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KOSICE, SLOVAKIA (코시체, 슬로바키아)

오주만세 2014. 12. 13. 03:49



KOSICE (Košice)




코시페는 인구 25만명의 슬로바키아에서 브라티슬라바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도시이다. 


역사적으로 8세기경부터 거주민들이 살기 시작하여 13세기에 위치상의 전략적 중요성에 의해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그 후 중세부터 근대까지 헝가리와 체코 투르크 등등 많은 정복자들의 점령을 당하며 나름 화려한 피정복 시기를 보냈다. 1차대전이 끝난 뒤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소련과의 지리적 접근성 덕분에 코시체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중요한 공업도시로 발전하게된다. 


냉전이 종식된 후에도 동부유럽의 중심지의 역할을 하며 2014년에는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체코의 브르노에서 3일간 망연자실해 있던 정신을 추스린 뒤 슬로바키아로 향했다. 브르노에서 브라티슬라바가 바로 코 앞이지만... 역시 예전에 갔던 곳이고 올해초 베트남 사파에서 만났던 체코 아저씨가 코시체가 좋다는 얘기를 했던게 생각이 나서 그냥 코시체로 갔다. 


브라티슬라바와 비슷한 느낌의 도시였고.. 가기 전에 몰랐는데 가는 버스에서 옆에 앉아있던 슬로바키아 소녀가 코시체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며 슬로바키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왠지 대도시가 아닐까 상상도 했지만 브라티슬라바가 제일 큰 도시라는 걸 염두해보면..두 번째로 크다고 해도 결코 크다는 느낌은 안 받았던..작은 마을 같은 도시였다. 


원래 관광객들에게 인기없는 곳이고 비수기에 접어들어서 더더욱 사람없고 한적한 곳이었다.



브르노에서 코시체까지도 STUDENT AGENCY 라는 회사의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 요금은 10유로 정도였던거 같다.  버스 내에서 와이파이도 되고 계속해서 승무원이 음료수 스낵을 서빙해주는 기차보다 훨씬 좋은 서비스였다. 그리고 옆자리에는 코시체에서 30분 거리인 프레쇼브라는 도시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슬로바키아 여자애가 앉아서 코시체로 가는 동안 이것저것 얘기하며 심심하지 않게 이동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버스는 저녁 8시가 넘어서 코시체에 도착했다..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승객들을 내려주었는데 사방은 벌써 깜깜해진 뒤였다. 그리고 예약해놓은 호스텔은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어두운 밤길을 공원까지 가로질러 걸어가야 했다. 서유럽에서 1달 동안 어머니 강도 당하고 호스텔에서 돈 잃어버리는 사건들을 겪고 나니 옛날엔 아무렇지도 않게 다닌 도시의 밤거리도 이제는 잔뜩 긴장을 하며 어디서 이상한 놈들 튀어나오지 않을까 주의를 살피며 걷게 된다.



다행히 무사히 호스텔까지 도달해 체크인을 하고 저녁도 먹을겸 코시체의 밤거리를 구경하러 나왔다.



왠지 분위기가 브라티슬라바와 굉장히 비슷했다...


















밤거리 구경을 마치고 호스텔로 되돌아가 취침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본격적으로 시내 구경...을 나왔지만 볼게 별로 없네--;




망한 회사들 간판은 왜 저렇게 붙여놨나..




이 성당이 있는 곳..saint elizabeth's cathedral 이 관광로의 중심이었다. 






관광로는 어제 밤에도 걸어갔었으니 그냥 다른 곳으로 가보려 일부러 엉뚱한 길로 걸어가봤다.

하지만 휑한 도로와 낡은 고층 빌딩들만 보일 뿐...










그래서 다시 관광로 쪽으로 와서 건물들을 더 구경했다. 관광로 중앙에 트램이 다니는 길이 있는데..지나다니는 트램은 한 번도 못본 것 같다.



그냥 슈퍼마켓에서 먹을것 좀 사들고 호스텔로 돌아갔다.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중국에서 만난 고기좋아하는 동생과 얘기를 나눴는데..지금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마침 나도 세르비아 쪽으로 가려는 생각이어서 노비 사드에서 만나자고 하고 코시체에서 노비 사드까지는 어떻게 가야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당연히 한 번에 가는 교통편은 없고..왠만해서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들린 뒤 기차를 환승해서 가야하는 듯 했다. 그런데 코시체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가 오후6시였나? 하루에 하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면 아애 새벽아침에 가는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후 6시에 기차를 타고 부다페스트를 가면... 노비 사드 까지는 또 기차시간 기다려야하고...노비 사드에 도착하면 아침4시 정도 되는듯했다. 어쩔 수 없이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숙박하기로 하고...대략 다음날 스케쥴을 짠 뒤에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씻고 짐을 챙긴 뒤 체크아웃을 하려고 하는데 호스텔에 다른 코쟁이 한 명이 왔다. 잠깐 얘기를 해보니 스웨덴에서 여행을 왔다고 하며 여기서 루마니아의 티미소아라로 가려고 하는데 교통편이 없어서 난처한 상황이라고 한다. 대충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기차와 버스를 한 4번을 갈아타야 갈 수 있는듯 했다. 이 코쟁이는 어제 코시체에 도착했는데 첫날 묵은 호스텔이 영 아니어서 이 호스텔로 옮겼다고 한다. 옷차림이 남루해보여 얼마나 여행을 했냐고 물으니 1달도 안 됐다고 해서 좀 놀랐었다. 암튼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 시간도 한참 남아서 같이 동네 구경이나 가자고 한 뒤 같이 밖으로 나왔다.



이 스웨덴 코쟁이도 나처럼 관광객들 붐비는 곳 보다는 조용한 뒷골목을 좋아하는듯 했다. 그래서 같이 골목길을 여기저기 열심히 걸어다녔다.






여기도 호스텔이거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었는데 1층에는 특이한 컨셉의 바가 있었다. 그리고 저 속옷차림의 여자는 마네킹이다.



실제 운행되지 않고 장식용으로 세워놓은 트램..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조각상을 보게되었는데 밑판에 앤디 워홀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앤디 워홀이 슬로바키아계 미국인이라는데 혹시 앤디 워홀의 부모가 코시체 출신인가?





이렇게 갔던 곳을 계속 빙빙 돌다가 근처의 핏자 가게에서 50센트짜리 핏자를 2개씩 먹은 뒤 성당 안에나 들어가볼까 했다.



남루한 차림의 스웨덴 코쟁이..



하지만 성당 문은 굳게 닫혀있었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제 뭘 해야하나 시계를 보니 아직 오후 3시 정도 밖에 안됐다. 할 일도 없으니 기차역으로 가서 나는 기차표를 사고 스웨덴 놈은 루마니아로 가는 기차편을 알아보기로 했다.






여기가 바로 코시체 기차역이다..--;


나는 기차표를 무사히 샀는데..웃기게 코시체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는 왕복편이 편도편보다 싸다...다시 와서 돈 쓰라는 의미인가? 2년 전에 크로아티아나 헝가리에서 기차표 살 때도 왕복티켓이 편도티켓보다 싼 경우가 있었는데 슬로바키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다행히 왕복티켓을 샀는데 스웨덴 놈의 궁금점은 기차역에 제대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탓에 풀 수가 없었다. 궁시렁거리며 같이 호스텔로 돌아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얘기 좀 하다가 다시 기차역으로 와서 부다페스트행 기차를 탔다.


코시체는 브라티슬라바처럼 심심한 동네 같지만 왠지 브라티슬라바보다 나은듯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관광객들이 거치는 루트에서 동떨어져 있어서 뭐 굳이 여기까지 구경하러 오기엔...--;

어쨌든 여기서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돈 도둑맞은게 계속 생각이 나서 마음 편하게 있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