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EKATERINBURG, RUSSIA (에카테린부르크, 러시아)

오주만세 2014. 7. 25. 01:48





EKATERINBURG (Екатеринбург)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의 중앙부에 있는 대도시이다. 우랄 산맥 중부의 아시아쪽 경사면에 있고 우랄 지역의 최대도시이자 공업·문화의 중심지이며 교통의 요충지이다. 우랄 연방관구의 본부가 있으며 스베르들롭스크 주의 주도이다. 이세티 강에 접해 있다. 기계제조(터빈·철강공업 기계류·보링기구·굴삭기·변압기·전동기·화학장치류), 화학공업(고무·플라스틱), 제강업 외에 경공업도 발달하고 있다.


2014년 인구 기준 약 138만 명으로 러시아의 도시 중 인구가 4번째로 많다. 1924년 10월 14일부터 1991년 9월 4일까지는 혁명가 야콥 스베르들로프를 기념하여 스베르들롭스크(Свердловск)로 불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원래 이름으로 불린다. 그러나 주의 명칭은 현재도 스베르들롭스크 주이다. 모스크바에서 1667km 떨어져 있다.





미친듯한 땡볕 더위를 피해 러시아로 입국했다. 다른 여행가들과는 달리 중앙아시아의 ~스탄 국가들에 대해 별 흥미가 없었기에..키르기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대충 둘러본 뒤 육로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하려 했는데 더운 날씨와 망가진 하드드라이브 때문에 도저히 카자흐스탄을 거쳐 갈 기분이 나지 않았다.


키르기즈스탄을 도망치듯 빠져나와 간 러시아의 첫 도시는 에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와 페테스부르크 다음으로 큰 도시라는데 정작 항공편을 사고 난 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도시라 역사라던가 주변 정보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는데 도착해보니 역시 미인의 나라 러시아 답게 여기저기 늘씬한 금발 미녀들이 개때처럼 몰려다니고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 같이 물가 싼 나라들만 여행하다가 한국과 비슷한 물가 수준 아니 어떤 면에선 더 비싼 물가를 경험하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도 고장난 하드드라이브와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추위 때문에 일주일간 뻘짓만 하다가 떠났다.ㅠㅠ



비쉬케크에서 에카테린부르크로 가는 항공권은 160달러 정도였다. 7월 15일부터 한국인의 카자흐스탄 비자가 면제 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키르기즈스탄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 있다보니 160달러든 1600달러든 그냥 떠나고 싶었다. 사실 비쉬케크에서 이스탄불이나 프랑크푸르트 가는 항공권도 200달러가 채 안됐었지만, 그래도 한국인에게 비자가 면제 된 나라이면서 다른 나라 여행가들은 15~20만원의 비자요금을 내야 하고 일본인들은 발급도 잘 안해준다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러시아는 꼭 가보고 싶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러시아 금발미녀들도 봐야하지 않겠는가..


비쉬케크에서 새벽2시에 출발해 5시에 도착하는 항공 스케쥴이라 호스텔에 있던 일본 애들과 중국음식점에서 최후의 만찬을 즐긴 후 밤11시30분이 다 되어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보기엔 포장 도로이지만 비포장 도로 같은 울퉁불퉁한 공항도로를 느리게 달려 도착한 비쉬케크 공항.


어두운 밤이라서 그랬는지 겉모습은 비교적 멀쩡해 보였지만 안에 들어가보니 무슨 왠만한 시골 버스 터미널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제대로 된 편의시설도 없고..2시에 이륙하는 비행기인데 체크인은 1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하고 전체 체크인 카운터도 5개인가 밖에 되지 않는듯 했다.


체크인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몰리는 바람에 그냥 의자에 앉아 줄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져나갔을 때 카운터로 가 체크인을 했는데.. 나보고 비자가 어디있냐고 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한국인은 러시아에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하다고 말을 해도 계속 비자 없으면 못 탄다고 헛소리만 지껄인다. 공항에 인터넷이라도 되면 비자협정 관련 페이지라도 보여줄텐데 인터넷 따위는 될리가 없고..왜 자꾸 헛소리하는건지 40분 넘게 실랑이 하다가 공항직원인지 항공사 직원인지 그지같은놈이 어디에 전화 몇번 한 후에 겨우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더 기분 나쁜건 이렇게 사람 기다리게 해놓고선 미안하단 말 한 마디 안하고 그냥 체크인만 하고 모른채 하는 것이었다. 나 원 기가 막혀서..

게다가 내 등산스틱 들고 타도 되냐고 물으니 개뿔도 모르면서 안된다 그러고는 그래서 배낭 뒤에 걸어놨는데..에카테린부르크에 도착해보니 등산스틱도 없고 배낭에 걸어놨던 클립들도 다 사라졌다--; 아 거기다가 샤허에서 샀던 농부 모자 까지 여기 공항에서 분실...아 진짜 ㅜㅜ



원래 어느 지역을 여행한 뒤 떠날 때 특히 한 국가를 떠날 땐 여행기간이 길던 짧던 뭔가 아쉬움 같은게 남기 마련인데..정말 이 키르기즈스탄을 떠날 때는 속이 다 시원하면서 여기서 액땜 신나게 했으니 앞으론 좋은 일만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러시아에 입국하면서 또 문제가 생겼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입국 수속을 하는데 러시아 입국심사대의 아줌마가 또 비자 어딨냐고 묻는 것이다..아.....ㅠㅠ

또 비쉬케크에서 했던 말 똑같이 했는데 이 아줌마는 영어 한 마디도 못 한다. 타블렛의 구글 번역기로 보여줘도 자기는 모른다는 식으로 그냥 웃기만 하면서 기다리라고 해서 10분 기다리다가 다시 가서 똑같은 얘기 또 하고 또 10분 기다리다 또 하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다른 사람들은 바로 앞 심사대 넘어로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짐까지 찾고 나갔는데..나는 또 30분 동안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가만 보니 여기 주위에 있는 민간인은 나 밖에 없고 건너편에도 없는데 내 배낭은 있어야 하는데 컨베이어 벨트 위에 내 배낭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누가 내꺼 집어갔나??


걱정이 되서 다시 아줌마에게 내 배낭만 좀 가져오면 안 되겠냐고 물으니 또 웃으면서 안된다 그러고... 내가 배낭 없어진거 같다고 말하니 또 웃으면서 기다리라 그런다.


그렇게 또 30분 더 기다리고 총 1시간 가량을 기다린 뒤에 옆에서 안스러워 보였는지 옆 칸 심사대에 있던 남자 직원이 와서 뭐라고 얘기 하더니 그냥 가라고 해서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배낭을 찾아봤는데.. 내 배낭이 보이지 않는다. 비행기 티켓을 들고 짐검사 하는 직원에게 보여주니 옆에 있는 오피스로 데리고 가서 이쁘게 생긴 빨간머리의 여직원에게 자초지정을 얘기해줬다. 그리고 같이 컨베이벨트 주위를 둘러봤는데.. 짐이 나오는 곳 옆 바닥 구석에 내 배낭이 찌그러져 짱박혀 있는 것이었다...

시닝에서 잃어버려서 다시 산 등산스틱이 또 사라졌지만, 그나마 잃어버린 줄 알았던 배낭을 찾은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이쁜 러시아 처자에게 땡큐 땡큐 한 뒤에 공항 밖으로 나왔다. 


키르기즈스탄에 있는 내내 더워 죽는 줄 알았었는데..여기 에카테린부르크에 오니 제법 쌀쌀했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있었는데..너무 추워서 배낭에서 단 하나 뿐인 얇은 후드티를 꺼내 입고 이제..숙소로 어떻게 가야 하나 생각해봤다.


에카테린부르크에도 호스텔이 몇 군데 있기는 했는데..좀 조용한데서 하드디스크 복구 작업이나 하려고 현지인 민박집 쪽을 알아보았다. 친절하게 공항에서 오는 법을 알려줬는데..여기 공항 쪽은 버스 정류장에 특별히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서 어디서 버스가 정차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알고보니 정작 공항을 나오자마자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이었는데 나는 한참을 걸어서 간 뒤 버스를 탄 뒤 공항을 지나쳐 시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시내에 내려서는 숙소를 금방 찾고, 금발의 러시아 미녀 주인에게 도시 관광에 대한 정보를 대충 들은 뒤 바로 올라가 잠을 잤다--;

그리고 3시쯤에 일어나 샤워를 한 뒤에 시내 구경을 나왔다.



4달 동안 중국과 키르기즈스탄을 여행한 뒤라 그런지..정말 유럽다운 모습의 에카테린부르크를 보니 하루만에 딴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숙소 주인에게 시내 관광에 대한 얘기를 들었었는데 잠 자고 일어나보니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맵도 없이 시내를 걸어다녔다.



에카테린부르크에서의 첫날은 날씨도 좋고 예쁜 미녀들도 많아서 참 좋았다. 특히 키르기즈스탄에서 미친 듯한 태양광을 쬐다가 선선한 곳에 오니 얼마나 기쁘던지..






배가 고파서 시내 중심가에 있는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사실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 말고 러시아 음식이 먹고 싶었지만, 음식점 찾기도 힘들고 근처에는 온통 피자 햄버거 케밥같은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만 있어서 그냥 버거킹으로 갔다. 햄버거 세트에 9천원이나 한다...--;











사실 첫날 날씨가 좋을 때 시내 돌아다니며 구경을 끝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미처 다음날 부터 날씨가 그럴지는 생각도 못했다. 



1시간 넘게 시내 둘러보다가 맵을 보고 북쪽에 호수가 있는 걸 발견하고 호수로 향했다.








호수공원의 분수대 앞에서는 두 러시아 청년의 격투가 일어나고 있었다. 

역시 러시아라 그런지 말리는 사람도 없고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싸움하는 것을 구경하는 듯 했다.






나도 멀리서 사진 찍으며 구경했는데 결국 상의 탈의 한 애가 패배 그런데 알고보니 다들 친구 사이인듯 했다.

러시아에서는 우정을 이런 식으로 나누는듯;;









호수를 대충 둘러본 뒤 숙소로 되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면서도 계속 슈퍼마켓을 찾았었는데 보이지 않아 숙소에 있는 영어 못하는 러시아 여자애에게 물었더니 열심히 러시아어로 슈퍼마켓 위치를 설명해준다.

대충 방향만 듣고 다시 슈퍼마켓을 찾으러 나왔지만,,1시간 넘게 헤맸지만 찾지 못해 그냥 되돌아왔다..--; 사실 알고보니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슈퍼마켓이 있었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막아놓고 슈퍼마켓도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되어 있으니...찾을 수가 있나..



슈퍼마켓에서 러시아의 비싼 물가를 실감 하고 계란과 도시락 컵라면 그리고 빵과 버터만 사갖고 나왔다. 그런데도 거의 1만원이 넘는다--; 



그리고 다음 날은 본격적으로 시내 볼거리들을 구경하러 숙소에서 투어맵도 구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왜 이렇게 쌀쌀하고 추운데다가 비까지 내리는지..길거리에는 겨울 파카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어제 그렇게 많이 눈에 띄던 금발의 미녀들은 다 어디로 숨은건지.. ㅜㅜ





러시아에서 큰 슈퍼마켓을 제외하고는 작은 가게들은 모두 저렇게 되어있었다. 작은 창문으로 원하는 물건을 말하면 주는 식으로 되어있는데 러시아어를 못하는 나는 그냥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호수 옆길을 따라 올라가니 교회같은 건물이 보였다. 당연히 난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숙소에서 러시아 애한테 저 곳이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 로마노프의 일가가 몰살당했던 곳이라 한다. 영어로는 Blood church 였나..비슷한 이름이 이었는데.. 들어가보지는 않고 밖에서만 사진 찍고 지나갔다.









그리고 또 걷다 보니 작은 연못이 있는 공원이 있어서 안을 통해서 다음 건물로 이동..





멀리서부터 파란색이 돋보이는 건물이 보여서 찾아왔는데...역시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겠고...







다시 시내 쪽으로 돌아와 커피숍에서 간단하게 커피와 빵을 시켜 먹었다. 커피숍은 한국과 비슷한듯 했다. 














커피를 마시고 시내 중심가로 와서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갔다. 러시아에 오면서 여행 정보를 검색했었는데.. 공산주의 국가의 잔재가 남아있어서 러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거주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해서 그거에 대해 물어보려 했다. 

첫날 에카테린부르크에 도착했을 때 숙소 주인에게 거주등록에 대해 물어봤었는데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해서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예전 세르비아 여행했을 때도 그렇고 일반인들은 괜찮다 그래도 동양인이 시내를 관광객인것 처럼 하고 돌아다니면 괜한 부패한 경찰들의 표적이 되기 쉽기에 긴장하고 다니느니 차라리 발급 받는게 나을듯 했다. 


그래서 인포센터 안으로 들어갔는데 역시 엘프미녀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 거주등록에 대해 물었는데..그냥 별거 아니란 식으로 얘기하며 러시아에서 7일 이상 머물면 필요한거니 여기 예카테린부르크에서  7일 이상 머물게 아니면 다음 도시에 가서 하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지만 키르기즈스탄에서 액땜 신나게 했으니..별 일 있을까..생각하며 나왔다.











시내에 있는 호수를 다시 지나 잠깐 쉬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계속 춥고 비가 내려 잠깐 비 그쳤을 때만 나와서 시내 구경하고 슈퍼마켓 가서 먹을거 사오기만을 반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커피숍도 들려 미녀들 구경도 하고...




그리고 다음 목적지를 정해야 했는데.. 뻬름으로 갈까 우파로 갈까 고민하다가 숙소에 있던 러시아 미녀가 우파는 안가봐서 모르겠고 뻬름은 가봤는데 좋았다고 해서 미녀의 말을 믿고 뻬름으로 가기로 정했다. 그리고 떠나기 전날...시내에 있는 전자상가에서 외장 하드 케이스를 사서 망가진 HDD를 넣고 열심히 복구를 시도했는데.. 


키르기즈스탄 숍에서 그냥 HDD만 바꾸고 올 걸..괜히 복구해준다고 맡겼다가 파티션 없애고 뭘 했는지..더 맛이 간듯했다. 하루 종일 만지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포맷 후 복구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살리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제 중국을 4달간 여행한 사진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전부가 된 듯하다..ㅠㅠ

아애 읽히지도 않고 가끔가다 읽혀도 남은 데이터는 없고 한국에 가면 수십만원 들여서 하드 분해해서 데이타 복구를 시도해야 하나 꼬라지가 배드섹터들이 계속 많아져서 완전 엉클어 진듯한데...ㅠㅠ







컴퓨터 갖고 스트레스 받으며 끙끙대다가 밖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 나와봤더니..길거리에서 무슨 공연같은걸 하는 듯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오토바이 묘기쇼가 열리는 중이었다. 


하드 만지다가 윈도우까지 맛이 가서 급하게 지인에게 한글 윈도우 메일로 받은 뒤 설치..하는데도 4시간 걸렸고..망가진 하드에 갖혀 사라졌을 사진들 때문에 속만 상한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