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SHKODRA, ALBANIA (쉬코드라, 알바니아)

오주만세 2014. 12. 18. 07:03

 

 

 

 

SHKODRA

 

 

 

쉬코드라는 알바니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많은 건물들과 도로의 보수공사를 통해 외형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원전 3세기에 Teuta Illyan 여왕의 왕국이 세워진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로 1473년과 1479년에 오토만 왕국에 의한 공격을 받아 큰 시련을 겪었으며 1차대전 기간에는 도시의 주인이 수차례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1979년에는 지진으로 인해 도시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울치니에서 5일간의 휴식을 취한 뒤 알바니아로 넘어갔다. 2년 전에 발칸반도를 여행했을 때 알바니아는 가지 않았었는데 왠지 이미지가 안 좋아서였다. 헐리우드 영화들이 심어준 선입견 보다는 터키에서의 불쾌한 경험이 비슷한 이미지의 알바니아에 까지 영향을 미친듯 하다. 하지만 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 만났던 친절하고 좋았던 사람들도 알고보면 다 알바니아인들이고 같은 사람들이니 괜한 걱정이 아니었나 싶어서 이번 기회에는 알바니아에 들려보려했다. 

 

그리고 알바니아의 첫번째 도시는 몬테네그로 국경과 근접해 있는 도시인 쉬코드라.. 특별히 다른 발칸의 나라들과는 달리 여기가 알바니아구나 하는 차별성 같은건 느끼지 못했지만 3일째에 찾아갔던 요새와 거기서 내려다보는 주위의 전경은 너무나 좋았다.

 

 

몬테네그로의 펜션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버스터미널로 가려했는데 주인 아저씨가 기다리라고 하더니 귤을 한봉지 가득히 들고온다. 나도 어제 귤 많이 사서 배터지게 먹고 지금 가방에도 들어있는데....그리고 고맙게도 버스터미널까지 승용차로 태워다주겠다고 해서 편하게 버스터미널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너무 일찍 도착해서 또 버스터미널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했다. 버스터미널에 있는 커피숍에서 카푸치노 한 잔 시킨 뒤 카페 파티오의 길바닥에 퍼져있는 길고양이를 데리고 좀 놀다가 버스에 올랐다.

 

 

또 구닥다리 버스를 타고 알바니아로 향했다.

 

 

쉬코드라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약 3시간 정도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나와 다른 한 명의 서양 여행객을 빼고는 전부 티라나로 가는 버스로 바로 갈아타는듯 했다. 서양애 한 명도 나와 같은 호스텔로 찾아가는건가 싶어 지켜봤는데 내가 예약해놓은 숙소와는 반대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간다. 나도 그냥 혼자 찾아가야겠다 싶어서 시내 쪽으로 이동해갔다. 

 

 

버스를 내린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호스텔이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바로 시내구경을 나왔다.

 

 

 

위의 골목을 들어가면 관광객 거리가 나온다....그냥 관광거리이다. 좌우로 레스토랑과 기념품가게가 늘어서 있는..

 

 

 

이런 관광객을 위한 거리는 말 그대로 관광객을 위한 곳이고..현지 사람들은 어떤 곳에서 살까....좀 다른 쪽으로 걸어가봤다.

 

 

 

 

 

 

 

 

 

 

 

 

아무리 둘러봐도 뭐 특별히 볼 건 없고 관광객을 위한 거리는 보스니아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사는 곳은 뭐 우중충하고 예전에 갔었으면 모르겠지만 이전의 나라들에서 안 좋은 일을 겪고 오니까 하나도 길거리에 인간들도 다 도둑놈들로 보이고 약간 무섭기도 했다. 아니 짜증이 났다. 

 

 

 

 

 

 

 

그래서 해가 지며 어두워지려는 기미가 보일 때 호스텔이 있는 쪽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호스텔로 돌아갔더니 방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온 남자가 체크인을 하고 있었다. 같은 방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을 잤다. 그런데 여기 호스텔도 방에 난방시설이 없다. 아...2년 전의 추운 겨울에 난방 안 하는 호스텔들에 있다가 감기 심하게 걸려서 한국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겨울은 절대 감기에 걸리지 말아야지....아직 여기 쉬코드라는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밤에 잘 때는 한기가 느껴졌다. 

 

 

 

다음 날은 이 곳 쉬코드라의 가장 유명한 장소인 Rozafa Fortress 를 구경하러 갔다. 시내에서 버스를 타면 금방 갈 수 있을듯 했는데 Fortress를 보고나면 따로 할 일도 없을듯 해서 시간도 떼울겸 천천히 걸어가봤다. 지도상으로는 시내로부터 2~3km 정도 떨어져있는듯 보였다.

 

 

 

코소보에도 저 것과 비슷한 생김새의 군인 동상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숙소를 나와 30분 정도 걸으니 멀리 언덕 위로 요새의 모습이 보였다...저기까지는 또 언제 올라가나..--;

 

 

 

요새가 있는 언덕에 다달았는데 올라가는 길이 어딘지 몰라 그냥 언덕을 한 바퀴 뺑 돌았다.

 

 

 

 

여기 교회같은 건물이 있는데 혹시 여기가 요새 올라가는 길인가 싶어 안으로 들어가 안 쪽으로 쭉 걸어가봤는데 관리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요새가 있는 쪽을 가리키며 저기 가려고 한다고 하니까 따라오라면서 그냥 교회 밖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내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라는 식으로 얘기해서 혹시 그냥 지나쳤나 싶어 다시 돌아갔다.

 

 

 

조금 가니까 오른쪽에 요새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반대쪽에서 걸어오느라 표지판의 뒷면만 봐서 모르고 지나쳤던 것이었다. 그래서 골목길로 들어간 뒤 언덕 위를 천천히 올라갔다.

 

 

여기는 뭔 동네에 사람이 이렇게 하나도 없는지 오히려 사람이 없으니까 좀 무섭기까지 했다. 그리고 언덕으로 올라가는길 옆의 공터에서 서성이던 꼬맹이들이 나를 보자마자 웃으면서 다가온다. 그리고 대뜸 자기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데..아 이놈들 하는 짓을 보니 영락없는 프로페셔널들이다. 그래서 니네 사진 필요없다고 꺼지라고 하니까 계속 앞을 막고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순간 '땡큐' 라고 말 한 뒤에 내 갈 길을 계속해 가려했는데 이놈들이 또 길을 막더니 돈 달라고 한다. 

 

no money, no english, fuck off, 세 단어만 계속 하는데도 쫓아와서 확 패주고 싶었다. 저런 꼬맹이 셋이랑 3:1로 싸우면 내가 이길까? 혹시 흉기같은 거 갖고있지는 않을까? 아 한 놈은 팔 부상 중이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겠군..1:2면 해볼만하겠네..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냥 제풀에 지쳤는지 그냥 자기들 놀던 곳으로 가버렸다. 

 

사람이 좀 간만에 기분좋게 산책 중인데 이상한 놈들이 급 기분 나쁘게 만들어버린다...

 

 

드디어 요새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 쪽으로 가니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입장료는 200lek? 위키에 그렇게 써있다. 난 얼마 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한국돈으로 2~3천원 정도 하는듯 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쉬코드라 시의 전경도 좋았지만 요새 자체도 볼만했다. 비슷한 스타일인 사라예보의 요새와는 비교 자체가 실례일 정도로 큰 규모였다.

 

 

바람에 펄럭이는 알바니아 국기.. 저 깃발을 보고 있으니 문뜩 비슷한 모양의 독수리 문양을 로고로 쓰고 있는 이탈리아의 브랜드가 생각이 났다. 나라 이름도 비슷한데..무슨 연관이 있는건 아니겠지..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봤는데 아무 관련이 없다!!

 

 

 

 

 

비수기라...그런데 바닷가도 아니고 이런 곳도 비수기가 따로 있나?.... 정말 관광객 딱 2명 있었다. 

 

 

 

 

 

 

 

 

 

 

 

 

 

 

 

 

 

 

 

 

 

 

 

 

 

 

 

 

 

 

 

 

 

 

 

 

 

 

사진을 너무 많이 찍었더니 정리도 안 된다. 암튼 여기 요새 위에서 1시간 가량 주위를 둘러보다가 담배 한 대 피우고 해가 지기 전에 내려갔다.

 

 

 

 

 

 

내려가면서도 사진 몇 장 찍고..

 

 

 

 

 

요새 내부의 지도는 내려가면서 보았다. 뷰포인트를 4곳으로 나누어 설명해놨는데 별로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아까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가는데 올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하나 없다...그리고 아까 그 그지놈들도 다행히 없었다.

 

 

시내에서 요새로 가는 길의 왼편에는 저렇게 작은 집들이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길가의 카센터와 고철들이 나뒹구는 공터들과 어울려 여기가 무슨 리오 데 자네이루 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이렇게 보니까 알록달록한 집들의 색이 이뻐서 한 번 저기 올라가서 구경해볼까 했지만 괜히 쓸데없는 짓 하다가 총 맞을까봐 관뒀다.

 

 

 

 

 

 

 

 

 

2014년이 곧 끝나간다는걸 상기시키려는 듯 길가에는 온통 단풍 천지이다. 

걷다가 예쁜 단풍잎 하나 줏어오려 했는데 도시에 병충해가 심한지 색 이쁜 멀쩡한 단풍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귀찮아서 포기..

 

 

 

숙소 근처까지 왔다가 할 것도 없이 추운데 일찍 호스텔로 들어가기 싫어서 커피숍에서 케잌 한 조각과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쉬코드라의 야경을 찍으러 1시간 정도 시내를 방황했다.

 

 

 

 

 

별거 없다. 호스텔로 가면서 길거리 노점에서 햄버거 하나 샀는데..1200원 밖에 안한다. 그런데 햄버거 안의 고기패티가 고무 씹는 느낌이다.

암튼 쉬코드라는 그냥 하루 정도 들려서 요새 구경하고 떠나면 될 듯한 도시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