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South Asia

SISAKET, THAILAND (시사껫, 태국)

오주만세 2015. 12. 12. 00:17

 

 

 

 

 

 

 

SISAKET (ศรีสะเกษ)

 

 

 

 

시사껫(타이어: ศรีสะเกษ)은 타이 북동부의 읍(테사반 므앙)이자, 시사껫 주의 주도이다. 므앙시사껫 군의 일부이고 2008년의 인구는 39,679명이었다.

 

 

 

아무 생각도 없이 캄보디아에서 태국 국경을 넘어 시사껫이라는 곳으로 왔다. 시사껫은 오기 전에는 맵에서 보지도 못한 곳이다. 국경 넘을 때 표지파에 시사껫이 있길래 그냥 와봤다. 와서 알아본 바 이산 지역의 중심 도시라고 하는데... 뭐 별로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안롱뱅에서 하루 아니면 그 이상 며칠을 머무를까 생각했는데..그냥 즉흥적으로 호객 행위 하는 오토바이 기사의 말에 잠깐 5분 정도 생각하다가 태국 국경을 넘었다.

 

시내에선 국경까지 5달러 라고 했는데...국경 쪽으로 1km 정도 걸어가니까 4달러에 가준다고 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시내에 있던 삐끼들처럼 집요하지도 않았고..그냥 옆에서 한 마디 하고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데....태국 국경 가서는 남는 캄보디아 돈 3달러 정도 더 줬다. 그러니까 새키들아 사람 옆에서 열 받게 하지 말라고...가려고 맘 먹던 곳도 니들이 옆에서 열 받게 하면 가기 싫어지니까..

 

오토바이는 약 30분 정도 걸려서 국경에 도착했다. 인터넷 보니까 걸어서 힘들긴 해도 갈 수는 있다고 나와있던데..아마 걸어갔으면 고생 좀 했을듯 하다..

 

어쨌든 캄보디아측 출입국 관리소에 도착 해 출국 심사를 받는데,,,입국할 때 받았던 출국 카드를 작성하고 있는 도중에 몇몇 태국인인지 캄보디아인인지 여권 건네는 걸 보니 여기서도 여권 사이에 돈 끼어서 준다...--; 그래서 혹시 나도 돈 안 주면 귀찮은 일 생길까 걱정했는데...다행히 무사히 통과......그리고 태국 쪽 입국 심사도 간단히 방콕 갔다가 미얀마 갈 거라고 입 턴 뒤 무사히 통과...

 

그리고 당당히 태국 국경을 넘어 길 따라 쭉 걸어가는데....도대체 왜 이렇게 아무 것도 없는거지?

난 저번에 라오스에서 태국 오고 갈 때 넘었던 국경 생각하고 여기도 국경 넘으면 버스..아니면 적어도 미니밴이라도 대기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아무 것도 없네..

 

한 100m 앞에 검문소 하나가 있어서 그 곳에 가서 여기 버스 없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고..그래도 다행히 검문소 직원 한 명이 나보고 그늘의 의자에 가서 앉으라고 한 뒤 어딜 가냐고 묻는다..어디로 가냐고?? 나도 모르겠는데..그러다 멀리 보이는 표지판에 쿠칸 (KHU KHAN)과 시사껫 (SISAKET) 이라는 곳이 적혀 있고 그 중에 쿠칸 이라는 곳이 더 가깝길래 쿠칸으로 간다고 했다. 

 

고맙게도 검문소 직원이 지나가는 차량들에게 어디 가냐고 물으면서 나를 태워 줄 차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온 픽업 차량이 마침 그 방향으로 가는 듯 나에게 이거 타고 가라는 듯 한다.....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에 그 차의 뒷 짐칸에 탔다..--;

 

 

픽업 트럭 뒷칸에 짐짝 마냥 올라탄 게 처음은 아니지만...이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는 픽업 트럭 짐칸엔 처음 타봤다.

 

 

운전하는 태국인은 아들과 아버지인거 같은데..전에 중국 써다에서 루후오로 올 때랑 비슷한 경우인 듯 했다. 한 10분 쯤 내달리다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유턴을 해서 공터에 정차하더니 경치 좋은 곳이니 잠깐 사진 좀 찍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나도 내려서 같이 기념 사진도 찍고 몇 마디 나누다가 다시 탈 때는 뒷자리에 있는 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뒤에 타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어딜 가냐고 묻길래 쿠칸이나 시사켓이나 아무데나 간다고 했더니..자기들은 방콕 가는 길인데 마침 그 곳 지나서 가야하니 데려다 준다고 하는데...지도를 보니 쿠쿤이나 시사켄 가려면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간 뒤 서쪽으로 해서 방콕을 갈 수 있는데...

 

아저씨도 미처 몰랐던 건지...한참을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더니...안되겠다고..쭉 가다가 인터체인지에서 내려준다고...거기서 버스 타면 시사켓 갈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암튼 차 타고 국경에서부터 한 30분 걸려서 이름 모를 곳에 도착했다. 나를 태워 준 태국 아저씨와 아들은 여기서 고속도로 타고 방콕으로 가는 듯 했고..일단 차에서 내리면서 고맙다고 몇 번을 말 한 뒤에...착한 꼬마 애들 주려고 한국에서 갖고 온 전통 악세사리 열쇠고리를 하나 드렸다. 

헌데 딱 차에서 내리니까 건너편에 버스 한 대가 있는데...거의 고속도로 길이라 쉽게 길을 건널 수 없어서 주위를 계속 살피다가 건너고 나니까 그제서야 버스는 출발해 버린다..

그 앞에는 버스 정류장? 버스 휴게소? 같은 원두막 하나가 있는데 어떤 거렁뱅이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은 퍼질러 자고 있고 한 아줌마와 꼬마애가 같이 앉아 있길래...시사껫 시사껫..이러니까 방금 버스 떠났다고 멀리 작아져 가는 버스를 가리킨다...--;

 

뭐 기다리면 또 오겠지 했는데..곧이어 버스가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한 아저씨 한 명이 오더니 어딜 가냐고 묻는 것이다. 그래서 시사켓 간다고 했더니 버스가 없다고 그런다.. --;

 

그러더니 갑자기 같이 기다리던 아줌마도 버스 없다는 듯 태국어로 뭐라고 그러고... 그러면서 아저씨가 자기가 쿠칸까지 데려다 주면 거기서 버스 타고 시사껫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보나마나 뻔한 수작인데.. 생각해 보니 태국 돈도 한 푼도 없는게 아닌가..태국 돈 한 푼도 없이 버스 잡아 타기는 뭐하고...그래서 아저씨한테 쿠쿤까지 가는데 얼마냐고 물으니까 무려 200 바트나 부른다..이게 미쳤나...?

 

됐다고 그러고 어차피 태국 돈도 없으니까..그냥 주위에 ATM 있나 살펴봤는데...이건 뭐 그냥 고속도로 한복판이다..

 

뭐 돈도 없고 근처에 아무 것도 없는데 어쩔 도리가 없어서..한 숨을 쉬고 쿠칸에 가서 은행 있으면 거기 데려다 달라고 했다..ㅠㅠ

 

 

오토바이는 한 30분 달려 쿠칸에 도착....ATM에서 10200바트 출금 한 뒤에 200바트 아저씨한테 줬다.. 이 아저씨는 집이 쿠칸인듯...나한테 돈 받고 어디 골목길로 유유히 사라지더라....

 

암튼 쿠칸이라는 곳에 왔는데..

 

 

사실 시사껫도 국경에 있는 표지판에 시사껫 이라고 있는 걸 보고 안 거지 쿠칸이라는 곳이나 시사껫이라는 곳이나 아는 거 하나 없는 건 마찬가지..굳이 시사껫 갈 필요도 없단 얘기다..

 

 

그냥 좀 둘러보다가...숙박할 곳이 있으면 여기서 하루 이틀 묵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먼저 편의점에 가서 유심칩과 음료수를 사서 목을 축이며 스마트폰으로 게스트 하우스나 호텔을 검색했는데...가까운 곳에 숙박 시설이 하나도 없다...--;

 

그냥 발품 팔며 걸어다니다 보면 뭐 나오겠지 하고 그냥 걸었다...그러나..아무리 걸어도 안 나온다.. 아 더워 죽겠는데..

 

 

시장 비슷한 곳을 지나갈 때 우연히 누군가 오토버스 라고 말하는 게 들렸다.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보니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명이 쪼그만 동양인 아줌마와 같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라...왠지 영어로 말이 통할 거 같아서 여기 혹시 호텔 없냐고 물으니까 동양인 아줌마가 있긴 있는데 꽤 멀다고 그러는 거다...아......앞 쪽으로 하나 뒷 쪽으로 하나 있는데 앞 쪽에 있는 건 더 멀고 뒷 쪽에 있는 건 조금 멀다고 한다..택시 타고 가야 한다고...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더 헤매고 다니다가..총 2시간을 헤매다가 결국은 용케 시사껫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타는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큰 길가에 버스 터미널 비슷하게 생긴 곳에 구닥다리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가서 시사껫..물어보니 맞다고 해서 바로 탔다. 요금은 40바트...그런데 구닥다리 버스가 무진장 느리게 간다...알고 보니 승객이 만석이 될 때까지는 최대한 느리게 가고 만석이 되니까 그 때부터 속력을 내기 시작하더라...그래 봤자..답답해 속 터질 정도로 느렸다.

 

 

느려 터진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숙소를 검색해 두었다...시사껫에도 숙소는 별로 많지 않은 듯 했다....이름도 요상한 부띠끄 호텔 이라는 곳을 찾고선 버스에 내리자마자 그 곳으로 향했다. 

 

시사껫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내가 혼자 묵기엔 너무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거기다 하루에 400바트 밖에 안 하는데...첫 날은 예약 안하고 가서 트윈베드룸에 묵고 다음날 더블 베드 룸으로 옮겼다. 냉장고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발코니도 있어서 담배도 필 수 있고 .... 볼 거 없는 심심한 도시에 숙소만 좋구만..

 

이른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너무 고생을 했기에 방에서 샤워하고 좀 쉬다가 밖에 저녁도 먹을 겸 동네 구경하러 밖으로 나왔다.

 

 

 

기차길 너머로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차길 옆으로는 나이트 마켓이 기차길 따라 길게 쭈욱 열려 있었다.

 

 

 

동남아에 와서는 기차는 한 번도 안 타봤는데..여기서 기차나 타볼까 했는데...어디로 갈지도 모르는데...뭐.......

 

 

 

 

야시장을 둘러보다가 가판대에 진열되어 있는 귤을 보고...순간 충동적으로 귤을 35바트 어치 샀다... 아 1kg에 35바트인데...이거 들고 어디 다니지도 못하잖아...

 

 

게다가 무겁다...아 생각 좀 하고 다니자...구경 다 하고 호텔로 돌아올 때 샀어야 하는건데....하는 수 없이 그냥 대충 거리 둘러보다가 근처에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가 아이스커피 와 귤 열라게 까 먹고...다시 시장으로 가서 꼬치어묵 몇개 사고 그리고..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와서 호텔 방에서 먹으며 시사껫에서의 첫 날은 그냥 이렇게 이동하는 데 다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내가 묵은 호텔..... 깨끗하고 단정해서 좋은데.....침대가 너무 편하지가 않다.....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도 영 개운치가 않은 것이...캄보디아에서 고생을 너무 심하게 해서 그런가....생각 해보면 별로 고생한 것도 없었는데...요상하네..

 

 

암튼 너무 일찍 일어나서 한 11시 쯤 브런치를 먹을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호텔 바로 앞에 국수 파는 집이 있길래 들어가서 사진만 보고 40바트 짜리 국수를 시켰는데....국수인 줄 알았는데 국수가 없다. 그냥 국에 콩나물과 오뎅 2개..그리고 고기 몇 점...어라...아저씨가 깜빡하고 국수 안 넣은 거 아닌가? 아저씨한테 가서 누들 누들 그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노 누들' 이라고 한다. --; 뭐지?

 

암튼 이 국 같은 것만 대충 먹고...브런치인데 이 따위로 조촐하게 먹을 수는 없으니..편의점에서 샌드위치 사서 먹고..

 

 

 

뭘 할까 인터넷으로 시사껫을 검색해봤다. 뭐 별 거 없는 마을인 듯...시내에서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사원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 위키트라블 사이트에선 그 사원이 좀 특별하다고 나와 있는 듯 해서..가볼까 했다. 헌데 리셉션에서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까 뭐 뻔하지...택시 타고 가라고 한다..150바트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물어본 내가 잘못이다...

 

밖에 나와 보니 건너편에는 오토바이 택시기사 한 명이 파라솔 그늘 안에 들어가 쉬고 있길래 가서 사원 가는거 얼마냐고 물으니까 100바트라고 한다.. 아 시바 솔직히 캄보디아에서 몇 번 오토바이 택시 뒤에 타고 다녀봤는데 ㅅㅂ 오토바이 택시는 진짜 싫다.. 무섭기도 하고 불편하고, 꼭 기사놈들만 헬멧 쓰고 돈 낸 승객인 나는 위험하게 헬멧 없이 타고 가는 것도 찜찜하다. 차라리 걷는게 낫지.. 그런데 걷기에는 2시간이 넘게 걸리고..날씨라도 선선하면 충분히 걸을 만 한데 땡볕이라...

 

사원 뭐 안 가도 그만 아니겠어?

라고 생각하는데 건너편에 썽태우가 있네?

 

 

썽태우가 대기하고 있는 방향을 보니 이거 타고 좀 가면 사원으로 가까워 지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출발을 안 한다... 한 30분 기다렸나... 지도를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옆에 앉은 여중생인지 여고생으로 보이는 여자애한테 이거 타면 북쪽으로 가는 거 맞지? 손짓해가며 물었는데.. 아 괜히 물어봤다.... 내 맞은 편에 앉은 위 사진에 보이는 여자애한테도 뭐라고 태국 말로 묻더니.. 나보고 내려서 기차타고 가란다..--; 아 괜찮아...물어본 내가 실수다..그냥 가자..했는데 또 옆에 앉은 다른 여자애까지 내 스마트폰 가져가서 지도를 살피더니 내려야 한다고 한다..--; 

 

아 ....이윽고 썽태우는 출발 할 시간이 됐는지 운전기사가 타고 시동을 거는데...여자애들이 출발하지 말라고 막 그러고...나보고는 내리라고 막 그러고...얼떨결에 내렸다..--;

 

그리고 아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보면 사원 근처로 가는 썽태우가 있을까 ..그냥 올라가 보다가...더워서 그냥 호텔 쪽으로 돼 돌아왔다.

호텔에 가까이 와서 그 오토바이 택시 기사가 있던 그늘 쪽으로 보니 아까 기사는 없고 다른 놈이 대기하고 있네...혹시나 해서 가서 사원 가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150바트라 한다..--;

 

휴....한 숨이 나온다.. 그래도 뭐랄까...한심해서...한 발 자국 물러나서 호텔을 보며 한 숨을 푹 내쉬는데..기사는 다시 나한테 140바트에 가주겠다고 한다.

 

다시 한 숨 쉬고..근데 그냥 갔다. 어차피 시사껫에서 할 것도 없는데..그냥 자포자기 상태랄까..

오토바이 뒤에 타고 사원에 왔다. 보니까 별로 멀지도 않구만...

 

 

그리고 사원 보니까 별로 볼 것도 없구만..그냥 흔한 동남아의 절이다.

 

 

 

 

 

 

 

 

 

 

 

 

 

 

 

 

 

 

 

 

 

 

특별하기는 뭐가 특별하다는 건지...--; 아 괜히 왔다..내 돈 140바트...근데 호텔로는 어떻게 돌아가지..

여기는 대기하는 오토바이 택시들도 없고..차 타고 가는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좀 태워달라고 해볼까...? 하고 있는데 ...가만 보니까 날씨가 선선하고 햇볕도 없이 약간 흐려졌다.

 

 

그냥 걸어가자..걸어서 2시간 밖에 안 걸리잖아..

 

 

 

 

 

 

그래서 그냥 걷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서 걷는 게 아니다..이렇게 걸어서 하는 여행이야말로 진짜 여행이 아닌가... 하지만 힘든 건 어쩔 수 없다...찻길을 지나 집들이 모여있는 곳에 다달았을 때 구멍가게에서 콜라 한 병을 사 마시며 좀 쉬었다. 동네 사람들이 다 이 가게에 모여있는 건지 낯선 방문객에게 계속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태국 말로 뭐라고 묻는데...나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일본인이냐고 또 묻는다..한국이요 코리아.. 

 

계속 태국말로 사람들이 묻고 웃고 하는데 말이 통해야지 원..콜라를 다 마신 뒤 고맙다고 말을 한 뒤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런데 흐려서 곧 어둠이 찾아올 듯한 하늘이 어느샌가 갑자기 한 없이 맑아졌다.  그리고 뜨거운 햇빛도 내리쬐기 시작했고..

 

 

아 진짜 힘들다 힘들어....

 

한 1시간 쯤 걷다가 길에 보이는 가게에서 아이스 커피를 사 마셨다. 태국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에 아주 달달한 커피인데..이 전에도 여러 번 마셔봤지만 눈 보다 빠른 손으로 휙휙하며 무엇인가를 스푼으로 듬뿍듬뿍 넣는 걸 자세히 못 봐서 그냥 단 아이스 커피라고만 생각했는데..여기 길가에 있는 가게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만드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큰 스푼으로 설탕 3스푼...거기에다 시럽 한 스푼..그리고 인스턴트 우유원액...막 사정없이 넣더라.. 정말 만드는 걸 보니 입맛이 뚝 떨어질 정도로... 그래도 덥고 힘드니까..조금 마시고 얼음이 녹아 설탕의 단 맛이 옅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숙소까지 거의 다 와서 다 마실 수 있었다. 앞으로는 아무리 목 마르고 커피가 마시고 싶어도 길거리 아이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

 

 

 다시 시사껫으로...출발...

 

 

 

 

 

 

 

드디어 시사껫에 도착했다.. 한 1.5 km 만 가면 호텔이다...그런데...

나는 정말 걷는 걸 좋아하는데 태국에서는 개들 때문에 문제다.. 여기도 좁은 골목길로 접어드니까 어김없이 개들이 멀리서 부터 짓기 시작했다.

 

아 개짜증나...어디 피할 데가 있나 살피다 보니 왼쪽에 사원이 있고 승려분이 청소를 하고 있길래 나를 향해 짖고 있는 개들을 피해 사원으로 들어갔다.

 

 

 

스님 좀 개관리 좀 잘하슈..

 

 

내가 큰 개는 좀 무서워하지만 저런 쪼그만 개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왼쪽 울타리 쳐 있는 집 안에서 작은 개들 4~5마리가 날 보고 사정없이 짖어 대는데도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지나갔다. 확 잡아먹어 버릴라...

 

 

 

 

 

시내 한 가운데로 들어오니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호텔 방에 들어가 좀 쉬다가..저녁이나 먹으려 다시 밖으로 나왔다.

나이트 마켓 쪽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걷다 보니 거리에 불들이 환하게 켜 있는 곳이 있어서 가까이 가봤더니 여기도 나이트 마켓이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항상 열리는 건지 오늘만 특별히 열린 건지 모르겠지만..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날이 태국 국왕폐하의 성탄일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태국이 중동 같은 자원이 넘쳐나는 나라도 아니고...왕권 제도 폐지하기 전에 발전할 거란 생각을 하지를 말아야 할 듯..

 

 

여러가지 먹거리들을 길에서 팔고 있는데..사실 난 이런 데서 길거리 음식들 자주 사 먹는 편이지만..맛 있을까 해서 사 먹는 게 아니라 순전히 호기심으로 사 먹는 거다.

 

 

이 날도 새우 튀김 옆에 있는 40바트 짜리 이상한 생선 튀김과 10바트 짜리 옥수수 무슨 시럽에 담근 거랑 꼬치들 몇개 사서 먹었는데.. 다 맛대가리 없네..

 

그리고 닭고기인 척 하는  튀김 꼬치...닭은 맞는데..부위가 가슴살에 붙은 비계덩이인가..목 부위에 붙은 비계인가.. 비계덩어리 튀겨서 닭고기 튀김인척 진열 되 있길래 20바트에 2꼬치 사서 한 입 먹고 버렸다..--;

 

생선 튀김과 이상한 꼬치는 버릴까 하다 아까워서 호텔 주위에서 봤던 고양이나 줘야지 하고 호텔 방 냉장고에 넣어 놓고 있다가 결국엔 마지막 날 버렸다.

 

 

 

 

 

태국 먹거리들..특히 길거리 음식들이 싸다고 하지만.. 음식의 질을 감안하면 과연 싼건지 모르겠다.. 꼬치 같은 것도 살코기만 있는 꼬치는 20~30 바트 하니까 대충 800원 1000원이고...10바트 짜리 꼬치를 사면 무슨 비계만 있고..

 

그리고 음식점 가서 저렴한 국수나 밥류를 먹어도..인스턴트 라면 사리에 슈퍼에서 파는 조미료 맛 강한 인스턴트 국물에 오뎅 몇개 얹어서 30~40바트니까..중국에서 먹던 국수와 차원이 다르게 비싼 거다.

 

중국에선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우육면으로 유명한 란저우에선 7위안(1200원)에 푸짐한 우육면 한 그릇 먹었는데..여기선 보통 35바트(1000원)에 인스턴트 라면...양도 중국에서 먹던 라면의 1/4 정도 밖에 안 된다..--; 

 

뭐 중국이랑 태국이랑 비교하면 뭐하겠는가 싶지만..중국보다 못 사는 나라인건 확실한데..먹거리들은 비교가 안 되게 비싸고 형편없다..

 

 

 

 

 

 

 

 

 

 

 

 

 

 

 

 

 

 

암튼 태국 국왕 폐하 생신이라고 뭔 행사들 하는데..잠깐 보고 호텔로 그냥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은 방에서 빈둥빈둥 대다가 갑자기 베트남 달랏에서 산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이렇게 굵게 갈린 커피를 커피 메이커도 없이 어떻게 마신담....그나마 종이 필터라도 있으면 끓는 물 부어서 마실 수는 있는데...--;

그래서 종이 필터를 사러 나왔다. 

아니 이전에 캄보디아 있을 때부터 커피 종이 필터 사려고 계속 생각했었는데.. 파는 곳이 없어서 못 사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에 갔다가 없어서 옆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우선 먹고...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위 사진에 보이는 커피숍이 눈에 띄었다. 커피숍에 가면 팔지도 모르지...일단 들어갔다가..

커피 종이 필터 있냐고 물어봤더니 있다고 하는데

오....일단 커피라도 한 잔 할고 사가야지..생각에..에스프레소 한 잔 시키고..필터 얘기를 했더니...패키지를 파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쓰는 거 몇 장 준다는 얘기였다..--;

 

 

뭐 아쉬운 대로 어쩔 수 없지..그러고 에스프레소 진짜 맛 대가리도 없는 거 금방 다 마시고 계산을 했더니 아줌마가 50바트라고 한다..엥 에스프레소가 50바트? 황당해 있었더니 에스프레소 30바트 커피 필터 종이 20바트라고 한다..아 

 

이놈들 진짜 가지가지 하네

받았던 필터 종이는 어이가 없어서 그냥 꾸겨서 가방에 넣어 놔서 됐다고 다시 주기도 뭣하고.. 그냥 50바트 주고 나왔다.. 그리고 필터 몇 장 줬는지도 몰랐는데.. 20바트나 쳐 받길래 많이 줬나? 했더니 꼴랑 3장 줬더라..

 

종이 필터 3장 주고 20바트 쳐받는 니는 뭐하는 인간이냐?

 

이것들이 인간인가?? 도대체가 말이 안 나온다..

 

 

 

 

캄보디아에서 태국 넘어올 때만 해도 고마운 태국 아저씨가 차 태워주고 무사히 시사껫까지 와서 기분 참 좋았는데 쿠칸 까지 간 오토바이랑 사원 갈 때 탔던 오토바이 바가지 까지는 뭐 ... 그냥 그랬는데..20바트..단돈 800원에 사람 기분 드럽게 만드네..참...

운수좋은 날 김첨지처럼 계속 기분 좋아 있다 가도 별 드러운 꼴을 다 본다.

 
 

 

 

그 20바트로 산 필터로 커피 3잔 마셨다.

마지막 한 장은 아까워서 몇 번 더 타 마실까 했는데 금방 구할 줄 알고 일주일 그냥 마셨는데 보름이 지난 지금도 필터 없어서 못 마시고 있다...

 

커피를 샀는데 왜 마시지를 못해....

 

 

다음 날은 또 그냥 빈둥대다가 근처 음식점에서 밥 먹었다. 처음에 먹은 음식점에서 국만 나왔던 게 생각나서 메뉴에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니 여기도 면은 없는 듯 해서 고기덮밥이랑 누들 각각 시켰는데 면 있는 누들이더라

하지만 태국에선 보통 저렇게 먹어야 뭘 먹은 듯 하다.. 

보면 보통 현지인들도 보통 2그릇 시켜서 먹는 사람들도 많고..

 

 

 

 

저녁에는 기차길 옆 노점에서 팟타이를 먹었다.

 

암튼 시사껫에선 6일 머물고 우본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