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BISHKEK, KYRGYZSTAN (비쉬케크, 키르기즈스탄)

오주만세 2014. 7. 21. 01:48






키르기즈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오쉬를 떠나 키르기즈스탄의 가장 큰 도시이자 수도인 비쉬케크로 왔다. 아니..오쉬를 떠나 중간 중간 작은 마을들을 들리러 중간에 잘랄아바트, 아슬란밥, 콩코르아타, 타스코무르, 카라콜 같은 곳에 계속 들렸었다. 아슬란밥은 관광지라 관광인포센터가 있고 홈스테이로 묵을 곳도 많았는데, 다른 곳들은 변변한 숙소도 없고, 인터넷 할 곳도 없었다. 게다가 컴퓨터는 점점 이상해지고 있고.. 주식 확인도 못하는 상황에 아슬란밥에서 산 유심카드 꽂아 MP3용으로 쓰고있던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하며 다녔다.--;


컴퓨터는 둘째 치고 날씨라도 좀 선선하게 좋으면 더 여유있게 다녔을텐데, 미친듯이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밖에 걸어다니기도 부담스러웠다. 

비쉬케크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있던 곳은 카라콜 이었는데.. 나는 인터넷으로 Karakul을 검색해 정보를 찾아봤었다. 하지만 내가 간 곳은 Karakol... 여기 오는 것도 참 힘들게 왔는데.... 막상 와보니 분위기가 이상해 동네 사람들에게 물으니 여기는 Karakol 이라고 한다.--; 아..카라콜이든 쿨이든 힘드니까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다시 근처에 숙소 있냐고 물으니 나를 데리고 택시를 태우고 택시기사에게 뭐라고 얘기를 한다. 아마 나를 데리고 호텔로 가라고 한 모양이었다.

한 5분 갔을까.. 걸어와도 될 거리인데.. 기사에게 택시비 얼마냐고 물으니 대답은 안 하고 돈 보여달라고 한다..짜증나게....암튼 뭣도 모르니 바가지 쓰고 50솜 이었나.. 주고 호텔로 들어갔다.


주인에게 1박 얼마냐고 물으니 계산기를 꺼내 보여주는데..왜 처음에 550을 찍고 곱하기 3을 해서 1650 솜이라고 하는지..어이 없어서 더 싼 방 없냐고 하니까 이번엔 400솜을 찍고 또 곱하기 3을 눌러 1200솜이라고 한다--;

사기를 칠라면 좀 몰래 하던가..바로 앞에서 곱하기 하는건 뭔지..   


참 카라콜 오기 전에도 타스쿠무르에서도 하루 묵었었는데, 처음에 숙소 못 찾아서 시장으로 들어갔다가 화장실이 있길래 들어가려 하니 이용요금이 5솜이라고 했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잔돈은 없고 100솜짜리 밖에 없길래..거슬러 달라고 하니 처음엔 잔돈이 없다고 하다가 옆에 있는 아줌마가 돈을 바꿔다 준다고 하는듯 했다. 그러더니 내 100솜을 가져가서 한참 있다가 오더니 95솜을 돌려주는게 아니라 75솜을 준다...그러면서 뭐라고 계속 그러는데..--; 


정말 여기 나라 사람들은 왜 이런건지.....ㅠㅠ


하지만 운 좋게도 좋은 사람도 카라콜에서 만날 수 있었다. 


타스쿠무르에서 카라콜로 오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같이 기다리던 아줌마가 카라콜로 가는 개인 승용차를 보고 타자고 해서 같이 타고 왔는데, 이 나라는 히치하이킹을 해도 다 돈을 내고 한다. 외국애들도 다들 황당해 하는데.. 아마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당연히 돈 내고 받는 나라가 흔한가?? 나는 히치하이킹을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중국에서는 돈 주고 받고 그러진 않는듯 했다. 

어찌보면 이 나라 인심이 그 정도로 박한 것일 수도 있고, 그 만큼 나라 자체의 교통 인프라가 개막장이라는 뜻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카라콜에서 어이없는 호텔 주인의 요구에 황당해서 그냥 조금 더 가면 있는 톡토굴로 가야겠다 생각하고 또 하염없이 땡볕을 걸어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중에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배낭을 메고 힘들게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를 보며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톡토굴로 가는 중이라고 하니..주저없이 나보고 타라고 하는 것이다. 타스쿠무르에서 여기까지 태워준 사람도 비쉬케크까지 가는 중이라며 톡토굴도 간다고 해서 얼마냐고 물으니 500솜 달라고 해서 깜놀하고 됐다고 했었는데..이 사람은 얼마를 달라고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 밖에도 그냥 태워준다고 하는 것이다.


뭔가 수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설마 딱 봐도 둘이 부자지간으로 보이는데 나쁜짓 할 사람들같지는 않아서 냉큼 미니밴에 올라탔다.


카라콜 마을에서 여기저기 들리면 차 점검도 하고 이것저것 산 뒤에 친구인지 아는 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한 명도 태우고 4명이서 비슈케크를 향해 떠났다.

중간에 톡토굴 저수지도 빙 돌아 가며 볼 수 있었는데.. 창 밖으로 보는 전경은 정말 멋졌지만,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햇빛이 장난 아니라 그냥 지나치는게 살짝 아쉬운 기분으로 지나쳤다.

중간에 계속 내려서 사진도 찍고 유목민들이 있는 곳에 들려 유루트에서 밥과 말우유도 먹고 사진 찍고 했는데..그 사진 들어있는 하드는 지금 거의 시망이라..ㅠㅠ



어쨌든 비쉬케크에 밤10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나를 태어준 친절한 부자는 비쉬케크까지는 아니고 가기 한 30분 전에 내려준 뒤 버스타고 간 뒤에 택시로 갈아타면 숙소를 찾아갈 수 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호스텔월드에서 검색해 놓은 호스텔로 찾아 갔는데.. 벨을 누르고 호스텔로 들어가보니 주인은 없고 숙박 중인 여행가만 혼자 있었는데..주인 전화번호를 알려줘서 전화를 걸었다. 예약 안하고 왔는데 묵고 싶다고 하니까 몇 명이 온거냐고 되묻는다. 그래서 1명이라고 하니까 full 이라고 한다..--;

그럼 처음부터 full 이라고 하던가..몇 명인지는 왜 묻는건지..기분 나빠서 밖으로 나온 뒤 다른 호스텔을 찾았는데..카시에서 오쉬까지 같이 갔던 일본애가 얼핏 얘기했던 비쉬케크의 사쿠라 게스트하우스 라는 곳이 생각나 그 곳을 검색해봤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듯 했다.


그래서 걸어갈까 했는데 10시40분이라 밤늦은 시간에 여기 도시는 가로등은 하나도 없고, 분위기가 좀 살벌해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타고 10분인데 250솜을 달라고 해서 어이가 없어서 200솜만 줘버렸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비쉬케크에 도착해 숙소까지 체크인을 마쳤다.



그리고 비쉬케크에서 8일인가 9일을 머물렀는데..내내 망가진 컴퓨터...아니 하드드라이브 때문에 고생만 하다가 떠났다.




 일어

이름부터가 사쿠라 라서 주인이 일본인과 키르기즈스탄인 부부였는데.. 덕분에 일본인들이 많이 묵고 있는듯 했다. 나만 한국인이고..일본인 그룹 서양인 그룹으로 나뉘어 밥먹고 지내고 하는듯 했는데..나는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며 박쥐처럼 있다가 떠났다.


여기 비쉬케크에 오는 여행객들은 기본으로 일주일은 머물다 가는데..이유는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벡키스탄 등등 중앙아시아의 스탄 국가들은 다 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곳 키르기즈스탄만 빼고..그래서 여기 비쉬케크에 머물면서 각국의 대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을 한 뒤 비자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리다가 비자를 받고 가는듯 했다. 그렇다고 다들 할거 하나 없는 비쉬케크에만 머물다 가는건 아니고 몇몇은 이식쿨이나 송쿨..아니면 4~5시간 거리에 있는 산에 캠핑을 하러 다녀온 뒤 비자 받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컴퓨터 때문에 숙소에 있다가 시내에 있는 전자상가나 컴퓨터수리센터만 찾아 다니다가 떠났다--;

사실 여기서 첫날까지는 컴퓨터가 그래도 부팅은 되는 상태였는데... 부팅만 되고 좀 뭐 하다보면 하드디스크가 잼이 걸려 멈춰버리다가 같은 방에 있던 일본놈이 고쳐준다고 만지다가 아애 부팅도 안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중국 칭하이호수 갔을 때 한국에서 가져온 윈도우설치 USB도 분실해서 뭘 어떻게 할 수 없는데.. 한국이라면 지마켓이나 옥션으로 이것저것 사서 혼자 해보겠는데 외국에 나와있고.. 게다가 유럽이나 중국 같은 IT선진국도 아닌 시골마을 나라 키르기즈스탄에서 컴퓨터 고장이라니.....정말 어이가 없었다.





계속 만지다가 ... 하드디스크 망가진 상태에서 자꾸 건들이면 데이타만 더 망가진다는 친구의 조언에 스스로 고치는건 포기하고 소포로 한국으로 보내고 새로 살까 했는데.. 아 역시 후진국이라 그런지.. 노트북 최신제품 쓸만한건 없고 다 2~3년은 된 제품들에 가격은 한국보다 30~50%는 더 비싸다. 한국으로 소포 보내는것도 2500솜이나 하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엔 전자상가에서 HDD를 새로 사서 노트북에 바꿔 끼었다. SDD를 살까도 생각 했었는데 터무니없이 비싸고..그냥 3500솜 주고 HDD를 샀다. 


여기서 그냥 HDD만 사고 고장난 HDD는 외장 하드케이스를 사서 내가 해도 되는 거였는데.. HDD를 구입한 컴퓨터샵에서 복구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길래 고마워하며 해달라고 했다가 복구는 커녕 괜히 파티션 없애고 이상한 프로그램 계속 돌려서 하드가 완전 맛탱이 가버렸다.

휴....
















어쨌든 사진은 새로 산 하드에 그대로 다 옮겨놓아서 비쉬케크의 사진들은 다 있지만, 다 숙소에서 시내만 왔다갔다하며 찍은 사진들 뿐이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