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West Asia

NAIN, IRAN (나아인, 이란)

오주만세 2016. 4. 29. 17:53







NA'IN (نائين‎‎)




나인은 이란이 무슬림화 되기 전인 30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로 이스파한 주의 중앙 사막 지대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해발고도 1500여 미터의 고원에 위치한 전형적인 사막 도시이며 여름에는 최고 41도 겨울에는 최저 -9도 까지 떨어지며 1년 내내 건조한 기후를 띄고 있다.



야즈드에서 만난 똘아이같은 사기꾼 떄문에 기분 잡치고 케르만이나 다른 동쪽 지방을 여행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그냥 다음 목적지인 아르메니아로 천천히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야즈드에서 다시 테헤란 가는 길목에 있는 나인이라는 도시..야즈드와는 다르게 관광객들이 전혀 찾지 않아 조용하고 한척한 작은 사막의 마을이었다. 




야즈드를 떠나는 마지막 날...호텔에서 아침..내 입맛에 맞는 건 토마토 계란 볶음 뿐이었지만...을 정말 배 터지게 쳐묵한 뒤..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택시 요금은 올 때와 마찬가지로 10만 리엘..




버스 터미널로 가는 택시를 타기 전...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부녀가 있길래 인사 한 뒤..사진도 한 장씩 교환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15만 리엘을 주고 겁나게 좋은 VIP 버스를 타고 나인으로 향하는 길...사실 3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라 비싼 VIP 버스 탈 필요는 없지만..내가 버스 터미널을 도착했을 때 마침 떠나려는 버스가 있어서..덕분에 시간 낭비하지 않고 편하게 나인으로 왔다.


나인 역시 작은 도시여서 그런지..따로 버스 터미널은 없고...또 이런 길 한가운데다 나를 내려줬다.



인터넷으로 숙소 한 군데를 찾아 놓고 오긴 왔는데 네이리즈에서 처럼 또 문 닫혀 있으면 어쩌나...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시내 쪽으로 걸어갔다.







시내로 가는 길에 있는 공원을 가로 질렀는데...공원 길에 어찌나 날라 다니는 나비들이 많던지....사진에 제대로 찍을 수는 없었지만...공원이 온통 납 천지였다.




시내로 접어들기 전에..길가에 그럴 듯해 보이는 투어리스트 호텔이 있고 서양 코쟁이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내리길래 혹시나 해서 리셉션으로 가서 얼마인지 요금을 물어보니 150만 리엘이었나...--; 자연스럽게 다시 시내 쪽으로 걸어갔다.








시내 중심가 쪽으로 오기는 왔는데...왜 이렇게 썰렁한건지..





원래 구글맵에는 다른 위치로 나와있는데... 길을 걷다가 우연히 호스텔 간판을 발견하고..이름을 확인해보니 인터넷으로 찾아놨던 그 호스텔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뭐지...문이 닫혀있네...아 쉬박


그래도 여기는 네이리즈의 호텔처럼 셔터를 내린게 아니고..유리문만 닫혀 있고 전화번호도 적혀 있길래...전화를 해봤다. 어떤 아저씨가 받는데...내 얘기를 듣더니 대뜸 'no english' 이런다. 다시 호스텔 나우...어쩌고 하니까 그제서야 10분 정도 기다리라 해서 기다렸더니 전화 받던 아저씨의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와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화장실 딸린 싱글룸은 80만...!! 화장실 없는 싱글룸은 40만 리엘...뭐 당연히 공용 욕실이 있겠지 하고 40만 리엘 싱글룸에 묵었는데 공용 화장실만 있고 욕실은 없었다...






뭐 짐을 풀고 밖으로 동네 구경하러 나왔다.



먼저 파란색 지붕이 눈에 띄는 모스크를 향해 걸었다.
















하지만 모스크 내부에 들어가도 별로 ..그냥 그래서 잠깐 구경한 뒤 나왔다.




뭐 또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걷기 시작.....어느 방향으로 걸을 것인가... 고민하다가....흙집들이 몰려 있는 쪽이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은 듯 해서 그 쪽으로 갔다.








뭔가 알 수 없는 건물들은 많은데...길거리에는 사람 한 명 없다..--;



그러다가 혼자 공 차며 놀고 있느 꼬마 여자아이를 발견....같이 잠깐 공 차고 놀다가....다시 가던 길로...







오...한 30분을 걸으니 이제야 뭔가 그럴듯 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건 뭘까...오래 된 요새?? 성?....그냥 길 따라 저 곳으로 가봤다.










뭔가 오래 된 건축물 같은데...안내 표지판도 없고...사람도 없고...그냥 뒷산인가....



저런 돌덩이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는 비탈길이 있길래 엉금엉금 미끄러운 경사길을 조심스럽게 기어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나인 구시가지(?) 흙집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멀리 평원에 자리 잡은 분지도 한 눈에 들어온다.



















한 10미터 정도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면 더 멋진 사막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아쉽지만 이 정도로 끝내고 언덕을 내려왔다.










다시 무작정 걷다가 관광객들이 몇 명 모여있는 곳이 있어 가봤더니 박물관 비슷한 곳이다..입장료 있는 거 보고 그냥 지나쳤다.






사막 마을에 핀 나무는 어째 저렇게 가지만 삭막하게 뻗어있을까..




언덕에서 내려와 흙집 마을 왼편으로 걸어가 보니 언덕에서는 흙집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초록빛 레이어가 나타났다.





이런 사막 마을에도 논밭이 있고 농부들은 밭을 일구고 있다.

물이 부족한 마을로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오래 전부터 관개 기술이 발달했었고 그런 기술들을 보여주는 박물관들도 있다고 하는데...나는 찾지 못했다...아니 별 관심도 없었다.













초록 물결에 들어가 잠시 담배 피우며 쉬고..



자동차 몇 대만 오고 가는 황량한 길을 따라 가보려다가...그냥 올드타운 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썰렁하다..



이란 여행을 하며 느낀 특이한 점은 공중 화장실 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곳 어느 화장실을 가도..다 따뜻한 물과 비누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화장실을 갔다 온 뒤 다시 길을 걷어 바자르 비슷한 곳에 들어왔다. 여기가 바자르가 맞나? 상인은 물론이고 지나다니는 사람 한 명 없다.. 


여긴 뭐 하는 곳일까...하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가슴에 둥근 커다란 빵들을 가득 안고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나도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길래 멈칫 했는데...그 여자는 느닷없이 들고 있던 빵들 중에 하나를 나에게 건내주었다. 빵 파는 여자인가...했더니 그냥 먹으라고 주는 것이었다. 'ㅅ'



이런 커다란 빵을 지나가는 사람에게..비록 외국인이긴 하지만...그냥 건내주는 이란 사람들의 친절함...



빵을 주니까 받기는 받았는데..이걸 어떻게 들고 다닌다...--; 한 손으로 계속 들고 다니다가 사진 찍을 때 불편해서 반으로 접어서 더러운 가방 속에 대충 구겨 넣었다.







어두컴컴한 바자르 골목 멀리서 오래 된 레디오에서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잡음 섞인 음악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봤더니 어떤 아저씨가 고물 레디오를 틀어 놓고 상점 안에서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뭐 특출난 기술을 가진 장인의 모습은 아니었지만.....이런 모습을 보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










다시 바자르 골목을 걸어 유일하게 문 연 카펫 가게를 구경하고 나왔다가 다시 어떤 청년을 만났다. 나보고 따라 오라고 하길래 옆 골목으로 가봤더니 공사장 인부들인가...친구들이 모여서 쉬고 있었다..














바자르와 올드타운 구경을 다 끝내고 이제 다시 호텔 쪽으로 되돌아 갔다. 걷다가 잠시 원형 교차로 중앙의 공원에 앉아 길에서 마주친 이란 여자가 준 빵을 물과 함께 먹고..






그냥 벤치에 앉아 있는데..멀찍히 앉아 있던 이란 청년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파르시어로....뭐 나인에 볼거리가 뭐 있고 뭐 있고 그런 얘기인데..그냥 알았다고 한 뒤 다시 혼자 쉬고 있는데 이번에는 길 건너 편에서 다른 이란 청년이 와서 뭐 어디서 왔냐 얼마나 있냐 묻더니 자기가 나인 구경 시켜주겠다고 한다. 핸드폰으로 가족 사진과 며칠 전에 만났다는 노르웨이 여행객들과 같은 찍은 사진들도 보여줬는데..

구경 지금 다 끝냈는데 구경은 무슨 구경..그리고 야즈드에서 만났던 그 정신나간 사기꾼 놈이 생각 나서 정중히 거절했더니 좀 실망한 표정으로 인사한 뒤 가버렸다..



공원에서 10분 정도 더 벤치에 앉아있다가...바로 옆에 있는 모스크로...



뭐 볼 건 없고..







걸어서 다시 숙소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 배 고파서 저녁 먹으러 나올려다가 아직 가방 속에 구깃구깃 남아 있는 빵이 생각 나서 야즈드의 호텔에서 꼼쳐놓은 꿀과 잼..그리고 물로 저녁을 대신했다. 당근 잼은 신기해서 들고 온 건데...먹어보진 않았다.



그리고 한 2시간 정도 쉬다가 야경 구경하러 다시 박으로..



길에 이렇게 소품들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내 다람쥐와 같이 사진 찍으려고 내 인형을 들고 주인 아저씨에게 물으니 갑자기 땡큐땡큐 한다...아 이게 아닌데.....그냥 사진만 찍겠다고 겨우 설명한 뒤..그냥 사진 찍고..












낮에 와서 별로 볼 거 없었던 모스크를 다시 왔는데..밤에 와도 별 거 없었다..모스크가 모스크지...





















다시 숙소로 되돌아와 취침...이렇게 나인에서는 하루만 머물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