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NOVI SAD, SERBIA (노비 사드, 세르비아)

오주만세 2014. 12. 14. 07:10




NOVI SAD (Нови Сад)





노비 사드는 세르비아 북부의 보이보디나 자치구의 수도이다. 부다페스트와 베오그라드를 흐르는 다뉴브 강의 두 도시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 도시이며 헝가리와의 국경이 가까운 탓에 헝가리인들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노비 사드는 17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페트로바라딘 성을 중심으로 세르비아 상인들이 모여들어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유고슬라비아가 세워졌을 때 보이보디나 자치구로 귀속되었으며 코소보 전쟁 때는 나토의 폭격으로 산업시설과 다리들이 파괴되었었다.




코시체에서 부다페스트를 들려 기차역 바로 앞의 호스텔에서 잠만 잔 뒤 아침 일찍 나와 노비 사드로 갔다. 부다페스트에서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기차역 부근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었는데 노비 사드의 호스텔에서 랩탑을 도둑맞아 미리 옮겨 놓은 사진들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2012년에 왔던 세르비아에 대한 기억은 마냥 좋기만 했는데.. 이번에 소지품을 또 도둑맞고 보니...괜히 왔다 싶은 생각만 든다. 그냥 좋은 추억만 간직했으면 좋았을텐데...



코시체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표도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요금체계를 가졌지만 부다페스트에서 세르비아로 가는 기차표는 더욱 이해가 안된다. 요컨데 부다페스트에서 같은 기차를 타고 가는데 거리가 더 먼 베오그라드로 가는 티켓이 값이 훨씬 저렴하다. 상식적으로 2시간 정도 더 짧은 거리를 가는 기차표가 더 싸야 정상인데..오히려 더 비싸다.


그리고 원래 기차도 부다페스트에서 바로 노비 사드로 와야했는데 파업 때문인지..중간에 수보티차 라는 곳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뭐 누구하나 영어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그냥 눈치껏 기차를 갈아타고 노비 사드로 오긴했는데..예정보다 2~3시간은 늦게 도착해 또 깜깜한 밤에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한 뒤 숙소를 찾아가야했다. 

호스텔을 찾아가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보니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어언 1달만에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한 뒤 잠을 자고 다음날 시내 구경을 나왔다.






2년 전과 달라진게 하나도 없이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어제도 도착하고 바로 근처에 있는 핏자집에서 핏자 먹고 잤는데..이 날 아침도 핏자로 해결했다.



그리고 어디로 관광을 하러 갈까 지도를 보며 생각하다가 숙소 바로 옆에 노비 사드 대학이 있는 걸 알게되어 노비 사드 대학교에 가서 풋풋한 여대딩들이나 보러 갔다.








풋풋하고 아름다운 미녀 여대딩들이 정말 많다. 대학 다닐 때 노비사드로 유학을 왔어야 했는데..후회만 된다.





노비 사드 대학교의 작은 캠퍼스를 둘러본 뒤 다뉴브 강가를 따라 걸었다.



강 건너편에 페트로바라딘 성이 보인다. 그리고 성의 정면으로 바로 이어지는 다리가 있던 자리에 기둥만 남아있었는데 코소보 전쟁 때 나토군의 폭격을 받아 다리가 끊어졌다고 한다. 강가에는 이 다리에 대한 역사적인 설명들이 붙어있는 게시판들이 세워져있었다.



다뉴브 강까지 온 김에 이 날 페트로바라딘 성도 마주 보고 들어가는게 나을듯 싶어 다리가 있는 곳 까지 계속 걸어갔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는데도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노비 사드의 중심가에서 페트로바라딘 쪽의 다리를 건너면 이렇게 엄청나게 낡은 구식 건물들로 이루어진 동네가 있다. 나에게는 오히려 이런 건물들이 중심가의 깨끗하고 멋진 건물들보다 정감이 가고 좋다. 일부러 관광객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새단장을 한 건물들보다 더 자연스럽고 고유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듯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얼마나 많은 건물들이 길 안 쪽에 더 있을까 궁금해 골목으로 들어가봤는데..안 쪽에는 별 거 없는듯 했다....그래서 다시 가던 길로...





계단을 올라 페트로바라딘 성으로 향하면서도 2년 전의 추억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성 내부에 올라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다가 우연히 고기를 좋아하는 동생이 베오그라드에서 만났다고 한 일본인과 재회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같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천천히 걸으며 성 내부를 구경했다.




















성 내부 구경을 끝내고 시내 쪽으로 돌아가기 전에 아까 커피를 마셨던 커피숍의 화장실을 이용한 뒤 성을 내려왔다. 여행을 하며 생긴 노하우 중 하나가 화장실은 항상 이용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페트로바라딘으로 향하는 동굴에서 찍은 고기 좋아하는 동생과 일본인






성에서 내려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저녁 6시 밖에 안됐는데 벌써 어두워지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밤11시 까지 환하던 때가 불과 2달 전인데..이렇게 낮이 짧아졌다니..






천천히 걸어 야경을 구경하며 시내 중심가로 왔다.



2년 전에 노비 사드를 찾아왔을 때는 폭설 때문이었는지 시내 중심가에도 사람이 없어 썰렁한 느낌이었는데..이번에 찾아왔을 때는 나름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저녁식사를 해야할 시간이 된듯 해서 레스토랑을 찾아봤다. 



그리고 만만해 보이는 곳을 발견해 들어간 뒤 주문한 음식은 바로 체밥치치....

2년 전에 발칸지역에서 5개월간 지내면서 정말 지겹게 먹어서 '이딴 것도 음식이라고 먹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하도 먹어서였는지 막상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이 불량스러운 맛이 왜 그렇게 그리웠을까...그리고 다시 세르비아로 와서 맛을 보니 다시 '이딴 것도 음식인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리고 호스텔에 돌아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며 노래를 부르고 테이블까지 치면서 밤새도록 술쳐먹고 하느라 도무지 버틸 수가 없었다. 호스텔 직원에게 뭐라고 말을 해봤지만 잠깐 조용해졌다 또 미친놈들처럼 떠드는 탓에 다음날 그냥 우리가 호스텔을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호스텔을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 맵을 보고 찾아갔는데..주인은 어디가고 옆집 사람이 주인에게 전화를 하더니 10분 정도 기다리면 주인이 올 거라고 해서 호스텔 앞에서 마냥 기다리는데 주인이라는 놈은 10분이 지나도 나타나질 않는다. 그래서 그냥 다른 호스텔을 찾아갔다.



시내를 조금 헤맨 끝에 호스텔을 하나 찾아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미토리는 여유가 없고 싱글룸만 있다고 해서 어떻게 할까 조금 망설이다가 도미토리나 싱글룸이나 요금이 얼마 차이 나지도 않아서 하루는 싱글룸에 묵고 다음날 도미토리에 자리가 나면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시내 구경을 나왔다. 특별히 볼 건 없지만...







오후가 되서 호스텔에 돌아간 뒤 잠깐 쉬다가 간식이나 먹을겸 근처에 있는 팬케잌 카페에 갔다.



팬케잌...예전에 베오그라드에 있을 때 세르비아 친구가 즐겨 먹던 팬케잌인데...베오그라드의 카페에서 팔던 팬케익보다는 맛이 없었다. 뭐 팬케잌 맛이 그게 그거겠지만...




그리고 다음날은 호스텔의 싱글룸에서 도미토리룸으로 옮기려 했는데 아침부터 호스텔로 경찰이 와서 한 숙박객 아저씨와 얘기를 하고 있는듯 했다. 주인 여자에게 물으니 어제 도둑이 들어서 오늘 방을 옮기기 좀 그렇다고..도미토리 가격으로 싱글룸에서 머물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마침 방 옮기기도 귀찮았는데 요금 할인까지 해주며 싱글룸에 더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얼씨구나하고 오케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둑들었단 소리에 다른 곳으로 옮겼어야 했는데........



암튼 이 날도 그냥 밖에 나와 목적도 없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다음날은 도미토리룸으로 방을 옮긴 뒤 할 일이 없어 시내에서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쇼핑몰까지 걸어갔다가 걸어왔다..지도로 봤을 때는 얼마 안 멀어 보였는데...정말 오래 걸렸다. 가는 길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씩을 먹고 쇼핑몰 구경을 한 뒤 호스텔로 돌아오며 



 체밥피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그래 케밥치치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체밥피는 괜찮을 수도 있겠지 하고 주문해 먹었지만...역시 그저 그랬다.


그리고 이  날 잠을 자고 아침에 계속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뭐하냐고 물으니 지갑이 사라졌다고..찾는 중이라고 한다. 어제 새벽에 술 마시러 나가서 잃어버렸거나 방 어디 놔뒀겠지 하고 있는데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방을 나갔다 들어오더니 내 바지와 점퍼가 밖에 신발장 위에 놓여져 있다고 하는 것이다.


?


방 밖으로 나가보니 정말 내 옷들이 신발장 위에 있다. 앗차 하는 생각에 방으로 돌아와보니 내 컴퓨터가 사라졌다. 점퍼의 주머니를 뒤져보니 핸드폰도 사라졌다. 그리고 침대 위에 올려놓은 안경도 사라졌다.


아이고...


나는 간밤에 방에서 계속 컴퓨터만 하다가 잠을 잤는데 고기 좋아하는 친구는 술 마신다고 나가서 새벽3시가 다되어 들어왔는데 호스텔 입구와 방문을 안 잠근채 들어왔다는 것이다. 문이 안 잠긴 틈을 타서 들어온 뒤에 컴퓨터와 고기 좋아하는 동생의 지갑을 훔치고 어두우니 내 옷들은 방 밖으로 갖고 나가 뒤져서 핸드폰을 갖고 간 것이었다.


참......프랑크푸르트에서 현금 도둑맞은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이것참..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계시인가..컴퓨터가 없으면 주식은 어떻게 봐야하나 그 걱정부터 됐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갑과 기타 중요물품은 다 개인사물함에 넣고 자물쇠를 잠가놨고..핸드폰과 노트북도 오래된거라 어차피 새로 사려고 햇던거라는 점?

그래도 아직 쓸만한 물건들이라 독일에서도 새로 살까 말까 하다 말고 그냥 계속 갖고 다녔었는데 이것 참..


게다가 세르비아의 좋았던 추억이 악몽으로 바뀌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