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IZHEVSK, RUSSIA (이젭스크, 러시아)

오주만세 2014. 8. 2. 22:08





IZHEVSK (Иже́вск)




이젭스크는 러시아의 우드무르트 공화국의 수도이다. 인구는 632,000명(2002년)이다. 1984년부터 1987년까지는 드미트리 우스티노프 장군을 기념하여 우스티노프(러시아어: Устинов)라 불렸다. 이시 강의 하류에 위치해 있고 이시 강이 카마 강에 흘러 들어가는 지점으로부터 약 40km에 위치해 있다.


1760년에 공장 도시로서 건설되었다. 이젭스크의 병기 공장에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유명한 AK-47를 설계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공장도 있다.



이젭스크라는 곳으로 왔다. 


위키트라벨 웹사이트에는 소개되어 있는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닌듯 하다. 작은 공업도시이고 특히 러시아에서 군수산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고 하니 여행가나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만한 곳은 분명 아닌 듯 하고, 

그나마  AK-47 라이플로 유명한 칼라쉬니코프가 태어난 곳이라 그를 기념하는 박물관이 있다는 정도일듯 하다.

 

그럼에도 내가 입제스크로 간 이유는 그냥 카잔으로 가는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카잔까지 가는 거리는 너무 멀고..중간에 들릴만한 곳을 찾다가 교통과 숙소가 그나마 좀 편리한 곳 하지만 정작 이곳에 와서도 거주등록 때문에 불안하게 있다가 떠났다. 이놈의 거주 등록 나같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골치 거리이다. 



마리아였나... 뻬름의 호스텔에서 만난 러시아 아줌마 덕분에 버스표를 사고 또 고맙게도 아침에 버스타는데도 배웅해주었다.


아침 9시10분에 출발하는 버스였는데 너무 일찍 와서 1시간 정도 기다린 뒤에 버스를 탔다. 다른 버스들은 출발하기 10~20분 전에 정류장에 와서 잠깐 대기하다가 출발하는듯 했는데 내가 탈 이젭스크로 가는 버스는 오히려 몇 분 늦게 정류장으로 왔다. 추운 아침에 길가에서 기다리다가 버스가 도착하니 무질서하게 몰려가는 사람들.. 




버스는 중간에 2번 어떤 작은 도시에서 정차한 뒤에 5시간 정도 걸려서 이젭스크에 도착했다. 



I ♥ IZEVSK..



뻬름에서 미리 알아본 숙소가 있었는데 예약을 안하고 찾아 갔다. 여기서는 호스텔 관련 웹사이트보다 Airbnb 라는 사이트를 통해 숙소를 찾아보고 다녔는데 사실 호스텔도 그렇고 Airbnb에 나와있는 숙소들은 주로 호스텔 건물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 건물에 호스텔이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호스텔 같은 숙소들은 간판도 없어서 정확한 위치를  찾기 힘들고 지도에서의 위치와 주소 번지까지 미리 지도 어플을 통해 알아둬야했다. 


여기 이젭스크에서 찾아간 호스텔은 예약을 안해서 오늘은 방이 없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어두운 밤이 아닌 한낮에 도착했기 때문에  호스텔 직원에게 인터넷으로 다른 숙소 좀 찾아봐도 되겠냐고 했더니 자기가 아는 다른 호스텔을 알려주겠다며 그 곳으로 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에서 위치를 알려줬는데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듯 했다. 가다가 길 잃지 말게 택시를 타고 가라고 신신당부하며 전화번호도 알려주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볼까 하는데 도저히 택시는 커녕 지나다니는 자동차도 보기 힘든 골목길이라..그냥 지도를 보며 걸어가기로 했다.




에카테린부르크와 뻬름에서는 생각지 못한 추위에 시달리다 이젭스크에 오니 간만에 뜨거운 태양빛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비교적 좋은 날씨도 첫날 뿐이었다.




가는 길에 있는 공원에는 저렇게 탱크도 전시되어 있었다.--;

동네 구경을 하며 겨우 지도 상의 숙소 위치까지 오기는 왔는데 숙소 간판 같은건 보이지도 않고 특히 바로 옆이 소방서였는데 경찰 제복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걸 보니 계속해서 지나쳐 다니기가 부담스러웠다.

분명히 주소로는 맞게 왔는데 숙소가 있어야할 곳에는 아파트같은 건물 뿐이니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러시아에서 아직까지 심카드를 사지 않아 전화도 안되고.


주위에 인터넷이라도 가능한 커피숍 같은게 있나 한바퀴 돌아봐도 그런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여행하면서 제일 짜증나는 순간이 또 닥쳤다. 배낭메고 숙소 못 찾아서 이리저리 헤메는 것. 


이번엔 숙소 예약을 안 하고 와서 바로 또 다른 숙소를 찾아가야 한다니 항상 겨울 비수기에만 여행하다가 한창 성수기인 여름에 게다가 이 날은 주말연휴까지 겹쳤었다.


사실 난 성수기에 어딜 돌아다니기 싫은 이유가 꼭 숙소나 교통편을 미리 예약을 하고 다녀야해서 그런게 싫어서 맘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비수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전화 한통화만 쓰자고 하려 했는데 어째 그 많던 길거리의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경찰 제복 입은 아저씨들만 보이는지


결국엔 미용실 같아 보이는 가게가 보이길래 무턱대고 그 곳으로 가봤다. 안에 들어가보니 아줌마 두 명이서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내가 실례를 무릅쓰고 영어로 도움을 요청하다가 안되서 타블렛 번역기를 써서 보여줬는데도 못 알아 듣는다..ㅠㅠ


 뭐라고 막 러시아어로 얘기를 하더니 손짓으로 맞은편의 건물을 가리키는데..나도 그 건물이 숙소 주소인건 아는데 어떻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몇 호실이 숙소인지도 모른다고요...ㅠㅠ


10분 정도 대화 시도를 하다가 정 안되겠는지 한 아줌마가 아는 지인 중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전화를 걸어서 나에게 건내주었다. 내가 자초지정을 설명하니.. 이 사람은 또 여기서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에게 주소를 물어 가라는 것이다. 나는 그냥 전화 한 통화만 해주면 되는데...왜 자꾸 딴말만 하는지..


정말 정말 힘들게 숙소 주인의 전화로 미용실 주인 아줌마가 전화를 해줘서 내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휴..


여기 앉아서 기다리라며 좀 있으면 데리러 올거라고 해서 미용실 의자에 앉아 알 수 없는 내용의 TV만 쳐다보고 있으니 창 밖으로 금발의 엘프 한 명이 이 쪽으로 뛰어오는게 보였다. 숙소 주인은 아니고 잠깐 일하면서 머무는 듯 했는데..문제는 얘도 영어를 못한다...


그래도 다행히 숙소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숙소 체크인을 한 뒤에 잠깐 쉬다가 근처 슈퍼마켓에 가서 먹을 걸 사오고 뭐 또 쉬고 그랬다. 같은 방에 영국 리버풀에서 왔다는 아저씨를 만나서 같이 맥주 마시면서 그냥 그렇게 첫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이젭스크를 떠나는 영국인과 작별인사를 한 뒤 시내구경을 나왔다. 숙소의 같은 방에는 러시아 아저씨도 한 명 있었는데..러시아말 못 알아 듣는다고 그렇게 말해도 계속 러시아말로 뭐라고 말을 거는 바람에 있는 내내 피곤했다--;


그렇게 큰 볼거리도 없는 이젭스크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성 미하일로프 성당 (Saint Mikhailov Church)다.



버스나 트램을 타고 20분 정도 가야 있다고 해서 산책도 할 겸 천천히 강변을 따라 걸어갔다. 저 멀리 강 건너로 뾰족한 성당 건물이 보인다.






성당 쪽으로 향해 걸어갈수록 하늘 위로 먹구름이 근접해 오는게 왠지 비가 쏟아질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쪽은 아직까지는 화창한 날씨라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드디어 성당이 앞에 보인다.




하지만 성당에 가기 전에 바로 앞에 칼라쉬니코프 박물관이 눈에 띄었다. 밀리터리 매니아가 아니라 총기류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젭스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니 예의상 안에 들어가 구경해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칼라쉬니코프 박물관에 들어갔다 나오면 왠지 비가 내릴 것 같아서 미리 성당 사진을 왕창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박물관 입구에 서 있는 칼라쉬니코프의 동상..






설마 입장료가 있을까 생각지 못했는데 그냥 계단 위로 올라가니 한 아줌마가 티켓을 보여달라고 해서 다시 내려간 뒤에 표를 샀다. 100루블...매표소 옆에 있는 기념품점에서는 진짜같아 보이는 총알로 만든 악세사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총기 박물관인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어린 꼬마애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남자애들뿐 아니라 여자애들도 기념품점에서 장난감총을 사서 여기저기 쏘고 다닌다..--;






숙소에서 만났던 영국인의 말에 따르면 이 곳 지하에는 직접 AK-47로 사격을 해볼 수 있는 사격장이 있다고 했다. 영국 같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라며, 꼬마 노인 아무나 들어가서 그냥 총 쏘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볼 생각으로 밑으로 내려갔는데...입구에 경찰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검문같은걸 하고 있어서.. 거주등록 때문에 문제 생길까 그냥 다시 올라갔다..ㅠㅠ























토요일이라 그런지 웨딩사진을 찍으러 나온 커플들이 성당 주위에 굉장히 많았다. 아마 여기 이젭스크에서는 사진 찍기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그럴 것이다. 성당 말고는 별로 볼게 없다.--;




배가 고파서 근처에서 뭘 먹을까 하다가 어제 길에서 맥도날드 간판을 본 기억이 나서 열심히 맥도날드를 찾으러 돌아다녔는데...광고판만 보이고 매장은 보이질 않아 그냥 근처에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 한잔과 케잌 한 조각으로 점심을 떼웠다.

러시아를 여행하다보니 정말 혼자 밥 먹기도 힘들다. 어디를 들어가서 뭘 먹어야할지도 모르겠고..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싸고..그나마 만만한게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다.


중국 여행할 때는 먹을게 너무 많은데도 불구하고 주문할 줄을 몰라서 계속 라면, 볶음밥만 먹고 다녀서 아쉬었는데..러시아는...ㅠㅠ 



커피를 다 마시고 밖을 나와보니 정말 앞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떠 있고 앞으로 갈어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비도 피할 겸 옆에 있는 공원에 있는 벤치에서 쉬다가 가려 했는데..멀리서 봐도 무지 한가해 보이는 경찰 두명이 공원을 산책 중이었다...--;

하는 수 없이 비 맞으며 숙소로 걸어왔다.






사실 여기 이젭스크의 숙소도 처음 도착했을 때 부터 거주등록증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바로 뻬름에 있을 때 영사관으로부터 받은 메일을 보여줬었는데..이 영어 못하는 러시아 아가씨가 알았다고 흔쾌히 거주등록 해주겠다는 식으로 얘기하고선 다음날 2장의 종이를 받게되었는데, 거주등록이 아니라 숙소 영수증 같은 바우처였다--; 


그런데 사실 뻬름에서 거주등록을 해야하는 기한인 7일이 지나고 부터는 별로 절박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고맙다고 하고 가방 안에 고이 모셔두었다. 하지만 밖에 돌아다닐 때 경찰을 보면 계속 긴장되는건 사실....



특별히 볼 것도 갈 곳도 없는 입제스크에서 5일간 머물며 근처 공원들 가서 미녀들 구경이나 했다.ㅠ



러시아에서는 저렇게 길가에 전시되어 있는 탱크나 미사일 탑재 차량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다..
















하루는 박물관을 가려고 트램을 탔다가 잘못된 번호를 알고 타서 이상한 외곽 지역으로도 갔었다. 시내의 번화한 모습과는 정 딴판인 판자집들이 널려있는 그런 곳이었다. 좁은 허름한 집들 사이로 트램이 달리는데 정말 신기했다..-.-





이젭스크 관광 끝....너무너무 따분해서 다음은 그나마 볼거리가 많다는 카잔으로 바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