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USALEM (예루살렘) 두번째
JERUSALEM
라말라에서 굶주린 배를 끌어안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원래 제리코도 들린 뒤에 오려고 했는데 무슬림 휴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팔레스타인 택시 기사들이 거짓말을 했던건지...라말라에서 제리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일찍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거라 바로 숙소가 있는 쪽으로 가긴 뭐해서 예루살렘 버스 터미널로 가기 전 5~6km 정도 떨어진 북쪽에서 내렸다.
맵을 보면 이 주위에 볼 것이 많은 듯 해서 내렸지만.....
1~2정거장 더 가서 내릴 걸...후회됐다..주위엔 다 주택가고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무슨 전망대가 있었는데 내리막길에 이은 오르막길이 이어져서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이런 계단도 힘들게 오르고 오르고...
구름은 참 멋있다.
한 1시간 걸어서 전망대가 있다는 주위에 왔는데...뭔 공사판만 보이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은데 화장실은 보이지가 않고...
주위에 뭘 물어볼 사람도 없이 고양이 한 마리만 어슬렁 거리고 있다.
생각해 보니까 여기 공사판에서도 예루살렘 시내가 다 보이는데 굳이 전망대를 찾을 필요도 없고..주위에 사람 하나 없는 공사판인데 화장실을 찾을 이유도 없지 않은가...
여기서 사진들 좀 찍고 공사판 구석에 들어가 노상방뇨....ㅋ ㅑ..성지에서 노상방뇨라 기분이 묘하다..
대충 용무를 마친 뒤 이제 올리브 산이라고 하는 곳으로 가려고 방향을 찾았는데..길이 공사판으로 막혀있다..
하는 수 없이 담을 넘고 난간도 넘어 겨우 차도로 접어 들었다. 이제 이 길만 쭈욱 따라가면 올리브 산이 나온다...아니...나오는지 알았다.
길을 따라 또 다시 30분 정도...지나다니는 차들만 많고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게다가 앞에 보이는 오르막길...ㅜㅜ
그래도 경치는 좋으니까...바람이 불어 날씨도 선선하고...배 고픈 것만 빼면...생각해 보면 호스텔에서 아침만 먹고 그 후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점점 배가 고파온다..
게다가 이젠 지도 보는 것도 지쳤다. 어디로든 가면 올리브 산 표지판이 보이겠지..
그런데 올리브 산 표지판은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고 이상한 표지판들만 보인다..그렇다고 온 길을 되 돌아 갈 수는 없으니까 그냥 오르막길 따라 쭉 올라갔는데...무슨 대학교가 나왔다. 그리고 그 뒤편에는 사막이 보이고..
사막 황무지도 이렇게 보니까 멋있다..
여기서 또 경치 구경 하다가 다시 올리브 산 표지판이 보여서 그 쪽으로 갔다.
뭔가 교회 건물이 있기는 한데...뭔지는 모르겠고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 맵을 보고 올리브 산을 찾았다. 급경사 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찾았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이 바로 올리브 산이다. 그런데 왜 올리브 산이라고 부르는 걸까....그냥 교회인데...산이 있던 곳인가?
아무튼 여길 오니까 또 순례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그 중엔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고..
그냥 안에 들어가 한 바퀴 대충 보고 밖으로 나왔다. 나 같은 무신론자 입장에선 별로 볼 것도 없는 거 같더만...
길가에는 수 많은 관광객 버스들이 주차되어 있고...길가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우고..
이제 그냥 숙소로 되돌아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보이는 성모 마리아의 묘소(?) ..계단 내려가기 귀찮아서 그냥 위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또 30분 정도 걸어 예루살렘 올드 타운으로 들어갔다.
아침에 봤을 때는 북적였던 유대인 구역이 오후가 되니까 썰렁하다...트램도 운행을 정지했다..--;
전날 먹었던 케밥 집에서 저녁을 먹으려 생각하고 왔는데...문 닫혀 있다..ㅠㅠ
결국 이 날 아침 먹고 아무 것도 먹질 못했다. 무슬림 휴일에 낮에는 무슬림 지역으로 가 문 연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려 했는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후까지는 유대인 휴일이었다. 겨우 문 닫으려고 하고 있는 슈퍼에서 쵸코바 하나와 생수 한 병 사서 저녁을 대신했다....아 진짜 배고파 죽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