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OHRID, MACEDONIA (오흐리드, 마케도니아)

오주만세 2014. 12. 24. 09:27





OHRID (Охрид)




오흐리드는 오흐리드 호숫가에 위치한 방대한 역사와 유적들을 간직한 마케도니아의 도시로 1980년에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고도2800미터의 산악지대와 오흐리드 호수 사이에 자리잡은 오흐리드는 자연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마케도니아의 보석으로 불리운다. 고고학자들에 의해 오흐리드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지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으며 기록상으로는 기원전 353년에 그리스의 문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Ohrid 라는 지명은 그리스어의 'vo hridi' 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지며 'vo hridi'의 뜻은 ' in the cliff' (절벽의) 이다. 이는 과거의 오히리드는 현재와는 달리 호숫가의 높게 솟은 절벽에 조성된 작은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볼 수 있는 마을은 7세기부터 19세기 사이에 지어진 것이며 특히 비잔틴 시대에 오흐리드는 문화적 경제적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11세기 초에 오흐리드는 잠깐동안 Car Samuil의 불가리아 왕국의 수도의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이 때의 요새는 아직까지 오흐리드에 남아있다. 



드디어 알바니아를 떠났다. 

여행을 하며 친숙하지 않은 곳을 가게되면 처음에는 낯선 문화와 생활방식 등등 때문에 고생을 하다가도 어느새 적응이 되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마련인데 알바니아는 어찌된 영문인지 날이 갈수록 힘들었던것 같다. 특히 마지막 티라나는정말 괜히 갔다 싶은 생각만 들었고 마지막 날 국경을 넘어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로 오면서까지 불쾌한 기분만 들게했다. 알바니아에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적응이 좀처럼 되지 않는 나라였다. 


아무튼 오흐리드는 2년 전에 스코페에 일주일 가량을 머물면서도 오지 않았던 곳이다. 

 

2달 전 루마니아에 있을 때 모스크바에서 만났던 한국인 동생이 오흐리드에 왔다며 메신저로 연락이 왔었는데 너무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전에 스코페에 있을 때 가려고 했지만 너무 멀어서 안 갔었다고 하니까 스코페에서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안 갔었지?? 당시 스코페에 있을 때 호스텔에서 만난 일본애 한 명은 내가 스코페에 있는 동안 오흐리드에 1박2일로 다녀왔던 것은 기억나는데 마즈카에서 너무 고생을 해서 피곤해서 그랬나..? 

아니면 당시에는 2시간도 먼 거리라고 느껴져서 그랬나..


아마 오흐리드에도 올드타운 같은 볼거리가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으니 아마 가봤자 호수 밖에 없는데 물 보러 굳이 가야하나..했었던것 같다. 

어쨌든 이번에는 오흐리드에 꼭 들리고 싶었다. 


첫날은 안개가 자욱한 흐린 날씨에 우울했고 둘째날은 비가 내리고..하지만 날씨가 맑개 개인날은 블레드 못지않게 좋았다. 일주일동안 호수 마을에서 알바니아에서 누적된 피로를 풀고 떠났다.



티라나에서 위 명함에 나와있는 버스회사의 버스를 타고 오흐리드로 갔다. 

이상하게도 티라나에서 오흐리드로 바로 가는 버스는 찾을 수가 없었고 스코페로 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스트루가라는 곳에 내려서 갈아타야 오흐리드에 갈 수 있었다. 

진짜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못 찾은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더 이상 버스를 찾으러 배낭메고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그런데 티라나 시내에 있는 이 회사 오피스 직원도 엄청 불친절하고 버스는 더 가관이었다. 

나는 스코페로 가지 않고 스투르가에서 내린 뒤 미니버스를 타고 오흐리드로 가야했다. 때문에 혹여나 마케도니아 돈 하나 없이 밤 늦게 스트루가에 도착해서 헤맬까 걱정이 되서 스트루가에 몇시에 도착하냐고 묻는데 처음엔 들은 척도 안 하고 다시 한 번 물으니까 짜증나는 투로 4시간 안에는 도착한다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 양반이 뭘 잘못 먹었나? 


불친절한 반응에 기분 나빴지만 버스표는 샀고 버스 출발시간인 4시까지 티라나 시내를 둘러본 뒤 30분 전쯤에 버스회사 오피스로 되돌아갔다. 배낭을 메고 계속 돌아다녔더니 힘들어서 오피스 안의 의자에서 좀 앉아 기다리려고 들어갔더니 나보고 나가라며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라고 한다.


어휴 진짜 승질난다.


암튼 4시 10분쯤에 온 버스를 탔는데 버스는 바로 티라나를 떠나지 않고 티라나 시내를 20분쯤 돌면서 다른 승객들을 태운 뒤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은 했는데 달리고 있는 도로를 창 밖으로 보니 굉장히 익숙한 길이었다. 

그래서 폰을 꺼내 구글맵을 확인해보니..역시나 듀러스를 향하고 있다. 

이 XX들은 진짜 듀러스에다 꿀 발라놨나? 어딜가도 다 듀러스를 찍고 갈라하네..정말 어이가 없어서..


그나마 티라나의 남쪽에 있는 베라트를 갈 때는 도로상태 좋은 곳을 찾아 우회해서 간다고 이해라도 됐지....도대체 동쪽에 있는 스트루가를 가는데 듀러스는 왜 찍고 가는거야??

버스 안에서 혼자 열 받아서 씩씩대다가 잠에 들었고 일어나보니 듀러스였다. 버스는 여기서 한 30분 넘게 정차해 있다가 다시 출발했다. 잠을 자고 있어서 승객이 더 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더 웃긴 사실은 버스는 다시 티라나를 향해 간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갈 때는 티라나와 듀러스 간의 북쪽 도로 올 때는 남쪽 도로..

티라나에서 알바니아인들이 열심히 꿀 발라놓은 듀러스를 찍고 다시 티라나로 되돌아간 뒤 마케도니아를 향해갔다.

7시는 개뿔....꼬라지를 보니까 또 한 밤 중에 도착할게 뻔했다. 


그리고 버스의 옆자리에는 알바니아 남자놈이 하나 앉았는데 티라나의 버스회사 오피스에서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놈이었다. 영어 못 한다면서 계속 뭐라고 말을 거는데 버스 안의 좌석 중 1/3이 빈자리인데 왜 굳이 내 옆에 앉아가려 하는지..별로 대화를 나누고 싶지도 않았고 자리도 불편하고 --; 


그 놈 말로는 아이슬란드가 좋다고 마케도니아의 스코페에 가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뭐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았다.


암튼 마케도니아 국경에 거의 다와서 휴게소에 버스는 정차했는데..시계를 보니 8시였다. 스트루가에 7시 반에 도착한다고? 하하하하

여기서 또 30~40분을 밥먹는다고 지체하고는 국경으로 갔다. 알바니아나 마케도니아나 둘 다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어서인지 국경통과는 의외로 오래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내 옆에 앉아있던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탄다고 하던 알바니아놈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국경에서 국경관리소 직원들에게 잡혀갔다.--; 


국경을 지나 버스는 스트루가에 도착했는데..시계를 보니까 10시다. ㅋㅋ 


그리고 버스는 버스터미널에 날 내려준 것도 아니고 횡한 길가에 그냥 내려주었다. 진짜 황당하기 짝이 없다...--;  버스기사가 짐칸에서 내 배낭을 꺼내주고 마침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인지 어떤 아저씨와 만나 인사하고 계속 뭐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주위를 살피다가 버스 기사에게  여기 시티센터 스트루가 가는 버스 어디서 타냐고 물으니까 택시타고 가라고 한마디 하고선 버스에 올라탄다--;


아 진짜...그리고 그 운전기사와 얘기하던 아저씨가 택시기사인듯 했다. 마케도니아 돈도 하나 없는데 뭔 택시같은 소리야?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다. 정면에 건물 하나 있는데 불은 꺼져있고..이런 횡한 길가에 날 내려주고 택시기사라고 한 명 대기하고 있는걸 보면 그냥 딱 사이즈가 나온다. 


동양인 호구 하나 데리고 가는 중이니까 거기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연락을 받고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겠지...ㅉㅉ


아 진짜 짜증이 나서 오흐리드에 숙소를 예약해놔서 스트루가에서 묵기도 뭣하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뭐 어쩔 수 없이 오흐리드까지 가는데 택시비 얼마냐고 물으니 10유로라고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스트루가와 오흐리드간의 택시 이동은 5유로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방금 밤늦게 와서 달랑 택시 한 대 있는데 10km 쯤 되는 거리를 걸어갈 수도 없으니..그냥 짜증나서 빨리 오흐리드로 가고 싶어서 택시를 탔다. 그런데 알고보니 택시도 아니고 개인차량인데 자동차 위에 택시 팻말 올려놓고 택시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타니까 바로 팻말 내려서 트렁크에 넣어놓고..오흐리드를 향해 갔다.



20분 정도 갔을까? 드디어 오흐리드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요금은 10유로라고 하는데 20유로짜리 밖에 없어서 20유로를 줬더니 500디나를 거스름돈이라고 준다. 그러면서 500디나가 10유로라고....어휴..몰라 이 새끼야 그냥 꺼져 이러고 택시에 내렸다. 그래도 다행히 500디나는 7유로 정도는 했다. 아휴 짜증나


한밤중에 여기도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호스텔이 간판도 없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라 겨우 찾은 뒤 들어가보니 주인은 없고 주인의 아들이라고 하는 꼬마남자애가 혼자 있었다. 어제 밤에 예약을 해놨는데 내가 오는 줄 몰랐다며 급하게 방을 준비하고 안내해줬다. 배낭을 내려놓고 늦었지만 저녁식사는 해야할듯 해서 꼬마애에게 여기 어디 밥 먹을데 없냐고 묻고 있는데 일본여자애가 호스텔로 들어왔다. 이 일본애는 1시간 전 쯤에 스코페에서 와서 오자마자 나가서 밥먹고 왔다고 한다. 꼬마애가 나도 같은 곳을 가라고하며 그 레스토랑이 제일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을지는 모른다고..


그리고 내 침대를 5인실 도미토리에서 트윈룸으로 옮겨줬다. 일본애랑 같이 있으라며..작은 트윈룸에 왜??? 


뭐 알았다고 하고 밥먹으러 나갔는데 사방에 안개가 자욱하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도 많고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에 버스터미널을 지나야 했는데 이상한 아저씨가 자기 아파트로 오라고 하더니 호스텔에 묵는다니까 자기한테 스코페 가는 버스표 사라고 자꾸 귀찮게해서 대답하기도 짜증나서 근처 슈퍼에서 먹을거 사서 호스텔로 돌아와 빵이랑 요거트랑 먹고 일본애랑 얘기 좀 하다가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일본애와 같이 동네구경을 나왔다. 어젯밤보다 안개는 많이 걷혔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였다. 






먼저 호수가로 가서 잠깐 사진 찍고 구경한 뒤 올드타운을 향해 갔다.



여기도 마케도니아 답게 동상들이 많았다.














올드타운이라고 해도 그냥 오래되보이는 집들에 음식점 기념품점들만 늘어서 있는 전형적인 관광거리였다. 이제 언덕 위를 올라 성을 구경하러 갔다.



가는 길에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벤치 위에 앉아있었다.





긔요미 'ㅅ'









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로마시대의 원형극장? 그런게 아닐까싶다..





창가에 올라가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도 있고..



성을 향해 올라가는데 어떤 아줌마가 우리 둘을 불러세우더니 영어로 이것저것 묻는 것이다. 그러더니 자기가 투어가이드라면서 비수기라 두 명을 할인해서 가이드 해주겠다고 한다. 아 됐네요 이 아줌마야..사양했더니 우리 둘이서 눈으로 구경할 수는 있지만 역사는 모를거라고 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역사같은 소리하네 근본도 없는 나라가.. 역사 따위 관심없거든요..좀 귀찮게 하지말라고요..다시 됐다고 한 뒤 그냥 우리 가던길을 계속 걸었다.



조금 걷다보니 돈 내고 들어가는 곳이 있었는데..뭔지 몰라 입구에서 서성이다가 매표소 직원에게 여기 뭐하는 곳이고 얼마냐고 물으니 교회와 모자이크가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100디나르고 학생은 30디나르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비싸진 않지만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 일본애한테 들어가고 싶냐고 물으니 자기한테 국제학생증이 있다고 해서 나도 덩달아 학생요금 30디나르 주고 들어갔다.



그런데 뭐 볼게 없네..호수의 전경만 바라보며 사진 찍고 하다가..



그런데 도대체 모자이크라는 건 어디있는거지..하고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일본애가 한 쪽 바닥을 가리키며 찾았다! 하는 것이다. 가까이 가보니 보수공사 중인지 로프로 둘레를 막아놓고 바닥에는 희미한 그림들이 있었다. --;




가던 길을 계속 올라 성 근처까지 다달았다.





입장료가 50디나르 였나..그런데 입구의 철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그래서 혹시 다른 곳에 입구가 있을까하고 성벽 둘레를 한 바퀴 돌았는데..다른 입구 같은건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포기한채 다시 올드타운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고양이들..





올드타운을 걷다가 일본애가 어떤 집을 발견하고 안에 들어가서 구경하자고 한다. 입구의 간판에는 핸드메이드 종이라고 되어 있었는데..종이 만드는 박물관인가 해서 들어갔는데..



박물관은 아니고 여기서 직접 종이를 만들어 여러가지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둘 다 뭔가를 살 생각이 없었는데 주인 아저씨는 열심히 종이 만드는 방법을 손수 시범을 보이며 설명해주었다. 사실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종이를 잘라 가죽 표지를 덧붙인 작은 수첩을 사고는 싶었는데..마케도니아 돈이 없어서 나중에 다시 와서 사야지 하다가 결국엔 못 샀다.




이제 올드타운 구경도 다 끝났고..숙소로 되돌아가는 길에 시장에 들려 귤을 잔뜩 샀다..




예전에도 발칸지역에 귤이 많았었나?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마케도니아까지 어딜가도 귤 천지다. 그리고 엄청 싸다. 원래 귤이 한국에서도 비싼 과일이 아니지만 여기는 500원어치만 사도 한 열댓개는 주는듯 했다. 귤을 한 봉지 사들고 근처에 점심식사를 할 만한 레스토랑을 찾아봤다.



그냥 시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점을 들어갔는데 메뉴가 다 별로 맘에 드는게 없었지만 그냥 닭고기 그릴에 구운 것과 커피 한잔씩 시켜서 먹었다.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 일본애랑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지금 2년째 여행 중이며 남미를 여행하고 유럽으로 왔다고 한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여행 중에 택시를 탔다가 총으로 위협하는 택시기사 강도한테 배낭을 통째로 다 털렸다고 한다. 안그래도 이상하게 장난감같이 생긴 카메라를 들고 다니길래 왜 저런걸 들고 다니나 의아했는데.. 카메라도 강도당해 미국에 가서 급한대로 산 거라고 한다.--; 불쌍해서 귤이나 많이 먹고 힘내라고 귤 몇개를 주니까 엄청 고마워한다.


그냥 숙소에서 시간 떼우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일본 여자애가 어제 갔었다는...나는 가다가 이상한 아저씨 때문에 짜증나서 그냥 되돌아온 음식점을 갔다.



일본애는 돼지고기를 먹고 나는 돈가스를 먹었다. 그런데 일본애가 시킨게 훨씬 더 맛있어 보였다. 조금씩 잘라 한 입씩 바꿔 먹어봤는데 훨씬 맛있다.가격은 내 돈가스가 훨씬 비싼데..ㅠㅠ




암튼 저녁밥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 숙소에는 다행히 방에 난방기구가 있었는데 저렇게 TV처럼 생긴 넓은 판이었다. 무슨 원리인지도 모르겠고 태어나서 저런 물건은 처음봤다..--; 앞면의 하얀색 판에서 열이 나오는데..신기해서 사진도 찍고 열심히 살펴봤다.


일본애는 내일 티라나로 간다고 하는데..내가 티라나를 가봤으니 하는 말인데 절대 가지 말라고 했다. 차라리 베라트나 지로카스터르를 가고 티라나는 왠만하면 그냥 패스하라고..그리고 베라트의 사진들을 보여주니 마음에 든다며 베라트로 가겠다고 한다. 마땅한 교통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스트루가로 간 뒤에 코르처로 가는 버스를 또 갈아타고 코르처에서 다시 베라트나 지로카스터르로 갈 수 있을거 같다고 한다..--;

행운을 빌어주며..다음날 떠나는 걸 배웅해주고..나는 이 호스텔에서 다른 숙소로 옮기기로 했다.


이 호스텔은 하루에 8유로인데 좀 후달리는 시설에 뜨거운 물도 제대로 안 나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13유로에 괜찮아 보이는 펜션 아파트가 있길래 차라리 5유로 더 주고 그런데 있는게 훨씬 나을듯 싶었다.


그래서 바로 방으로 올라가 짐을 싸고 나도 체크아웃을 했다. 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비를 실컷 맞으며 20분 정도 걸어 아파트 숙소에 도착하니 또 비가 귀신같이 그친다..


호스텔보다 5유로 비싸지만 확실히 이쪽 발칸 쪽은 호스텔보다는 돈 조금 더 보태서 저렴한 호텔이나 아파트에 묵는게 훨씬 합리적이다. 알바니아에서 말도 안 나온는 난방도 안되는 냉동고 같은 방에서 있으면서 하루에 10유로를 낸 걸 생각하면 진짜 기가 막힌다. 마케도니아도 마찬가지고..호스텔 요금이 서유럽에 비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 되지만 이 쪽 발칸의 나라들의 소득 수준은 서유럽의 1/7 ~ 1/10 수준이라는 걸 고려하면 호스텔 7유로도 정말 폭리라고 생각된다. 한 3유로 정도 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10유로씩 받으면서도 호스텔을 그따위로 운영하는 걸 보면 정말 양심도 없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



아무튼 새로운 숙소에 체크인 한 뒤 시내로 나왔다.






어제보다 날씨가 훨씬 좋았다. 안개 때문에 멀리 보이던 지평선도 이 날은 흐릿하게나마 볼 수 있었고..




어제보다 화창한 날씨에 호수 주위를 둘러보다가 숙소 주인이 가보라고 했던 곳이 생각이나 호숫가 길을 따라 걸어갔다.





언덕 위로 보이는 교회 건물을 호스텔 주인이 꼭 가보라고 했었는데...










헉 키릴문자라 뭔지 모르겠다. 맵을 보니까 Church of St. John at Kaneo 라고 되어있다. 







뒤 쪽을 보니까 어제 일본애랑 같이 성 주위를 돌며 보았던 곳 같은데..왜 어제 여기는 안 왔었을까...





여기서 잔잔한 호수와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의 조화를 감상하다가 숙소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저녁에는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야경을 즐기며 동네 한 바퀴..















그리고 이런 음식들을 먹으며 아파트에서 5일 머물고 호스텔에서 있었던 2일을 포함해 총 7일을 쉬다가 떠났다. 떠나기 전날은 나움이라는 곳도 다녀오고.. 




뭐 호스텔도 왠만한 곳은 다 키친이 있어서 마실 수 있었지만 아파트에 있으니까 더 간편하게 음식이나 커피들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하루에 터키식 커피를 5잔씩 마신 듯 하다. 예전 발칸여행 뒤 한국에 가서 터키쉬 커피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물론 한국에서도 원두커피 판매점에서 곱게 갈아달라고 하면 터키식 커피로 마실 수 있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거의 커피메이커를 이용해서 마시게 되는 듯 하다. 

어쨌든 슈퍼마켓에서 파는 신선하지 않은 커피이지만 팜오일 들어간 커피믹스보다 싸고 인스턴트 과립커피보단 맛이 좋다. 단점은 마시기 좀 불편하다는 점..하지만 저런 100g 짜리 한 봉지에 500원 정도 밖에 안하니 슈퍼마켓 가면 나도 모르게 한봉지씩 집어들게 된다. 



터키쉬 커피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저런 모양의 팟이 필요하다. 



차가운 물을 전용 팟에 넣고 커피도 넣고 설탕도 넣고..



불에 올려 마치 스프를 요리하듯 스푼으로 살살 저어주다가..



물이 끓는 것 같은 기미가 보이면 잽싸게 불을 꺼야한다. 타이밍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커피가 부글부글 끓으며 넘치고 뒷처리 하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기 때문에 



터키쉬 커피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