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MOYALE, KENYA (모얄레, 케냐)

오주만세 2017. 1. 9. 00:07




MOYALE



모얄레(Moyale)는 에티오피아케냐 국경에 위치한 도시로, 시의 대부분 지역은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주에 속하며 나머지는 케냐 동부 주 모얄레 구에 속한다. 에티오피아 측 인구는 25,038명(2005년 기준, 남성 13,665명, 여성 11,373명) 케냐 측 인구는 9,276명(1999년 기준)이다.



얼마나 오고 싶었던 아프리카 였는지...그리고 에티오피아 였는지...하지만 역시 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2년 전 키르기즈스탄 비쉬케크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가가 그렇게 좋다고 했던 아프리카였다. 이집트는 중동 쪽에 가까우니 그렇다고 쳐도 아프리카의 첫 여행지인 에티오피아는 동남아 못지 않은 현지인들의 바가지와 더불어 상상을 초월하는 뻔뻔스러움 그리고 생전 겪어보지 못한 인종 차별적인 조롱에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꼭 이렇게까지 해서 와야만 했던 곳인가....그래도 에티오피아를 벗어나면 괜찮아 지겠지...



콘소에서 마지막 날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5시에 케냐와의 국경이 있는 모얄레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왜 이렇게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어쩌겠나...하루에 딱 한 대 운행하는 모얄레 행 버스인데...

버스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누추한 숙소에서 작은 모기장 뒤집어 쓴 채 잠을 잤는지 어쨌는지 모르게 3시에 일어나 양치질만 한 뒤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숙소 문 옆에서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숙소 주인인지 직원을 깨워 문 열어 달라고 한 뒤 버스에 버스 터미널로 가다가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를 발견...모얄레 모얄레..소리를 듣고 얼른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버스 안에는 겨우 현지인 네댓 명이 앉아 있는 걸 보니 지금 시간이 4시 반인데.. 5시 정시에 출발하기는 그른 모양이다.


출입문 바로 앞에 있는 편한 자리에 앉아 한 20분 앉아 있었더니..어디서 낯 익은 동양인 한 명이 자다 깬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버스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아...아와사에서 만났던 일본인 단이네...반갑게 인사를 했더니 단과 중국인 일행은 콘소에 이틀 전에 와서 진카 마을을 구경한 뒤 역시 오늘 모얄레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서 들었는지 버스가 6시에 출발하는지 알았다고 한다. 버스 차장에게 5시에 출발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중국인들 깨우고 배낭 갖고 온다며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 10분 지나서 단은 중국인들과 함께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탔다...얘기를 들어보니 아와사에서 나와 헤어진 중국인 일본인 일행은 에티오피아에는 진카 마을에서 무르시 부족 사람들을 구경(?) 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 듯 했다.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유명한 다나킬 화산은 나와 마찬가지로 가지 않았지만..무르시 부족도 못 보고...뭐 한 것 없이 이렇게 떠나는 건...왠지 비자 대금 50달러가 아깝게 느껴졌다..


뭐 암튼 우리 동양인 일행 5명은 다 버스에 올랐지만 아직도 버스는 3/4 정도의 좌석이 비어있었다.. 5시에 출발한다는 버스는 길가에 불법 정차 하지 말라는 경찰의 얘기에 버스 터미널로 되돌아갔고.버스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7시 30분이 다 넘어서야 승객들 대충 가득 채운 뒤 출발했다. 아무리 아프리카라고 하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네..




버스는 3시간 쯤 가다가 검문소에 멈춰서 군인들에게 신분증 검사를 받고 다시 출발했다.



참고로 난 살다살다 이렇게 불쾌한 버스는 정말 처음 타 본다.


버스 회사 직원 같은 놈이 요금을 걷는데...난 150비르로 알고 탔는데.....잔돈이 없어서 200비르를 냈더니 거스름돈을 안 주고 그냥 뒤로 가 버러길래...이상해서 내 옆에 앉은 현지인에게 이거 요금 얼마냐고 물으니 130비르라고 한다.

내가 안 150비르도 네이버 검색해서 어떤 블로그에서 찾은 건데..그 사람도 사기당했구나..생각한 뒤 거스름돈 70비르를 돌려받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 사기꾼놈은 뒷자리에서 돈을 다 걷고는 내 쪽으로 오지를 않네....아 쓰레기같은 놈.....내가 뒤돌아 보면서 거스름돈 달라고 얘기를 했더니 가만히 앉아서 뭐라 혼자 지껄인다.. 짜증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이 사기꾼 놈한테 가서 거스름돈 70비르 달라니까 요금 200비르라고 한다. ㅋㅋㅋ

나는 혹시나 해서 일본인과 중국인 일행들에게 얼마 냈다고 물어보니 다 똑같이 200비르 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쓰레기 새끼....내가 단에게 이거 요금 130비르라고 얘기했더니 단도 놀라며 사시꾼 놈한테 거스름돈 내 놓으라고 거들었다. 그런데 그 사기꾼놈은 그냥 배째라는 식으로 요금 200비르라고 한다. 단은 다른 승객들에게 가서 요금 얼마냐고 물은 뒤 130비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다시 얘기를 하니까 현지인은 130비르고 너네는 200비르라는데....뭐 이런 개새끼가 다 있지...

그리고 이 놈 말고도 버스 직원이 한 놈 더 있었는지 이 새끼는 모얄레 가는 6~7시간 내내 혼자 우리를 보며 계속해서 총총총 칭총총 이렇게 지껄여댔다. 참 나....그리고 이새끼는 뒤에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들이 요금 130비르라고 말하니까 가서 주먹을 내 보이며 조용히 하라고 협박까지 하는 것이다. 난 앞에 되돌아 가 앉아 있어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여자애 하나는 울고 있고 단의 얘기를 들으니 그 총총총 거리던 새끼가 때렸다고 한다.

아 뭐 이딴 개새끼들이 다 있나...암튼 위의 사진에 맨 앞에 앉아 있는 새끼가 200비르 받아간 개새끼이고..



이게 우리가 탔던 버스의 넘버이다. 내가 사진 찍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니까 "어쭈 할테면 해봐라 ㅋㅋㅋㅋ" 이 반응이었다. ㅋㅋ 개새끼들


도대체가..내가 무슨 영광가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 다니는 건가.......정말 있는 거라곤 베드버그와 사기꾼 밖에 없는 나라에 비자 요금 50달러 내고 힘들게 찾아와서 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 내 자신이 정말 싫었다.




몇 천원 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기치고 오히려 조롱해대는 그 뻔뻔스러움에 치를 떨게 된다. 암튼 버스는 모얄레에 도착했고.. 단과 중국인들 다 함께 돈 내놓으라고 마지막으로 말 했다가 마치 한 대 칠 거 같이 분위기가 험악해져서 그만 포기하고 국경 쪽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한 우리 일행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한 시라도  빨리 에티오피아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바로 버스 터미널에서 나와 1km 정도 떨어진 국경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국경 초소는 마침 점심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었고...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 국경 직원 한 명이 식사를 일찍 끝냈는지 오피스로 오길래 한 30분만 기다린 뒤 국경..에티오피아를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케냐 쪽으로 가니까 이번에는 무슨 정전이라나...전기가 안 들어와서 입국 수속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 까지 기다려야했다.  케냐 쪽 국경 직원 얘기로는 10~20분이면 될 거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2시간 기다렸다.

암튼 국경에 있는 환전상에게 어처구니 없는 환율로 남은 에티오피아 비르를 케냐 실링으로 바꾼 뒤...옥수수와 사탕수수 같은 간식거리를 사 먹으며 기다렸다.




우리가 기다리는 내내 옆에 붙어서 모얄레에서 나이로비로 가는 버스 호객 행위를 하던 각트에 쩔어있던 케냐인..



그리고 그 옆에서 우리 동양인 여행객 그룹을 열심히 구경하던 소년..



내 사진기를 보더니 자기 한 장 찍어 달라고 하던 옥수수 팔던 여인내..



그리고 또 옆에서 자기도 같이 찍어달라고 하던 사탕수수 파는 아줌마..

태양이 뜨겁게 내리 쬐는 모얄레 국경에서 겨우 그늘에 들어가 한 숨만 쉬며 있었다.

일본인 단과 중국인 제이슨, 몽 그리고 리와 나란히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국경에는 새로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었고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들 중 현장 관리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들이 몇 명 보였다. 우리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 하고 중국인인 리가 대표로 가서 인사를 했다. 예상대로 중국인이었고 중국 건설 회사가 나이로비에서 모얄레 국경까지 도로 공사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

어쩐지 도로에 깨끗하고 반듯한 아스팔트 길이 깔려 있더니...게다가 공사 중인 국경 초소 건물 앞에는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었고..

사실 다음 날 막상 모얄레를 출발 해 나이로비로 가기 까지는 우리 모두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었기에 모얄레 - 나이로비 가는 길은 정말 최악의 비포장길이라는 얘기만 듣고 걱정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중국이 깔아 준 고속도로 덕분에 힘들지 않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 고마운 중국이다.

일본인 단과 나는 중국 친구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암튼...공사장에서 일하는 중국인에게 모얄레에서 나이로비로 가는 버스와 이것 저것 물은 뒤 국경 초소에 전기가 들어온건지 안에서 부르길래 한 명씩 들어가서 비자를 받았다. 중국인들은 케냐 비자만 받았지만 단과 나는 동아프리카 3개국 케냐 우간다 르완다 패키지로 비자를 받았다. 개별적으로 각각 비자를 받게되면 50 50 50 합이 150달러인데...이렇게 한 꺼번에 받으면 100달러이다...마치 무슨 놀이동산이나 투어 입장료를 내는 기분이다. 상품 3개를 한 꺼번에 하면 30% 할인....


암튼 비자 받자마자 국경을 넘어 케냐 쪽 모얄레로 걸어갔다. 가는 내내 버스 회사 삐끼들이 달려든다. 아 진짜 정신없이 죽겠네...한 30분을 버스 삐끼들을 따라다니며 알게 된 건...

여기 모얄레에는 나이로비까지 운행하는 버스 회사가 5군데 있고...우리가 깎을 수 있을만큼 최대한 깎은 금액은 모얄레스타 라는 회사의 버스였다. 열심히 깎은 15000실링...헌데..대충 분위기가 현지인들은 10000실링 내고 타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음 날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매하고 이젠 숙소를 찾았다. 그냥 버스 회사들 모여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숙소..역시 전기는 불규칙적으로 들어오고 방 외부에 공용 욕실 화장실이 있는데 역시 물이 안 나와서 바스켓에 담긴 물로 씻어야한다. 그런데 바스켓에 물은 어디서 길어 오는 것인지..

뭐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400실링이라는 저렴한 요금에 군말 없이 숙박 하기로 했다. 각자 방에 짐을 놓고 밥을 먹으러 나왔다.



아무 음식점이나 찾아.그냥 대충 시켰더니 저런게 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에티오피아 못지 않게 유명한 커피의 나라....케냐에 왔으니 케냐 커피를 마셔보자 하고 커피숍을 찾아 갔더니..저런 1회용 네스카페 인스턴트 커피만 뜨거운 물과 함께 던져준다..그것도 프림 설탕 없이 커피만 든....

하..우리는 한 숨만 쉬고 오랫만에 네스카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고 동네를 구경했다.








작은 마을이라 볼 건 없다..별 특징도 없고..일본인 단은 어디서 들었는지 모얄레가 그렇게 위험하다고 오기 전에 걱정만 하더니 와보니 하나도 안 그렇다고 안심을 한다.




숙소에서 떠돌고 있는 아기 고양이가 모얄레의 제일 큰 볼거리였다...나에게는

정전이라 온 마을이 깜깜한 밤에 숙소에서 나눠주는 촛불 켜 놓고 숙소 화장실 앞 공터에 둘러앉아 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취침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버스는 2시에 출발이라 느긋하게 일어나 세수와 양치질만 한 뒤 아침을 먹었다. 밀크티와 국수..




파스타인가..? 정체 모를 국수다..야채 따로 소스 따로 면 따로 나온 걸 비벼 먹는 거다..맛은 그냥 국수맛..






밥 먹다가 숙소 건물 옥상에 올라가 모얄레 시의 전경을 내려다 보았다. 저 앞에는 두 번 다시 가기 싫은 에티오피아가 보인다..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우리 주위를 알짱대던 선그라스가 잘 어울리는 꼬마..

식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멍 하고 있다가 숙소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여기 모얄레에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그 곳을 향해 갔다. 인터넷을 하러..



우리가 묵고 있었던 누추한 숙소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투어리스트 호텔이었다. 우리는 다 커피 한 잔씩 시켜 놓고선 인터넷 삼매경에 빠졌다.



그리고 여기도 네스카페다....실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