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LA (库尔勒)
Let's go :et's go.....중국인의 외침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유롭고 느긋하게 여행하고 싶은 나를 방해하는 재촉의 목소리..
투루판에서 어떻게 카시까지 이동해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내게 쿠얼라라는 곳으로 간다는 독일인 이바의 말에 혹해서 중국인을 따라 쿠얼라로 가게 되었다. 처음 쿠얼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신비로운 이름 때문에 신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조용한 로컬 마을의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상상했던 것 과는 전혀 반대의 모습에 엄청난 실망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 곳 투루판의 호스텔에서 주인인양 행세하고 있던 중국인의 정체는 아직도 모른다. 짐작으로는 원래 주인의 지인으로 여행중에 투루판에 들려 며칠 간 호스텔을 봐주고 다시 여행을 이어가는 듯 보였다. 호스텔에 묵고 있던 이바와 나를 데리고 쿠얼라를 시작으로 신장 지역을 둘러보려 하는 것 같았는데.. 12시에 출발한다고 하더니.. 12시가 되니 또 2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세 명이서 가는 것이 아니라 투루판 버스터미널로 가서 중국인 친구 2명을 더 태우고 총 5명이서 쿠얼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유일하게 영어가 되는 이바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자세한 내용도 모른채 따라왔기에 승합차를 태워주는 대가로 교통비를 얼마나 줘야 할지 몰라서 이바가 중국인에게 물으니 2km에 1위안씩 해서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계산을 하면 투루판에서 쿠얼라까지 130위안이다. 투루판에서 쿠얼라로 가는 버스가 70위안이 안되었는데.. 2배나 주고 간다니......이바는 그 소리를 듣더니..자기는 쿠얼라에서 그냥 버스타고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고 한다..--;
뭐 나도 애초에 쿠얼라나 쿠처까지만 같이 가려 한 것이니.. 나도 그냥 쿠얼라에서 중국인과 빠이빠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쿠얼라로 가는 길에는 무슨 모래폭풍이 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사방으로 모래가 휘날리고 시야도 흐려서, 차문 밖을 통해 뭐 하나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중간에 어떤 도시에 들려서 식사를 했는데 중국인의 말로는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누들을 먹고 이바와 나 모두 배탈이 나서 거의 일주일동안 고생을 했다..
저녁 8시가 다되어서야 쿠얼라에 도착했는데.. 멀리서 쿠얼라의 모습이 보이면서부터 우뚝우뚝 솓아있는 고층 건물들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바에게 "여기 그냥 현대식 도시네..?" 라고 물으니 이바는 원래 쿠얼라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신장에서 우루무치 다음으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얘기한다. 석유자원 개발이 주된 산업이라고도 알려줬다..--;
신장 지역이지만 위구르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이주해 온 한족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듯한 도시였다. 그나마 호스텔이라고 하나 있는데..시내에서도 너무 외곽이고 시설도 형편없었다. 중국인은 나와 이바를 이 허름한 숙소에 내려주고 중국인 친구 2명과 함께 어디론가 떠났다..
나는 그래도 첫날은 괜찮았는데 이바는 아까 먹었던 음식들에 반응이 빨리 왔는지..배가 아파서 도저히 움직일 수 없다고 해서 혼자 밖으로 바람쐬러 나왔다. 하지만, 확실히 현대적인 모습의 도시의 변두리에 위치한 숙소 주위에서 볼 거라고는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밖에 없었다.
그래도 길가를 따라 걷다보니 큰 마트가 있길래 들어갔는데.. 슈퍼마켓에서도 짐검사는 또 왜 이렇게 철저하게 하는지...그리고 내 가방을 마트 안에서는 열지 못하게 마트 쇼핑백으로 봉인해 버렸다..--;
마트에서 먹을거 대충 사와서 이바와 같이 먹고 앞으로 어떻게 할건가 의논해 봤는데..이바는 몸이 안 좋아 바로 이동은 힘들어서 하루 더 묵고 바로 카시로 장거리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한다. 나는 바로 카시로 가기에는 아쉽고 비자도 넉넉히 남아있어 다른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나라티 초원이라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밤새 인터넷을 하며 나라티 초원을 간 뒤에 이리 지역의 이닝..그리고 카시로.... 이렇게 큰 루트를 만들어봤다.
그리고 다음날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 신웬 가기 전에 나라티를 거쳐서 가기 때문에 10시에 출발하는 신웬행 버스를 탔다.
사실 쿠얼라라는 곳에 대해서는 따로 블로그 올릴 생각이 없었지만, 쿠얼라에서 나라티까지 오는 길의 풍경이 너무나 좋았다. 만약 쿠얼라를 오지 않았다면, 이런 풍경도 구경하지 못했을테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8시간이 넘는 이동이었지만..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초록색 초원의 모습에 쿠얼라에 남겨진 이바가 안타깝게 생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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