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KAUNAS, LITHUANIA (카우나스, 리투아니아)

오주만세 2014. 9. 22. 06:15





KAUNAS




카우나스는 리투아니아의 제2의 도시이자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이다. 현재는 빌뉴스에 밀려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있는 도시라 관광객들의 발길도 쉽게 닿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카우나스는 왠지 이름부터가 마음에 든다. 여성스러운 느낌이라 왠지 미녀들이 많을 것 같은..유난히 금발미녀가 많은 리투아니아에서도 더 특별한 곳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지만.. 미녀가 많으면 뭐하나..다 불쾌한 눈빛으로 째려보기만 하는데.. 가뜩이나 유럽에 와서부터 여행이 진짜 지겹고 재미도 급감한 상태에서 매일 건물 성당 빌딩들 사진만 찍고 다니며 핏자 파스타 같은 특별치 않은 음식들 먹는 날들이 계속되니까 그냥 어디 짱박혀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아마 여기 카우나스가 그렇게 그냥 쉬기에 딱 적당한 곳이 아닐까 싶었는데.. 어머니의 유럽행 비행기 날짜가 확인되고 쉥겐비자 기간도 신경 써야 하기에 빨리 비쉥겐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번은 4일만 머물고 떠났다.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긴 하지만..과연 비자가 충분히 남아있을런지.. 



빌뉴스에서 카우나스는 고기 좋아하는 동생과 같이 버스를 타고 떠나게 되었다. 가는 도중 버스에서 빌뉴스의 TV타워를 볼 수 있었다.



카우나스는 빌뉴스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듯 해서 호스텔 예약은 하지 않고 갔었다. 정말로 와보니 예상대로 빌뉴스와 마찬가지로 한산한 분위기에 거리에 눈에 띄는 사람들도 대부분 현지인들인듯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숙소를 찾아간 뒤에 체크인을 하고 시내 정보에 대해 대충 들은 뒤 밖으로 나왔다.



일단 간단하게 호스텔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예쁘게 생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들어갔는데 진열되어 있는 케잌이 너무 맛있게 생겨서 케잌도 하나씩 주문해서 먹었다. 2천원도 안 하는 케잌이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던지...ㅠㅠ



시내 중심지에 이렇게 중앙에는 나무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Laisvės alėja (자유의 거리) 라는 보행자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고 많은 젊은이들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고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확실히 탈린이나 리가 같은 관광지보다 훨씬 조용하고 휴식을 취하기엔 안성맞춤인 곳 같다.




비록 올드타운은 아니지만 나름 특색있는 건물들도 많고 이젠 유럽의 도시들 다니며 옛스러운 유럽건물들을 보는 것 보다 그냥 모던한 건물 보는게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여기도 HESBURGER가 있었다. 그것도 호스텔 바로 1분 거리에...그래서 카우나스에 있는 동안의 아침 식사는 매일 HESBURGER의 700원짜리 행사 버거 2개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날씨도 화창한 오후..대천사 미카엘 성당 (Church of st.Michael the Arch Angel) 성당 주변의 광장은 온통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는 커플들로 가득차고 괜히 내 마음만 싱숭생숭 해진다.




미카엘 성당 앞에서 잠깐 쉬고 이제는 미카엘 성당 쪽이 아닌 반대편의 올드타운 쪽을 향해 걸어갔다.



길에 걸려져 있는 사진을 내 사진기로 찍어봤다--;














발틱 지역 사람들은 아시아인을 태어나서 처음 보는지..나와 고기 좋아하는 친구가 지날 때마다 정말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다 뚫어져라 쳐다본다. 가끔씩 쳐다 보는거면 모르겠는데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쳐다보니까 슬슬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저렇게 작은 애기까지도 우리를 신기한듯 쳐다보고 있다.





보행자 거리에서 이렇게 차길을 건너고 지하보도를 건너고 나니 이렇게 올드타운 길이 나타났다.





















올드타운에 와 봐도 뭐 그냥 그렇다.. 그냥 올드타운...성당들과 구시청사 건물이 있고..거리엔 수 많은 레스토랑들과 기념품점들..



예의상 올드타운 구경을 해줬으니 이제 그만 숙소로 돌아가려했다. 왔던 길을 또 가기 보단 강변을 따라 숙소 방향으로 향했다.


















강변에서 자유의 거리 쪽으로 와서 숙소로 걸어가는데 길가에 있는 한 술집의 광고판에 COREA 뭐시기라고 적혀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혹시....리투아니아와 한국의 농구경기가?? 급하게 숙소로 와서 주인에게 물어보니 오늘 밤 10시쯤에 농구월드컵 한국 대 리투아니아의 경기가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고기 좋아하는 동생과 나도 오늘은 동네 펍에 가서 맥주 마시며 농구 경기를 보려고 대충 슈퍼에서 치킨과 샐러드만 사와서 먹고 바로 밖으로 다시 나왔다.







하지만 어딜 또 멀리 가기는 귀찮아서 그냥 숙소 근처에 있는 피자집에 들어갔다. 내부는 너무 시끄러워서 밖에 앉아서 맥주를 시키고 농구경기 관전을 하기는 했는데..농구를 안 본지 10년이 넘어가지만 한국 농구가 어디 국제 대회 나가서 이기고 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고 리투아니아는 농구 강국이라는걸 알고 있어서 당연히 지는 걸 예상하며 구경을 했다.




놀랍게도 초반부터 무너질 줄 알았더니 1쿼터 중반 까지는 거의 비등한 경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2쿼터가 끝나고 3쿼터가 지나면서 점수차는 무려 30점 넘게 나고...경기 내용 자체도 프로농구팀과 고등학교팀이 하는 것 마냥 상대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못하는 한국농구팀을 상대로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응원 중이었다..--;


뭐 질 걸 뻔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참히 깨져버리니까...그냥 재미로 펍에 와서 본건데도 괜히 이걸 보러 왔다는게 창피해졌다..그리고 펍 안 쪽에서 어떤 남자애가 담배 피우러 나와서는 우리를 보더니 혹시 한국에서 왔냐고 묻는다. 중국인이라고 그럴라다가 그냥 솔직하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농구 경기에 대해 뭐라고 막 얘기를 하는데 ...안타깝지만 우리가 이겼다 이런 얘기였다..--; 뭐 우리가 질거 뻔히 알고 있었는데 뭐..


그리고 펍 안 쪽에 일행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같이 술한잔 하러 가자는 것이었다. 마침 농구 경기도 지고 할 것도 없어서 우울해 있던 차에 흔쾌히 오케이를 하고 다른 일행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10분 정도를 기다려도 나오질 않아서 처음에 우리에게 말을 건 우크라이나 남자놈과 그 와이프라는 여자와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올드타운 쪽으로 향했다.



보니까 여기 발틱지역 사람들도 러시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술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특히 보드카와 위스키 같은 독한 술...올드타운으로 가면서도 고기 좋아하는 친구와 계속 술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중간에 있는 술집에 들려 벌꿀을 위스키에 넣은 칵테일이 유명하니 마셔보라고 해서 나도 원치 않게 한잔 마시게 되었다.

솔직히 난 술을 안 좋아해서 한국에 있을 떄도 1달에 한 번 먹을까 말까인데...


그리고 올드타운의 구시청 건물이 있는 광장에 있는 클럽인지 펍인지에 들어갔는데...다른 일행들이 오지 않아 1층에서 기다리면서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리투아니아 남자놈과 얘기하며 맥주 마시고 나는 밖에서 담배 피면서 그놈 와이프와 얘기를 나눴는데 담배를 다 피우고 들어가보니 둘이서 테이블풋볼 게임을 하고 있느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같이 하자고 하는데...나는 정말 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합류해서 게임을 하고 뭐 어떻게 게임 계속 하다보니까 와이프가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서 남편이랑 뭐라고 싸움을 하는듯했고... 오늘 만나서 반가웠다고 하며 둘이서 그냥 택시타고 가버렸다...--;


아 정말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


올드타운까지는 걸어서도 30분 가까이 걸리는데..여길 왜 왔나...짜증만 난 채로 숙소로 돌아가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은 카우나스의 쇼핑몰 구경..





대충 구경하고..밖에 나와 좀 걸을까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숙소로 되돌아왔다.. 왜 이렇게 피곤한건지..





그리고 숙소에 누워서 잠깐 잠을 잤는데.. 창문 밖에서 기타반주에 맞춰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노래에 이끌려 밖으로 나와 보니 길 한가운데에 사람들이 몰려있고 작은 스테이지에서 한 여가수가 기타를 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1시간 정도의 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은 다 뿔뿔이 흩어지고 우리도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산책이나 할까 하고 가보지 않았던 길로 걸어갔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쇼핑몰이다. 도시의 규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현대식으로 크게 지어진 건물이었는데 아마 발틱지역에서 내가 가봤던 쇼핑몰 중엔 제일 좋은 시설이었던 것 같다. 




밤에 잠깐 돌아다니고 숙소로 되돌아와 다시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은 또 HESBURGER에서 햄버거 2개를 먹고 그냥 숙소에서 계속 시간 떼우다가 그냥 목적도 없이 또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또 근처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카푸치노와 간단한 점심을 곁들여 먹고..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내일 폴란드의 비알리스토크로 기차 타고 간다고 해서 버스표를 미리 예매하러 버스터미널로 갔다. 나도 같이 갈까 했는데.. 어머니가 9월 말에 유럽으로 오시기로 해서 이것저것 여기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려고..그냥 며칠 더 있을까 했다.




뭔지 알 수 없는 뮤지엄...사실 여기 카우나스에는 작은 규모의 특징있는 뮤지엄들이 많다고 하는데..내가 워낙 그런거에 관심이 없으니..




버스표를 사고..이제 뭘 할까.........그냥 목적없이 또 걸어다니다가..여기 Nemunas 강 한가운데에 섬이 있고 그 섬에 공원과 운동경기장이 지어져 있다고 카우나스에 온 첫 날 호스텔 주인이 얘기해줬던게 기억나..그 곳을 구경하러 가봤다. 일단 강변으로 가서 다리를 건너...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운동경기장이다. 아마 농구코트 위주로 되어있는듯 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공원이 펼쳐져 있다. 




공원을 걷다보니 또 피곤하다..ㅜㅠ



다시 시내 중심부 자유의 거리로 돌아와 



북쪽의 현지 사람들이 주로 사는 주거지역으로 가봤다.





관광 거리가 아닌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는 이렇게 생겼다.




그리고 뭘 좀 맛있는걸 먹을까 하고 올드타운 쪽에 있는 호스텔 주인이 소개시켜준 레스토랑을 찾아가봤는데...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펍에 가까운 곳이었다. 안은 작고 시끄럽고.. 전날 리투아니아 놈 땜에 짜증났던게 생각나서 괜히 또 현지인들이랑 어울리기 싫어서 그냥 다른 곳을 가기로 하고 다시 되돌아왔다.










여기 올드타운은 관광객들보다 주로 현지인들이 모여서 놀고 즐기는 곳인듯 했다. 우리나라 강남역 같은 곳이랄까..그래서 그런지 어휴..사람 왜케 많은지 거리는 왁자지껄 시끄럽고..정신없다..

어디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카우나스에서 며칠간 계속 지나가며 보았던 BEST PIZZA 라는 간판의 음식점이 생각이 났다.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계속 먹자고 그랬는데 솔직히 핏자를 거의 2일에 한번 꼴로 먹다 보니 질려서 안 땡겼는데..그래도 다른 대안책도 없고 해서 그냥 BEST PIZZA가 진짜 BEST PIZZA 인지 확인하러 가봤다.




뭐 나는 그냥 그랬는데..--;



바로 이 음식점이다....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맛 있다며 다음날 아침겸 점심도 또 여기서 먹었다..나는 스파게티 파스타를 시켰는데 ...맛 없었다..짜기만 하고.ㅠㅠ

그런데 우리가 어젯밤에 오고 오늘 낮에도 또 오니까 웨이터가 알아보고는 주방장에게 얘기를 한 모양인지 직접 주방에서 이탈리아 주방장 아저씨가 나와서 그라찌에 그라찌에 하면서 인사를 했다..나는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다 인사하는 줄 알았는데..딱 우리 둘한테만 인사하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파스타가 별로 맛이 없어요..ㅠㅠ



그리고 서비스로 저런 푸딩도 줬다..ㅠㅠ



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 잠깐 커피 한 잔 마시고 이제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버스를 탈 시간이 되서 같이 버스터미널로 갔다. 그리고 고기 좋아하는 동생을 버스 태워 보내고 난 다시 숙소로 돌아오다가 생각해보니 여기 더 있으면 지루해서 죽을듯 싶어..그냥 나도 다음날 비알리스토크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했다.








하루 종일 숙소에서 컴퓨터 하다가 저녁에 잠깐 나와 바람쐬고 다시 들어왔는데 호스텔 들어가는 골목 어두운 곳에 어린애들 몇명이 몸여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딱 보니까 고등학생 아니면 중학생인데..나한테 와서 같이 사진찍자고 해서 사진찍고..얼떨결에 어울려 술도 같이 마시고 했다. 저 얼굴이 미성년자로 보이지는 않겠지만..몰래 어두운데 숨어서 술 마시고 하는 말도 듣다보면 완전 꼬맹이들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카우나스에서의 마지막날은 숙소에서 내내 주식 HTS만 보다가 중간에 나와 케잌과 커피 한 잔 하고 호스텥에서 체크아웃 한 뒤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발틱3국을 떠나게 된다..워낙에 발틱 지역의 관광지들이 그냥 그렇고 그랬기에..좀 지루한 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리투아니아의 빌뉴스나 카우나스는 나름 꽤 만족스러웠다. 물가도 저렴하고 도시는 깨끗하면서 관광객들도 없고 더욱이 서유럽 양아치들도 없으니 금상첨화였다. 그리고 미녀들이 너무 많았다는 점도.....


어쨌든 발틱3국 중에 한 곳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리투아니아를 추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