고 방으로 가서 샤워를 했다. 

뭐랄까 피곤한데 잠은 안오고 그런 몸상태였다. 그냥 다시 로비로 나와 타블렛을 보고 있는데 아까 구채구 상품 얘기를 하던 직원들이 다시 와서 구채구 결정했냐 안했냐 묻는다. 여행상품 요금은 1100위안...... 당연히 안 가겠지만, 그냥 아직 모르겠다고 하니 이번엔 팬더구경하는 상품 얘기를 한다.....아........

호스텔 체크인 할 때 3일 요금을 냈는데 이를 어떻게 캔슬하고 다른데로 옮겨야하나..팬더구경 상품 얘기 듣는 동안 이 생각만 했다.


팬더 따위는 관심없으니까 됐다고 하고 그냥 호텔 밖으로 나왔다. 뭐가 뭔지도 모른채 그냥 걷다가 슈퍼에서 물과 땅콩 2봉지를 사고 그냥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밖에 화장실 가려고 나왔다가 또 직원 마주쳤는데 이번엔 중국 연극 공연 상품 설명이다. 됐다고요...............

조금 있다가 다시 담배 피려고 나와보니 처음의 호텔 직원이 이스라엘에서 왔다는 여행객들을 데리고 여행상품 설명 중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이스라엘 여행가를 데리고 비싼 여행사 투어 영업이라니.. 그나마 이 호텔에서 다행인게 일주일에 한 번씩 Hot Pot 파티를 하는데 내가 묵은 첫날이 파티 날이었다. 무료로 핫팟 먹는거니 뭐 기대는 안했지만, 무료로 준다는데 뭐 ...



스팸이나 어묵 같은게 주로 나오는걸 봐서 뭐 그냥 그런거지..나는 그래도 매운맛에 단련된 한국인이라 그냥 괜찮게 먹었는데 함께 있던 푸에르토리코 여자애와 이스라엘 애들은 맵다며 별로 먹지도 못한다. 핫팟까지 다 먹어놓고 다른 핑계를 대며 직원에게 하루만 묵고 체크아웃 한다고 했다. 좀 미안했지만, 호스텔 같지 않은 분위기에 영업에 시달릴 생각하면 그냥 빨리 옮기는게 나을거 같았다.


그리고 다음날 처음 묵은 호텔에서 최대한 가까이 있는 호스텔을 찾아 숙소를 옮겼다. 두 번째 찾은 호스텔은 그래도 제대로 된 호스텔이었다.

짐을 풀고 로비에 내려와 중국애 하나와 얘기를 하다가 같이 밖으로 시내 관광을 나왔다. 이 중국인은 항저우에서 여행을 왔다고 하는데.. 이해하기 힘든 영어로 말하는 통에 확실히는 모르겠다.


먼저 버스를 타고 관광지로 향하기 전에 음식점에서 누들을 한 그릇씩 먹었다.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향한 곳은 진리라는 거리... 


 

진리 거리 들어가는길 바로 옆에 유명한 절이 있었는데..사전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가서 뭔지 몰랐다. 입장료가 60위안에 안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그냥 들어갈 생각도 못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삼국시대 인물들을 모시던가 전시하고 있는 곳이었다. 



 

 


아무리 사전정보를 찾고 뭔지 알았다고 해도 내가 저기 들어갔을까....? 

진리 거리로 들어가봤다.

 

 

 

 

 

 

 

 

 

 

 

 

 

 

 

 

 

 

 

 

역시다.


호스텔로 돌아가려 하는데 중국애가 다른데도 가볼만한 곳이 있다고 그 곳도 같이 가자고 한다. 


 

콴자이샹쯔? 뭐 그런 이름인데..올드타운 컨셉의 거리이다.


 

 

귀여운 고양이들..


 

 



 

 

 

 

 

 

내부는 뭐 진리거리랑 똑같다.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기념품점들과 음식점 커피숍들..이 곳은 특히 예술 갤러리들이 많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을까?

호스텔로 돌아와 호스텔에서 당구 탁구 치며 놀다가 잠을 잤다.


다음날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 쳉두는 쿤밍과 비슷한 곳이구나..볼 건 없고... 그냥 쉬기엔 좋은 도시..달리 할게 없어서 쉬기 좋은것인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밖에 나가 산책할 기분도 안 드니까..


호스텔에서 의자에 앉아 그냥 컴퓨터나 쳐다보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는 중국 여자애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같이 대화를 나누다가 쳉두에서 4년 정도 살았다길래 쳉두 구경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같이 밖으로 나왔다. 원래 고향은 충칭이고 지금은 쳉두에 사는데 호스텔에서 하루 묵는 영문은 모르겠지만, 묻지는 않았다.





점심 때가 되서 같이 점심을 먹고 하려고 근처 음식점에서 가서 쓰촨 음식들을 먹었다. 기본적으로 다 후추가 들어가서 알싸한 향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들이었다. 그런데 둘이서 3접시를 시켰더니 1/5도 못먹고 너무 많이 남겨서 어떻게 해야하나 했는데..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음식점 냉장고 안에 넣어놓고 있다가 찾으러 오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식당으로 나와서 찾아간 곳은 칭양사..


 



 

 

 

 

 

 

 

 

 

 

 

도교 사원이었다. 내가 전에도 도교 사원을 간 적이 있었나..........불교 사원은 수도 없이 갔었는데..도교 사원은 처음인듯하다. 그래도 내용을 모르니 ..사원 내를 걷다가 중국인 가이드가 설명하는걸 엿듣기도 했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같이 온 중국인 친구도 처음 와보는 곳이라 한다--;



 

칭양사 구경을 마치고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인민공원...


 

공원 입구에서 노래부르며 춤추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며 중국친구가 여기 쓰촨 사람들의 삶은 느리고 평온스럽다고 해서 내가 차 안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전혀 느리지 않다고 하니까 웃기만 한다.


 

쓰촨 사람들의 여유로운 삶을 느끼려면 여기 공원에서 차 한잔 해야 한다고 해서 공원 내에 있는 야외찻집에서 차 한잔씩 주문해 마셨다. 이 중국인 친구는 학교 졸업하고 간호사 일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요즘 한창 일 구하는 중이라고 한다. 뭔가 진로결정에 대한 고민이 있는 듯해서 조언을 해주고 싶었지만, 나의 짧은 영어와 중국애의 짧은 영어가 조화를 이루어 의사전달의 거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냥 잡담이나 나누며 있었다.


 

 

여기 중국에서 음식점이나 찻집을 가면 저렇게 이가 빠진 그릇이나 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중국에선 저런 흠이 있는게 오랜 전통이 있다는걸 의미한다고 해서 오히려 아주 새것인 것보다 더 선호한다고 한다. 


 

여유로운 중국인들의 삶...?


 




인민공원 구경을 마치고 중국애는 호스텔에서 집으로 이제 돌아가야 한다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날...호스텔에서 일본인 여행가를 만났다. 3년간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중인데.. 쳉두에는 2주 전에 왔다가 쓰촨성 서부에 작은 티벳마을들을 돌아다니고 왔다고해서 사진 있으면 좀 보여달라고 부탁해서 일본인이 찍은 사진들을 봤는데..꼭 내가 원하는 그런 곳인듯 싶었다. 그래서 여행했던 경로를 알려달라고 해서 노트에 적어놓고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있었는데 일본인이 또 오늘은 중국 박물관들이 무료니까 가보라고 한다.


사실 무료라 해도 별로 내키지 않는 곳이 산과 박물관인데.... 날씨도 좋고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어제 중국애와 숙소로 오면서 버스에서 보았던 박물관이 생각나 그곳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그 박물관으로 가는 중에 버스 안에서 중국 남자애 한 놈이 계속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었다. 내가 한국인인게 티가 나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나한테 한국인 아니냐고 묻는다.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으니 보름 전 쯤에 구이린의 호스텔에서 봤었다는 것이다. 나는 기억이 잘 안나서 긴가민가 했었는데..생각해보니 양수오의 호스텔에서 매일 로비에서 카드게임하고 술마시고 있던 중국인 무리 5명 중의 한 명이었다. 내가 커피 마시려고 종이컵을 찾을 때 걔네들한테서 빌렸었는뎨 그 일 때문에 딱 생각이 났다.

그 중국 남자애는 원래 사는 곳이 쳉두이고 구이린은 여행 갔었던거라 한다. 나보고 어디 가는 중이냐고 묻길래 박물관 간다고 했더니 신기한듯 쳐다본다. 그래 나도 박물관 가는 내가 이해가 안되는데.. 무슨 광장에 붙어있던걸 본게 생각나 얘기를 했더니 직접 광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박물관은 가까이서 보니.. 과학박물관이었다.--; 역사박물관 같은 곳을 가고 싶었는데...그래서 중국애한테 과학박물관 말고 다른 박물관 없냐고 물으니..자기는 쳉두에서 박물관 가본적 한 번도 없다면서도..유명한 곳 2군데 있다고 종이에 적어주었다. 한 곳은 가깝고, 다른 한 곳은 멀고..아무튼 고맙다고 하고 연락처 교환하고 다음에 쳉두 오면 보자고 한 뒤에 나는 더워서 그냥 광장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한 1시간쯤 쉬다가 이제 박물관을 가볼까 하고...가까운 곳에 있는 진샤 박물관으로 향했다




버스 타고 30분 훨씬 넘게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고도 20분 정도 걷고... 듣던대로 입장료는 무료였다. 하지만 거기엔 대가가 있었다.

 

 

무료라고 박물관으로 몰려든 중국인들................



 

 

 

 

 

 

 

2시간 정도 박물관 내부를 돌아다녔는데..뭐 제대로 하나 보지를 못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냉방도 제대로 안되있는듯 덥고 땀냄새에 ... 괜히 왔다. 후회만 하면서 다시 호스텔로 되돌아갔다.


 

 


호스텔에서 또 다른 중국여자애를 만났는데..선전에서 와서 티벳 구경하고 왔다며, 영어는 거의 한 마디도 못하면서도 계속 나한테 사진 보여주고 하던 애였다. 밥 먹었냐고 물으니 아직 안 했다고 해서 같이 밥먹자고 나왔다. 그냥 간단한거 먹으려 했는데.. 계속 '훠궈 훠궈' 이런다..그래서 그냥 너가 먹고 싶은데 가자고 했더니 핫팟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알고보니 핫팟(hot pot)이 중국어로 훠궈 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원래 후난 성에서 살다가 선전에 산다고 대충 그렇게 들은듯 싶다. 그래서 후난 출신이니 매운거 잘 먹겠구나 했는데.. 먹는 내내 '하아..하아' 거리면서 핫팟 가운데에 있는 육수만 먹는다. 

역시 첫날 호스텔에서 공짜로 주었던 핫팟은 싸구려였다. 이 날 간 음식점은 안에 내용물도 제대로고 맛도 훨씬 좋았다. 

 

 

하지만 중국애는 맵다고 별로 먹지도 못해서 내가 거의 혼자 다 먹고도 배불러서 남겼다. 덕분에 맛난거 잘 먹었다고 그러고 나와서 밀크티 마시고 호스텔로 돌아와 잠을 잤다.

확실히 쳉두 같은 관광지에 오니 사람들은 참 많이 만난다. 마지막날 아침에는 일본에서 온 여자 여행가를 만났는데 쳉두에서 칭하이성 간수성 신장을 거쳐 키르기즈스탄과 카자흐스탄까지 가는 나와 루트가 거의 똑같다고 해서 나중에 신장이나 키르기즈스탄에서 보자고 했는데..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그 일본애는 구채구를 간다고 하고..나는 전일 일본여행가가 알려준 쓰촨성 서부의 작은 마을들을 찾아가러 첫 목적지인 캉딩으로 떠난다.

쳉두에 와서 낙산, 아미산, 팬더 이딴거는 하나도 보지 않고 관심도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5일간 지냈다. 이렇게 여러곳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인듯 하다..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져서 그간 잊고 있었던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