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Eurasia

KYRGYZSTAN

오주만세 2015. 1. 27. 18:13





KYRGYZSTAN (Кыргызстан)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키르기즈스탄을 약 3주간 여행했었는데 불운하게도 그 여행을 추억할 사진들이 모두 하드디스크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사실 그리 긴 여행도 아니었고..망가진 하드디스크와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별로 즐거운 여행길은 아니었지만..그래도 남아있는 사진들..주로 먹는 음식들 사진이지만...로 키르기즈스탄 여행 블로그를 마무리 해본다.



사리타쉬 -> 오쉬 -> 잘랄아바트 -> 아슬란밥 -> 바자르 코간 -> 타슈 코무르 -> 카라콜 -> 비쉬케크


나의 키르기즈스탄에서의 이동경로이다. 그 중에 살라타시와 오쉬는 다행히 기록을 남겨놨다.


사리타쉬 http://kixx.tistory.com/414

오쉬 http://kixx.tistory.com/415

비쉬케크 http://kixx.tistory.com/416



그리고 오쉬에서부터 비쉬케크까지의 공백기간의 블로그를 여기에 남기긴다.



오쉬의 호스텔에서 같이 온 싱가폴 핀란드 일본 여행객들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온 여행객들도 같이 만날 수 있었고 같이 밥도 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고 하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여행객 커플은 이미 키르기즈스탄 여행을 마치고 타지키스탄으로 가려 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키르기즈스탄의 이런저런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일단 오쉬 다음으로 갈 목적지를 두고 고민하는 내게 나같이 조용하고 관광객 없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딱 알맞는 곳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바로 아슬란밥이라는 곳인데.. 오스트리아 여행가들이 말하기를 조용하고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라 했다.

그래서 그 말만 듣고 아슬란밥으로 가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놀고있는 꼬맹이들..


오쉬에서 마지막날 밤이었나...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보다가 잠들었는데 켜놓은 상태에서 바닥에 떨어뜨렸다..하지만 이날은 노트북에 이상이 생겼다는걸 몰랐다. 구입한지 4년 된 노트북 떨어뜨린게 한두번도 아니고 떨어뜨렸을때 전원이 나가긴 했지만 다시 켰을땐 잘 작동되는듯 보였다.--;


하여튼  7월 3일에 아슬란밥으로 향했다. 오쉬에서 한 번에 바로 가는 버스는 없었고 먼저 오쉬에서 잘랄아바트라는 곳에 간 뒤 버스를 갈아 타고 다시 바자르 코간으로 가야했다. 그리고 바자르 코간에서 또 버스를 바꿔 타고 아슬란밥으로 갈 수 있었다.


참 키르기즈스탄에는 CBT라는게 있는데 Close Beta Test 의 약어가 아니라 Community Based Tourism 의 약어로 Tourist Information Center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점은 CBT는 각 지점마다 현지인과 연계해 투어상품이나 숙소등의 정보를 여행객들에게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아슬란밥에 처음 도착했을때 찾아간 곳이 바로 CTB였다. 아슬란밥의 CBT는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아저씨가 직원으로 있었는데 이 곳 CBT의 오피스에 아슬란밥의 숙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별히 호텔이나 호스텔과 같은 숙박시설은 없는 대신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20여곳 정도 있었는데..비싸다.. 1인에 하루에 2만원 정도 하는듯 했는데..싱글룸인줄 알았더니 4인실 도미토리였다. 깔끔하고 깨끗한 방에 식사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인터넷도 안되고 뜨거운물도 안나오는 도미토리가 2만원이면.. 중국 쓰촨성 시골촌구석에서도 와이파이되고 뜨거운물 펄펄 나오는 빈관의 더블룸을 80위안(1만원 정도)에 있다가 키르기즈스탄에 오니까 적응이 안된다. 


참고로 오쉬나 비쉬케크의 호스텔들도 12000원 정도 했던걸로 기억한다.. 왜 이렇게 비쌀까.. 


그리고 CBT에 현지인들과 함께 말을 타고 주위에 있는 숲을 하루 트래킹하는 관광상품이 있었는데 10만원이 넘는다--; CBT에 있는 이탈리아 아저씨는 계속 그 비싼 트래킹상품 이용해서 다니라고 하고 나는 계속 혼자 돌아다니는거 좋아한다고 했더니 혼자서는 절대 못 돌아다닌다고 한다. 혼자서 갈 수 있는 곳은 작은 폭포와 동네뿐이라고..쩝 ..알았다고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간 뒤 체크인 한 뒤에 다시 오겠다고 말한 뒤 CBT 밖에로 나왔다. 


CBT에서 한 10분 정도 골목길을 오르면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와이파이가 없다...아니 아슬란밥이란 마을자체에 아직 인터넷이 안들어온다고 했다. 그래서 유심카드 산 뒤에 데이타통신을 사용해 인터넷을 하느라 3일동안 통신비용도 한 5만원 정도 쓴듯하다..--;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주인 아주머니의 손자인지 아들인지 꼬맹이.. 컴퓨터로 주식보고 있는데 계속 와서 컴퓨터 만지작 거리느라 귀찮아 죽는줄 알았다.



아슬란밥에서의 첫째날은 그냥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둘째날은 혼자서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CBT에 있는 아저씨가 말한 폭포를 보러 갔다. 여기 폭포 가는 길에도 사진들 엄청 많이 찍었었는데...폭포 가는길에 기념품점에서 2000원 주고 산 나무 목걸이 사진만...ㅠㅠ



정작 아슬란밥 마을 사진은 이게 유일하다.



이 곳에서 일본인 친구도 만나서 같이 사진도 찍고 동네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했는데..




아슬란밥에서 3일간 머물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Taskomur라는 곳이다. Taskmur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기억엔 타슈무간 인가 타슈무겐으로 알고 있었는데..지도에 나오질 않으니.. 어쨌든 아슬란밥에서 승합차를 타고 다시 바자르 코간이라는 곳으로 이동해갔다. 사실 바자르 코간에서도 하루 머물까 해서 버스터미널에서 영어를 좀 할 줄 아는 현지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청년에게 도움을 얻어 몇몇 숙박업소를 들려봤는데..--; 참 현지인과 같이 가서 주인과 아는 사이인듯해서 바가지가 아닌듯 했지만..창고같은 불도 안들어오는 골방에 낡아빠진 침대 하나 갖다놓고 25000원 가까이 부른다..--;


바자르 코간에서 한 두 군데 숙박시설을 찾아보며 마을을 둘러본 뒤 그냥 떠나기로 했다. 버스터미널로 가서 맵을 보면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Taskomur를 찾았다.  

Taskomur 로 가면서도 버스 안에서 버스기사 아저씨가 Taskomur를 왜 가냐고 조금만 더 가면 Karakol 인지 Karakul 이 있으니까 그 곳에 가라고 했는데.. 그냥 Taskomur에 내렸다. 이 곳은 버스터미널이 있기는 있는데 바자르 코간에서 온 승합차버스는 그 곳까지 가지 않고.. 그냥 도로 한가운데 세워줬다..--;

그리고 길을 건너 마을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우연히 오쉬의 호스텔에서 만났던 자전거로 여행을 한다고 한 폴란드 친구를 만났다. 그 후에도 계속 연락을 했었는데 2달 후 쯤에 중국에서 여행을 이어가다가 란저우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아서 폴란드로 돌아갔다고 한다--;


어쨌든 이 친구는 오쉬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미 동네를 둘러봤는데 특별히 볼게 없어서 그냥 길따라 비쉬케크 방면으로 가려고 하는 중이라 한다. 그래서 근처에 노점에서 같이 차 한잔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폴란드 친구는 떠나면서 도로에서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마을이 있으며 자기가 갖고 있는 론리 플라넷에 숙소가 있다고 나와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걸어갔는데..걸어도 걸어도 마을같은건 나오지 않고 집같은 것도 없고 황량한 벌판만 이어지고 있었다...동네 꼬마들만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와 쫓아오면서 같이 놀자 그러고..결국 한 1시간 걷다가 걸어서 마을 찾아가는건 포기하고 가끔 지나다니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길에서 그냥 서서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구식 버스에 올라탄 뒤에 창 밖으로 마을 같은게 보이면 내리려고 했는데..어떻게 하다보니 시장까지 왔다..--;

시장에서 화장실 좀 갔다가 숙소를 찾으려고 했다. 시장에서 화장실 어디있냐고 겨우 물어 시장 뒷 공터에 있는 화장실을 찾았는데 이런 화장실도 돈내고 가라고 한다. 입구에는 아줌마들 5명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화장실 요금은 200원 정도였는데 주머니에 잔돈이 없어 지폐를 보여주면서 거스름돈 있냐고 묻는데...없다고 하면서 아줌마 중에 한 명이 뭐라고 말을 하며 내 돈을 낚아채 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혼자 웃으면서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가 잔돈 바꿔다 주겠다고 하는듯 했다.


그러고 5분 정도 기다리니까 그 아줌마가 왔는데 실실 히죽대며 오는게 딱 감이 잡힌다. 화장실요금 200원인데 자기가 잔돈 바꿔다줬으니 심부름값으로 500원 정도를 갖겠다고 하는것이다.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달라고 하면서 나머지 돈만 돌려주는데..괘씸해서 돈 내놓으라고 배째라고 히죽대며 도망가는게 거지같아서 에휴..한 숨만 쉬고 말았다.


그리고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화장실 앞의 아줌마에게 근처에 숙소 있냐고 물었더니 여기는 없고 숙소 가려면 내가 버스타고 오면서 그냥 지나쳤던 곳으로 다시 가야 있다고 한다..그러더니..다른 아줌마 한 명이...자기 집으로 오라는 것이다. 다른 아줌마와는 다르게 겉보기엔 착하게 생겼는데 그냥 자기집에 빈방이 있어서 자라고 하는듯 했다--; 그냥 얼떨결에 50미터 정도 쫓아가다가 갑자기 잔돈 강탈해간 아줌마 친구라는게 맘에 걸려서 그냥 마을 쪽의 숙소를 찾아가겠다고 한 뒤에 다시 버스를 타고 온 방향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서 숙소가 있다는 동네를 왔는데...뭐 간판도 없고..동네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겨우 찾아갔다.

하루에 2만원이 넘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었는데..






방에는 벌레들이 파티 중이어서 개미와 바퀴벌레 잡는데만 1시간 정도 걸렸다..--;  숙소 밖을 나와보니 독일에서 왔다는 여행가 두 명이서 자전거가 망가졌는지 열심히 자전거를 고치고 있었다. 분위기를 보니 나와는 별로 상종하고 싶어하지 않는듯 보여서 그냥 다른 곳으로 갔다. 

동네 한바퀴 돌고 숙소 주인 아저씨한테 밥먹을 곳을 알려달라고 한 뒤에 무슨 조그만 식당같은 곳을 찾아갔다.



그리고 찾아간 식당에서 비싼 밥을 먹고..다시 숙소로 돌아왔더니 주인 아저씨가 나를 보고 좋은데 구경시켜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은 낡은 다리였는데..앞으로 중국과 유럽을 잇는 기차가 이 곳을 지나게 될거라 한거 같은데..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Taskomur 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다음은 카라콜로 갔다. 방에 모기도 엄청나게 많아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ㅠㅠ


사실 카라쿨인지 카라콜인지 모른다. 인터넷도 안 되는 숙소에서 핸드폰으로 어디로갈까 검색하다가 찾았는데 카라콜이라는 곳에 CBT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있는듯 해서 그 곳으로 향했다.


Taskomur 의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에 버스를 타고 어제 승합차 버스를 내렸던 곳을 왔는데.. 승합차 십여대가 기다리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버스냐고 물으니 대부분 오쉬나 비쉬케크를 가는듯 했다. 그래서 카라콜 가는 버스는 언제오냐고 하니까 올때되면 오겠지 하는 식이다. 그래서 그냥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데 어떤 아줌마가 자기도 카라콜 가는데 히치하이킹 해서 가자고 한다. 중국에 있을 때부터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는데 히치하이킹을 돈내고 하는건 들어보질 못 했다. 하지만 여기 키르기즈스탄에선 돈내야 한다. 키르기즈스탄 아줌마가 지나가는 차들을 세우며 얼마냐고 계속 묻는데..이 아줌마는 아마 버스요금 이상으로는 주기 싫은 모양이었다. 


한 20대 정도 보내고 난 뒤에 승용차 한대를 잡아내서는 내내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있던 나를 부른다..어서 타라고..(돈 받고) 우리를 태워준 커플은 마침 지금 비쉬케크로 향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 카라콜에 뭣하러 가냐고 그냥 비쉬케크로 같이 가자고 한다. 어차피 돈내라 그럴거면서 부추기는건 뭔지..안 그래도 피곤한 참에 그럼 비쉬케크까지는 얼마를 내야되냐고 했더니.. 얼마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엄청 많은 돈을 요구한다. 무려 오쉬에서 비쉬케크까지 가는 버스요금보다 비쌌다. 그래서 됐다 그러고 카라콜에서 내린다고 했다.


그런데 카라콜에 도착해서도 이건 도대체 어디서 내려야하는건지 몰라 그냥 길가에 내려달라 그랬다.. 그리고 길을 걷다 처음 나오는 구멍가게에서 주인아줌마에게 여기 CBT가 어디있냐고 물으니 여기엔 CBT 같은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구글로 검색해서 스크린샷을 찍어놓은 사진을 보여주니 여기는 카라콜이 아니라 카라쿨이라고 한다. 아니면 카라쿨이 아니고 카라콜이었든지.. 솔직히 아직까지 내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황당하기 짝이 없어서 여기 혹시 숙소는 있냐고 물으니 있는데 걸으면 오래걸리고 택시를 타고 가라고 가게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다짜고짜 밀어넣는다.--;


그리고 한 5분인가 택시를 타고 가서 어떤 호텔같아 보이는 곳에서 내렸는데 얼마냐고 묻는 물음에 택시기사는 얼마 있냐고 하는것이다--;

참나 어이없어서 다시 얼마냐고 물으니까 계속 있는 돈 보여달라고 하는것이다. 솔직히 택시 타고 5분도 안 간 거리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인데.. 그래서 짜증나서 그냥 내렸더니 쫓아오면서 돈내라고 하는데 그래서 얼마? 하니까 주머니에 있는 돈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황당하고 짜증나고 날씨도 더워서 2천원인가 주고 욕하며 꺼지라고 한 뒤에 호텔에 들어갔다.


Taskomur 에서 묵었던 숙소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에어컨도 있는 곳이었는데.. 주인 아줌마에게 얼마냐고 물으니 계산기를 꺼내 보여주더니 한국돈을 3만원 정로를 먼저 찍더니 나중에 곱하기 3을 해서 9만원이라고 한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너무 비싸다고 하니까 싼 방이 있다고 하면서 2만5천원 정도를 또 찍더니 곱하기 3을 해서 75000원 짜리 방도 있다고 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 하도 어이가 없어서 즉석에서 박장대소를 하고 말았다. 


아.............어쨌든 여기 카라콜인지 카라쿨인지는 별로 있고 싶지가 않았다.


아슬란밥에서부터 컴퓨터가 제대로 안 돌아가고 Taskomur 에서는 결국 부팅도 잘 안 되는 상황까지 되버려서 마음은 심란하고 한여름 내리쬐는 땡볕에 괜히 2000원 택시타고 온 길을 되돌아가며 여기 키르기즈스탄 사람들한테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어딜 가기만 하면 사기치고 바가지 씌우고 친절하지는 않고..돈만 밝힐까..


맵을 보고 톡토굴이라는 곳을 찾은 뒤에 일단은 그냥 톡토굴로 가보자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가야하지..또 히치하이킹을 해야하나 아니면 여기도 버스가 설까.. 걸어도 걸어도 버스가 정차하지 않을거 같은 버스정류장들만 있고 햇빛은 내리쬐고 배낭메고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한 1시간쯤 걷다가 정말 도저히 더 이상 걸어갈 엄두가 나질 않아서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에 떠 있는 태양만 넋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한 30분쯤 그렇게 죽을 상을 하고 앉아있었더니 어떤 아저씨가 낡은 승합차를 몰고 버스정류장 앞에 멈춘 뒤에 자동차 정비를 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타이어를 체크하다가 나를 보고 말을 거는데..나는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언제봤다고 반갑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그리고 자기가 비쉬케크 가는 길인데 태워주겠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이 아저씨는 돈을 얼마나 달라고 할까...하며 있는데 놀랍게도 그냥 태워주겠다는 것이다. 비쉬케크까지 거의 8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사실 오쉬에서 바로 비쉬케크까지 한번에 바로 안 간 이유는 굳이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중간중간에 작은 마을들을 들려보고 싶어서 였는데..아슬란밥과 바자르 코간 그리고 카라콜같은 곳들을 가보니 굳이 또 톡토굴 이라는 곳을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를 태워준 아저씨도 왠만하면 비쉬케크까지 같이 가자고 해서 그냥 비쉬케크까지 가자고 했다. 낮 1시쯤에 출발해서 밤11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비쉬케크에 도착했는데..가는 도중에 한 5번 정도 쉬었던것 같다. 차로 산길을 올라 꼭대기에서 경치 구경하라고 일부러 차를 세우며 나보고 사진도 찍으라고 하고....저녁시간에는 중간에 밥먹고 간다며 아는 유목민들이 있는 곳에 가서 말우유도 먹게 하고..--; 

  



그리고 비쉬케크에 와서는 컴퓨터 망가지고 목욕용품 다 도둑맞고..아휴..날씨도 더워서 러시아로 도망갔다.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키르기즈스탄이지만 더운 날씨를 죽도록 싫어하는 나에겐 여러가지 이유로 즐거운 여행은 아니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