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China

LUGU LAKE, CHINA (루구호수, 중국) 두번째

오주만세 2014. 2. 17. 22:22




루구 호수에서의 둘째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제법 쌀쌀한 날씨였다.

아침은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누들을 먹었다. 사실 여기 리거 지역엔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릴만한 식당이 없다. 저렴한 식당은 고사하고, 다른 관광지들처럼 길거리 음식이나 저렴한 누들집도 없다. 내가 아침으로 먹은 누들은 18위안--; 그나마 그냥 평범한 누들이 아니라 소갈비가 듬뿍 들어간 누들이라..그럭저럭 괜찮게 먹었다.










아침을 먹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그런데 빗방울이 갑자기 굵어지는 바람에...다시 숙소에 들어와서 빗줄기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다시 나왔다...근데 좀 걸으니 또 비가 쏟아져 다시 들어오기를 3번....그냥 모자 쓰고 비맞고 가자..그러고 나왔다.



뭐 특별히 갈만한 데를 몰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루구호와 관련된 사진 한장을 찾아서 영어 잘 못하는 호스텔 직원에게 여기 어디냐 물었더니..그냥 저쪽으로 쭉 가서 오른쪽...이라고 한다. 그래서 터덜터덜 비 맞으며 걷기 시작했다. 뒤에서 중국인 한명이 큰 배낭을 메고 따라오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차들에게 히치하이킹을 하는 듯했다. 내가 좀 더 앞서가다 뒤돌아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열심히 여기저기 사진 찍으면서 걸었다. 어제 루구호에 처음 왔을 때... 괜히 왔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가? 갑자기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서 멋진 호수의 모습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긴 거리를 걸었지만, 산 타는 트래킹도 아니고..그냥 평지 도로곁을 걷는거라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숙소가 있는 리거 마을에서 나와 1시간 넘게 걷다보니 저런 양때들이 뛰노는 곳이 나왔는데..바로 뒤가 리거 마을이다.....마을에서 지름길로 언덕으로 길이 나 있었는데..숙소 직원이 그냥 뺑돌아가는 길을 알려줬다...그리고 이 동네에서 산능선을 타는 도로를 S자로 만드는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 이해하는데 왜 그냥 마을 앞 직선으로 만들어도 될 길들도 다 S자로 만들어놨는지....참 궁금하다..덕분에 뺑뻉 돌고 돌면서 왔다. 언덕타면 10분이면 올 거리였는데.. 




조금 더 가다보니 말들이 뛰노는 곳도 보였다.








걷고 걷다보니 이런 돌상도 보이고 타르초들이 여기저기 뒤엉켜 걸려있었다.

타르초는 티벳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아마 저 돌은 초르텐(?)인가 하는 것인듯 했다. 



각각의 타르초의 색인 빨강, 노랑, 초록, 파랑, 흰색은 각각 불, 물, 땅, 공기, 우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2시간 정도 걸으니..니사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가 있는 리거보다 작은 규모의 마을이다. 하지만 딱 보는 순간 이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리거가 아니고 여기에 숙소를 정했어야 하는건데......




한국인 여행가들이 와서 저렇게 시를 남기고 간 듯하다..



이쁜 소품들이 눈에 띄는 숙소도 있고..아...숙소를 여기에 정했어야 하는건데..정말 아쉽다...









사실 이런 큰 규모의 운치있는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에 너무 부족하다...예전 LA에서 라스베가스 가면서 봤던 그 끝이 없이 앞으로 쭉 펼쳐진 지평선을 디카로 찍고 나중에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그때보단 덜하지만, 사실 여기 루구호수도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저 앞에 뭔가 보였다. 하얀색에 빨간지붕...혹시 레스토랑은 아니겠지? 걸어서 저곳도 가보자...




여기 올라가다가 앞으로 넘어졌었다. 카메라 렌즈 뚜겅을 열어놓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카메라 렌즈 망가질뻔 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손등으로 착지해서..긁힌 상처만 약간 나고 무사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절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부처 모시는 절은 아닌듯했고..아마 이 지역 사람들의 절인듯 했다.









이 곳 위에서도 사진들 찍고..다시 내려와 오던 길로 계속 갔다.






하지만 조금 더 가다가 힘들어서 그냥 되돌아 왔다.--;







길에 저렇게 돼지들이 흙 퍼먹고 있었다.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며, 또 사진들을 찍다가 다시 지름길을 발견했다. 그런데 아까 보았던 양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처음 보았을때 내려가서 양들 사진도 좀 찍으며 구경하고 갈까 하다가 오면서 하려고 그냥 지나쳤었는데..양때들은 도대체 어디로??







양 대신 쓰레기뒤지는 돼지를 대신..


저녁도 같은 음식점에서 돼지갈비 누들을 먹었다.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가게를 정리하는듯 했는데..양복을 입은 음식점 사장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서 가게 점검을 하는듯 했다.


중국을 와서 특히 따리, 리장, 루구를 와서 느낀게..말은 소수부족들의 동네라고는 하는데.. 정작 각각의 도시들은 다들 한족 사람들이 차린 음식점 숙박업소, 기념품점 등등이다. 간혹 노점에서 싸구려음식 파는 소수부족을 볼 수 있었지만, 소수부족들은 아애 이런 관광지를 떠나 산속에 들어가 살거나 아니면 한족이 차린 가게에서 서빙이나 청소 빨래 같은 잡일을 하며 사는듯했다. 정말 내가 갔던 곳은 백이면 백 다 그랬다. 심지어 라오스와 베트남 북부의 동네에서도 화교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인이고 본래 그 지역 사람들은 그 밑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지금 리거의 숙소도 그렇다. 주인은 명백히 한족이고, 리셉션 보는 두 처자도 한족인데....방 청소와 빨레는 이 곳 소수민족인 모수족 처자들이 하고 있었다.


사실 중국의 소수부족과 관련된 뉴스들은 티벳과 신장 쪽 밖에 접하지 못해 몰랐는데..여기의 백족같은 사람들도 뭔가 불만이 있지는 않을까 싶다.

미국의 인디언 대우정책과는 다른 문제같지만, 그래도 뭔가 씁쓸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