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South Asia

VIENTIANE, LAOS (비엔티안, 라오스)

오주만세 2016. 2. 26. 13:04






VIENTIANE (ວຽງຈັນ)





비엔티안(라오어: ວຽງຈັນ 위양짠, 영어: Vientiane, 프랑스어: Vientiane, 타이어: เวียงจันทน์) 또는 비안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이다. 메콩 강에 위치해 있다. 1563년에는 미얀마의 침략을 피하기 위해서 최초로 라오스의 수도가 되었다. 프랑스의 통치 기간 동안 비엔티안은 행정구역상의 수도뿐만 아니라 독립 후 라오스의 경제적 수도가 되었다.


비엔티안(혹은 Vientiane)이라고 쓰지만 라오어의 현지 발음으로는 "위양짠"이라고 부르며 비엔티안은 프랑스어 표기이다.

-위키백과




비엔티안은 다른 동남아의 수도가 그렇듯이 별 볼일 없는 곳이었다. 특히 나에겐 기껏해야 배낭 멘 관광객들이 술 마시고 마사지 받는다는 점에서 방콕이나 호치민과 다를 바 하나 없는데...유달리 비엔티안은 다른 수도에 비해 관광객에게 평가가 박한 듯 하다.. 어차피 별 기대 없이 왔고 달랏에서 만났던 사이먼이 23일에 방콕으로 온다며 같이 좀 돌아다니자 해서...당장 어디 가기도 못 할 거 태국 비자나 갱신하러 왔다가 3일만에 떠났다...


펫차분에 있을 때 부터 달랏에서 만났던 사이먼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 전에 왜 일찍 런던으로 돌아갔는지는 모르겠는데 23일에 방콕으로 온 다는 것이다. 방콕에서 유학 중인 친동생과 일주일 보내고 내가 시간 있으면 만나서 같이 여행 하자고 한다. 원래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2월 23일까지 이 지옥같은 태국에서 머물 일은 없을 거라고 했는데...어떻게 하다 보니 더 머물게 되고 떠나기도 어정쩡한 뭐 같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나중에 주식이 회복되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든 사이먼을 만나 여행을 하던..3주 밖에 남지 않은 비자는 좀 시간이 후달려서 라오스 가서 기분 전환도 할 겸 비엔티안으로 갔다.


 핏사눌록에서 우돈타니로..가는 버스를 11시 쯤 타고 우돈타니로 향했다. 우돈타니 ..전에 왔던 도시인데..진짜 싫다.. 핏사눌록에서 우돈타니 까지 지도 상의 직선거리는 가깝지만 중간에 있는 산을 넘고 넘어 가느라 7시간 쯤 걸려서 도착한 듯 하다.... 다음날 국경을 넘으려고 시내에 있는 300바트 짜리 호스텔(!)을 검색해 놨는데 예전 칼라신에서 왔을 때 도착한 시내의 버스 터미널이 아니고 동쪽으로 5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었다. 


웃긴 게 늦어서 그런건지..그래봤자 7시도 안됐지만....썽태우 같은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버스 터미널에는 오토바이 택시와 툭툭들만 대기하고 있다. 낮에 썽태우가 있을 때는 손님 태우려고 버스가 정차하자 마자 버스 문에 모여서 호객행위를 하느라 안달이었는데 썽태우 없는 시간에는 지들이 갑인 듯...멀리서 사람들 바라만 보고 있다....마치 "탈라면 타고 말라면 말아라 시내까지 도보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고속도로 길을 밤시간에 걸어가보던가..." 하는 듯 하다...


내가 니들 툭툭을 타느니 그냥 걸어가지....못 걸어가면 차라리 버스타고 다른 도시 가버린다


나와 핏사눌록에서 부터 같은 버스를 타고 와 같이 어리둥절해 있었던 코쟁이 커플이 있었는데 얘네는 오늘 당장 농카이까지 간다고 한다.. 그러더니 시내에 있는 버스 터미널로 간다고 툭툭을 타고 떠났다.. 나는 시내에 가고 싶은데 ..아 그냥 여기 근처에 있는 아무 호텔이나 들어가 하루 묵고 내일 아침에 시내로 가서 비엔티안 가는 버스를 탈까...하고 계속 터미널 앞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어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태국 여자가 말을 건다.. 태국말로 뭐라 하는데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까...어설픈 영어로 뭔가 설명을 해주는데.. 지금 시내로 가려면 버스는 끊겨서 툭툭 밖에 없다고 이미 짐작하고 있는 사실을 얘기한다..


그리고 나보고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여기서 하루 머물고 다음 날 비엔티안 갈 거라고 했더니..자기는 지금 남자 친구 기다리는 중이고 남자친구와 같이 농카이로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 같이 가자고 재촉한다..뭐지 이 수상한 시츄에이션은... 나는 처음에 뭔가 설명을 해주려 하고 옷 입은 것도 태국의 흔한 업무복..그냥 칼라풀한 티셔츠를 입고 있길래 여기 버스 터미널 직원인 줄 알았는데...옆에 보니까 작은 짐도 들고 있는 걸 봐서는 그냥 민간인이었다. 


음..어쩌지.. 농카이로 갈까...자꾸 1달 전에 차이야품에서 강도로 의심되는 변을 당해 사망한 한국인 청년의 뉴스가 맘에 걸린다. 여기서 농카이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대낮이면 몰라도 깜깜한 밤에 방금 만난 낯선 사람 차를 타고 1시간 거리인 농카이까지 간다..?


한 5분 담배 피우며 고민하고 있었는데 태국 여자는 온다는 남자 친구가 왔는지 주차장 쪽으로 가려고 하며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그냥 여기 근처에서 묵고 내일 여기서 비엔티안 가겠다고 하고 주위에 호텔이 있는지 구글 지도를 보면서 터미널 바깥 쪽으로 걸어 나왔다. 하지만 곧 태국 여자가 나를 다시 부르고 태워 줄테니 농카이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이다. 음...자동차가 주차 되어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태국 여자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의 얼굴을 봤는데 인상 좋게 생겼네.. 뭐 위험한 사람 같지도 않고....그래 농카이로 갑시다.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차를 타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느껴지는 불편하고 불안한 기분... 결국 한 10분 쯤 농카이 쪽으로 가던 중에 마음이 바뀌어 그냥 우돈타니에서 하루 묵는 것이 낫겠으니 가는 길에 호텔 있으면 거기서 세워달라고 했더니 잘 못 알아들었는지 아애 차를 돌려서 우돈타니 시내 쪽으로 간다. 그리고 센텀(?)...전에 왔던 버스 터미널 근처의 쇼핑몰 앞에 내려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내려서 갈 때도 웃으며 인사하고 좀 아쉬운 듯 한 표정을 짓던 착한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르는데... 한 밤 중에 낯선 도시로 낯선 사람의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이 영 꺼림칙해서.....갈 수가 없었다.


암튼 차에서 내린 뒤 구글맵을 보고 호스텔을 찾으니 걸어서 25분 정도 떨어져 있었다. 휴....한참을 걸어가 호스텔에 체크인하고  옆에 있는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은 뒤 잠을 잤다.

우돈타니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그런지 모든지 다 비싸다..호스텔도 280바트나 하고 식당에서 먹은 볶음밥도 50바트.....우돈타니가 너무 싫다.


그리고 다음날 호스텔을 떠나며 면도기와 칫솔까지 두고 왔다. 면도기 날 교체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고, 칫솔은 우따라딧에서 호텔 옮길 때 두고 와서 편의점도 아닌 약국에서 300바트나 주고 산 건데....요즘 잇몸에서 가끔 피가 나서 칫솔 좋은 거 써야 겠다고 독일인가 프랑스제 기능성 칫솔을 샀더만......ㅋㅋ 3일 뒤 비엔티안에서 우돈타니로 돌아와 호스텔을 가보니 청소 아줌마가 버렸다고....ㅠㅠ 


우돈타니가 너무 싫다...



암튼 다음날 아침 호스텔을 체크아웃 한 뒤 버스터미널로 가 비엔티안 행 버스를 알아봤다. 위에 나와있는 시간표....요금은 80바트,,

10시 반 버스표를 산 뒤 표를 들고 버스 플랫폼으로 갔는데 플랫폼의 벤치에 앉아있던 한 처자가 나를 보더니 함박 웃음을 짓는다....뭐지?

나 말고 다른 사람 보고 웃는건가?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고..내가 옆에 와서 앉으니까 나를 쳐다보는게 맞네.. 뭐지? 불안하게..겉모습은 라오스 처자 같이 보여서 라오스 사람 맞냐고 하니까 맞다고 하고.나와 같은 버스 타고 비엔티안에 가는 거라고 한다. 비엔티안에서 산다고...우돈타니 따위의 도시엔 왜 왔냐고 물으니 당연하게도 말이 안 통하고....




라오스 처자와 이런저런 대화 시도를 하던 중에 버스가 플랫폼에 정차했다. 나는 화장실 갔다가 담배 피우고 나서 버스에 탑승했더니 버스의 앞 2/3 정도는 승객이 타고 뒤의 1/3은 짐들을 실는 칸이었다.


라오스는 태국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싸다. 농지가 별로 없고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여서 특히나 농산물 같은 경우 농업 대국인 태국와 베트남에 비해서 많이 비싼 듯 했다. 내가 탄 버스에도 라오스 아줌마들은 태국에서 산 야채들을 잔뜩 들고 버스 여기저기 좌석 밑 공간에 넣는다. 

파 쑥갓 같은 식당 식재료들로 생각되는 야채들인데..뭐 1시간 밖에 안 걸린다고 생각해도 왕복 교통비만 160바트 ..6~7천원인데..이런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태국에서 사 오는 걸까..아니면 그냥 태국 온 김에 사가는 걸까..

비엔티안에 도착해서 편의점 같은 곳을 들어가봐도 물건은 태국의 세븐일레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인데..뭐든지 30~50% 정도 비싸다.. 편의점 갔던 이유는 요구르트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을 사러 갔던건데..50% 정도 비싸고 네스카페 캔커피도 그렇고...담배 술 뺴고는 다 태국보다 비싸다.


소득은 낮은데 비싼 물가...어디 헬XX 이라고 불리는 나라와 같은 경제 구조인듯 하다. 수입해와서 비싸다는 논리는 오토바이 퀵서비스로 보내는 것이 아닌 이상 바로 육로로 여기저기 연결 된 이웃 국가에서 단지 몇 시간 걸리는 운송비 때문은 아닐테고..분명 관세와 부패한 정부의 관료제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암튼 아무런 문제 없이 국경 통과하고..30분 정도 달려 비엔티안에 도착했다.



비엔티안에서 호스텔에서 2일 머물렀다. 비싸다... 그리고 비엔티안도 조촐하긴 하지만 방콕이나 호치민 그리고 프놈펜 같이 해외에서 온 배낭 관광객들을 위한 거리에 호스텔이 위치해 있었다. 이런 곳에 머물며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나는 분명 라오스에 왔는데, 왜 라오스 현지인보다 서양 코쟁이들 한국인들이 더 많이 보이는거지?"

하는 것이다. 의미가 없다...이런 곳은..











시내를 돌아다녀도 딱히 볼게 없다...첫날 오후엔 우돈타니 버스 터미널에서 만나 연락처 교환한 라오 처자와 만나 구경 좀 시켜달랬더니 역시 오토바이 얻어타고 돌아다닐래도 볼 게 없네..그냥 강변만 거닐다가..








뭔지 모를 동상 하나 보고..




쌀국수 먹고 호스텔로 돌아와 잠을 잤다. 호스텔 같은 방에 스웨덴에서 왔다는 놈이 있는데 중국 가려고 비자 신청하는 중이었다. 아 나도 그냥 중국이나 가고 싶다.


태국 보다 어디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물가도 훨씬 싸고 사람들도 훨씬 친절하고 날씨도 훨씬 좋은데....아...그리고 밖에서 담배 필 때는 일본놈들도 만났는데 일본놈 하나는 여기서 미얀마 비자를 신청했다고 한다. 하루면 나온다고....비자 대금도 20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어라...? 아 ㅅㅂ 나도 가던 안 가던 비자나 받아놓을까...했는데 시간을 보니 오후 1시고....미얀마 대사관 위치는 걸어서 1시간 걸린다..--; 아 귀찮아 안 해....계속 망설였지만.....결국 포기하면 편하다..


그리고 한국 경상도에서 온 여자 대학생도 만났는데 호주에서 워홀로 10개월 간 일하다가 한국 들어가기 전에 동남아 잠깐 여행 하는 중이라고 한다..... 낮에 같이 커피 마시고 얘기 좀 나누다가 혼자 자전거 타고 시내 구경하러 나갔다. 나는 그냥 호스텔에 있으면서 주식이나 보고 있는데 3~4시간 쯤 뒤에 돌아와서는 방에 들어갔다가 와서는 누가 돈 훔쳐갔다고 한다...300 호주 달러 정도에 휴대용 충전기 까지....

아까 커피 마실 때 내가 유럽과 호주 있을 때 겪었던 도난 경험담을 얘기해 줬는데..그게 복선이 됐나?? 나와 같은 도미토리에 있다가 도미토리룸 불편하다고 싱글룸으로 옮겼는데 아침에 짐 옮길 때 잃어버린거 같다고 한다..


짐 옮길 때 방에 있던 나도 용의자 중 한 명이 되는 바람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그냥 위로해 주다가 저녁이나 사줬다....밤에는 담배 피러 밖에 나왔더니 돈 잃어버린 거 때문인지 근 1년 만에 한국 들어가는 기분이 싱숭생숭해서 인지 혼자 맥주 마시고 있더라...--;




암튼 3일 째 되는 날 비엔티안을 떠나 다시 우돈타니로 돌아갔다. 1~2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우돈타니 가는데 관광객들 널려 있는 관광객 거리의 수많은 여행사에서 버스 티켓을 예매하면 버스 터미널보다 3배 비싸다.. 그렇다고 버스 터미널에서 타는 버스가 썽태우 같은 고물 버스도 아니고 태국에서 운행하는 멀쩡한 버스다.. 


그러니까 딱 관광객 많은 도시 그 중에서도 관광객 많은 거리와 동네는 뭘 하든 호구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