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West Asia

SIGHNAGHI, GEORGIA (시그나기, 조지아)

오주만세 2016. 6. 3. 23:13







SIGHNAGHI (სიღნაღი)





조지아(그루지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카케티 주에 속한 마을로 동명의 자치 지구인 시그나기의 행정 중심지이다. 전체 인구는 약 2천 1백여 명으로 조지아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마을 중 한 곳이다. 와인과 전통 방식의 카펫, 조지아의 전통 음식인 맥바디(Mcvadi) 등이 이 마을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자연 환경이 아름답고 역사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관광지로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시그나기와 주변 지역은 1975년부터 역사 지구로 지정되어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특히 18세기에 지어진 요새의 유적과 두 곳의 조지아 정교 교회가 이 마을에 있으며, 마을 근교에 9세기에 건축되고 17세기에 재건된 성녀 니노의 보드베 수도원(Bodbe Monastery)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그나기 [Sighnaghi] (두산백과)



조지아의 켈라티 지역에서 텔라비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시그나기라는 곳....나에겐 토끼고기 먹은 곳으로 기억된다.



텔라비에서 구름 실컷 보고 시그나기로 향했다. 사실 칼케티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시그나기다. 뭐 나에겐 별 의미 없지만..


변함없이 시그나기에 갈 때는 마슈르트카를 타야 했었는데.. 텔라비에서 시그나기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는 듯 했다. 아니면 우리가 버스 택시 기사들에게 당한건지도.....텔라비 버스 터미널에 갔더니 말 통하는 사람 하나도 없고...그냥 시그나기 시그나기..하니까 어떤 아저씨 한 명이 길 건너편을 가리키길래 거기 가서 멍하니 서서..여기 지나가는 버스를 타는 건가..뭐지...있다가 다시 길을 건너 터미널로 갔더니 아까 그 아저씨가 이제는 그냥 여기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리고 곧 주차되어 있는 마슈르트카에 오르라고 하더니...시그나기로 바로 가는 차는 없다고 한다. 중간에 떨궈줄 테니 알아서 가라는 식인듯했다. 

어쩔 수 없지..왠지 속는 기분이지만....마슈르트카를 타고 그 중간 지점까지 갔다. '샬라우바니' 라는 곳이었나..이 곳에서 마슈르트카에서 내린 뒤 또 어리둥절....버스 기사 아저씨는 손짓으로 저쪽이라고 해서 그 방향으로 걸어갔다. 

분명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 타야 하는데..버스 정류장 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몇 명의 택시 기사들이 차를 주차시켜 놓고 있었고..그 중 한 명이 말도 안 통하면서 러시아어로 호객 행위를 한다...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 같은데 버스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두 명이서 15라리에 간다고 하니..10km 정도 되는 거리를 택시 타고 가기로 했다. 꼬불꼬불 산길을 지나 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시그나기.....



택시 안에서 숙소를 검색하고 그 근처에서 세워달라고 했는데...그 숙소가 안 보인다.. 그래서 그냥 버스 터미널인지 주차장인지 모를 공터 옆에 있는 호텔이라는 간판을 내 건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기로 했다. 하루에 50라리..



바로 옆에는 닭 병아리 키우는 아저씨가 있었고..게스트 하우스 시작한 지 얼마 안된 듯 했다. 착해 보이는 아들과 어머니가 뭘 설명해주기는 하는데..좀 어설프고..안에 모든 것이 사용감이 전혀 없는 물품들이었다. 


암튼 방에 짐 놓고 나와서 동네 구경 시작..








떠돌이 개...태국에 있을 땐 개만 보면 개짜증이 났었는데...여기 아르메니아나 조지아에서 개들은 태국의 개들에 비하면 좀 불쌍해 보인다. 잘 짖지도 않고...가난한 나라에서 떠돌이 개로 태어나 먹을 것도 별로 못 얻어먹는지 활력이 없어보인다.



뭐 개 걱정할 처지가 아니라 일단 점심부터 먹기 위해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그리고 메뉴판을 펼쳐 보다가..."토끼 고기"를 발견했다.

태국에서 농장에서 뛰노는 걸 보고...시장에서 파는 걸 보고...이란에서 죽은 시체도 봤는데.. 이제 드디어 말로만 듣던 토끼 고기를 맛 볼 수 있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토끼 고기 주문...같이 동행 중인 한국인은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육류만 안 먹는다고 한다. 생선 계란은 무지 좋아하던데.. 동물들이 불쌍해서 안 먹는다고...하는데....영미권이나 서유럽을 여행할 땐 고기를 안 먹어도 큰 지장이 없지만.. 발칸이나 캅카스 ...중국이나 뭐 그런 나라들을 여행할 땐 정말 곤욕이다. 

2년 전 발칸 지역에서 떠돌 때도 '아.... 진짜 고기 그만 먹고 싶다.' 노래를 불렀을 만큼 고기...그것도 맛 없는 고기 요리들이 주를 이루고..가끔 있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는 레스토랑에서 메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있는거지..먹어보면 진짜 말이 안 나온다..트빌리시에 있던 레스토랑에서 베건 피자를 시켰더니...피자에 치즈는 없고 대신 마요네즈를 뿌려서 나오더라..



암튼 드디어 토끼 고기 대령..



토끼 고기가 비싼가...생각보다 고기 양이 적다.


맛은 귀여운 맛? 'ㅅ' 은 아니고..쫄깃쫄깃하면서 치킨 같은 맛이었다.



토끼 고기 먹었으니 시그나기에서 볼 일은 다 본 것일까..









그냥 걷다가 어디 전망대에 올라가 멀리 산 구름들 보고..





















별로 특별한 점은 없다.. 유난히 러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고..



숙소로 되돌아와 인스턴트 라면으로 저녁을 먹고 밤에 다시 나와 야경 구경을 할라 했더니...야경이라고 볼 것도 없더라..

그리고 숙소에는 조지아 아저씨 한 명이 묵고 있었는데..나보고 같이 와인과 차차라는 조지아의 독한 술을 하자는 걸 뿌리치고 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조지아의 와인이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나는 맛을 모르겠고....호스텔 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맛이 좋다기 보다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그런 와인들에 비하면 좀 특이하다고 한다....나는 아무리 와인을 마셔도 이베리아 반도에서 탱고 추는 여인의 느낌 같은 건 들지 않으니....













다음 날 아침...주차장인지 터미널인지 모를 공터에서 트빌리시로 돌아가는 마슈르트카를 기다리면서 안개 뿌연 마을과 개들을 구경했다. 

원래 나는 트빌리시 말고 카켈티 지방의 다른 곳을 갈까 했었는데......뭐 가도 다 뻔할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