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WARSAW, POLAND (바르샤바, 폴란드)

오주만세 2014. 9. 28. 01:26



WARSAW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바르샤바 조약기구로 더 유명한 바르샤바는 폴란드의 수도이자 인구 170만명의 폴란드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1956년 전까지 작은 마을이었던 바르샤바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국왕인 지그문트 3세가 크라쿠프에서 수도를 천도하면서 대도시로 발전하였다. 그 후 바르샤바는 동유럽의 주요한 문화도시이자 대도시로 변모하며 많은 귀족들의 대저택들이 지어지기 시작해 동유럽의 파리 또는 제2의 파리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 후 폴란드의 역사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쳐 19세기 중반에는 공업도시로 탈바꿈하여 폴란드의 맨체스터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 기간동안 나치 독일의 대규모 공습을 받고 1944년에는 바르샤바 봉기가 발발해 도시의 85%가 파괴되었다고 알려져있다.  그래서 현재 바르샤바의 모습은 2차대전 당시의 대대적인 파괴와 공산정권 시절의 칙칙한 건물들의 난립으로 아쉽게도 예전의 아름다웠던 도시의 모습은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물론 바르샤바의 옛모습을 찾기 위한 재건의 노력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옆 동네의 크라쿠프 프라하 부다페스트에 비하면 그다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슬픈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비알리스토크에서 루블린으로 가려고했지만.... 당일 버스가 없는 관계로..비알리스토크에서 하루 더 머무를까도 생각하다가 그냥 바르샤바로 향했다. 사실 바르샤바보다는 루블린이 더 끌리는 도시였는데.. 폴란드에 왔으면서도 수도를 그냥 지나치는건 예의가 아닌가 싶고..루블린으로 간다 해도 리비우로 가는 교통편이 확실히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대도시인 바르샤바로 출발했다. 그놈의 쉥겐 비자 때문에 골치가 아플 뿐이다. 비자만 여유 있다면 마음도 여유로울 수 있을텐데..

바르샤바는 역시 2년전 크라쿠프에서 만났던 바르샤바에서 유학 중이라는 대만애가 했던 말과 같이 그다지 볼 것 많은 도시는 아닌듯했다. 2차대전때 파괴된 도시에 공산정권 시절 지어진 성냥갑 회색 아파트들이 동구권 도시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저런 잿빛분위기의 도시들을 발칸 지역을 여행할 때 질리도록 봤기 때문에 새롭지도 않았다. 



비알리스토크에서 버스를 타고 3~4시간 정도 걸린듯 하다. 가는 중 버스의 창 밖으로 보이는 목초지에서는 말들이 뛰어놀고 있고..



바르샤바로 거의 도착할 때 쯤 되니 사방엔 저렇게 안개가 뿌옇게 끼어 있었다. 왜 이렇게 폴란드 지방엔 안개가 많은걸까... 예전 크라쿠프에서 아우슈비치를 갔다 올 때도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유령도시로 변한 동네에 안개마저 심해 좀 무서운 기분마저 들었었는데 여기 바르샤바 지역도 그 곳 만큼이나 사방이 안개로 뒤덮여있었다. 







여행을 하며 작은 마을이나 도시가 바르샤바 같은 대도시보다 좋은 점 하나는 도시에 도착한 후에 숙소까지 길을 찾기 편하다는 것이다 왠만하면 다 걸어서 숙소를 찾아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대도시에서는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에 대부분의 시내 중심에 있는 숙소까지 가려면 시내버스나 메트로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다가 먼거리를 이동해 온 탓에 지쳐있는 몸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끔은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가끔씩은 도시에 도착한 첫날부터  생고생을 하게 된다.


게다가 도시에 어두컴컴한 밤에 도착했다면...


그런데 이 날 바르샤바가 꼭 그런 경우였다. 비알리스토크에서 타고 온 버스가 어디에 서는지도 몰라서 바르샤바에 접어들때부터 계속 맵만 쳐다보다가 버스가 처음 정차하는 곳에서 그냥 내렸다.



비알리스토크에서 너무 급하게 목적지를 정하고 온 것이라 호스텔 위치는 맵에 표시해 놨지만 가는 길은 제대로 알아두지 못한 채로 바르샤바에 도착한 것이다. 맵을 보니 거리는 4km 정도 걸리는듯 한데..몸은 너무나 피곤하고..일단 버스나 트램을 타고 가야겠다 싶어서 버스터미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10여분간 길을 걸었는데 도무지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그러다가 반대편에서 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할머니를 보게되어서 맵을 보여주며 어찌 가야 하나요..물었는데 할머니가 놀랍게도 영어가 유창하시다. 친절히 길따라 쭉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진 뒤 트램 7번이었나를 타고 가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연신 감사감사를 한 뒤에 할머니가 알려준 곳으로 간 뒤 또 트램정거장에서 트램을 기다리고 있던 아가씨에게 재차 확인을 한 뒤에 트램을 타고 숙소가 있는 곳을 향해갔다.



뭐 트램을 탔지만 다리만 건넌채 내려서도 한 10분 넘게 걸어가야 했다.






길도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놨는지... 고가도로를 내려갔다 올라갔다 몇 번을 헤맨 뒤에 겨우 찾을 수 있었다. 

호스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기 전에 먼저 리비우로 가는 교통편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았다. 다행히도 있기는 있는데 호스텔 직원은 정확한 스케쥴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바르샤바에서는 하루만 묵기로 했다. 방으로 올라가 짐을 푼 뒤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폴란드에서 운행하는 바르샤바에서 리비우로 가는 버스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http://www.voyager.pl/


바르샤바에서 리비우로 가는 버스의 시간이 좀 애매했는데.. 기왕 바르샤바에 왔는데 시내 구경도 안 하고 그냥 떠나기 뭐해서 하루 더 무리하기로 하고 내일 밤 9시 30분에 출발하는 야간버스를 예약했다. 비쉥겐 지역인 우크라이나로 가서 리비우에서 맘 편히 푹 쉬면 되니까...




그리고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에 짐은 맞겨놓은 뒤 바르샤바 시내 관광을 나왔다.





비알리스토크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건물 벽면에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저런 야한 광고물도 눈에 띄었고..





시내의 관광지도를 보며 올드타운 쪽을 향해 걸어갔다. 여기 바르샤바도 다른 대부분의 유럽의 관광도시와 마찬가지로 볼거리들은...올드타운과 그 곳에서부터 이어지는 관광 쇼핑거리에 모여있는듯 했다.










길을 가던 중 유니버시티라고 되어있는 바르사바 대학 캠퍼스가 있길래 들어가봤다.



바르샤바에 있는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라고 하는데.. 




하지만 시간이 좀 빡빡할듯 해서 한 30분 정도만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올드타운 가는 길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된 이 후에 재건된지 80년도 안됐다고 하는데.. 195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도 다 저렇게 고풍스러운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급한 마음에 바쁘게 걸어오느라 뭐가 뭔지 모른채 어느덧 올드타운 입구에 있는 Castle Square에 도착했다.







 










































바르샤바에 막상 오기 전에는 별로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와서 보니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비교해 더 좋다고 하기도 뭐하고 나쁘다 하기도 뭐한 그런 곳이었다. 물론 프라하나 부다페스트와 비교하면 무척 아쉬운 곳이긴 하지만..



올드타운 중심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다가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서 관광객들을 피해 조용한 요새 성벽 쪽으로 가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시계를 보니 이제 12시도 채 안됐는데..밤 9시30분 버스를 타려면 숙소에서 넉넉잡고 8시에는 떠나야 한다고 해도 9시간이나 남았다.. 뭐 하는 수 없이 그냥 올드타운이나 마저 본 뒤에 시내 걸어다니는 수 밖에..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인 퀴리 부인의 동상도 볼 수 있었다. 올드타운이 아닌 강변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올 때와는 다른 길로 가보려 했는데..어디가 어딘지..





















올드타운에서 다른 방향으로 나와 돌아다녔는데도 어떻게 하다보니 다시 올드타운이 보이는 길로 접어들었다--;










다시 관광거리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간 뒤에 공사판도 지나고 신시가지 쪽을 구경한 뒤에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은 4시 --; 





그래서 6시쯤 밖에 나와 근처 햄버거집에서 햄버거를 산 뒤.. 옆의 케밥집에서는 야간버스에서 먹을 야식으로 케밥과 콜라를 사들고 8시에 버스역으로 출발했다. 버스정류장에 가서 보니 1시간에 2대씩만 운행되는 시내버스라 시간 애매하게 맞춰 나왔으면 버스터미널에 늦었을 수도 ... 하지만 다행히 한 2~3분 기다리니 버스가 왔고 버스터미널까지는 30분 정도 걸렸다. 


바르샤바..볼 건 없어도 나쁘진 않은 곳이었는데..그냥 하루만 보고 떠나는게 다행스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