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CHEBOKSARY, RUSSIA (체복사리, 러시아)

오주만세 2014. 8. 14. 07:11





CHEBOKSARY (Чебоксары)



체복사리는 러시아 추바시 공화국수도이다. 인구는 약 45만3,700명(2004년)이다. 볼가 강에 면해있고, 니즈니노브고로드카잔 사이에 위치한 도시이다.

체복사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469년 문헌에 쓰여진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이곳에 거주하기 시작한 때는 1555년에 요새가 지어진 뒤부터였다. 1555년에 러시아인들에 의해 요새가 세워졌다.



카잔을 떠나 체복사리 라는 곳으로 왔다. 

카잔의 호스텔에서 만났던 벨기에 아저씨가 카잔으로 오기 전 체복사리에서 자원봉사를 2주간 했다고 하면서 하루 정도 구경하기엔 괜찮은 곳이라 해서 마침 위치도 모스크바로 가는 중에 있어서 그냥 와봤다. 

벨기에 아저씨 말로는 체복사리는 하루가 적당하고 2일 이상 있으면 지겨울 거라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5일이나 머물게 되었다.

별로 안 좋은 일도 생기고...

세상엔 참 나쁜 사람들이 많다.



카잔에서 체복사리로 오는 방법은 기차와 버스가 있는데 기차는 카나쉬라는 곳을 거쳐 가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요금도 비싼듯 했다. 그래서 다시 버스를 타고 체복사리로 가기로 하고 숙소를 나왔다.



카잔에서 체복사리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여러편이 있었는데 적당한 시간에 출발해 적당한 시간에 도착할 버스편을 생각해놓고 적당한 시간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려 나왔는데 버스 티켓을 사려고 했더니 내가 생각했던 버스편은 출발 시간이 20분이나 남았는데도 표가 없다고 해서 2시간 후에 출발하는 버스 티켓을 사게되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버스터미널에서 2시간을 기다렸다..



버스 플랫폼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밖에 나와 기차역 주변이나 둘러보다가 



버스역 대기실에 들어와 벤치에 앉아 꼬마들이 인형뽑기 하는거나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종이가 바로 그렇게 바라고 원하던 거주등록증이다. ㅎ.ㅎ



한가롭게 기다리다가 마침내 버스를 타고 체복사리로 향했다. 오래되서 몇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정말 러시아는 왜 이렇게 기차나 버스타고 가면서 보는 밖의 경치가 별로 볼품이 없는지 중국에서 봤던 그런 다이나믹한 풍경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평야와 황무지만 있을 뿐.. 



3시간쯤 지난 후에 체복사리에 도착했다. 

버스 타고 오는 중에도 장대비가 내리더니 체복사리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하늘엔 온통 먹구름만 가득했다. 

그래도 다행히 비는 안 오는구나 하고 있었는데.. 




버스역을 나와 숙소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타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호스텔 근처에서 시내버스를 내린 뒤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아갔다. 

체복사리에서 묵은 호스텔도 일반 주거용 아파트에 입주해 있는 숙소였다. 그리고 이 곳 숙소에서도 다들 영어를 못하며 또 러시아 아저씨 한 명이 같은 방에 장기투숙하고 있었다. 

잠깐 호스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뒤 슈퍼마켓 위치를 묻고 찾아가 먹을 것들을 사왔다. 


여기 슈퍼마켓에 와보니 확실히 이전의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저렴했다. 현재 이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는 모스크바를 빼고 에카테린부르크에서 점점 서쪽으로 갈수록 물가가 싸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스크바나 상트의 물가가 유독 비싸다고들 하는데.. 모스크바나 에카테린부르크나 물가수준은 거의 똑같다.



위 사진은 러시아의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들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뻴미니(?) 라는 음식이다. 한국이나 중국의 만두와 겉모양은 거의 똑같은데 나는 직접 만든 뻴미니는 못 먹어보고 다 인스턴트만 사 먹었었다. 맛은 그냥 한국의 인스턴트 만두들보다 만두속이 부실하고 만두피는 두껍다는 정도.. 거의 동그랗게 말아 놓은 수제비 먹는 느낌이다. 

솔직히 별로 맛 없다. 배 채우려고 먹는거지...


체복사리에서의 첫날은 저렇게 음식들만 사서 요리해 먹고 비가 와서 밖에는 나가보지도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전일 비가 와서였는지 너무 쨍쨍한 날씨였다. 호스텔의 영어 못하는 직원에게 힘들게 어디로 가서 뭘 구경해야할지 물은 뒤 그냥 대충 방향만 알아둔 뒤 밖으로 나왔다.




이동 경로는 숙소 북쪽에 있는 공원을 간 뒤 해변가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 뒤 다리를 건너고...이렇게 돌아다녔다.



처음 찾아간 공원..



여기도 이렇게 탱크들이 전시 중이었다..--;





츄바샤 (Chuvashia) 라는 자치구의 수도라고 하는데..위 사진의 깃발 중 하나가 츄바샤의 깃발일 것이다--;










공원 쪽 구경을 마친 뒤 저 멀리 보이는 성당(?) 같이 보이는 건물들이 있는 쪽으로 갔다.



러시아에 와서 매번 보는 것이지만, 이렇게 의미없어 보이는 곳에도 많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공원 안에 특별한 길안내 사인이 없어서 계속 헤매다가 지도를 보고 겨우 나무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강변가를 따라 걸었다.



이런 곳에서 쌍놈차 로고를 볼 수 있다니.. 쌍놈차를 러시아 길거리에서 본 기억이 없는듯 한데...





강변가에 페리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위키트라벨을 찾아 보니 이 곳 체복사리에서 다른 볼가강을 따라 크루즈를 하면 좋다고 하던데.. 호스텔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단순히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페리는 없고 투어로 한꺼번에 여러 도시를 들리는 크루즈들만 있다고 한다. 


뭐 직원들도 내가 물으니 인터넷 검색해보고 알려준거라 확실하지 않지만, 이 곳에 멈추는 배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내려 근처의 기념품점을 구경하고 사진들 찍은 뒤 10여분 뒤 다시 배에 탑승하는 걸 봐서는 직원들 얘기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츄바샤 전통옷을 입고 있는 봉제인형--




바로 앞에 보이는 체복사리 항구...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로 보이는 기념품들을 팔고 있는 노점들..




계속해서 강변을 따라 걸은뒤 다리를 건너갔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고 월요일이라 그런지 강변은 산책나오거나 조깅하는 현지인들을 빼고는 무척 한가했다.




다리를 건너 보니 공원으로 들어가는 오르막길이 있길래 또 아무 생각없이 올라가봤다.




아무생각 없이 오니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다시 내리막길을 따라 큰 동상이 보이는 곳을 향해 갔다.




왠지 브라질 리오에 있는 예수상을 닮은 저건 뭘까...





아무리 봐도 리오의 예수상을 모방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데...



동상 앞에서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 여자애들을 구경하다가 온 길로 되돌아갔다..



러시아답게 길거리 곳곳에서 모형총으로 사격을 할 수 있는 간이게임시설이 많았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천막에 있는 그림을 보면 실제총과 흡사한 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게 아닐까.. 











이 쪽에 박물관 몇몇이 있는듯 했는데...마침 월요일이라 다 문을 닫은 바람에 관람할 수 없었다.









왠지 분위기가 이제 체복사리라는 동네는 다 둘러본 것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 허전함은 뭔지... 아무 목적도 없이 시티센터만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야외 테라스가 있는 커피숍이 보여서 그 곳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다가 어떤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눌한 한국말을 하는 아저씨였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우즈벡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성이 고씨인 고려인이라며 어떻게 알았는지 나를 한국인으로 알아보고는 내 테이블로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러시아 여성과 결혼했다고 하는데..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와이프라고 하는 러시아 아줌마가 와서는 말 한 마디 안하고서는 아들을 데리고 가버렸다. 그리고 고려인 아저씨는 나에게 같이 맥주 한잔 하자며 나를 이끌고 근처의 음식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 음식점에 앉아 돼지고기 꼬치와 뻴메니 튀김에 맥주 두 잔씩 마신 뒤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이 아저씨 러시아어만 잘 하고 영어나 한국어가 서툴어 그냥 어색하게 술만 마시고 있다가 아저씨가 동네 구경을 시켜준다고 해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미 동네 구경은 혼자 돌아다니며 다 끝냈는데;;;



그래서 동네 볼만한 건 이미 다 봤다고 하니 배를 타자고 한다...설마 새우잡이배 같은걸 타는건 아닐테니 부담없이 유람선에 올라갔다.





이 고려인 아저씨가 이 동네에서 마당발인지 지나가는 경찰관이나 음식점 직원 그리고 이 유람선 직원들까지 다들 아는 사이인듯 했다. 그래서 덕분에 우리는 요금도 안 내고 무임승차 하였다--;








하지만 솔직히 이 유람선을 40분 정도 탄 듯 한데.. 정말 별로 볼게 없었다. 그나마 바로 앞에 이쁜 흑발의 미녀가 있어서 몰래 사진 몇 장 찍고 기념으로 간직한게 가장 큰 수확이랄까.





이제 유람선에서 내린 뒤 뭘 할까 하다가 고려인 아저씨가 키를 받으러 가야 한다며 같이 어딘가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그냥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숙소 가봤자 할것도 없는데..해서 그냥 고려인 아저씨 따라서 버스에 올랐다.

 



사는 집 근처였는데.. 집열쇠를 동네 가게주인이 갖고있어서 그걸 받고..다시 시내로 버스타고 갔다.. --;






그리고 아까 처음 만났던 카페로 다시 갔더니 밤이 되니 펍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가볍게 또 맥주 한잔 하며 친구 한 명이 온다고해서 만났는데..러시아인인줄 알았는데..같은 우즈벡에서 온 사람이었다. 아마 둘 다 우즈벡에서 러시아로 일하러 와서 있는듯 했는데..





여기서 간단히 마시고 또 다른데 가서 마시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아까 열쇠받으러 왔던 동네로 오더니 고려인 아저씨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이 고려인 아저씨는 러시아인 와이프와 이혼한 뒤 다른 우즈벡인과 같이 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를 데리고 간 아파트는 정말...과거 구소련 시대 빈민들이 살던 아파트가 아닌가 할 정도로 지저분하고 구조도 괴상망측하게 되어있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까...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서 술을 좀 마셨는데 정신차리고 숙소로 돌아가려 했더니 12시가 넘어있었다. 아침에 지도를 보니 숙소까지 걸어서 20~30분이면 가는 거리여서 그냥 걸어갔어야 했는데..너무 늦은 어두운 밤이라 별로 생각도 못 했던것 같다.

 

결국 이 고려인 아저씨 집에서 1~2시간 소파에 누워 눈을 붙이고 일어나 숙소로 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 것이었다. 뭐 별일 아니겠지 싶어서 있다가 배가 고파 미리 사뒀던 컵라면을 끓여 먹자마자 밀려오는 졸음에 잠이 들었다.


원래 이 날 떠나기로 했었는데..컨디션이 말이 아니라..하루 더 있겠다고 숙소 직원에게 말한 뒤 컴퓨터를 했다.

마침 중국 장사에서 만났던 한국인 동생이 카톡으로 말을 걸었는데.. 우즈벡 타슈켄트에서 현지인들한테 소지품을 털렸다는 얘기를 한다--; 아..나도 어제 우즈벡 타슈켄트에서 온 사람들이랑 술 마시다가 들어왔는데..하고 기분이 이상해서 방으로 가서 가방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왜 이상하게 내 지갑이 들어있는 방향이 달라져 있는 것이었다. 작은 가방에 카메라 타블렛 노트 지갑 다 넣어 다니느라 항상 최적의 위치에 물건들을 정리해 넣는데.. 지갑 위치가 이상해서 꺼내 열어봤는데.. US달러가 220달러가 있는 것이었다.


여행 시작할 때 비상금으로 100달러짜리 5장과 10달러짜리 2장을 지갑에 넣은 뒤 지갑은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100달러짜리 5장 중에 왜 2장 밖에 없는 것일까.. 처음에 드는 생각은 아 우즈벡 놈들이 훔쳐갔구나..였는데.. 생각해보니 키르기즈스탄 오쉬에서 달러를 환전 했던 것 같은 희미한 기억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현금카드로 언제 얼마씩 출금을 했나 확인했는데 키르기즈스탄에서 오쉬와 비쉬케크에서 계속 출금을 한 걸 봐서는 따로 환전할만한 필요는 없었을텐데.

그럼에도 달러를 바꾼 기억이 나고..그 후에 가끔 지갑을 확인할 때 200달러보단 많은 돈이 있던걸 확인했던것 같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00달러짜리 2~3장은 도둑맞은듯 했다.

고려인 아저씨 집에서 잠을 자면서 둘이서 쑥덕이는 소리에 잠깐 깨기도 했었는데


확실히 외국 여행하면서 한국인 조선족 고려인 이런 사람들은 조심해야할듯 하다. 굳이 한국민족 사람이 아니더라도.

평소 같았으면 누가 먼저 와서 말걸며 술한잔 하자거나 그런 수작을 걸면 무조건 거부하고 했었는데..아마 여기 러시아에 와서 너무 사람이 그리웠던게 아니었을까.. 왜 계속 따라다니고 모르는 사람 집에서 그렇게 머물렀는지..



이제는 희망도 없다..



나같이 가난하게 여행하는 배낭여행객에게 200~300달러를 훔쳐가다니...그런데 집이 어디었는지 기억도 안나고..나도 제대로 얼마가 있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있으니..이제부터는 돈관리 좀 제대로 해야겠다. 중국 홍웬에서 돈 없어서 고생하고 나서도 돈관리 제대로 해야지 했는데..수중에 얼마가 있었는지 알지도 못한채 다녔다고 생각하니 정말 한심하다..









없어진 돈 때문에 우울해 있으며 동네 산책이나 다니다가 마지막날은 시내로 해서 박물관에 가봤다.





입장료가 70루블이나 하길래 뭔가 대단한게 있나?? 했는데 정말 볼거 하나 없고..영어 설명도 없이 죄다 러시아어로 된 설명뿐이라 뭘 본 건지도 모른다. --;







   



숙소에 있던 직원 두명과 같은 방에서 장기투숙하던 러시아 아저씨..영어를 좀 한다면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사람들이 다 무뚝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