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BIALYSTOK, POLAND (비알리스토크, 폴란드)

오주만세 2014. 9. 23. 05:15




BIALYSTOK




비알리스토크 (또는 비아위스토크) 는 폴란드 북동쪽 지역인 Podlaskie Voivodship 주의 주도이며 가장 큰 도시이다. Podlaskie Voivodship 지역은 폴란드의 녹색 폐 (Green lungs of poland) 라고 불리우며 Biebrza, Bialowieza 와 같은 국립공원들도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런 자연환경을 찾으러 온 방문객들의 관문이 되는 도시가 비알리스토크이다. 또한 비알리스토크는  대표적인 인공어인 에스페란토어의 창시자인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비알리스토크..현지 발음으로는 비아위스토크라고 한다. 

가기 전에 도시 이름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이면서도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은 도시명이랄까.. 더구나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특히 서유럽에서는 단순한 이름을 가진 도시들 예를 들면 '파리, 런던, 로마' 같은 곳 보다 길면서 간지나는 이름을 가진 반스카 스티아브니차, 벨리코 타르나보 같은 지명을 가진 곳이 이름 자체에 그 도시에 관한 역사가 담겨있는듯도 하고..

비알리스토크의 느낌은 전형적인 동유럽 지방의 중소도시의 분위기였다. 시내 중심에 관광객을 위한 보행로가 있고 드물게 기념품점도 있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전무해 보였고 가끔씩 폴란드 관광객들만 눈에 띄었다.

2~3일 머물면서 천천히 도시를 둘러보며 근교의 국립공원들도 다녀보면 좋겠지만, 어머니께서 9월 30일에 유럽으로 오시기에 미리미리 비 쉥겐 지역으로 가서 비자 기간을 아껴두어야 하기 때문에 그냥 하루만 머물고 떠나게 되었지만 뭐 사실 그렇게 크게 아쉽지는 않다. 



카우나스의 숙소에서 오후 4시까지 컴퓨터로 주식 보다가 5시쯤 출발하는 버스를 타러 버스터미널로 갔다. 걸어서 20분 거리인데 너무 일찍 갔나 싶었지만 버스터미널 벤치에 앉아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이쁜 미녀들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지 모르고 있었다.





버스 출발시간이 되고 버스 안에서 카우나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리투아니아를 떠났다.


그리고 저녁 8시쯤이 되어서 비알리스토크에 도착했는데..여름 내내 밤12시에도 대낮같이 환하던 날들에 적응되 있다가 고작 저녁8시 밖에 안되었는데도 사방이 깜깜해지니 왠지 걱정부터 앞섰다. 처음 가는 도시를 밤에 도착하고 숙소 찾아가는게 제일 싫은데..


그래도 다행히 복잡하게 되어있는 길 때문에 조금만 길을 헤메고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어제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밤인데도 숙취에 고생하고 있는듯 보였다. 저녁을 아직 안 먹었다길래 같이 저녁식사를 하러 시내로 나갔다.



숙소에서 20여분 걸어가니 이런 올드타운 비스므리한 곳이 나왔다. 광장을 대충 둘러본 뒤 오른편에 있는 아무 레스토랑이나 골라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ROXY라는 이름의 햄버거집 이었다.. 카우나스에서 5일 동안 매일 햄버거만 먹었었지만, 700원짜리 행사버거와 일반 레스토랑 햄버거는 다를테니 그냥 먹기로 했다.

어차피 다른 레스토랑을 둘러봐도 핏자 파스타 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핏자나 햄버거나 그게 그거잖아..




배가 고파서 그랬나..햄버거가 너무 맛 있었다. 한국에서 파는 수제버거 어쩌고 하는 비싸기만 하고 부실한 햄버거와는 비교도 안되는 크기에 가격은 한국 수제버거의 1/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햄버거를 먹다가 문득 오늘이 한국의 추석이라는게 생각이 나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여기 폴란드에도 큰 보름달이 떠 있었다. 외국에서 맞이하는 한국 명절은 그야말로 아무 기분도 안 든다. 한국에 있어도 추석이라고 특별히 하는 것도 없으니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냥 숙소로 되돌아오면서 이쁜 그림을 보게 되었다. 과연 누가 저 빌딩 벽에 저런 센스있는 그림을 그려 넣을 생각을 다 했을까.. 건물 앞에 세워져 있는 나무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까치발을 들고 나무에 물을 주는 소녀....이 그림 하나만으로 비알리스토크에 온 보람이 있었다.




그림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다가 슈퍼에서 먹을 것도 좀 사온 뒤 이제 내일 어디로 가야하나...구글 맵을 켜놓고 생각을 좀 해보았다. 여기서 빨리 비쉥겐 국가로 벗어나야 하는데..마음 같아서는 바로 보스니아나 세르비아로 날라가고 싶지만 비행기 타고 이동해 가기는 싫고.. 지금 여기 비알리스토크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비쉥겐 국가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 영토인 칼라닌그라드 뿐이다. 하지만 벨라루스는 따로 비자가 필요하기에 재쳐두고, 러시아는....별로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우크라이나...사실 우크라이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긴 하지만 지금 동부쪽에서 수천명이 죽어나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 좀 불안했는데 마침 다행스럽게도 1~2일 전에 잠정적인 휴전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볼 수 있었다. 

이제 국가는 우크라이나로 넘어가기로 하고..구글맵을 살펴보니...여기 비알리스토크에서 갈 수 있는 가장 만만한 곳 중에 리비우라는 도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내일 리비우로 떠나기로 마음먹고 호스텔 주인에게 물어보니 여기서는 리비우 가는 버스가 없을 거라고 한다. 확실히는 모르는데 왠만한 곳은 일단 바르사바를 가야 갈 수 있다고..


그래서 다시 지도를 살펴보니 중간에 루블린이라는 도시가 눈에 띄어서 리비우 가는 버스가 없다면..루블린에 들렸다가 리비우로 가는 루트를 결정하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바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루블린까지 넉넉잡고 3시간이면 갈 듯 해서 미리 버스표를 사 놓고 시내 구경을 마주 한 뒤 떠나려는 계획이었다.




루블린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티켓오피스에 가서 여기 혹시 루블린 가는거 있음? 물어보니 리비우가 뭐냐고 되묻는다..역시나..그럼 루블린 가는거 몇 시에 있냐고 물으니 오늘은 없고 내일 있다고 한다..--;

아...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버스터미널 밖으로 나가 담배 한 대 피며 있다가 저만치에 기찻길이 눈에 띄었다. 아 바로 옆에 기차역이 있겠구나 싶어 기찻길 쪽으로 걸어가봤다.



고가도로가 있고 그걸 건너니 기차역 건물이 보였다. 기차역에 들어가 혹시...리비우?? 물으니 당연하게도 없다고 하고..그래서 루블린으로 가는 기차가 있냐고 물으니 영어 못하는 매표소 아줌마가 뭐라고 딴 말을 하는데..뭔 소리인지 도저히 못 알아 들을 수가 없다.


휴...다시 기차역을 나와 생각을 좀 하다가 그냥 바르사바로 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폴란드는 예전에 크라쿠프는 가봤지만 거기서 만났던 대만 유학생 애가 바르사바 별로라고 한 얘기를 듣고 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그래도 폴란드 와봤으면 수도 구경 하루 정도는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었다.

그래서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서 바르사바로 가는 버스 스케쥴을 확인한 뒤 오후 5시 30분쯤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예매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가다가 중간에 길을 잃어 이상한 동네까지 갔다가 겨우 찾아왔다. 9월이라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야 정상인데 이 날은 마치 한여름 날씨처럼 더웠다..더운날 힘들게 걷는데도 주위엔 별로 볼 것도 없다...


숙소에 되돌아와보니 늦잦 자던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일어나 나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래서 같이 시내구경하러 밖으로..



시내 올드타운 쪽으로 가면서 어젯밤에 봤던 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 소녀 그림을 다시 찾아봤다. 

비단 이 건물만이 아니라 이 도시의 많은 건물들의 벽에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 그리기 좋게 심지어 한 쪽 벽면은 창문이 하나도 없는 건물들도 많았고 현대식 건물엔 현대적인 그림 오래된 건물엔 고전적인 그림이나 문양들이 마치 예술작품들처럼 그려져 있었다. 폴란드에 오면 이런 건물들에 그려진 벽화들을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일일듯 하다.




올드타운에 가다가 중간에 들린 작은 음식점에서 먹은 소시지...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빵에 끼워 야채도 같이 주는 핫도그를 생각한듯 했다. 하지만 그냥 슈퍼마켓 같은데서 파는 소시지 구워서 잘라줬다. 그나마 점원이 소시지 자를 때 열심이여서 음식점에서 먹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올드타운에 도착~~









뭐 특별히 볼 건 없다.



그나마 여기 비알리스토크의 가장 유명한 건물이라고 하는 브라니키스의 궁전 ( Branickis' Palace)이라는 곳을 찾아왔다.










도시에 사람이 없으니까 사진 찍을때 방해는 되지 않아 좋기는 하다..




사실 궁전보다는 이 성당이 더 위엄있어 보이던데...뭔지는 모르겠고..











길 한복판에 있는 관광안내판을 봤는데.. 죄다 무슨 건물들 집들 소개만 해 놓았다. 나름 역사가 있는 집들인지.. 하나 찾아가 봤는데 그냥 길가에 버려진 폐가처럼 관리도 안되고 있는듯 했다. 



걷다가 공원이 보여 공원에서 물 마시며 쉬다가 근처 고등학교에서 조깅을 나왔는데 이쁘고 귀여운 폴란드 여고생들 운동하는거 구경하다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시내구경을 할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볼 것도 별로 없는 듯 해서 아쉬움 하나 없이 떠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