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ZARAGOZA, SPAIN (사라고사, 스페인)

오주만세 2014. 11. 28. 08:00



ZARAGOZA



사라고사는 아라곤(Aragon) 지역에 위치한 스페인에서 5번째이며 경제규모로는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사라고사라는 이름의 유래는 로마의 황제   Caesaraugusta (August) 에서 유래하며 2000여년 전 고대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로마 시대 이후 이 지역이 무슬림들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예술과 과학의 중심지로 번영하기도 했으며 그 이후로도 아라곤 왕국의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로써 발전해 온 역사적인 도시라고 한다.



스페인의 수도..가 아니라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바르셀로나를 떠나 사라고사로 향했다. 원래는 사라고사에서 2일간 머물려고 했는데 인터넷으로 숙소를 검색해보니 숙박할 만한 곳이 한 군데도 남지 않았고 평점이 너무 낮거나 요금이 너무 비싼 호텔들 밖에 없었다. 

그래서 뭐 사실 사라고사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라 당일 구경 하기로 하고 숙소는 사라고사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우에스카란 곳에 잡았다.


투델라 라는 곳도 알아보기는 했었는데 우에스카 쪽이 교통면에서 더 편하고 솔직히 빌바오도 가고 싶기는 한데 정말 교통이 불편하다. 혼자 가는 거라면 별 부담 없이 가겠는데 어머니와 같이 하는 여행이다 보니 장거리를 기차 여러번 갈아타고 그러는 건 너무 번거로워서 이번 여행엔 포기하게 되었다.


아무튼 사라고사에 왔는데 확실히 바르셀로나보다 훨씬 좋다.


작은 규모의 도시라 걸어서 천천히 여유있게 구경하기에 좋고 볼거리도 많은데 바르셀로나 처럼 여기저기 퍼져있어서 귀찮게 버스타고 다닐 필요 없이 중심지에 대부분 모여있어서 관광하기에 큰 부담도 없었다. 

그리고 우에스카에 가서 우연히 TV를 보다가 알게 된 것인데.. 사라고사의 가장 큰 연중행사인 El Pilar 라는 축제가 10월 12일에 열린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사라고사 가는 날이 축제기간이라 호텔 예약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던 것이었다.

아쉽게도 축제 구경은 못하고 전야제 비슷한 것만 보다가 우에스카로 떠났다..ㅠㅠ



바르셀로나를 떠나 사라고사 델리역에 도착했다. 코인 로커에 짐을 넣은 뒤 기차역 밖으로 나왔는데 사라고사 기차역은 시내 중심부에서 좀 떨어져있는듯 했다.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갈까 하다가..시내까지 가는 중에도 castle 이 하나 있길래 그냥 산책도 할겸 천천히 걸어가봤다.










기차역 부근은 온통 새로지은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었는데..부동산 침체의 영향인지 이 동네도 건물은 지은지 얼마 안되보이는데 사람은 하나 없이 썰렁한게..용인의 아파트단지들 보는 느낌이었다.



구글맵에 나와있는 성이 바로 저 건물인데..Aljaferia Palce 라고 하는 궁전인가보다..보수공사를 한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지은지 얼마 안된 건물마냥 너무 깨끗하고 깔끔했다.



이제 성을 그냥 지나가며 힐끗 본 뒤에 시내 중심가로 계속해서 걸어갔다. 가는 중에 중국식당들이 눈에 띄어 갑자기 오랜만에 중국음식들이 먹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별로라는 눈치라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 원형경기장이 보였는데..아마 안에서는 투우경기가 열리고 있는 듯 했다. 원형경기장 둘레에는 딱 봐도 암표상으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지나가는 우리를 매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길래 괜히 짜증나서 재빨리 지나쳐갔다.








아라곤 지역인데도 까탈루냐의 깃발 비슷한 것이 걸려있었다.





점심을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뭘 먹을까 하다가 스페인 요리인 타파스라는 것을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사라고사가 타파스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길거리에 많은 타파스바들이 있었는데..그 중에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들로 붐비는 곳을 찾아서 들어가봤다. 

그리고 바에 진열되있는 타파스들을 몇몇 골라서 시켰는데.



일본 스시와 비슷한 모양이었는데 다른 점은 밥 대신 바게트빵이 베이스랄까.. 맛은 별로였다. 엄청 짜기만 하고.. 특별히 만드는 요리같지도 않았다. 

그냥 바게트 빵 얇게 잘라서 위에 이것저것 올려놓은...--; 뭐 블로그 하면서 저것들 맛 있다고 거짓말로 올릴 수도 있지만 정말 별로고 돈만 아까웠다. 



별로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너무 짜서 그런가..입맛이 사라지니 허기도 사라진듯 했다. 아마 식사로 먹기보단 간식으로 먹는 음식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어쨌든 나름대로 점심을 먹고 다시 시내 중심가를 향해 걸어갔다.











드디어 시내 중심부로 왔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넘치고 다양한 전통의상들을 입은 사람들이 좀 의아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다음날 있을 축제의 준비가 한창이었던 것이었다.





























큰 길을 따라 걷다가 옆의 좁은 골목길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서 안 쪽으로 들어가봤더니..이런 좁은 골목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깜짝 놀라서 다시 다른 골목길로 갔더니 여기도 사람들 천지다..이게 다 El Pilar 라는 페스티벌 때문이다!





아까 레스토랑에서 타파스 따위 먹지 말고 여기서 뭐 좀 사먹을걸...후회도 됐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사라고사의 하이라이트인 Nuestra Señora del Pilar 가 보인다. 이름이 이게 맞나?









아까 먹은 타파스의 소금기가 입안에 아직 가득남아 입가심도 할 겸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잠깐 벤치에 앉아 쉬었다.











성당 내부도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서 잠깐 들어가서 구경해봤다.








사진 찍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뭐 다들 찍더만..
























위 사진의 오른편에 있는 돌무더기가 로마시대때의 극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도시의 이름이 유래된 Caesar Augustus 로마황제의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으휴..타파스 말고 중국 음식점에서 친자오로스나 라면이나 먹을걸...ㅠㅠ





다시 걸어서 기차역으로 왔는데..너무 일찍와서 우에스카로 가는 기차는 1시간 넘게 더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짧았던 사라고사 관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