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KAMIANET-PODILSKY, UKRAINE (카미아네트-포딜스키, 우크라이나)

오주만세 2014. 10. 13. 02:35





KAMIYANETS - PODILSKY (Кам’янець-Подільський)




카미아네츠 포딜스키는 우크라이나 남서쪽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의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며 리투아니아의 지배 하에 있던 슬라브인들의 마을로 1060년 경에 처음 역사에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카파시안과 우크라이나를 각각 관통하는 교역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리투아니아인 독일인 아르메니아인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등등 주변의 많은 나라들에서 찾아온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2차대전 전까지 거주했었지만 2차대전 때의 나치의 학살 이 후로 현재까지는 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거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리비우를 떠나 향한 우크라이나의 두 번째 도시는 이름도 복잡한 카미아네트 포딜스키이다. 원래 리비우에서 키에프를 간 다음 오데사를 거쳐 흑해를 따라 루마니아로 가려 했지만.. 리비우에서 일주일 가량을 게으름을 피우며 퍼져서 있었더니.. 우크라이나 돌아서 가기도 귀찮아져서 그냥 아래로 내려가서 바로 루마니아로 직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루마니아로 가는 길에 있는 도시들을 알아봤는데.. 가장 맨 처음 눈에 띈 도시는 리비우에서 만난 폴란드 애들이 간다고 했던 체르니우치라고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체르니우치로 갈까 하다가 또 바로 가기는 뭔가 아쉬어..더 오래 저렴한 물가를 즐기기 위해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체르니우치와 사이에 있는 카미아네트 포딜스키란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과 호스텔 직원을 통해 카미아네트 포딜스키란 곳에 대한 정보를 알아봤는데.. 듣기로는 꽤 유명한 관광지인듯 했다. 

관광지라는 소리에 심히 꺼려졌지만 이틀 정도만 머물러 볼 생각으로 그냥 가봤다. 하지만 들은 것과는 달리 사람 하나 없는 유령 마을 같은 올드타운에서 리비우에서 먹었던 음식이 잘못 됐는지 배탈까지 나서 끙끙 앓다가 떠나게 되었다. 




리비우에서 포딜스키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 대가 있는듯 했다. 첫차는 아침 9시쯤 두번째는 오후3시쯤이었나.. 5~6시간 정도 걸리는 이동거리를 감안해서 오후3시 버스를 타면 또 깜깜한 밤 중에 도착할 거 같아서 아침 9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스텔 체크아웃을 한 뒤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기차역은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듯 했지만 버스터미널은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50여분을 북쪽으로 가야했다. 호스텔에서 8시쯤 나와서 혹시 늦으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뭐 늦으면 리비우에서 며칠 더 있으면 되는거고.. 버스터미널까지 갔다가 또 되돌아오는게 귀찮긴 하지만 뭐 그냥 느긋하게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운 좋겠도 버스 출발시간 10분 전쯤에 도착해 버스표를 사고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며 있으려고 했는데..자판기가 컵은 안 나오고 그냥 커피만 자판기 내의 바닥으로 다 흘려보낸다. 옆에서 보던 경찰 아저씨가 도와주겠다는 모양으로 자기 돈을 넣고 컵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어깨를 으쓱하는데..뭐지.. 그냥 옆에 자판기에서 다시 돈을 넣고 커피를 뽑아 한 모금 마시니 포딜스키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고 경찰 아저씨가 빨리 타라며 다그쳐서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버스에 올랐다.



발틱에서 탔던 좋은 버스가 아니라..이런 마슈르트카 이다. --; 다행히 승객이 얼마 없어 혼자 앉아 옆으로 다리를 펴고 갈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명색이 유럽이지만 알고보면 별로 유럽같지 않다. 버스가 2시간쯤 간 뒤 중간에 잠시 쉬며 화장실 가라며 내려뒀는데.. 위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화장실이다..--; 가까이 가보지 않아 내부는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겉모습은 중국 지방의 화장실과 거의 흡사했다.





포딜스키까지 가면서 작은 도시들을 5군데 정도 들린듯 하다. 





포딜스키까지 이동해 가며 마슈르트카가 불편한게 아니라 도로 상태가 정말 라오스의 산길 수준이었다. 처음 리비우에서 벗어나서 30분 정도는 반듯한 포장도로를 달리는 듯 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도로 공사를 하다가 인부들이 파업을 한건지.. 군데 군데 구덩이까지 파여있어서 가다가 몇 번을 버스가 뒤집히는 줄 알고 공포에 떨었었다. 공사 하다만 비포장도로를 벗어나도 계속 버스는 덜컹덜컹 거리고 도로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속력을 내지도 못하고 거의 시속 50km 이하로 달린듯 했다.



온 몸이 뻐근해서 버스가 정차할 때 마다 나와서 온몸 스트레칭을 해줘야 했다.



이름 모를 소도시의 버스터미널..










이 곳도 이름 모를 소도시.. 여기를 지나 1시간 정도 더 가서 포딜스키에 드디어 도착했다. 버스터미널 근방에 있는 시장 한 가운데 내려줘서 여기는 어딘가 난 누군가 혼란에 빠져 일단 복잡한 시장을 빠져나가 지도를 보고 예약해 놓은 올드타운 내의 호스텔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20분~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듯 한데.. 힘든건 둘 째 치고 리비우에서 마지막날 고기 좋아하는 동생과 같이 먹었던 버섯스프와 팬케잌 그리고 샐러드가 뭔가 잘 못 되었었는지.. 배가 아파오며 화장실이 급해서 정말 힘들게 힘들게 올드타운까지 갔다. 중간에 커피숍이라도 있으면 커피 시키고 화장실이라도 쓸텐데.. 커피숍 같은 건 눈에 띄지도 않고 공중화장실 따위도 없었다.



올드타운 내에 들어와서 숙소 찾느라 헤매다가 커피숍이 있길래 카푸치노와 티라미슈를 시키고 화장실로 가 위기를 탈출 할 수 있었다. 이제 느긋하게 커피 마시며 지도로 숙소의 위치를 파악한 뒤 찾아갔다. 여기도 러시아의 호스텔들과 같이 간판 같은건 보이지 않고 건물 주소는 있는데 참 찾기 힘들게 되어있어서 건물 2군데를 잘 못 들어가 헤맨 뒤에야 보통 주거용 건물 2층에 있는 호스텔로 찾아갈 수 있었다.

 

호스텔에 주인의 의외로 우크라이나 주민이 아니라 미국 출신의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영어강사 하는 미국인이었다. 한국에서도 8년 정도 영어강사를 하며 있었다고 하는데.. 한국말도 조금은 하고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고 했다. --; 

어쨌든 체크인을 하고 보니 여기 묵는 게스트는 나 혼자이고 침대도 딱 7개만 있는 작은 게스트하우스였다. 그리고 주인인 미국인은 하루 종일 거실에 앉아 자기 볼 일을 보는듯 해서 같이 옆에 앉아 얘기 좀 하다가 저녁 7시쯤이 되니 산책을 나간다고 해서 나도 같이 따라나왔다.



미국인은 매일마다 여기 올드타운 주위를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한다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미국인도 여기 포딜스키에 온지 3달 밖에 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를 여행하다가 체르니우치에서 이전에 이 호스텔을 운영하던 사람을 만나 인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인도네시아로 가서 영어강사를 하려고 일을 구하는 중이라고...


그리고 포딜스키에 오기 전에는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서 관광객들로 북적일 줄 알았는데 올드타운이 너무 한산하고 조용해서 원래 이러냐고 물으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며 자기가 처음 여기 올 때 부터 이랬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심하게 사람이 없는 관광지이다..--;








여기 올드타운 곳곳에는 저렇게 알 수 없는 오래된 건물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리비우와 마찬가지로 돈이 없어서 뭘 어쩌질 못하는듯하다..--;




미국인을 따라 산책길을 걷다보니 또 배가 심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숙소로 돌아가는지도 모르고..기왕 나왔으니 참고 가야지 하고 그냥 따라갔다.



저런 폐허같은 건물도 있어서 오래된 건물인가 했는데..미국인 말로는 건물 짓다가 짓던 시공자가 돈이 없어서 저렇게 짓다가 방치해 놨다고 한다.



성탑인가? 그런 건물이었다.

저 길에서 오른쪽으로 해서 강을 따라 쭈욱 내려가서 다리를 건너고 중간에 폭포도 보고.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왔다. 화장실이 급해서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강을 다시 건너올 때는 저런 흔들다리를 건넜는데.. 멀쩡했던 다리가 며칠 전에 열렸던 페스티발에 참가했던 애들이 놀면서 저렇게 망가뜨려놨다고 한다.




정말 힘들게 아픈 배를 부여잡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 응급상황을 넘기고 나니 미국인의 동네 친구들이 호스텔로 놀러왔다. 남자애는 여기서 투어가이드를 한다고 하고 여자애는 일 구하는 중이라고 한다.



같이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맥주 마시며 얘기나 하자고해서 얼떨결에 따라 나왔다. 



우리 네 명은 어두컴컴한 길을 가로질러 나온 돌벽 위를 기어 올라가 멀리 성이 보이는 돌벽 위에 나란히 앉았다.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2시간 정도 나눈 뒤에 돌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온 뒤 






올드타운 쪽으로 되돌아갔다.




헤어지기 전에 다같이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머리를 잘라야할 거 같아서 미용실을 찾아나섰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자른게 키르기즈스탄 비쉬케크에서 였으니 거의 3달이 다되가는 듯 했다. 아무리 봐도 올드타운 쪽에 미용실은 없을듯 해서 다리를 건너 뉴타운(?) 쪽으로 갓다.



호스텔 앞에 주차되어있던 자동차.. 여기 우크라이나에선 저런 자동차들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



성당..




동네 정말 조용하다..








왼편에 보이는 성이 포딜스키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데.. 머리 자르고 오후 쯤에 가기로 하고 그냥 뉴타운으로 갔다.



저 성당은 멀리서 보면 정말 멋있었는데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가까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한산한 올드타운을 조금 둘러보며 뉴타운으로 건너가는 다리까지 다달았다.














시내를 그냥 돌아다니다 어렵지 않게 미용실을 찾을 수 있었다. 미용실에 영어를 하는 직원이 없어서 몸짓으로 그냥 대충 잘라 달라고하고 그냥 그럭저럭 이발을 한 뒤에 다시 올드타운으로 되돌아갔다. 미용실 바로 옆에 슈퍼마켓이 있어서 뭘 좀 사 먹을까 했는데.. 속이 아직도 안 좋아 그냥 콜라 한 병만 사들고 왔다.




올드타운으로 되돌아 오면서 어제 미국인과 산책하며 건넜던 흔들다리를 다리 위에서 볼 수 있었다.











저 성당은 전날 밤에 우크라이나 남자애가 건물에 장신된 조형물에 대해 뭐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곳도 여타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많은 레스토랑들이 있었지만 비교적 저렴해 보이는 레스토랑에만 동네 아저씨들만 둘러앉아 커피나 맥주만 마시고 있을 뿐 대부분 썰렁하게 비어있었다.



이제 드디어 포딜스키의 하이라이트인 성으로 향한다. 성의 이름은  Stara Portetsya... 스타라 성이라고 불리우는 모양이다.







성으로 가는 중에도 아래로 보이는 경치들이 너무 좋고 날씨도 좋아 계속 감상하며 사진을 찍고 하느라 바로 앞에 있는 성인데도 가는데 한참 걸렸다.

















가는 길에 있는 레스토랑에 엑스칼리버 컨셉으로 장식한듯 돌에 박혀 있는 검이 있길래 열심히 뽑으려 했는데 도저히 안 빠져서 레스토랑 주인이 보면 욕 먹을까봐 포기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가다가 보니까 해가 저무는듯 했는데..시계를 보니 6시가 다되가고 있었다.












성 입구에 도달해보니 오후7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남은 시간은 1시간도 채 안되서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매표소 직원에게 대충 1시간이면 다 보냐고 물으니 알아들었는지는 몰라도 충분하다고 한느듯 해서 2~3천원 정도 하는 티켓을 산 뒤에 안으로 들어가봤다.



































시간이 없어서 재빨리 30분 만에 다 둘러봤는데 규모도 별로 크지 않고..예전에 갔던 벨리코 타르노보의 성보다 못한 듯 했다. 그래도 여기 포딜스키에서 가장 유명한 성 구경을 마쳤으니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갑자기 어떤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시간이 없으니 빨리 여기 안으로 들어가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그래서 그 아줌마가 가리키는 곳으로 들어가보니..



성 안에 있는 박물관이었다. 그런데 박물관이 무슨 주제가 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지하에는 지하로 깊이 파여있는 동굴이 있었는데..영어로 된 안내판도 없어서 뭔지도 모르겠고.. 내가 언제 여기 본댔다고 ....오라고 재촉했는지... 













그리고 숙소로 거의 되돌아왔는데 들어가기 전에 생각을 해보니 이 날은 콜라 한 병 밖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은듯 했다. 배가 고픈건지..아픈건지.. 먹은게 없으니 배도 덜 아픈거 같기도 하고..아무래도 뭘 좀 먹어야할듯 해서 슈퍼에서 라면이나 사 먹을까 하다가 슈퍼마켓 찾기도 귀찮고해서 그냥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비싸보이는 레스토랑에 혼자 들어가서 립을 시켰다. 




립과 콜라 샐러드 였는데..얼마였는지 메뉴판 보지도 않고 그냥 시켰더니 우크라이나 물가에 비하면 좀 비쌌다. 2만원 정도 한듯하다..--; 맛있게 고기를 먹기는 했는데 이거 먹고 또 다음날부터 배 아파서 체르니우치 가서도 계속 고생했다.


포딜스키는 배 아파서 더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여기를 떠난다고 아픈 배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배 아프니까 짜증나고 뭐 밖에 돌아다니기도 뭣하고.. 숙소에만 있자니 심심하고 뭐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