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South Asia

MUI NE, VIETNAM (무이네, 베트남)

오주만세 2015. 11. 30. 13:42

 

 

 

 

 

 

 

MUI NE (

Mũi Né)

 

 

 

도시민들을 위한 한적한 휴양지로,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약 4시간이 걸린다. 길이 약10km에 이르는 긴 해변을 따라 소규모의 리조트호텔,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으며, 파도가 거칠고 높아서 서핑·윈드서핑을 하거나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하다.

 

 

부근에 있는 '피싱 빌리지(Fishing Village)'에서는 둥근 바구니처럼 생긴 전통 배 '퉁'과 그물로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베트남 사람들의 고기잡이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이네에서 남쪽으로 약 5km 떨어져 있는 곳에는 지름 약 2~3km 규모의 모래언덕(Sand Dune)이 있는데, 사막과 같은 풍광과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무이네 바닷가 계곡 안쪽에 있는 요정의 샘, 리틀 그랜드 캐니언 등도 명소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무이네 [Mui Ne] (두산백과)

 

 

 

 

달랏의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지금 무이네에 가면 비수기라 사람이 없고 너무 한가할 거란 얘기를 듣고 무이네로 왔다. 하지만 너무 경솔한 결정이었다. 한국에서 동남아 관련 카페에서 베트남을 검색하면 다낭 나트랑과 함께 빠지지 않는 곳..그만큼 여행...아니 관광 필수 코스로 정해진 곳이다. 사람이 없고 한가하다는 건 다낭이나 나트랑과 같은 리조트 관광지에 비해 없다는 것이고...여기 무이네도 그렇고 그런 뻔한 리조트 관광지지만...

 

...사실 뭐 생각해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곳이다. 길거리에 들끓는 서양애들만 아니면.... 일반적으로 이런 휴양지를 찾을 땐 일이나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비롯해 온갖 걱정 근심은 고향에 두고 오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어디까지나 휴가의 개념이고 영어로는 홀리데이라고 한다. 그런데 동남아로 오는 코쟁이들은 근심과 스트레스 뿐 아니라 너, 개념, 존중심도 다 집에다 내팽겨 치고 오는 듯 하다. 심지어는 뇌까지 두고 온 놈들도 있다. 오로지 객기로만 무장한 채 와서 쓰레기 짓 하는 놈들...

 

어쨌든 이런 놈들만 아니면 정말 좋았을텐데.. 거만한 벡패커들이 우글거려서 심히 좋지 않았다.

 

 

 

무이네에 갈까 말까 고민을 좀 했었다. 예전에 같은 인터넷 카페에서 글을 읽다가 사파를 알게 되고 갔다가 낭패를 봤기에..같은 카페에서 무이네 좋다는 얘기가 많아서..의심스러웠는데.. 달랏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영국놈 사이먼이 간다고 해서..아 어쩔까 하다가..달랏도 왠지 지겨워 지는 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오게 되었다.

 

신카페의 버스를 타고 오려고 했고 무이네의 숙소도 신카페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다. 인터넷으로 낮 1시였나..버스가 있는 걸 확인하고 신카페 오피스로 갔는데....도착해서 물어보니 버스는 아침 8시인가 하루에 한 대 밖에 없다고 한다. --; 아 그래서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께 부탁해 버스를 예약했다. 몇 천원 차이 안 나는데 애초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예약할 걸..영국놈이랑 어떻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카페로 가게 되었는데..

암튼 버스가 도착했는데 10인승 정도 되는 미니밴 이었다. 

 

안에는 이스라엘 커플과 중국 여자애 그리고 베트남 사람 3명이 타고 있었다. 우리를 태우고 바로 무이네로 가는 줄 알았던 미니밴은 10분쯤 가서 어느 슈퍼 앞에 정차 하더니 30분 가량을 허비한 뒤 출발했다. 

 

처음 1시간 정도는 평탄한 도로를 달리는 듯 싶었는데 갑자기 덜컹거리는 비포장 길이 시작되는 듯 했다. 너무 피곤해서 빈 뒷자리에 누워 잠 자면서 가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비포장 길인데 미니밴 속력은 전혀 줄이지 않는 듯 했다. 너무 덜컹 거리는 탓에 무이네에 도착하기 30분 전 쯤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오른 편에 파란 강이 보였다. 바다에 바로 접해있는 강이라 그런지 그 동안 동남아에서 봐 온 탁한 메콩강만 보다가 파란 강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곧 무이네..아니 반티엣이 더 정확한 휴양지의 지명이다..에 도착해 숙소를 찾아 체크인을 한 뒤 영국놈 사이먼과 함께 시내 구경을 나왔다.

 

 

 

영국놈 사이먼이다. 나도 담배를 많이 피는 편이라 줄여야 겠다고 항상 생각하곤 하는데...이 놈은 나보다 더 골초다. 영국 현지에선 어떤지 몰라도 베트남에선 담배 한 값에 1000도 안 하니까 엄청 많이 피우더라..그리고 위에 코쟁이들 다 개념 없다고 그랬는데 물론 100% 다 그런 건 아니다. 한 100명 중에 2~3명은 개념 찬 애들도 있고 사이먼이 그런 놈이었다. 영국에서 박사 과정까지 공부만 하다가 화학 회사에 입사해 일 하다 그만 두고 처음으로 배낭 여행을 하는 거라고 한다. 같이 한 일주일 다녔는데 초짜 답게 매사에 어리버리하고 순둥이 같은 놈이었다. 얘기를 해보니 영화나 음악도 나랑 취향이 비슷하고 여러모로 마음이 맞는 듯 해서 무이네도 같이 오게 된 것이다. 

 

 

 

암튼 길거리를 걷다가 왼쪽으로 빠져서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길래 들어가 봤는데....

 

 

 

 

 

 

바다가 보인다. 그리고 영락없는 리조트 휴양지이다. 바닷가 모래사장을 걷는 내내 반대쪽에는 파라솔 벤치에 누워서 일광욕을 하는 코쟁이 늙은이들과 호텔 경비원들이 우리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내가 비행기 타고 베트남까지 와서 이런 곳에 있어야 하나......솔직히 이런 휴양지 리조트는 10년 전 칸쿤에 갔던 걸로 충분하다.

 

영국놈 사이먼도 이런 휴양지일 줄은 몰랐는지..우리 둘 다 좀 실망한 기분으로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 사이먼이 무이네 사막 투어에 대해 얘기하는데..자기가 알아본 바로는 무이네 백패커스 라는 숙소를 통해 투어를 가면 저렴하다고 한다. 그래서 걸어서 2km 넘게 떨어진 무이네 백패커스 라는 숙소를 찾아갔다. 역시나 이런 곳은 서양인들을 위한 백패커 숙소도 어김없이 영업 중이구나.. 가서 알아보니 5달러에 지프를 타고 오후 1시에 출발해 5시 석양을 보는 투어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본래 투어 같은 건 내키지 않지만..괜히 왔다 싶은 무이네에서 뭐라도 하고 가야지..그리고 어리버리한 사이먼을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투어 예약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음식점에서 스프링롤 하나 시키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나마 맥주값이 엄청나게 싸다는 것이 베트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일반적인 가게 뿐만 아니라 술집에서도 맥주 한 병에 500원 안팎이다. 이 날 사이먼과 맥주 정말 배 터지게 마셨다. 한 8병씩 마셨나...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생각을 해보니 지프 투어를 하려면 백패커스 숙소로 가야하고..투어 끝내고 와서도 백패커스에 도착할 건데..그냥 숙소를 백패커스로 옮기는 게 낫다 싶었다. 그래서 어제 묵었던 숙소는 체크아웃 하고 배낭을 메고 2km 넘게 떨어진 백패커스로 걸어갔다.

 

그리고 백패커스에 체크인...도미토리 룸이 하루에 8달러 이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체크인 하고 1시가 되려면 아직 멀어서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백패커스 숙소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LA COSTA 뭐시기 라는 카페이다. 그냥 눈에 띄어서 들어갔던 건데 맛있는 바게트 샌드위치에 향이 좋은 커피까지 해서 3000원이었다. 물론 달랏보다 비싼 휴양지의 물가지만..주인 청년이 꽤나 친절하고 서비스도 개념차게 줘서 무이네에 머무는 동안 매일 여기서 아침을 먹고 낮에도 노트북 들고 가 컴퓨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스 커피와 바게트 샌드위치..

 

아침을 먹고 나는 아직 주식을 봐야 해서 커피숍에서 1시까지 있다가 숙소로 돌아가 투어에 조인하기로 했고 사이먼은 해변가를 좀 더 돌아보다가 온다고 한다. 그리고 12시 50분 까지 커피숍에서 주식 쳐다보다가 숙소로 돌아왔고 사이먼은 지프 트럭이 숙소에 오고 나서도 5분 정도 늦게 땀을 뻘뻘 흘리며 왔다. 

 

 

지프 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는 무슨 페어리 숲인가 하는 곳이다. --;

지프 운전사는 우리를 그 관광지 입구에 내려놓고 40분 안에 돌아오라고 한다. 

 

1명당 5달러의 매우 저렴해 보이는 투어이지만.. 지프 한 대에 7명 꽉꽉 채워 넣고 그냥 운전해서 데려다 주는 것이 전부이다. 가이드도 아니고..그냥 운전만...그렇게 하루 4시간 ..운전은 1시간도 안 되게 해서 35달러 버는 것이니..수지 맞는 장사 아닌가..

이런 관광지를 오면 비용 계산을 내가 쓰는 것 보다는 상대방이 버는 걸로 계산하는 것이 편하다. 베트남에서 하루 4시간 투자해서 35달러면..으아...

 

 

 

암튼 타조 2~3마리 있는 사육장에서 타조 구경하고 진흙길을 걸어가라고 하는데..햇볕이 장난 아니게 뜨겁고...왜 난 또 운동화를 신고 와서...뭐 구경하기도 싫어서 그냥 타조 옆에서 기다릴테니 사이먼보고 혼자 갔다 오라고 했다.

 

 

타조....

 

 

 

타조 우리 옆에 있는 가게에는 나 말고도 할머니 한 분이 일행을 보내 놓고 앉아 쉬고 있었다.

 

 

한 20분이 지나 사이먼이 돌아왔는데..표정을 보니 뭘 봤냐고 물어 볼 필요도 없겠다 싶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뭐시기 어촌 마을....

 

 

 

 

어촌 마을이 아니라 바다에 고기잡이 보트들 잔뜩 띄어 놓은 곳이다. 마을은 도대체 어디에....

 

 

 

 

 

그리고 그 다음 찾아간 곳...지프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사막이다.

 

 

 

 

 

 

태어나서 사막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고 하는 사이먼은 감탄을 하고 있는 듯 한데..

 

중국에서 사막의 모래폭풍까지 경험해 본 나는 ...글쎄..중국의 사막 보단 호주의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사막과 비슷한 분위기다. 워낙에 관광객들 천지라....

 

 

 

 

 

 

 

 

 

 

 

 

 

 

그래도 베트남에 아주 조그만 하지만 사막이 있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참고로 저 시끄럽게 달리는 관광객용 자동차만 없어으면 더 좋았을거다. 정말 사방에서 엔진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한 40분 쯤 지나 지프 앞으로 모였다. 하늘을 보니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는데....사막에서 해 지는 거 본다더니..아니었나..?? 쩝 뭐 별로 보고 싶지도 않고...갈려면 가고 말려면 말고..

 

 

 

 

 

 

나는 숙소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한 10여분 차를 몰고 다른 사막으로 왔다. 

 

바로 여기가 석양 보는 코스였다.

 

 

 

 

 

 

 

 

 

 

그야말로 수 많은 관광객들이 사막 언덕 위에 앉아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특히 베트남 해변 리조트에는 유독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사방에서 들리는 익숙한(?) 러시아어를 들으니 다시 러시아도 가보고 싶기도 하고....

 

나와 사이먼도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앉아 사진을 찍으며 일몰을 감상했다.

 

그리고 6시쯤 되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같은 방에 있는 노르웨이와 호주에서 온 여행객들과 알게 되어 같이 밥 먹고..나는 중국에서 만났던 친구가 휴가를 맞아 베트남으로 왔기에 만나기로 해서 ...코쟁이들 술 마시는 데 보단 중국 애들과 함께 했다. 

 

 

 

 

 

 

단골로 매일 갔던 커피숍이다 LA COSTA BISTRO..

 

 

 

떠나는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죽치고 5시간 가량 있었는데 파인애플 쥬스와 망고 쥬스도 서비스로 계속해서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할 때는 오히려 1만동 깎아주기까지 했다. 

 

 

 

너무 고맙고 친절했던 청년 사장.. 무이네 같은 전형적인 리조트 휴양지에서 이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카페를 방문할 수 있었다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암튼 사이먼은 사막투어 끝내고 다음 날 호이안으로 떠났고..나는 하루 더 묵고 호치민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날 백패커 숙소에 있으면서 집에다 뇌 두고 온 독일 여자애도 만나고 별 같잖은 새끼들도 계속 마주치게 되어서 기분 엄청 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