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West Asia

RASHT, IRAN (라슈트, 이란)

오주만세 2016. 5. 2. 17:49







RASHT (رشت)




라슈트는 이란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길란 주의 주도이며 카스피 해와 접한다. 이란 북서부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인구는 560,123명(2005년 기준)이다. 주요 산업은 관광업이다.



이란 여행...올 때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몇 가지 아쉽고 불편한 점도 있었다. 테헤란과 이스파한에서 느꼈던 이란의 유명 관광지에 대한 실망감...그리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기 힘들어서 내가 원했던 작은 도시 마을들을 방문하기가 너무 어려웠고...또한 은행 ATM을 이용할 수 없어 200만원 가까운 현금을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했기에 항시 긴장해야 했던 것은 여행을 너무 불편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란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순박하고 친절한 현지인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 때문에 자본주의에 때 묻지 않아 더 외국인 방문객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시 온 테헤란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 날 라슈트로 가기로 했다. 테헤란에서 라슈트로 가기 위해서는 북쪽에 있는 아자디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했다. 아침에 호스텔에서 체크아웃 한 뒤 메트로를 타고 아자디 메트로 역을 통해 아자디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 티켓을 사고..요금은 13만 리엘에 일반 버스...VIP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지금 바로 출발한다는 말에 일반 버스 티켓을 샀는데...당연하게도 한 30분은 기다려야 했다.--;


12시에 출발해 5시 30분 쯤 라슈트에 도착했다. 여기도 버스 터미널은 시내에서 5~7km 정도 떨어져 있다...버스가 지나다니기는 하는데...어디가 버스 정류장인지...터미널에서 나와 큰 길을 따라 시내 중심지 쪽으로 걸어갔다.


한 500미터를 걸어도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 않아 길거리에 서서 얘기하고 있는 아줌마와 꼬마애가 있길래 여기서 버스 정류장 어디있냐고 물었더니....차라리 물어보지 말걸...당연히 택시를 타라고 한다. --; 그러면서 택시까지 잡아 주는 것이다..--;

에이 그냥 택시 타고 가야지...요금은 10만 리엘이라고 하는데...ㅅㅂ 바가지가 뻔하지...10만 리엘이라는 택시 기사의 말에 아줌마는 놀라며 뭐라고 막 그러는데...그냥 택시 타고 시내 중심에 있는 광장으로 갔다. 주식이 올라서 그런지 씀씀이가 헤퍼졌던 거 같다..--;



시내 중심가는 유럽 스타일의 흔한 관광 거리의 모습이다.  가운데 보행자 전용 도로가 있고 양쪽에는 음식점들과 상점들...






비가 올 듯한 우중충한 날씨에 테헤란에서 만났던 독일애가 알려 준 호텔을 찾아갔다. 광장에서 바로 5분 거리에 있는 허름한 호텔... 하루에 30만 리엘이다. 휴...이란의 숙소들은 비싼 건 아니래도...전반적으로 수준이 너무 열악하다...


어쨌든 호텔 방에 짐을 놓고 밖으로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가 호텔 같은 건물 1층에 햄버거 집이 있길래 거기로 들어가 햄버거를 시켰다. 역시 처음 보는 듯한 동양인의 모습에 다들 신기해 하고.. 나보다 먼저 와 햄버거를 주문 하고 기다리던 아줌마는 나온 햄버거를 나에게 먼저 먹으라며 주고 계산하는 것도 도와주셨다. ㅎㅎ


그리고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이란 청년과 어머니로 보이는 아줌마가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더니....끝내 호기심을 참지 못 하고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는다. "코레"...라는 나의 대답에 너무나 좋아하는 청년.....음.. 이 청년은 영어를 좀 하나보다.....마침 다음 날 마술레라는 곳을 갈 예정이라 마술레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는 건지 물어보았다. 햄버거 집에 오기 전에 호텔 주인 아저씨에게도 물었었는데..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아저씨의 말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하지만 호텔 주인 아저씨에게 무슨 광장이라는 말은 분명히 들었기에 이란 청년에게 그 광장 얘기를 했더니 햄버거 다 먹고 자기가 안내 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햄버거를 다 먹고 같이 밖으로 나왔다..청년의 어머님은 집으로 가시는 건지 다른 쪽으로 가시고..청년은 나를 그 광장 쪽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많은 마슈르트카 (승합차) 들이 세워져 있는 걸 보고....확인도 안 해보고..이제 다른 곳을 가려 했다. 그런데 이란 청년이 나보고 어딜 구경 가냐고 묻고선 자기가 라슈트 구경 시켜주겠다고 한다..--;


뭐....야즈드에서 만난 그 사기꾼 개쌍놈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지만...라슈트에서 만난 청년은 인상도 좋고 그의 어머니도 친절해 보여서 ...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향한 곳은 무슨 공원..한창 땅 파고 공사 중이었다.







그 다음으로 20여분 걸어서 간 곳도 공원....--;



공원 구경을 마치고 다시 그 시내 중심가 광장으로 돌아왔다.






광장의 벤치에 앉아 바이올린을 켜는 노인...그리고 옆을 지나던 행인은 옆에 앉아 그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바이올린 연주를 듣다가 찾아간 곳은 바자르....



               


건물 내부에 있는 바자르가 아닌 우리나라 전통 시장과 같은 바자르였다.


카스피 해에서 잡아온 듯한 싱싱한 생선들.....라슈트는 원래 해산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먹어보진 못 했지만..





바자르 구경을 마치고...이제 호텔로 돌아갈까 하는데..이란 청년이 전화로 누군가 통화를 하더니..나에게 어머니가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고 하는 것이다....왠지 좀 꺼림칙한 기분이 들지만...성의를 무시하면 안 되는 거라.. 그리고 이란 청년의 집도 가까운 줄 알았고...그래서 좀 생각한 뒤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내가 아까 공원에 갔을 때 이란 청년에게 이란 사람들은 다 착하고 친절한데...택시 기사들 때문에 짜증나 죽겠다고..택시는 죽어도 싫다고..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더니...이 청년 집이 엄청 먼데도... 택시를 안 타고 걸어가는 것 이었다...도착해서 맵을 보니 10km 는 더 떨어져 있었는데...--; 한 40분은 걸었는지 ..걸어도 걸어도..계속 걷기만 하고..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이란 청년은 어머니가 왜 안 오냐고 하는 듯한 전화를 10분 간격으로 계속 받으며..그래도 걷기만 한다....도저히 힘들어서 내가...좀 쉬었다 가자고 하니..그제서야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택시를 타고도 한 10분 달려 청년의 집에 도착했다.


집에는 청년의 여동생, 남동생과 어머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란 청년의 어머님이 해주신 스파게티 한 1시간 동안 뿔어서 먹기 좀 그랬지만...그래도 맛있게 다 먹었더니 더 먹으라고 또 한 그릇 주셔서 힘들게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밤에 소화 안 되서 곤욕이었지만..친절한 어머님의 마음씨에 감동...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는 이란 가족과 1시간 정도 있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뭘 얘기만 꺼내면 어디서 뭔가를 가져와 자꾸 나에게 주겠다고 하는 거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어머님이 뜨게질로 만든 수세미 3장만 받고...위의 향기나는 꽃...장식용 장검..(?) 프로펠러 달린 헬리콥터 드론(!)...도 나에게 주려고 해서...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은 저런 인형 모형까지 주려고 했다...--; 자꾸 가져가라고 하는데.....--; 


참 고맙고 친절한 사람들...나도 저녁도 대접받고 수세미 3장 받은 게 고마워서..태국에서 샀던 눈 삐뚤어진 강아지 인형...가방에 넣고 다녀서 더러워진...인형을 선물로 주고...밤 12시가 다되어 자고 가라고 하시는 걸....너무 큰 친절에 부담스럽기도 하고..내일 마술레 갈 생각에 택시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태국에선 산 눈 삐뚤어진 강아지의 마지막 모습....야즈드에서.....좋은 집에 입양 됐으니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