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Korea, South

나의 살던 고향은...광화문 사직동

오주만세 2013. 9. 22. 14:52








At Seventeen by Janis Ian on Grooveshark




추석을 며칠 앞두고 모처럼의 주말..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가면서 사진기를 갖고 추억의 고향 동네를 찾아갔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었나.. 여간해선 더운 날씨와 햇빛을 싫어하는 데..이 날 왜 그리 덥고 햇빛이 쨍쨍하던지.. 용인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광화문 까지 이동했다. 



신문로 길이다. 저 아래에서 왼쪽 길에 있는 내수동 교회 길로 가면 세종문화회관 뒷편과 연결된 좁은 길이 있는데.. 그 쪽을 통해 오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예전에 개인 주택들만 늘어서 있던 동네에 뭔놈의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이 들어섰는지... 




반대쪽 길은 사직공원으로 이어지는 골목이다. 내가 예전에 살던 집..지금은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섰지만..이 있던 길.....



예전에 친구가 살던 집에 주말마다 모여서 카드놀이 했던 추억이 있었는데.. 어울리지 않게 무슨 와인 레스토랑 같은게 들어와있었다.



여기도 못 보던 커피숍이...



예전에 살던 집을 허물고 지어진 주상복합건물 옆 사이로 다시 옛추억의 골목길을 찾았다.




중학교 때 등하교길로 매일 지나다녔던 길..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었다.




골목길을 쭉 위로 올라가니 이런 좁은 산동네 비슷한 곳에 이르렀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바로 10분 거리인 내수동 신문로 쪽은 재개발로 인해 고층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인근부근은 슬럼화 되는 현상을 겪고 있는듯했다.



주먹만 하게 큰 나비가 무궁화 꽃에 앉아있는 모습..



왼쪽으로 가면 서대문..오른쪽으로 가면 그냥 산동네? 중학교때 친구들이 저 쪽 행촌동 쪽에 몇몇 살았어서 저 근방에 행촌유치원 놀이터에서 방과후 시간을 보냈던 기억도 난다. 




터널 위로 나 있는 샛길이다. 



초등학교 때 밤에 혼자 지나다니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옛날에 없었던 터널 위를 가로지르는 길도 만들어져있었다.




사직터널의 모습..그리고 오래된 흉가처럼 보이는 한옥집.




개발되지 않은 사직터널 쪽은 정말 옛날과 똑같은 모습이다.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걸까..?




세종로성당이다. 근방의 종교교회나 내수동교회는 고층건물을 새로 짓고 현대식으로 삐까뻔쩍하게 변했는데 성당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역시 기독교의 사업수완이 대단하다 해야할까? 교회들과 비교해 전혀 발전이 없어 보이는 성당 건물....



길을 건너 사직공원으로 갔다. 초등학교 유치원때 비둘기 모이 주고, 술래잡기 하고, 가끔 야구도 했던 공원이다.




저기 보이는 이이였나 이황과 신사임당 동상의 머리를 공을 던져 맞추는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공원 관리인 아저씨 나타나면 손쌀같이 도망가고 했었는데....



사직단..




경복궁역 근방에 있는 시장? 이름은 적선시장? 시장 중간에 조그맣게 간장떡볶이를 파는 할머니 말고는 뭐 먹어본적도 사 본적도 없다..



왼쪽 골목 위로 배화여 대 중 고가 있고 골목길을 따라 많은 떡볶이집들이 즐비해 있었던 길이다. 개인적으로 떡볶이는 이 쪽 동네보단 서대문쪽 영천시장 떡볶이를 훨씬 좋아했다. 선희네집이나 뭐 유명했던 떡볶이집 있었는데 그냥 조미료 맛만 심하고.. 맛집의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해 주었는지도..





다시 걸어 세종문화회관으로 왔다. 세종문화회관 뒷편인데.. 예전엔 작은 분수대가 있고 주위에 벤치가 있어서 여자친구 있을 때 항상 데이트 하던 곳이었다. 이 곳과 근방 경희궁 쪽 공원에 연애하면서 추억이 상당히 많던 곳인데.. 지금은 분수대는 사라지고 커피숍이 생기며 테라스로 변해있었다.






세종대왕상 뒤로 보이는 경복궁 건춘문 그리고 작게 보이는 청와대.. 이 날따라 이 곳 세종로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차량통제로 버스는 우회해서 가야했고..








아직은 그래도 삼청동 인사동에 비하면 덜하지만.. 그래도 옛날 나만의 추억을 지니고 있던 동네가 점점 상업적인 이유로 인해 변해간다는게 조금은 서럽게 생각된다. 

고등학교때 방과 후에 교복에 가방 메고 정독도서관에서 책 보다 저녁이 되면 근처 찻집이나 공원에서 풋풋하게 데이트하던 추억이 있던 삼청동이 몇년 지나 다시 찾았을땐 무슨 디카 출사 명소가 되면서 대포같은 DSRL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사진찍어대며 덩달아 생겨난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에 시껍했었는데......그로 인해 사라진 추억의 골목길과 건물들... 


나 혼자만의 추억으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건 욕심일까.....


사직동은 내가 10년 후에 또 다시 찾았을때도 지금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