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SARY TASH, KYRGYZSTAN (사리타쉬, 키르기즈스탄)

오주만세 2014. 7. 19. 23:17





SARY-TASH (Сарыташ)




사리타쉬는 키르기즈스탄 오쉬 프로빈스의 알라이 계곡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편의시설이 부족해 보이는 외딴 마을이긴 하지만 사리타쉬는 키르기즈스탄 남부는 주요한 교통의 합류점이다. 마을 이름의 어원은 투르크어로 'yellow stone' 이라는 뜻이다.



중국 국경을 벗어나 드디어 키르기즈스탄으로 왔다. 날씨가 선선한 중국 중남부 지방에 있을 때는 지낼만 했는데..신장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찌는듯한 더위에 현기증만 났고 나중에 이닝 카시에서는 그야말로 불지옥에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이처럼 3주 가량을 더운 지방에서 고생하다가 넘어온 키르기즈스탄..처음에 중국 국경을 넘을 때부터 이해가 안되는 통과 절차 때문에 어이가 없었고 라오스보다 더 열악한 교통시스템때문에 첫날부터 고생을 하게되었다.



카시의 호스텔에서 만난 일본인과 같이 국경을 넘기로 했다. 아침8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나나 일본인이나 둘 다 새벽 3시까지 월드컵 축구보고..그나마 나는 축구가 끝나고 방에 들어가 잤는데.. 일본인은 잠 안 온다며 계속 컴퓨터 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난 억지로 일찍 일어났는데 일본인이 보이지 않아 방에 들어가보니 예상대로 아직도 자고 있었다. 


결국 약속했던 8시보다 2시간 늦은 10시에 호스텔 체크아웃 하고 버스역으로 갔다.


사실 많은 여행자들이 중국 카시에서 버스로 국경을 넘어 키르기즈스탄 오쉬로 가는데.. 솔직히 이 곳 국경통과는 별로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편하게 700위안이 넘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700위안은 아무리 국경을 넘어 먼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싸고..개별적으로 국경을 지나 카시에서 오쉬까지 가려면 5번 정도는 차를 갈아타고 가야한다. 게다가 중간에 검문은 어찌나 많은지.. 중국 국경을 넘어 키르기즈스탄 국경까지 가는데 5번은 넘게 차에서 내려 여권검사를 받은듯 했다.

 

 


일본인과 나는 숙소를 나와 버스터미널에서 중국 국경이 있는 도시까지 이동해 갔다. 그 곳 마을에서 내린 뒤 다시 택시를 잡아 타고 국경까지 이동..했는데..택시는 또 국경 검문소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입구에서 내린 뒤 국경 출입국 관리소 건물까지 걸어가야했다. 그런데 앞을 봐도 건물이 없이 도로만 쭈욱 펼쳐져 있어 대략 2km는 걸어야 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일본인과 같이 고민하는 중에 중국 아줌마 한 명이 작은 트랙터를 타며 지나가길래 불러 세운 뒤 겨우겨우 부탁을 해 뒤에 타고 출입국 관리소 건물까지 갈 수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가 여권을 보여주고 출국 스탬프를 찍은 뒤 반대편 문으로 나가면 중국과는 작별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신장 지역을 통해 중국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출국검사대로 향하는 우리를 중국 직원이 막더니 하는 말이 국경통과를 하려면 키르기즈스탄 국경까지 가는 택시를 미리 잡아 놔야 갈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여기 출국 관리소를 벗어나 키르기즈스탄의 입국 관리소까지 차 타고 1~2시간 걸리는데 그 중간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그러는듯 했다. 그렇다고 여기에 마땅히 운행되는 교통수단도 없고.. 건물 밖을 보니 택시들이 몇 대 대기하고 있었는데.. 키르기즈스탄 국경까지 가는데 500위안 정도를 달라고 한다--; 


 

국경으로 오기 전에 호스텔에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여기서 히치하이킹을 하라고 하는데..지나가는 차가 있어야 뭘 하던가 말던가 하지..--;

일본 친구와 함께 그냥 건물 앞에 앉아서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있다가 출국 수속을 하고 있는 미국인을 보았다. 카시의 같은 호스텔에 묵어서 서로 여기 국경 통과하는 것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 용케도 키르기즈스탄 국경까지 갈 차를 구한 모양이었다. 멀리서 이름을 불러서 얘기를 했었는데 이 미국놈도 아침 일찍 와서 한참 기다린 끝에 다른 여행가 3명을 구해 4명이서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한다. 


 

 

알았다고 하고 서로 행운을 빈 뒤에 일본애와 나는 건물 밖으로 나가 택시를 합승할 다른 여행가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30분쯤 더 기다렸을까.. 출입국관리소 직원으로 보이는 중국인이 어떤 아저씨를 데리고 왔는데.. 100위안씩 내면 키르기즈스탄 국경까지 태워준다고 한다. 천만다행을 생각하고 오케이 한 뒤에 국경을 통과했다.


 

이 아저씨들과 함께 키르기즈스탄 국경으로.....


 

 

 

 

그런데.. 키르기즈스탄 국경으로 바로 가는게 아니라 중간에 또 중국측 검문소가 있었다. 출국심사 받고 또 검문 받는 것도 황당한데.. 점심시간이라고 2시간 동안 문을 닫아 놓고 있는 것이었다. 두 아저씨들은 차에서 내려 밥먹으라고 하는데.. 여기 근처 마을에 가게들이 있는 쪽을 가보니 아까 그 미국놈도 검문소 문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놈과 함께 온 여행가들은 싱가폴 호주 핀란드에서 온 사람들..다같이 6명이서 닭도리탕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30위안이나 한다. 밥 먹고 나서도 1시간 넘게 더 기다려야 해서 그냥 여기 마을 주변이나 걸어서 구경했다.

 

 

검문소 마을 옆에는 저렇게 붉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동네 구경하다가 볼 것도 별로 없어서 음식점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서 낮잠을 잠깐 자고..드디어 검문소 문이 열린다는 소리에 얼른 검문소 앞으로 갔다.

여기서 또 웃기는 절차가 있었는데..중국측 출입국관리소에서 여기까지 타고 온 차는 탈 수 없고, 무조건 3명씩 짝을 이루어 국경을 통과하는 컨테이너 트럭에 타고 다음 검문소까지 이동해 가야 하는 것이었다. 이건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다른 개인투어로 밴을 타고 온 관광객들도 밴에서 내리니 뒤 컨테이너 트럭에 갈아타고 이동했다.

 

 

 

태어나서 컨테이너 트럭은 처음 타 봤다..--;


 

그리고 이 트럭이 또 키르기즈스탄 출입국관리소까지 가는 것도 아니고..가다가 또 중간에 검문소에서 우리를 내려줬다.--;

중국측인지 키르기즈스탄측인지 군인 3명과 미니밴 운전기사가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미니밴 운전기사가 우리를 보더니 오쉬까지 간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냐고 물으니 100위안 이라고 해서 오케이 했더니 또 바로 출발하지 않고, 사람 더 태우려고 30분을 기다리다가 무슨 문제가 생긴건지 더 이상 화물차가 오지 않아 그냥 출발했다.


 

 

그런데 이 미니밴이 오쉬까지 바로 가는 것도 아니고, 또 키르기즈스탄 출입국관리소에 가서 멈췄다. 내려서 입국신고하고 또 기다리라 하는데... 1시간 정도 기다리니 미국 싱가폴 호주 핀란드 여행가들도 와서 다시 만났는데..얘네들도 다 오쉬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일본애가 타고 온 미니밴은 오쉬까지 100위안에 간다고 했더니..좋다고 그 차를 타자고 해서 탔는데..100위안 이라고 하던 운전기사가 갑자기 200위안으로 요금을 2배로 올려버리는 것이다.


짜증나서 됐다고 하고..

가만히 시간을 보고 지도를 살펴보니 저녁 6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오쉬까지 가기는 무리고.. 일단 중간에 있는 사리타쉬라고 하는 곳에 가서 하루 묵고 오쉬로 가는게 나을 듯 해서 사리타쉬까지 가야겠다 생각했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여러 명의 미니밴 운전기사들에게 사리타쉬 까지의 요금을 물었는데 운전기사 하나는 사람 한 명당 150달러라고 하지를 않나..완전 바가지 씌울라고 작정들을 하고 있었다.

장난 하지 말라고 한 뒤에 제대로 말하라 했더니 한국돈으로 1인당 7000원 정도라고 해서 오케이하고 미니밴에 타려고 하면 말 바꿔서 1만원이라 하고.. 이런 식으로 미니밴 기사들끼리 우리를 바자기 씌우려고 아주 작정하고 장난질 치는 것이었다. 

나는 이 운전기사들이 짜증나기는 하지만 여기서 실랑이 하면서 이러는게 더 짜증이 나서 그냥 몇천원 정도 더 주더라도 빨리 가고 싶었는데..미국놈 호주놈이 아주 제대로 열받아서 욕하면서 그냥 걸어가겠다고 가버리는 것이었다. --;


여기가 어딘지 알고 걸어간다는건지..싱가폴 여자애와 나는 그냥 돈주고 가자는 의견인데 그렇게 몇 명이 길을 따라 그냥 걸어서 가버리니까 여기까지 다같이 함께 왔는데..우리 둘만 차타고 갈 수도 없고....우리도 얼떨결에 걸어서 갔다..--;


운전기사들은 걸어서 잘 가보라며 멀리서 약올리는데...한 10분 쯤 걸어가니까 아까 모여있던 운전기사 중 한 명이 미니밴을 몰고 와서 앞장서서 가고 있는 미국놈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데.. 결국엔 8000원 정도? 주고 사리타쉬까지 갈 수 있었다..--;



사리타쉬에 도착했는데..멀리 파미르 산맥이 보이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진다. 그리고 찾아간 숙소를 보니 더 당황스럽다.

 

 

샤워 시설 같은 것도 없고 그냥 방에 침대만 있다..그것도 우리는 6명인데 침대는 5개뿐... 누구 하나는 바닥에 누워 자야하는데 다들 양보를 안 하고 눈치만 보고 있길래 그냥 내가 바닥에서 잔다고 했다..--; 미국놈은 숙소 도착하자마자  지쳐 쓰러졌다.


 

저 멀리 파미르 산맥이 보인다.


 

 

  

 

 

 

 

 

근처에는 작은 상점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 환전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은 동네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경치를 감상했다.


 

 

 

 

 

  

 

 

 

 

 

 

 

 

 

걷다보니 언덕이 나와 올라가봤는데 경사가 너무 급해서 좌우로 옆걸음치며 올라갔다..--;


  

 

 

 

 

 

 

 

 

 

 

 

이렇게 사리타쉬에서는 파미르 산맥을 멀리서 구경하고 양치만 한 뒤 잠을 자고 다음날 오쉬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