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South Asia

PHRAE, THAILAND (프래, 태국)

오주만세 2016. 3. 17. 21:05







PHRAE (แพร่)





타이 북부, 프래 현의 현도. 치앙마이 남동쪽, 욤 강 연안에 있음. 인구 1만 8000명. 쌀 · 목화 · 티크재의 집산지.




프래라는 곳은 2년 전에 수코타이에서 난으로 갈 때 버스를 갈아타야 했는데 지나쳐서 뻘짓 했던 장소로만 기억되는 곳이었다. 작은 마을에 난과 비슷한 분위기의 조용한 아주 작은 타운이지만...태국엔 질려버린지 오래라 갈 곳도 없으면서 하루만 머물고 떠났다.


다른 사람 핑계를 대고 싶진 않지만 병맛 나는 치앙마이라는 관광지를 온 이유는 사이먼 때문인 것도 있었다. 역시나 예상했덨 대로 길거리에는 영혼 없는 관광객들과 불친절한 현지인..그리고 호스텔에는 골 빈 양아치들이 기다리고 있었고...최대한 기분 안 상하려고.. 최대한 노력했고...치앙 마이를 떠나는 날이 되자 속이 다 후련했다. 사이먼은 전에 얘기 한 대로 파이를 갔다가 치앙 라이도 갈 거라고 한다. 사실 사이먼도 치앙 마이는 정말 싫다고...혼자 3일 동안 열심히 돌아다녔는데...기억에 남는 볼거리는 어리버리한 관광객들 밖에 없었다고 하는 거 같았다.

그런데 파이와 치앙 라이는 왜 갈까?


내가 분명히 파이와 치앙 라이도 똑같을 거라고 하니까..자기 동생이 예전에 왔었다며...동생 얘기로는 좋다고 했다고 한다. 사실 치앙 마이는 같이 왔지만..파이와 치앙 라이는 절대 안되지....우리가 떠나기 전 2500바트 짜리 코끼리 라이딩을 한 일본 여자애도 파이로 떠났다. 뻔하지 않은가?


결국 사이먼 혼자 파이로 가기로 하고..나는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프래로 목적지를 정했다. 중간에 람빵 이라는 곳도 있지만..람빵 하니까 우따라딧에서 함께 있던 중국놈이 "틀림없이 람빵에는 이쁜 여자들이 많을 거야" 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중국놈이 아무 근거도 없이 그런 말을 했을리는 있지만...그래도 뭘 좀 찾아보고 그랬겠지....암튼 숙소에서 길가로 나오면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탔다.




이른 아침 새벽에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로 올 때는 한 30분도 걷고 툭툭도 타고..별 뻘짓을 다 해가며 돈도 둘이서 140바트 내고 왔었는데..시내 버스는 단 돈 15바트다..그리고 버스도 깨끗한...하지만 시내를 빙빙 돌고 돌아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려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당연히 관광지인 파이로 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고..람빵 가는 버스는 1시간 기다려야 있었다. 사이먼은 파이로...나는 람빵으로...


나중에 사이먼에게 들은 얘기지만.. 파이도 치앙 마이와 똑같다고 한다. 사람들 싸가지 없고 관광객들만 바글바글...숙소는 비싸고...더럽고 덥고....그리고 결국 사이먼은 치앙 라이는 안 가고 내가 추천한 난으로 갔다. 




어쨌든 나는 프래로 오긴 왔는데... 숙소도 버스 안에서 급하게 검색해 300바트의 버스 터미널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 숙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퀄리티에 비해 너무 비싸고 볼거리나 편의시설..제대로 된 음식점들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암튼 나는 뭐 별로 생각하기도 싫다.. 이젠 땡볕에 배낭 메고 걸어다니는 것도 지겹고.


300바트 짜리...정말 후질구레한 호텔에 체크인 한 후..밖에 구경 나왔다. 지도를 보니까 한 5분 거리에 절이 있길래..




가봤더니 젊은 승려 한 분이 작은 강아지를 안고 대나무를 열심히 깎고 있었다...품에 안긴 강아지들은 나를 보자 반가워서인지 경계심에서 인지 나를 향해 달려온다..







조그만 강아지들....




이 절을 대충 보고..바로 길 맞은편에 또 다른 절이 있길래 그 쪽으로 향했다.



사실 절 말고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구경하려 했는데..힘들고 날도 저물어가서..




이건 좀 유명한 절인 듯 했다.




안내판엔 고양이 한 마리가 늦은 낮잠을 자고 있었고..인기척이 나자 일어나 하품을 크게 한다.

















사실 태국이라는 나라는 볼 것이 별로 없다..내가 볼거리 찾아 다니는 사람은 아니지만..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찾기 힘든 관광지에서 볼거리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냥 숙소로 돌아오며 노점에서 라면 하나 사 먹고..역시 태국의 음식은 배가 차지 않아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찾았는데..거의 1.5km 는 떨어져 있었다..하는 수 없이 터벅터벅 걸어가 편의점에서 땅콩과 음료수를 사 들고 호텔로 돌아와 잠을 잤다.



다음 날.....300바트 값어치 전혀 못하는 호텔이지만..그나마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 아침을 먹으려 보니..뭐 인스턴트 커피와 죽이 전부...따로 아침을 파는 데 ...태국의 음식점들은 저런거 보면 참 염치가 없다고 생각된다. 별 것 아닌 태국산 싸구려 재료로 만들어 놓고..메뉴 이름 앞에 American 혹은 English.. 같다 붙이고 터무니 없는 바가지 가격을 붙인다..


같잖은 아침밥을 먹고 방으로 올라가 샤워를 한 뒤...떠나기 전 제대로 동네를 둘러볼 생각으로 밖으로 나왔다.



먼저 호텔 바로 뒷편에 있는 무슨 박물관인데..뭔지 잘 모르겠다..알고 싶지도 않고...










어제 갔던 절이 있던 방향과는 반대로..이 곳 프래의 유명한 오래된 유럽식 건물들을 보러 왔다...




















그냥 이렇게 작은 마을 한 바퀴 돌고 커피숍에서 잠깐 앉아 커피 마신 뒤 호텔로 돌아갔다. 그리고 짐을 챙겨 버스 터미널로..


버스 터미널과 내가 머물렀던 숙소 부근은 지저분하고...별로였지만...올드타운? 그런 오래 된 건물들이 있는 동네로 오니까 나름 깨끗하고 이쁜 동네 같았다..뭐 어쨌거나 하루만 머물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