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SUNNY BEACH, BULGARIA (써니 비치, 불가리아)

오주만세 2015. 1. 3. 22:39





SUNNY BEACH (Слънчев бряг)



써니비치는 불가리아 흑해 연안에 있는 주요 리조트 도시 중 하나이다. 불가리아에서 가장 큰 리조트 휴양지이며 사회주의 시절이었던 1958년 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현재는 800여개의 호텔들이 성업 중이다. 



부르가스에서 워낙 불쾌하게 있다보니 빨리 어디론가 떠나야겠고..멀리까지 움직이기엔 귀찮고 해서 부르가스에서 바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써니 비치라는 곳으로 갔다. 가기 전부터 여름이 성수기인 리조트 휴양지인걸 알고 갔지만.. 지금 한겨울에 어딜 가든 다 비수기고..저렴하고 괜찮아 보이는 아파트 펜션이 있어서 그냥 여기서 새해를 보내고 떠나려 했다. 


불가리아를 벗어나면 흑해를 건너 캅카스 지역으로 갈 생각인데..죽어도 터키로 다시 들어가기는 싫고.. 배로 건너자니 4일 동안 배에서 지내야 하고..--; 루마니아를 지나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거쳐 가자니...우크라이나 동부 쪽은 아직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으니..이를 어쩐다...

가장 편리한 옵션은 그냥 이스탄불 거쳐서 트라브존으로 간 뒤 조지아 국경을 넘는 것인데..터키 가느니 차라리 한국을 가고 말지..두 번 다시는 정말 가고싶지 않다..


어쨌든 아.....여기서 도대체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으르 하며...깨끗한 아파트 펜션에서 블로그를 하고 주식도 보며 새해를 보내고..어언 지금 1월 3일까지 이러고 있다. 무려 8일을 여기서 어영부영 있다가 떠나게 될 듯 하다.. 무조건 내일은 떠날테니까..

심심한 비수기의 휴양지를 찾아오니 볼 것도 없고..그냥 바닷가 도시라서..바르나나 부르가스처럼 도시라는 분위기도 없고...각종 편의시설들도 휴가철이라 대부분 문을 닫았다.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커피숍에서 하루에 3~5시간씩 가서 책 읽다가 바닷가 잠깐 거닐고 돌아오는 것 뿐... 


그리고 새해맞이는 여기 아파트 레스토랑에서 얼떨결에 나름 즐겁게 보냈다. 


결정적으로 드디어 이 곳에서 블로그 업데이트를 끝내게 되었다. 노비 사드에 있을 때 랩탑도 도둑맞고 서유럽 여행할 땐 블로그 할 것도 없고 기분도 안 났지만 하긴 해야하는데 계속 밀리다보니까.. 뒤늦게 블로그를 할래도 타이핑 하는 것도 귀찮고 당시에 생각했던 것도 기억 안 나고..노트에 틈틈히 적어놓은 메모도 옮겨적기 귀찮았다. 

그래도 방랑하며 소소한 즐거움인 블로그를 지금 1월 3일에 다 끝마치고.. ...별 내용 없는 블로그지만..


2015년을 맞이하여...새로운 마음으로 방랑길을 이어가야겠다.




부르가스에서 시내 잠깐 돌아다니다가 너무 바람이 불고 추워서 그냥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써니 비치 행 버스를 타고 써니 비치로 왔다. 여기도 바로 코 앞인데 내륙쪽으로 들어갔다 가느라 한 1시간 정도 걸린듯 하다.

정말 불가리아에서 호스텔은 죽어도 두 번 다시 가기 싫어 펜션형 아파트를 예약했다. 물론 여기엔 호스텔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깨끗해 보이는 아파트가 하루에 13유로니까.. 뭐 그냥 있을만 하겠지 생각했다.


그리고 버스는 써니 비치에 다달았는데 버스가 또 중간중간에 사람들을 계속 내려준다. 버스터미널 위치는 어딘지 모르겠고 지도를 보니 지도에 표시된 아파트의 위치와 가까워진 듯 해서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승객이 내릴 때 따라 내렸다..



그리고 지도를 보며 아파트 위치를 향해 가는데..아...........그냥 버스 타고 갈 걸..날씨는 점점 추워지고..지도 상에서는 한 1km 밖에 안 되는 거리였는데..왜 이렇게 길게만 느껴지는지..

어쨌든 맵에 표시된 아파트의 위치에 왔는데 아파트가 안 보인다..--;

한참을 근방에서 서성이며 맵을 보며 찾아보는데..여기서도 구글맵 오작동이 일어나고 맵이 고장난건가 싶어..우연히 가게에서 담배피러 나온 아줌마한테 길을 물었다. 이 아파트 어딨냐고 물으니 여기가 아니라 위로 더 쭉 올라간 뒤 왼쪽으로 꺾어서 더 가야한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구글맵에 위치가 잘못 표시되어 있었고...바닷가 쪽이 아니라 버스터미널에서 더 가까운 곳이었다. 괜히 걷고 찾고 ....ㅠㅠ


이 동네 숙박 시설들은 왜 다 이 모양인지 정말..


게다가 아파트에 도착했는데...작은 경비초소에 경비 한 명만 있고....큰 아파트 단지에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경비원에게 예약 컨펌메일을 보여주며 여기 어디로 가야하냐고 하니까 아파트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고 나를 바꿔줬는데.. 


분명 아침에 예약을 하고 온건데..아파트 측에서는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하는 것이다..그러면서 자기는 지금 다른 곳에 있고 동료가 곧 갈거라고...--;


그래서 여기서도 또 한 30분을 추운데서 기다렸다. 그리고 30분이 지나 직원이 와서 아파트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이 정도는 해놓고 돈 받고 장사를 해야지 부르가스에서의 호스텔은 진짜 아직도 욕나온다..--;


체크인을 마친 뒤 슬슬 바닷가도 산책할 겸 밖으로 나왔다.










비수기에 날씨도 춥고 연휴기간...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12월 말의 써니 비치는 전혀 써니하지 않았고 사람 없고 황량하고 추운 곳이었다.
















바닷가에 와서 사진 좀 찍고나서 모래사장을 좀 거닐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미친듯이 불어대서 포기하고 그냥 숙소로 되돌아갔다.



펜션 아파트의 모습이다.....정말 나 혼자 있었다. 아니 한 1~2방에 숙박객이 더 있었나..? 모르겠지만 밤에 슈퍼마켓 잠깐 다녀왔는데...밤도 아니고 6시였는데도 온통 깜깜하고 거리에 불도 안 켜있다.. 그리고 내가 있는 내내 날씨가 흐려서 달빛도 없어 정말 무서웠다..ㅠㅠ





근처에 먹을 거 사먹을만한 곳도 별로 없어 계속 뭔가를 만들어먹기 시작했다..--;


먼저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었던 치즈빵...ㅠㅠ

저런 싸구려 모짜렐라 치즈..슈퍼에서 1유로면 저렴한 저가 치즈를 구하라 수 있다. 저런 치즈를 대충 잘라서 대충 빵 위에 올린 뒤에..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치즈빵 완성이다. 불가리아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훈제햄도 곁들여서 요거트 커피와 함께 냠냠하면 아침식사로 거뜬하다. 하지만 난 저걸로 아침 점심 저녁 다 해먹었다..ㅠㅠ




그리고 이 곳 아파트 얘기를 들어보니 분양가보다 1년 좀 지났는데 거의 반 값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황당하게...

지금이 여름이 아니라 모르겠는데..여기에 왜 이렇게 많은 호텔과 아파트들이 지어져있는지.....인터넷을 찾아보니 800여채라고 하는데..제정신으로 여따가 800개나 지은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한 철 장사라고는 하지만.. --;



이렇게 치즈빵으로 점심도 해먹는다..ㅠㅠ



그리고 단백질 공급을 위해 계란도 자주 먹어줘야 한다. 굳이 나에게 단백질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파트 방 안에서 가만히 블로그 주식이나 보다가 심심하면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영업중인 커피숍에 가서 매일 카푸치노 한 잔씩 했다. 덕분에 여기 종업원들이랑도 얘기하고..가만히 책 읽고 있는데 꼬마애들이 와서 말 걸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왜 자꾸 꼬맹이들만 꼬이는지..--; 이런 꼬마랑 같이 당구도 치고 놀았다..ㅜㅜ



커피 마시다가 목 마르면 맥주도...




나름 단골 손님이었다. 매일 갔으니까...--;



그리고 하루는 슈퍼마켓에 먹을거 사러 갔다가 구석에 블렌디가 진열된걸 보고 한 병 사봤다. 11레바....그런데 블렌디가 이렇게 독한 술이란건 마셔보고 알았다. 거의 보드카급이다..--;

하지만 와인의 달콤함을 가진 보드카랄까.. 쥬스 타마셔도 되긴 하는데 한 잔 마시고 아직 그대로 식탁 위에 보관 중이다. 괜히 샀다..ㅠㅠ


그리고 대망의 2015년 새해를 맞이하는 뉴이어데이 전날.. 커피숍에서 또 커피 한잔 마시며 책 읽다가 아파트로 돌아가는 중에 매일 닫혀있던 아파트 내의 레스토랑에 불이 켜 있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아 무슨 파티 하는구나..처음에 그냥 지나쳐서 방으로 돌아갔다가.. 전날 사 놓은 블렌디를 쳐다보며..혼자 이걸 마시느니 아파트 레스토랑에 가서 맥주나 한 잔 할까..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해주기는 했는데 레스토랑 영업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입주자들..아니 이 날은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아파트를 구매한 러시아인들이었다. 

그리고 아파트 관리 직원들과 그들의 불가리아 지인들 모여서 하는 파티였다. 그냥 맥주 한 잔 하려했는데..바에 가서 앉으니 여기 일하는 직원의 친구라는 불가리아 아저씨가 있어서 같이 얘기하면서 홈메이드 라끼야 라고 계속 권해주는 술을 마셨다.



뭐지 이 위화감느껴지는 분위기는...



여기서 새해를 맞이하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다 러시아인들이라 새해 맞이를 두 번 했다. 모스크바와 이 곳은 1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불가리아 시간으로 11시에 러시아 아저씨 아줌마들끼리 모여서 신나게 춤 추고 놀고..불가리아 시간으로 12시가 되니 또 다같이 춤추고 놀고..











그냥 뭐....새해 첫날을 심심하지 않게 보냈으니 12시 20분 쯤 인사를 하고 방으로 되돌아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방에 올라가 블렌디병을 바라보다가 그냥 선반에 넣어놓고는 잠에 들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가


지금은 1월 3일이다. 그리고 1월 4일에 떠날 것이다. 반드시..어디로 가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