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South Asia

NAN, THAILAND (난, 태국)

오주만세 2015. 11. 15. 13:45



NAN (น่าน)









2년 만에 태국의 도시 난을 다시 찾았다. 






와이파이가 없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책 읽으며 하루를 보낸 뒤 아침 일찍 국경을 넘으러 나왔다. 인터넷이 안 되고 게스트하우스 주인과 말도 통하지 않아서 태국의 국경을 넘는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저 지도에 나와있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역시 이 곳 무앙 은언을 통해 국경을 넘는 방법은 여행자들에겐 생소한 경로여서 그런지.. 가는 길에 간간히 현지인들과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만 볼 수 있었다. 


미리 국경을 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좀 알아봤다면 택시나 툭툭을 타고 갔을텐데..막무가내로 길을 걷다 보니 햇빛은 뜨겁고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중간에 만난 나와 같은 길을 가던 현지인들도 어느 새 뒤돌아보면 사라지고 결국 거의 5km 되는 거리를 나 혼자서만 걷고 있었다.







그래도 조용한 시골 풍경들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날 팍벵에서 무앙은언으로 올 때 지도를 자세히 안 봐서 몰랐는데..많은 게스트 하우스들이 무앙은언 마을과 좀 떨어진 태국 국경 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곳의 게스트하우스들은 와이파이가 되겠지....? 어쩌면 여기서 며칠 더 묵고 가볼까도 생각해 봤지만..주머니엔 한화로 2만원 가량의 돈만 남고 마을에는 내가 갖고 있는 카드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ATM이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땡볕에 1시간쯤 걸었을까..멀리서 드디어 국경 검문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라오 현지인 아줌마 1명과 처자 2명을 만나게 되어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라오측 국경에서 출국 심사를 받고 4명이 같이 2km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 태국측 국경에 도착했다.



나는 라오측 출국심사와 태국측 입국심사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금방 진행되었지만 라오 아줌마와 처자들은 태국측 입국 절차가 좀 복잡한 듯 했다. 


게다가 더 황당한 건..원래 까막눈인 것인지..아니면 태국어를 몰라서 그런건지.. 입국카드에 태국 내 거주지를 적지 못해 3명이 다 나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영어로 도시 이름만 적었기에 그냥 영어로 아무렇게나 쓸까도 생각해봤지만..라오 아줌마가 태국어인지 라오어가 적혀있는 작은 메모지를 보여주며 이거 그대로 적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내가 태국어를 어떻게 안다고..처음 보는 한국인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지...어차피 글자 몰라서 모양만 그대로 어설프게 따라하는 건 피차일반인데..라오 아줌마의 입국카드 작성을 끝내자 라오 처자 두 명도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부탁을 한다..--;


정작 입국카드 제출하니까 검사도 대충대충 하더만...



여차여차 태국에 입국한 뒤엔 같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내가 동행한 라오 사람들에게 나는 난으로 간다고 하니까 알아들은듯 한데.. 라오 사람들은 난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는 듯 했다.




버스 터미널에 오자마자 태국 돈이 하나도 없어서 근처에 ATM이 있나 찾으러 돌아다녔다. 다행히도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환전소와 ATM이 있는데..10000바트 인출하는데 수수료가 1만원이 넘게 붙더라..


ATM에서 돈을 인출한 뒤 다시 버스 터미널로 왔더니 라오 아줌마와 처자들이 의자에 앉아 있어서 대화 몇 마디 나누려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그냥 먼 산만 바라보며 담배를 피고 있으니 난으로 가는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래서 버스에 탈 준비를 하려고 하니 라오 처자가 나에게 무슨 종이 쪼가리를 흔들며 뭐라고 하는 것이다. 가까이 가서 종이 쪼가리를 보니 생긴게 버스 티켓 같이 생겼다.




이 곳 버스 터미널에 왔을 때는 그냥 대기실만 덩그라니 있어서 몰랐는데.. 버스 티켓을 위 사진에 보이는 구멍가게에서 산 뒤에 타야 하는 것이었다. 아 라오처자야 좀 일찍 말을 해줬어야지...버스를 놓칠까 재빨리 구멍가게로 가서 티켓을 사려 하는데 태국인인지 라오인인지 대여섯 명이 티켓을 사고 있었다. 아.....결국 예상했던 대로 버스는 만석이라 나는 다음 버스를 타야 했다...버스를 타고 떠나는 라오 아줌마와 처자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를 하고 다시 벤치에 앉아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한 1시간 기다린듯 하다. 



버스를 타고 2시간 여를 가 드디어 난에 도착했다. 숙소는 지난 번에 묵었던 곳을 다시 찾아서 체크인을 하고..방에 들어가 주식을 확인했는데..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이제 태국에서는 어떻게 움직일까 잠깐 생각한 뒤 그냥 동네 구경하러 밖으로 나왔다.



2년 전에 와서 워낙 오래 머물렀던 곳이라 새로울 건 전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의 분위기는 맘에 든다.







2년 전엔 사원 이름들을 모른 채 돌아다녔었는데.. 이번엔 이름이라도 사진으로 찍어서 기억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근처만 한 바퀴 돈 뒤에 가게에서 먹을 것들은 산 뒤에 숙소로 돌아가 다음 날은 무엇을 할까 생각해봤다.



첫 번째 방문 때는 도시 이름만 보고 왔었고 아무런 정보를 찾지 않았기에 다행스럽게도 도시 외곽 쪽에 내가 보지 못한 볼거리들이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볼거리들을 봐야겠다 생각했다.



























































먼저 어제 못 본 시내 중심에 있는 사원들을 둘러본 뒤 좀 멀리 떨어진 시 외곽에 있는 사원을 보러 갔다.




가는 길에 또 사원을 구경하고..











원래 난에서 열리는 연례행사 중에 보트 경주가 유명하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 그런지 사원 내부에 보트가 전시되어 있었다.









시 외곽에 있는 사원을 보러 가다가 생각해보니..지금 길거리에는 떙볕을 맞으며 걷고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 듯 했다.


7km 떨어진 어중간한 거리라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만약 택시 타고 가서 사원 보고 오는 거라면 애초에 가질 않았을 것이다. 









가는 길에 펼쳐진 멋진 풍경들을 감상하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름 모를 사원들도 마주쳐 우연치 않게 구경할 수 있고...











길에 보이는 그리고 지나는 작은 마을들에서 현지인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으니..택시가 왠말이랴... 










이런 동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



















옆으로 기어 다니는 게도 보았다. 무심코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게 옆으로 툭 튀어나오길래 깜짝 놀랐었다.












소고기들을 배경으로 풍경 사진도 찍고..





아무튼 이렇게 걸어서 하는 것이 진짜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겟지만..동남아는 솔직히 너무 덥다..









어쨌든 걷는 사람 하나 없는 길을 따라 2시간 정도 걸려서 목적지인 Wat Phrathatchaehang  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입구에 도착해 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 오토바이나 차를 타고 왔던데....--;









이 사원의 컨셉은 토끼인가...? 여기저기 작고 귀엽게 생긴 토끼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었다.





혹시..진짜 토끼도 있나 해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모형들만 볼 수 있었다.




















토끼 사원을 봤으니 이제 다시 시내로 되돌아 가야 하는데..사원 밖을 나오니 썽태우 한 대가 출발하고 있었다. 아마도 시내에서 왕복하는 썽태우인듯 하지만 방금 출발한 썽태우가 또 언제 올지 몰라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다.















시내에 거의 다 와서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는데..마땅한 곳이 없어서 그냥 치킨집에서 치킨 사들고 숙소에 와서 콜라와 같이 먹었다.



그리고 또 다음날은 역시 예전에 방문하지 못했던 곳..Wat Phra That Khao Noi 곳을 찾아가봤다.


지도 상으로 전일 갔던 토끼 사원보다 가까운 곳에 있길래 당연히 걸어서 이동했는데..





이 쪽 길은 가면서도 볼게 별로 없더라...




사원 입구까지 1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저 높은 계단을 오르면 사원이 있다.


















이 사원의 장점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서 난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과 부처상이 있다는 것이다.




뒤에서 뒷모습만 봤을 때는 부처가 위엄있게 생겼는데.. 앞모습을 보니 좀 웃기기도 하고 그랬다.







볼 것 다 봤고 이제 숙소로 돌아가려 했는데..가파른 계단을 보니까 잠깐 더 쉬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 해질녘이 되서 조금만 더 기다려서 야경도 구경하려 했다.






아침에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아침의 일출 풍경이 좋다고 하는 걸 봤었는데..역시나 일몰은 그냥 깜깜하기만 했다.






왠만큼 어두워질 때 까지 있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원래 난으로 오면서 여기서 한 10일 넘게 있으려 했는데 주식은 오를 생각도 안 하고 생각해보니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그냥 아쉽지만 한국으로 귀국하기로 했다.


명절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듯 했다. 주식 땜에 여행할 기분도 안 나고..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니 추석을 보내고 주식 정리 좀 한 뒤 다시 동남아든 어디든 가기로 했다.



한국행 항공편을 찾은 뒤 난 시내 구경이나 하러 밖으로 나왔다.















시장에 들어가 이것 저것 군것질도 하고..





숙소 근처로 돌아와 라면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그나마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라면집이라..자주 갔었는데..갈 때마다 라면값이 다른 듯 했다..--; 기분 탓인가..






















숙소로 되돌아 가다가 사람들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모여있길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니 나이트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배가 불렀지만..안으로 들어가 닭다리 2개를 사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광장으로 가서 혼자 음악 구경하며 있었는데.. 다들 친구 가족들과 나온 야시장에 나만 혼자 있으니 기분이 좀 착잡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