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TALLINN, ESTONIA (탈린, 에스토니아)

오주만세 2014. 9. 7. 20:28




TALLINN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중세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이다. 특히 탈린의 올드타운은 지금까지도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어 1997년에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도 지정되기도 하였다. 근대에 소련과 엮이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발틱의 나라들 중에서 가장 관광지로써 잘 알려진 곳이며, 탈린의 올드타운의 여름시즌에는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고 한다.




상트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헬싱키에 도착 후 당일 관광을 마치고 바로 저녁에 탈린으로 가는 페리선에 올랐다. 더 저렴한 배편도 있었지만, 왜 유독 이 날은 호스텔도 없고 저렴한 페리도 없었던걸까...ㅠㅠ 그나마 밖에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며 비내리는 헬싱키를 떠나는 걸 다행이라 생각했다.  



탈린으로 가는 배 안에서도 졸음이 몰려와 가는 내내 앉아서 꿀잠을 꾸며 갔다. 2시간인가 3시간인가... 얼마나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탈린의 터미널에 도착하자 앞에 앉은 할아버지가 깨워줘서 겨우 일어나 배 밖으로 나왔다.



졸음이 덜 깼는지 배에서 내리니까 여긴 도대체 어디인지 터미널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위 사진과 같은 곳에 내려줬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 우측길로 걸어가길래..그 쪽이 출구인줄 알고 따라갔더니 단체관광객들을 태우려고 기다리고 있는 관광버스들만 대기하고 있었다.저 위의 계단으로 올라가기는 너무 힘들듯 해서 다른 길이 있나 찾아보다가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헬싱키의 터미널에서 같이 배를 기다리며 한 번 눈을 마주쳤었던 여행가였는데.. 자기도 시티센터 쪽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며 인사를 해왔다. 멕시코에서 왔다는 여행가인데.. 뭔 헬싱키에서 여자 꼬신 무용담만 자랑스럽게 늘어놓던지..... 잠깐 쉬며 같이 얘기를 하다가 아무리 봐도 앞의 계단 위로 올라가는게 맞는듯 해서 힘들게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위에서는 저런 멋있는 경치도 보이고..



앞 쪽에 아무리봐도 시티센터로 보이는 마천루가 펼쳐져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여자 좋아하는 이 멕시코 여행가와는 다른 호스텔을 예약을 한 상태였다. 멕시코인은 올드타운 쪽..나는 뉴타운 쪽... 그래서 어느 정도 길을 가다가 기회가 있으면 다시 보자고 인사한 뒤 각자 숙소를 찾아 헤어졌다.





내가 예약해 놓은 숙소는 이런 빌딩들이 있는 번화가 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체크인을 한 뒤...바로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 상트에서부터 축적된 피로가 바로 몰려와 침대에 누운지 5분도 안 되서 잠이 들어 버린듯 했다.


그리고 다음날 3달 전 중국을 여행할 때 장사에서 만났던 한국인 동생친구가 탈린으로 왔다. 장사에서 헤어진 뒤 이 고기 좋아하는 친구 (그냥 이렇게 부르고 싶다.)는 파키스탄으로 간 뒤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모스크바에서 바로 탈린으로 오는 것이라고 한다. 전일 카카오톡으로 같은 숙소에 묵자고 얘기를 하고 다음날 아침에 호스텔에서 만났다.


그리고 같이 시내 구경을 하러 나왔다.



                


관광을 시작하기 전에 뭘 좀 먹어야할 듯 해서 숙소 근처에 있는 음식점 아무데나 들어가봤는데......저런 종이박스에 담긴 파스타를 먹었다...보기엔 저래도 별로 싸지도 않았다..



처음 간 곳은 뻔하게도 올드타운..






러시아와 같이 하늘의 구름들이 너무 멋있고, 올드타운과 어울러진 파란 하늘과 하얀색 뭉게 구름들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풍경 같은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 그런데 여기는 전형적인 관광지라..사람들이 너무 많다...



관광객들이 많으니, 그에 걸맞게 기념품점들도 많고.. 



대부분이 저런 무늬의 스웨터들을 파는 가게들이었다.



이 곳 올드타운의 특징은 저렇게 높은 성벽으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보수 공사를 통해 새로워진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그래도 아직까지는 저런 고풍스러운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다.





올드타운 내의 길을 계속 걸어 중앙에 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예상했던대로 많은 레스토랑들과 기념품점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서는 밴드들의 공연도 한창이었고..







옛날에 인터넷에서 에스토니아 탈린의 땅콩이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가 달콤하고 맛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원래 이 동네의 특산품인지.. 올드타운 곳곳에 Gourmet Monk 라는 이름의 견과류 스낵들을 파는 노점들이 있었다.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바로 노점 안의 미녀를 보더니 바로 충동구매..



사진이 이상하게 나와서 좀 떨어져서 다시 찍었는데 이번엔 또 어둡게 나오네..











알렉산더 넵스키 성당이다. 일부는 현재 공사중인듯 하고... 안에 들어가보려 하지도 않았다.









1시간 정도를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고 하니 이 곳 탈린의 올드타운의 분위기가 대충 파악이 되었다.



뒷 쪽의 언덕 위로 올라가 시내를 한 번 둘러보고...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왔는지..이쁜 리포터와 카메라기자가 있어서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저렇게 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해주었다.








언덕 꼭대기에는 작은 광장이 있고 성벽 위로 카페들이 입점해 있었다. 호기심에 성벽 위에 있는 카페에 올라가봤다.






현대식으로 개조되어있는 카페가 아니라 벽돌로 된 계단을 오르는데도 무섭고 힘들었다..--;



바닥도 나무로 만들어놨는데 그 틉으로 3층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여서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며 걸을때마다 무서워서 난간을 움켜잡으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그런 우리를 보며 카페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이 뭐가 웃기는지 계속 키득키득 거린다..








무서워서 커피도 제대로 못 마시겠더라..








30분 정도 있으며 커피를 마시고서는 다시 용기를 내어 계단을 내려갔다.







탈린에서의 첫 날은 이렇게 가볍게 산책을 마치고 근처 슈퍼에서 냉동핏자 2판을 숙소에 사 갖고 가서 전자렌지에 데워 먹으려 했는데 전자렌지가 없어서 --; 오븐에 구웠더니...정말 맛이 없었다..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을걸..ㅠㅠ



그리고 다음날은 그냥 목적도 없이 시내로 나왔다가 쇼핑몰 구경을 갔다.



한국에 있을 때 즐겨입던 브룩스 브라더스...원래 비싸지 않은 브랜드인건 알지만, 한국 정식 매장의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가격에 비해 여기 매장을 확인해보니..무슨 유니클로 가격표 보는 줄..



쇼핑몰 구경을 하고 또 간단히 커피 한 잔 한 뒤에 내일 타르투로 가는 버스 스케쥴을 알아보려 버스터미널을 찾아 갔다. 아까 숙소에서 쇼핑몰로 올 때 버스 터미널 이라는 표지판을 봤던게 기억나서 그 곳이 아마 버스터미널인가 하고 가봤다.




하지만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버스가 운행되는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시내버스들이 다니는 시내버스터미널이었다--;

그래서 그냥 호스텔로 되돌아가 스탭에게 호스텔 위치 물어보기로 하고 그냥 밖에나 돌아다니려고 나왔다.




야한 조각상이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눈을 왜 저렇게 무섭게 만들어놨을까..




올드타운 입구의 오른편을 해서 가다보니 작은 공간에 마켓이 열리고 있어 들어가봤는데..온통 기념품점들이었다.





뭐 기념품이라고 사고 싶은 것도 없고..사봤자 가방에 넣을 공간도 없다. 10개월 가량 여행하면서 산 기념품은 키르기즈스탄의 아슬란밥에서 샀던 나무 펜던트 목걸이 단 하나뿐..



생각해보면 키르기즈스탄에서도 7곳의 도시와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사진들도 많이 찍고 했는데..다 날라가버려서 아쉽기만하다.



올드타운을 뒤로 하고 바닷가 쪽으로 갔다.







첫날 헬싱키에서 타고 왔던 페리가 정박했던 터미널을 다시 찾았다. 






탈린에 있던 3일간 계속 간헐적으로 비가 내려 하루종일 날씨가 흐렸다. 이 날도 아침엔 굵은 비가 쏟아지더니 금새 멈추고 또 1~2시간 있다가 내리고... 걷다가 비 오면 건물 안에 들어가 그치길 기다리고 하는 식으로 비를 피하며 다녔다. 



고기 좋아하는 한국 동생이 또 고기먹자고 해서 레스토랑에 왔는데.. 고기는 좀 안 떙겨서 연어샐러드를 주문했다. 이 곳 스칸디나비아 쪽이 연어가 좋다고 하던데.. 러시아 있을 때도 연어는 못 먹어본듯 해서....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스테이크를 시키고..



커피와 연어 샐러드..별로 좋은 궁합은 아닌듯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 또 비가 내려 이번에도 또 쇼핑몰 들어가 잠깐 구경하고 숙소에 들어가 잠깐 휴식을 취했다. 저녁은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저녁은 또 고기를 먹자고 해서..고기 먹으로 출발..



이런 관광지를 한 두번 다녀본 것도 아니고.. 정말 제대로 된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으려면 절대 올드타운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 이 곳 탈린도 마찬가지.. 직접 올드타운 쪽 레스토랑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뭐 뻔하지 않은가.. 우리는 올드타운 외곽을 돌며 사람들이 문 밖에 모여서 담배를 피고 있던 스테이크하우스 같이 생긴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고기좋아하는 동생은 또 스테이크..나는 케밥을 주문했다.



맛은 뭐 그냥 케밥인데 양이 정말 많았다. 정말 배터지도록 먹고도 남겼다.. 차라리 처음부터 탐욕부리지 말고 반만 잘라 먹고 반은 포장해갈걸..후회됐다.



탈린에서 꼭 추천하고싶은 레스토랑이다. 올드타운 밖에 있다.



저녁은 올드타운 밖에서 했으니 이제 구경은 올드타운 안에서...
















걸어서 올드타운의 광장을 다시 찾았는데..비가 와서 그런지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전통복장을 입은 레스토랑 직원들이 배터지게 고기 먹고 온 우리에게 다가와 레스토랑 소개를 하며 광고물 같은 종이쪼가리를 계속 건내주었다..






사람들 우글우글대는 올드타운의 광장보다 이런 조용한 길이 훨씬 더 운치있고 낭만적이라 생각된다.


















사실 탈린은 너무 관광도시다운 분위기였다. 키르기즈스탄의 오쉬에서 만났던 폴란드 여행가와 아직까지 계속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는데 폴란드에 살면서도 탈린과 리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며 너무 관광지스러운 곳이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막상 와서 봐도..몇몇 성당 건물과 올드타운의 외벽을 빼고는 다른 유럽의 관광도시들과 판박이처럼 닮아 있었다. 하지만 굳이 피해갈 정도는 아니고..그냥 하루 이틀 구경하기에 적당한 곳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