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West Asia

TABRIZ, IRAN (타브리즈, 이란)

오주만세 2016. 5. 6. 19:32




TABRIZ (تبریز)





타브리즈는 이란 북서부의 도시로, 아자르바이잔에샤르키 주의 주도이다. 해발 약 1,350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구는 약 140만 명으로 이란에서 네번째로 많다. 이란령 아제르바이잔 지방의 중심 도시이다.




처음에 이란으로 올 때는 1달 도착 비자를 받고 1달을 더 연장해서 1달 반에서 2달 정도의 기간을 여행하려 했다. 하지만 막상 이란에 도착해 보니..유명한 관광지는 너무 뻔한..그래서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었던 곳이고...매력이 있을 법한 작은 마을과 소도시들은 찾아 가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정보 찾기도 힘들고...숙소에 대한 정보도 없고.....사실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다른 나라들처럼 필요할 때 즉시 ATM에서 출금하는 것도 불가능한 환경에..인터넷이 잘 안 돼서 주식 시장 보기도 힘들고...그래서 여차하면 아르메니아로 빠져나가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아르메니아 국경 쪽으로 이동 할 생각이었는데..어느새 이란 여행 보름 만에 타브리즈까지 와버렸다. 

타브리즈......유럽과 가까워져서 그런가..길란 지방의 라슈트와 같이 유럽의 분위기가 더 짙게 느껴지는 나에게는 약간 지루한 도시였다.




라슈트의 버스 터미널에서 4시간 가량을 기다린 뒤 9시에 출발하는 타브리즈 행 야간 버스에 올랐다. 테헤란에서 라슈트를 올 때 길이 복잡하게 이어져 있어서 혹시 타브리즈 가는 버스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지만....하루에 한 대 .. 있긴 있다.


그리고 위 지도의 경로와 같이 간 것이 아니라 북쪽으로 쭈욱 카스피 해변을 따라 아르제바이잔 국경 바로 앞까지 도달한 뒤 타브리즈로 가는 경로였다. 낮에 이동했다면 오른편으로 카스피해가 보였을 텐데...밤에 이동하느라 깜깜하고...새벽 시간에 멈춰선 카스피라는 이름의 휴게소에서도 바다 냄새만 맡을 수 있을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길란 지역으로 갔던 건 카스피해를 보려 했던 거 같았는데...결국 카스피해는 못 보고.....


달리는 야간 버스에서 새우잠을 잤다 깼다를 반복하다 아침 5시쯤...타브리즈에 도착했다...역시 당연하게도...버스 터미널은 시내와 3~4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지금 시간에 시내 버스가 있을 리가 없고..택시는 싫고...어차피 지금 가봐야 호텔에 체크인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그냥 걸어서 시내까지 가기로 했다.



버스 터미널은 자동차로만 오고 가는 곳인가....걸어서 나오는 출구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놨는지...시내 반대 방향으로 열심히 걷다가..도로를 따라 꺾어지고 꺾어지고...겨우 시내로 향하는 큰 길로 접어들었다.



이른 아침 ..길거리에는 사람 하나 없고...특히 시 외곽 지역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하늘엔 멀리 해까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비도 내리는 듯 했다.


비 쏟아 지기 전에 빨리 숙소로 가야지...알아봐 둔 숙소는 저렴한 숙소들이 모여있는 페르도시 거리 (ferdosi st) 에 있었다. 특정 한 곳을 봐둔 것이 아니라...그냥 페르도시 거리에 가면 많다고 해서......한 1시간 반 걸었나....페르도시 거리에 도착했고...초입에 있는 Pars Hotel 이라는 곳의 간판 불이 반짝이는 걸 보고 그냥 거기로 갔다....


공용 욕실에 하루 40만 리엘...방에 침대가 3개나 있는 게 좀 그랬지만...안에 가스 난로도 있고..깨끗하고...이란에서 묵었던 싱글룸 중에는 가장 좋았던 것 같다..주인 아저씨도 영어는 못 하지만 친절했고..



방에서 짐 풀고 샤워한 뒤 비가 그칠 때까지 쉬다가 배 고파서 그냥 나왔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햄버거 가게를 찾아 햄버거 콜라를 먹고...그냥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기왕 나온 김에 시내 구경을 했다..갑자기 비가 쏟아질지 몰라서 가까운 곳에 있는 바자르부터..



바자르 가는 길에 이런 유럽 스타일의 거리가 있었다.





뭐 특별히 볼 건 없고.....이런 거리를 빠져나와 







길을 건너고..





육교도 건너고 ..계속 걷다 보니 바자르 건물이 보였다.




바자르다...ㅎㅎ






바자르다...



이제는 좀 식상해진 이란의 바자르를 사진 찍으며 구경하고 있는데..갑자기 어떤 할배가 가게 안에서 "미스터 미스터" 하면서 나를 부른다..

대뜸 자기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하더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신다...지금은 무슨 얘기를 했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지만..한 20분 간 조그마한 골동품 가게 안에서 있었던 것 같다...자기의 수집품들을 보여주며...오래된 이란 지폐들과 동전...나에게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며 없다고 하니까 골동품 귀걸이를 주려고 해서 그냥 사진만 찍고 선반 위에 올려왔다..--;









그리고 가게에서 나와 계속 바자르를 구경하다가...마침 필요했던 비누와 치약을 사고..



옆 통로로 빠져나와 공터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바자르 구경 끝..











다시 숙소로 되돌아가면서 케밥 사 먹고..숙소에서 좀 쉬다가..



다시 나왔다...야경 구경하러..




저 유럽식 건물은 무엇일까...안에 들어가보려 했는데 경비 아저씨가 문 닫았다고 해서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그리고 상당히 무뚝뚝하게 생긴 커다란 건물도 봤다..







크기는 엄청 큰데....주변은 공사 중이고...뭔지 모르겠다..










비가 내려 좀 칙칙한 분위기의 타브리즈...주머니엔 150달러 정도의 돈만 남아있고...아르메니아 국경은 코 앞인데...남은 돈의 여유가 없어...타브리즈는 하루만 묵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