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SOFIA, BULGARIA (소피아, 불가리아)

오주만세 2014. 12. 30. 19:40



SOFIA (София)





소피아는 인구 140만의 불가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수도이다. 소피아는 동유럽에서도 유럽과 공산주의 시절의 건축물들이 수많은 아름다운 정교 교회들과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유명하다. 또한 아름다운 경치와 근교의 비토샤 산에 잘 개발된 스키 리조트가 조성되어 있는 유럽의 몇 안 되는 수도 중 하나이다.

소피아는 2500년 전에 도시가 건설된 후 몇세기간 계속해서 Serdica, Sredetz 와 같이 이름이 바뀌었다. 지정학적으로 발칸반도의 정가운데 위치해 있는 이유로 로마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천도되기도 하였다. 오스만 제국의 점령기간 동안 쇄퇴기를 겪었던 소피아는 1878년 러시아 제국에 의해 오스만이 물러간 이 후 역사성 첫 불가리아 의회에 의해 수도로 지정되었으며 불가리아의 수도로서 다시 부흥하는 시기를 갖게 된다. 



소피아에 가기 싫어서 산단스키에 들렸건만...산단스키에서 플로브디프로 바로 가는 교통편을 찾지 못해 결국은 소피아로 가게 되었다. 뭐 특별히 소피아에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었지만 2년 전에 소피아에 가서 느꼈던 실망감과 우울함이 아직까지 기억 속에 남아있어서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찾은 소피아는 여전히 우울했다.


소피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얼핏 느껴지는 순수하고 아름답고 고결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칙칙함과 싸늘함 그리고 이번 여행 처음으로 소피아에 와서 느껴보는 차가운 바람의 겨울날씨와 짙게 깔린 안개까지 곁들여지니 마음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몸은 그대로 축 쳐져서 호스텔에서 일주일이나 머물며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떠났다.



산단스키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에 작은 소도시를 두 군데 정도 들린 뒤에 소피아에 도착했다. 2년 전에 벨리코 터르노보로 떠날 때 왔던 버스 터미널이 2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이랬나? 심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도심에 짙게 깔린 안개 때문에.. 버스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덜컥 겁부터 났다.. 괜히 또 왔다...



중국에서 만난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같은 날 테살로니키에서 버스를 타고 바로 소피아로 온다고 해서 같은 호스텔에 묵기로 했다. 그리고 그 호스텔을 찾아가야했는데..교통편은 미리 알아봐놓지 않았고 구글맵을 보고 짐작으로 버스터미널에서 2km 정도 떨어져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싸늘한 바람이 부는 길을 안개를 헤치며 1시간 가까이 걸어가야 호스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스텔은 소피아 도심 북쪽의 슬럼가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호스텔에 체크인을 할 때 주인의 동생이라고 하는 아가씨가 근처에 중국 레스토랑이 있는데 값 싸고 양은 엄청 많은 곳이라고 한다. 아...오랫만에 중국음식이나 먹어야겠다..하고 바로 중국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중국집 찾았다! 

그리운 중국음식을 다시 먹을 수 있게되서 얼마나 기뻤는지..

날씨가 워낙 추워서 따뜻한 국물이 있는 누들을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는 볶음누들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볶음밥과 버섯 수프를 주문했는데.....



호스텔 아가씨가 양이 많다고 얘기를 했지만 이건 뭐..사람이 먹으라고 준건지...참...ㅠㅠ 성인남자 3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양이었다. 게다가 맛이라도 좋으면 어떻게든 억지로라도 해치우겠는데..맛은 그냥 성의 없이 만든 맛....반도 못 먹고..스프는 괜히 시켜서 --;


나는 맛없는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면서 기분이 나쁜데 이 날이 딱 그랬다.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첫날은 그냥 호스텔에서 컴퓨터만 하다가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 아니면 셋째날.......솔직히 밖에 별로 나가기 싫었지만 고기 좋아하는 동생을 따라 예의상 시내구경을 나왔다.

숙소 근처에 있는 메트로 역에서 메트로를 타고 4정거장을 가면 시내에 갈 수 있었다. 여기 메트로는 지은지 얼마 안됐는지 역 내부가 깨끗하고 단정해서 좀 놀라웠다.



메트로를 타고 시내로 도착하자마자 시내 메트로역 입구에 저런 오래되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돌무더기들도 저렇게 나뒹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은걸 보니 뭔가 의미가 있는 돌무더기임이 분명했다!!



아 칙칙하다..



메트로 역을 나와서 바로 볼 수 있었던 소피아 동상..도시 이름인 소피아는 14세기쯤에 처음 불려지게 되었는데 유래는 도시 인근에 있던 고대에 지어진 Holy Sofia Church 라고 한다. 

그런데 저 동상이 소피아가 맞나?



어쨌든 기왕 시내까지 나온 거 소피아의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를 보러 향했다. 다른 특별한 관심가는 볼거리도 없고....--;







걸어서 알렉산더 냅스키 광장에 도달했다.




광장 한 켠에는 저런 사자상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마가 훤하게 벗겨져 있었다. 원래 표범을 만들다가 사자로 변경한건가? 갈기가 너무 뒷쪽에 붙어있어서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그리고 바로 알렉산더 냅스키 교회를 보았다.




교회가 아니고 성당이었나? 



성당도 봤으니..이제 그만 숙소로 돌아가볼까 하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그러다가 대학처럼 보이는 건물을 발견.. 혹시 여기가 소피아 대학교인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대학건물로 들어갔다.



캠퍼스는 대학이라고 하기는 작고 시설도 좀 그랬지만 소피아 대학인지 그냥 듣보잡 대학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건물 안에 들어가 뭐가 있나 두리번 거리며 돌아다녔을 뿐..








대학 캠퍼스를 짧은 시간동안 돌아본 뒤에는 근처에 또 작은 마켓플레이스 같은 곳이 있길래 안으로 들어가봤다. 여기도 벌써 성탄절을 맞아 분주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마켓 안에 있는 드럭스토어 같은 곳에 들어가봤는데 불가리아는 장미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저렇게 장미를 원료로 만든 샴푸 비누 화장품 등등 각종 제품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래서 장미 샴푸 하나 사려다가 고기 좋아하는 동생이 히말라야 라는 브랜드가 좋다고 그걸 사길래 나도 같이 히말라야 샴푸를 샀다--;



그리고 메트로를 타고 숙소 앞 메트로역으로 도착..아까 숙소를 나올 때는 사람이 몇 없었는지 퇴근시간이 되서 그런지 메트로역에 은근히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후로는 계속 호스텔에서 컴퓨터하며 멍 하고 있다가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고 슈퍼마켓에서 먹을거 사서 먹고..뭐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다.









연말이 가까이되니 2년 전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서 개고생을 했던게 자꾸 생각이 나서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는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편안히 쉬려고 한다.

그래도 아직 10일 정도 남았으니 일단은 플로브디프를 향해 떠난다. 

소피아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한듯 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