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2 Europe

ISTANBUL, TURKEY (이스탄불, 터키)

오주만세 2012. 12. 1. 03:35


이번 동유럽과 발칸 지역을 여행하며 가장 좋지 않은 추억을 남긴 곳이기에 대충 블로그 하겠다.--;





사실 지금 동유럽 발칸을 여행하며 예전의 서유럽 여행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게 했던 이유는 사람들의 친절함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이스탄불에 와서 인종차별 적인 대우와 호객행위에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에 친한척하며 다가와 택시 태우고 어딘가 끌고 가려 했던 놈 까지 별에 별 웃긴 인간들을 여기서 다 만나고 정말 지치고 지쳐 지금 사라예보로 넘어와 있다.


정말 누군가 터키로 여행을 가려 한다면 자유여행은 극구 말리고 싶다. 이런 곳은 확실히 패키지 여행이 안전하고 편할 것이다.


더불어 내가 있던 5일간 마지막 날을 빼고는 계속 비가 내렸기에.. 뭐 별로 ... 사실 스코페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면서 이스탄불 뿐 아니라 카파도키아 파물레레인지 뭔지 하는 곳까지 보름간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정말 너무 황당한 일들을 겪다 보니 겁에 질려 사라예보로 향하는 비행기를 급히 예약한 뒤에 거의 도망쳐 왔다. 정말 너무 심한 여행지다.














사실 도착 첫 날부터 좋지 않았다. 스코페에서 오는 야간 버스를 타고 왔는데....버스에 올라탔을 때는 와..이런 좋은 버스를 타고 가다니..행운인걸 했는데.. 왠만한 야간버스는 승객이 많지 않아 혼자 2칸을 차지하고 갔는데 반해 이 스코페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버스는 만석... 게다가 뒷 쪽에 앉았더니 사방에서 술마시며 밤새도록 떠드는 바람에 국경통과도 3번인가 4번 하고.. 정말 뜬눈으로 꼬박 밤새고 도착한 이스탄불은 비가 주룩주룩..


버스터미널에서 메트로를 타고 악사라이 역까지 향한 뒤 트램으로 갈아 타야 하는데... 도저히 트램 타는 곳을 찾지 못해서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에게 트램 정류장을 물어봤다. 


처음 물어본 건 히잡을 두룬 할머니.. 내가 말 걸자마자 인상 완전 똥씹은 표정으로 찌뿌리더니 위아래로 훑어보고 그냥 고개만 절레절레 흔든다--;

두 번째는 히잡 안 한 30대 여자.. 말 걸라 하니까 꺼지라는 시늉이다. 그 다음 히잡 두른 젊은 여자....그냥 막 화 낸다..--; 한 7명 한테 물어봤는데 다 무슨 개똥 대하듯이 해서 어쨌든 여차여차해서 배낭메고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핸드폰 구글맵을 보며 호스텔까지 걸어갔다.


호스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하는 중에 화난 얼굴로 내려오는 동남아 남자애.. 


"DO NOT GO OUT ALONE, THIS CITY IS REALLY DANGEROUS"


대뜸 하는 소리가 이거다.. --; 체크인 하던 호스텔 직원은 멋쩍은 웃음만 짓고 ..


어쨌든 체크인 마치고 룸에 배낭 놓고 리빙룸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는데...... 그 남자애가 다시 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국적은 미국인데 여기 와서 인종차별에 별 그지같은 꼴을 다 당했다는 것이다. 다른 일본 남자애랑 또 같이 얘기 했었는데 걔도 그렇다는 식으로 말하고.. 암튼 미국애는 나한테 얘기 하는 와중에도 화내면서 어제 어떤 아시아 여자애는 울면서 떠났다고 한다......지금 블로그를 하는 와중에는 진짜 심하게 공감하고. 그 얘기를 듣고 하루만에 왜 바로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만 든다.






























































그래도 좋은 구경은 했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가이드를 이용한 투어 관광이었으면 좋았을 걸 후회되는 도시이다. 마지막 사진은 이스탄불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버거킹..인데 버거킹도 다른 동네 버거킹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ㅠㅠ


가장 나쁜 추억을 만든 도시에서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경비를 쓰게 되었다..... 지금 사라예보로 돌아와서도 아직 실망감과 충격에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