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NMING (昆明)
쿤밍(곤명)은 중국 운남(위난)성의 성도이다. 중국에서는 사계절 온화한 기후로 '영원한 봄의 도시'로 유명하다. 위도 상으로는 열대기후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해발고도가 2000m에 달하는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허커우는 그냥 대충 잠만 잔 샘이고..쿤밍부터 본격적인 중국여행 시작이다.
워낙에 동남아에서 저질인 사람들만 만나다가 중국을 올래니 좀 망설였었다. 예전에 호주 여행하고 스탑오버로 홍콩에 4일간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그 때의 기억으로는 참......불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맘이라는게 조금이라도 있나 싶을 정도로..무례하고 뭐 그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허카우에서 만난 호텔 여직원과 쿤밍에 오면서 같은 버스 옆에 앉은 중국아저씨와 호스텔에서 만났던 중국여행가들 다 친근하고 좋다. 근데 이상하게도...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해야 할 레스토랑이나 호스텔 같은 곳의 직원들이 너무 쌀쌀맞다....뭐 그래도 동남아처럼 대놓고 사기치고 그런 사람들은 아직 못 만났으니....
쿤밍은 소문대로 날씨가 정말 좋았다. 아직 겨울이라 좀 쌀쌀한 날씨이긴 했지만 그래도 동남아에서의 미칠듯한 땡볕 더위에 지쳐있던 나에겐 단비같은 날씨였고 호스텔에서 만났던 중국 애들의 말 대로 그다지 크게 볼거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방콕 이후로 처음 방문하게 된 대도시에서 편안히 쉬면서 앞으로의 중국 여행의 대략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아침 8시 50분인가 출발하는 쿤밍행 버스는 매진되서 없다는걸 알기에..10시 50분 버스라도 빨리 표를 구입한 뒤에 쿤밍으로 가려고 일찍 버스터미널로 갔다. 8시 30분쯤에 도착했는데.. 혹시나 해서 8시 50분 버스가 있을까 해서 물어봤더니.....당연하게도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10시 50분 버스가 있다고해서 10시 50분 표를 사고...터미널 근처를 방황했다. 터미널 직원도 베트남이나 라오스 태국의 터미널 직원보다 훨씬 친절했다. 놀랍다...
터미널이라고 해봤자..어제 오후와 비슷하게 사람도 별로 없고..근처에 뭐 할 것도 볼 것도 없고..있는건 식당과 조그만 슈퍼마켓이 전부였다.
식당에서 아침이라도 먹으려고 들어가 볶음밥을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다..........
그래도 장거리버스를 타고 가는거라..꾸역꾸역 다 먹었다. 밥먹고 다시 나와 터미널 앞에서 있는데 코쟁이 한 명이 보여서 말을 걸었더니..미국 시카고에서 중국으로 유학을 온 유학생이라고 한다. 교환학생 같은 것도 아니고 등록금 내면서 다니는 유학생....그것도 상하이나 베이징이 아닌..닝샤 쪽에 있는 처음 들어보는 그런 도시에 있는 대학에 다닌다고 한다..신기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다가 내 버스 시간이 되서 쿤밍가는 버스를 타고 쿤밍을 향해 떠났다.
그 미국인 중국유학생과 얘기하다가 웃겼던게....내가 중국인들의 특성 얘기를 하다가 자기가 아는게 있다면서 "캬악~~~퉤!!" 하면서 가래침 뱉는 시늉을 한다. 쿤밍을 와서 보니 정말 가래침 뱉는 사람들이 많다.
공기가 나빠서 그런건가....
버스의 내 자리 옆에는 중국 아저씨가 앉았는데...옆에서 계속 중국말로 뭐라고 혼자 얘기하고..나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고..그러면 또 보면서 웃고...이 아저씨는 중국산 웨하스를 사왔던데... 맛 없는데..쿤밍까지 오는 내내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 권해서....맛 없는 웨하스만 질리게 먹었다. 먹으라고 준거 버릴 수도 없고...억지로 먹으니까 좋아하는 줄 알고 계속줬나...손에 들도 있기도 뭐하고--;
중간에 휴게소에 정차해서 화장실을 갔었는데..그야말로....말로만 듣던 그 중국의 화장실이었다. 문도 없고..재례식인데...그냥 앞이 뻥 뚫려있다. 양쪽으로 낮은 칸막이만 있고...--; 저런데서도 근데 다들 볼 일을 잘 보고 있다.....그냥 지나가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인데....
어쨌든 여차여차해서 쿤밍 동부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내가 알아놓은 호스텔에는 동부 버스터미널에서 오는 방법은 없고..서부와 남부 버스 터미널에서 오는 방법만 적혀 있었다. 그걸 스크린샷 찍어서 왔으니...또 해메다가.....코쟁이 커플이 보여서 물어봤더니..중국어를 기초정도 하는 애들이었다. 날 위해서 일부러 묻고 물어 K9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는걸 나에게 알려주고...덴마크에서 왔다고 하는데..자기들은 기차타고 어디 간다고 가버렸다.
지도를 보며 호스텔에 도착했다. 체크인 하는데 뭐 그 중국인 특유의 쌀쌀맞은 그 모습이 보인다..
싱글룸은 없다해서 오랜만에 도미토리에서 묵게 되었는데...방에 들어가보니..중국인 여자애들 2명이 있었다. 한 명은 엄청 어려보였는데..나중에 알고보니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애는 대학생이고... 마침 샹그릴라 리쟝 따리를 거쳐서 쿤밍에 왔다고 한다. 마침 가볼까 하고 생각 중인 곳이어서 이것저것 묻다가 친해져서 밖에 구경은 아니고..그냥 바람쐬러 나왔다.
고등학생 애는 한국의 엑소를 좋아한다고 한다. 봄에 한국 와서 엑소 콘서트 간다고 하던데..엑소는 네이버 댓글에서 군대 보내라는 글들 밖에 본 적이 없어서.....이름만 알지.....뭐라 해줄 말이 없었다. 그냥 난 TV 안본다고 그러고...대학생애는 김수현을 좋아한다고 한다.--;
얘네들은 쿤밍에 온지 3일이 되고 내일 집인 광저우로 떠난다고 한다. 그래서 시내에 뭐 있는거 좀 보여달랬더니...자기들 생각엔 쿤밍 별로라고 쇼핑거리..이게 다라고하며 그냥 잠깐 산책하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중국애들한테 작별인사하고 호스텔에서 아침 먹었는데..아침이 참 형편없다. 식빵 2조각에 뭐...암튼 그냥 밖에 나와서 돌아다녔다. 나오기 전에 호스텔에서 지도 내놓으라고 해서 지도 들고 나왔다. 가장 가까운 곳에 갈만한 데가 원통사 라는 곳이 있길래 원통사로 갔다.
원통사 구경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스케일에 맞지 않게..작아서 금방 볼 수 있었다. 입장료는 7위안이었나...
그냥 사진들만 찍었다.....
원통사 안에 있는 연못에 거북이 시체가 둥둥 떠 있었는데..누가 죽은 거북이를 여기다 방생한건지..물이 더러워서 죽은건지..저렇게 죽어서 뻗어있는데..구석에도 거북이 시체가 하나 더 있었다.
여기서 사진 다 찍고... 이제는 맵에 나와 있는 골든 게이트..金門 이라는 곳을 향했다.
길을 걷다 보니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나와서 살펴보니 동물원 이었다...정말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을 동반한 중국인 가족로 넘쳐났다.
걷다보니 또 저런 시장골목 같은데가 나와서...볶음밥 하나 시켜먹고 다시 골든게이트로 향했다...아직 아침 시간이었는데..호스텔에서 먹은 아침이 워낙 형편없었어서 금방 배 고파 왔다...ㅜㅜ
지도에 나와 있는 골든게이트 방향으로 걷다보니..골든게이트는 커녕..그냥 게이트 비스무리 한 것도 안 보여서 그냥 되돌아 왔다.
쿤밍의 분위기는 얼핏 서울 같은 한국의 도시와 상당히 흡사했다. 허커우는 좀 작은 도시였지만...역시 한국과 비슷한 느낌이었고..하지만 허커우에서 쿤밍으로 오면서 보았던 광경들은..여전히 과거의 중국스러웠다. 대도시 중심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랄까..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 같은 건 왜 ...
다시 되돌아와서 호스텔에서 좀 쉬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가다보니..바로 옆에 그린 레이크라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쉬다가 내일 가야지 생각하고...여기 호수공원 근처에서 파는 감자튀김 사갖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감자 튀긴다음 중국스타일 소스 뿌려놓은건데 별로 맛 없었다--;
호스텔에서 또 조금 쉬다가 밖으로 나왔는데..어제 만났던 중국애들이 여기 쿤밍은 별로 볼 거 없고... 석림 이라는 돌덩이들 있는 곳이 제일 좋았다 하는데..인터넷 찾아보니..뭐 그냥 돌덩이들 세워져 있는 곳이라 ...걸어서 금방 가는거면 갈까 했는데..너무 멀고 비싸고 ..뭐 그래서 포기.....
밖에 나와서 어제 밤에 왔던 쪽으로 가다보니...조그만 공원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동네 할배들 모여서 장기 두는 곳이었다... 한국의 장기랑 똑같아 보였는데 象 움직이는 게 조금 달라보였다. 2명이서 장기 두면 보통 5명씩 둘러모여 할배들끼리 의논하고 그런 곳이었다...나도 옆에 서서 장기 구경 1시간...--;
그리고 쇼핑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냥 옷가게들 보석가게들 잔뜩 있는 곳이었고.. 여기 걷다가 기념품들 먹거리들 파는 골목이 옆으로 나 있어서 그 쪽으로 구경갔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바로 옆에는 또 동물시장이 있어서 강아지들 구경하고...
다시 쇼핑 골목으로 나와 쭈욱 들어가다 보니 저런 광장이 보였다.
이런 서울과 같은 도시를 오니..마치 집에 온 것처럼 쌓였던 피로가 갑자기 쭈욱 몰려왔다. 호스텔로 돌아와 중국에서 와서 부동산 한다며, 땅 보러 전국을 6개월 동안 돌아다녔다는 중국인들을 만났다. 같이 술한잔 하고...근데 얘네들이 영어를 하나도 못해서 "어! 어이! 꺼이! 허허허!" 이런 식으로 손짓만 섞어서 대화한다.. 저녁 먹으로 같이 가자는거..불편할 듯 해서 그냥 바나나 스낵으로 먹고..맥주 한잔 하고.. 잠을 잤는데 아침 11시에 일어났다..
석림은 갈까말까 했는데..결국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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