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NIZHNY NOVGOROD, RUSSIA (니즈니 노브고로드, 러시아)

오주만세 2014. 8. 19. 19:09




NIZHNY NOVGOROD (Ни́жний Но́вгород)




니즈니 노브고로드는 러시아에서 5번째로 큰 도시이자 볼가 지구의 경제 문화적 중심지이다. 또한 니즈니 노브고로드 오블라스트의 행정 중심지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이 쪽 동네에서는 제일 큰 도시이다. 도시 이름의 뜻은 Nizhny는 밑, Novgorod '새로운 도시' 라는 뜻이다. 북쪽에 있는 원래 있던 도시인 Novgorod와 구별하기 위해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아래쪽의 새로운 도시라는 뜻


하지만 1933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 중에는 러시아의 작가인 막심 고르키의 이름을 따 Gorky 라는 지명으로 불리었으며, 소련의 해체 이 후 옛 이름을 다시 되찾은 것이라 한다. 

여기서 만났던 러시아 애의 말로는 막심 고르키(Максим Горький) 라는 작가는 자의든 타의든..소련의 체제에 대해 찬양하는 식의 글들을 많이 썼었다고 하는데..아마 그런 이유로 도시의 이름도 변경되었던게 아닌가 싶다.



미녀의 나라 러시아에서 어언 1달을 지내고 있다. 

 미녀, 보드카 그리고 AK소총으로 유명한 러시아라고 하지만 나에게 있어 술과 총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나마 미녀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미녀가 많아도 무슨 소용일까. 

영어도 못하고 외국인 특히 동양인에게는 더 쌀쌀맞고 냉담한 러시아 미녀들은 그냥 그림의 떡이랄까

그리고 미녀 구경도 한 두번이지 이제는 길거리에서 금발 미녀를 보아도 왠만해선 눈길이 가지 않는다. 

이제 러시아는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 듯 하다.


체복사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중에 있는 니즈니 노브고로드 라는 곳으로 향했다. 

모스크바로 바로 갈까 아니면 중간에 다른 곳을 들릴까 고민하다 중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만났던 러시아 미녀가 추천해 줬던 니즈니 노브고로드라는 도시가 생각났다. 체복사리의 숙소에서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대한 정보를 물었었는데..대충 짐작으로 지저분하고 사람 많은... 

그들의 말로는 체복사리보다 별로지만 관광객이 가기엔 괜찮은 곳이라 한 것 같다..--;



체복사리로 올 때와 마찬가지로 떠날 때도 기차를 타면 카나쉬로 향해야 했다.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싸기 때문에 다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에카테린부르크에서 산 자켓 때문에 짐가방이 늘어났다. 이젭스크까지는 가끔씩은 자켓을 입을 날이 있었는데.. 카잔 이 후로는 얇은 후드티도 입을 일이 없을 정도로 더웠다. 그렇다고 가을이 코 앞인데 또 버릴 수도 없으니 사실 중국 양수오에서 자켓 버리고는 구이저우와 쓰촨에서 살짝 후회가 되었었기 때문에 이 자켓은 번거롭지만 유럽까지 계속 들고 갈 것이다.



숙소 직원에게 요금과 이동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봤는데..요금은 모르겠고 시간은 2시간 정도라 대답해줬다. 그런데 막상 버스표를 구입하고나니 요금이 600루블이 넘는 것 이었다. 아니 버스 2시간 밖에 안되는 이동거리가 뭔 600루블이나 하는지 어이가 없었지만, 아마 최신식 편안한 좌석의 그런 버스라 그런가보다 하고 기다렸었다. 하지만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는 위 사진의 어디 60년대 히피버스 같은 모양의 낡은 버스였다..아니 이걸 타고 2시간이나?? 



하지만 지도를 보고 있으니 2시간이 지나 어떤 휴게실에 내렸는데도 아직 반도 못 간 거리였다. 약 4~5시간 정도 걸리는듯 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런 버스에 600루블이라니.. 너무한다.



중간 휴게실에서 한 번 더 쉰 뒤에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숙소로 찾아가는 길에 지나온 지하보도인데 행인들 다니는 길을 왜 저렇게 해놨는지 참 러시아 답다고 해야할까.



버스정류장에서 숙소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에카테린부르크나 카잔과는 달리 오래된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인지 버스터미널 부근의 느낌은 좀 칙칙했다.



버스가 왔는데 일반적인 시내버스가 아닌 한국의 마을버스 크기 정도 되는 미니버스였다. 체복사리나 이젭스크같은 소도시에서는 미니밴을 대중버스로 운행하고 있었는데.. 이 곳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듯했다. 따로 요금을 받는 사람도 없고 모두 현금으로 요금을 내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운전하며 돈 받고 거스름돈까지 계산해서 주고있었다.--; 



시내버스에서 내리고 멀지 않은 곳에 호스텔이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아주아주 기본적인 영어만 할 줄 아는 직원들이 있어서 간단히 얘기를 나눴는데, 저녁에 무슨 파티 같은걸 한다고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다른 곳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호스텔에서 하는 파티이니..알았다고 한 뒤에 동네 구경을 하러 나왔다.



호스텔을 바로 나오면 앞에 있는 거리가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올드타운이라고 한다. 



오른쪽 방향에는 레스토랑들만 모여있는듯 해서 반대쪽을 보니 그럴싸한 성당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봤다.





근처까지 왔는데 주위는 보수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성당 뒤 쪽으로 언덕이 있길래 올라가서 경치나 보려고 성당 뒤로 돌아가봤다.







별로 높지 않은 언덕이고, 동네 사람들도 통행로로 이용하는 길인듯 했다. 








드디어 언덕 정상까지 올라왔다.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우유와 빵 2개를 사서 벤치에서 먹고 나서는 옆에 있는 다리를 건너가 봤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또 작은 성당이 나오고 관광 안내판도 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녔다.












뭔가 오래된 건물인듯 보이는데..알 수가 없다. 안내판에 영어 설명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아까의 슈퍼마켓으로 되돌아와 내일 먹을 식량들을 좀 산 뒤에 바람 좀 쐬다가 숙소로 되돌아왔다.




밤 9시인데도 밖은 너무 횐하고 호스텔도 적막감만 흐르고 있어 바로 옆에 있는 커피숍에 와서 카푸치노 한 잔 마시며 인터넷 하다가 다시 돌아왔다.



오늘 파티 한다고 준비 중인 호스텔 주인과 그 친구들...투숙객들은 아니고 다들 니즈니에 살고 있는 애들이라고 한다. 



무슨 파티인가 궁금했는데..러시아인 한 명이 생일이라 생일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나는 그냥 얼떨결에 껴서 동참했다. --; 일렉트릭 음악을 하는 DJ? 그런 애라고 하는데 술에 취해서 셀폰으로 가사보며 1시간 내내 랩을 하는데..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이 곳 니즈니는 러시아에서 제일 IT 산업이 발달되어 있는 곳이라 이 날 파티에 모인 애들도 IT관련된 일을 하는 애들이 많은듯 했다. 그리고 나에게 계속해서 스타크래프트 잘하냐고 묻는데..뭐 옛날엔 좀 했지만, 지금은 게임같은거 할 여유도 없으니 그냥 할 줄만 안다고 했다. 

얘기를 하다보니 러시아애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게임에 아주 미쳐 사는 나라로 아는듯 하다. TV에서 게임방송을 하고 허구헌날 게임대회를 한다고 하니..




하여튼 러시아애들 술 마시는 건 진짜 알아줘야 한다. 나는 달랑 맥주 2병 마시는 사이에 다른 애들은 보드카에 칵테일에 어찌나 많이 마셔대던지...--; 새벽4시까지 술취한 애들의 러시아어로 된 술주정을 들어주느라 심신이 다 지친 상태로 겨우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제 본격적으로 시내 구경을 나왔다.





하지만 전날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랬는지 조금만 걷다보니 피곤해져서 숙소에서 좀 쉬다가 나와야겠다 싶어서 다시 숙소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숙소에서 담배 피다가 첼라빈스크에서 온 러시아애를 만났는데.. 카잔에 사는 여자친구와 같이 왔다고 하며, 괜찮으면 같이 시내 구경을 가자는 것이었다. 마침 혼자 다니는 것도 심심하니 알았다고 하고 2시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방에 들어와 잠을 잤다.



그리고 2시에 만나 같이 밖으로 나왔는데..무슨 rope way를 간다고 하는 것이다. 그게 뭔지 몰라서 계속 되물었는데..얘도 영어가 서툴어서 알아듣지 못하고 나중에 알고보니 케이블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도 5km 정도 걸려서 시내 구경하며 걸어가기로 했다. 올드타운 쪽이 아닌 강변을 걸었다.





강변에서 위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면 바로 오른편 성벽같아 보이는게 니즈니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크렘린이다. 우리는 크렘린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일단 계단을 올라간 뒤 케이블카 타는 곳을 찾으러 갔다.










러시아도 알고 보면 중국과 많이 흡사한 듯 하다. 도시 중심지는 번지르르하고 깨끗한 신식 건물들로 가득차 있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오면 저렇게 오래되서 버려진듯한 건물들이 아주 쉽게 눈에 띈다. 나에겐 오히려 저런 옛스런 모습이 더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 곳이 바로 케이블카를 타는 승강장이다.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강을 건너면 'Bor' 라고 하는 다른 마을로 이동해 갈 수 있다고 한다.



관광용으로 만들어 놓은 케이블카가 아닌 실제로 두 도시간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도 운행되는듯 했다. 요금은 80루블..






관광이 주 목적이 아니니 별로 볼 경치 같은건 없었다.



게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건너와 Bor 라는 마을을 와보니 뭐 여기도 볼게 없을듯 하고 날씨도 갑자기 햇빛이 내리쬐길래 바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되돌아갔다..--;



이게 뭐야..ㅠ




배가 고파서 이제 뭐 좀 먹어야할듯한데.. 얘네 러시아애들도 마땅히 평소에 먹을게 없는 모양인지 맵으로 맥도날드를 찾아 버스타고 맥도날드를 찾아갔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바르바스카야 거리  (Varvarskaya st)로 향했다.



양 옆으로 쇼핑몰들과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쇼핑거리이다.



조촐하지만 극장도 있었다. 







바르바스카야 거리 끝까지 도달하니 길 건너편에 크렘린 입구가 보였다.





지하보도를 건너 크렘린으로 향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지만, 러시아에는 지하보도들이 너무 심할 정도로 많다. 아무래도 냉전시기에 전쟁에 대한 대비와 추운 겨울때문에 일부러 그랬을 것이다. 그나마 지반이 약한 러시아의 지대 특성 때문에 이 정도로 있는게 다행이라 해야할지..



크렘린 내부로 들어왔다. 여기 내부는 그냥 공원 같다. 그런데 한 쪽으로 보이는 전차 탱크들은....




전쟁을 좋아하는 러시아의 이미지답게 이런 모습들은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외부에서 보는 크렘린은 장엄한 성벽 때문에 멋있어 보였지만, 내부는 그냥 공원이기에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두 러시아 친구들은 다른 니즈니에 사는 친구를 만나 그 친구 집에서 묵는다고 나보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왠지 또 술잔치가 열릴듯 해서 그냥 정중히 사양했다. 나중에 다시 만나 이 날 찍은 사진들을 보여줬는데 안가길 잘 한듯했다..--; 








그리고 3일째..니즈니에서 볼 건 다 본듯하고..어제와는 다르게 이 날은 날씨도 좋아 크렘린 사진이나 찍으러 갈까 하고 시내로 다시 걸어나왔다.

















날씨가 좋아 사진이 잘 나오기는 하는데 햇빛이 너무 강하다. 

기온은 적당한데 왠 햇빛이 이렇게 쎈지..ㅠㅠ






여기 강변쪽에서는 일요일을 맞아 미니 레이싱 경주가 열리고 있었다. 몰려든 인파를 보니 여기가 중국인지 러시아인지..헷갈릴 정도였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대피....












여기 사람들은 사진 좀 찍을라 하면 왜케 째려보는지...한 대 맞을거같다..ㅠㅠ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 크렘린을 지나 작은 공원에 들어오니 분수대에서 러시아 초딩들이 물장난을 하며 놀고 있었다.






초딩들 노는 건 한국이나 중국이나 러시아나 똑같다..--; 여기저기 물뿌리고 사방을 다 물천지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여기 길을 걷다가 같은 숙소에 있던 스페인놈을 만났다. 얘도 여기 와서 영어가 하나도 통하지 않고 러시아말도 못해서 답답해 죽을라 하고 있었는데.. 길에서 우연히 만나 반가와서 같이 시내 한바퀴 돌자고 했다. 







러시아 친정부 운동가? 뭐 그런 사람들도 봤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 우크라이나 내 친러 민병대를 돕게 모금을 하는듯 했다..--;












위의 사진의 두 동상이 바로 키릴문자를 만든 키릴로스(Κύριλλος, Кирил)와 메토디오스(Μεθόδιος, Методий)라고 하는 인물들이라 한다.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슬라브인들을 위해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차용해 온 문자가 바로 키릴문자인데.. 지금은 거의 러시아어로 대표되는만큼 이 두 인물은 러시아에서는 예수와 동급의 성인으로 추앙받는다고 한다.






스페인 놈이랑 둘이서 길을 헤매며 가다가 상트페테..에서 왔다는 러시아 미녀는 아니고 러시아 여자애도 우연치 않게 길을 묻다가 알게되어 같이 구경다녔다. 겉모습은 멀쩡한데..좀 정신세계가 이상한듯 했다. 아니 사실 러시아 사람들은 다 좀 이상하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3명이서 다 길을 몰라 계속 헤매면서 이상한 길만 접어들고...아 난 애초에 먼저 숙소로 돌아간다고 할걸...자꾸 이상한데로 가니까 힘들고 짜증났다..








아무리 지도를 본다고 아는 것도 아니고..제대로 지도 볼 줄도 모르더라...



나는 기회를 봐서 숙소로 돌아갈 생각을 하며 미녀들이나 찾아보았다.







결국 뭘 찾아가겠다는 건 포기하고 같이 뭘 먹으러 가자는 것이었다. 길을 걷다가 이번엔 아르메니아에서 온 여자애 2명과 길에서 알게되서 잠깐 얘기를 나누고..--;




식당에 왔는데 러시아여자애 말로는 여기가 니즈니에서 가장 유명한 러시아음식 전문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대충 시킨 요리는 팬케잌에 캐비어..나와보니 아쉽게도 철갑상어 캐비어가 아니고..참치알인지..주황색 캐비어였다 ㅠ  팬케잌에 캐비어를 먹다니..ㅠㅠ



웃기지도 않은 음식 먹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마지막 날이나 야경 좀 찍어야겠다 싶어 해질녘에 언덕 위로 올라갔다.





























다행스럽게도 언덕 위에서 보는 야경은 멋졌고... 언덕 아래로 내려와 보는 시내의 야경은 별로인 듯 했다.



이제 니즈니에서의 마지막날...저녁 7시 10분에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기 때문에 저녁6시까지 숙소에서 있었다.






숙소에서 컴퓨터 하다가 심심해서 잠깐 밖에 나온 뒤 크렘린 쪽으로 올라갔다가 그냥 다시 되돌아 내려왔다. 


사랑해 옙겐니아?

도대체 무슨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