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South Asia

NUWARA ELIYA, SRI LANKA (누와라 엘리야, 스리랑카)

오주만세 2016. 3. 25. 23:50




NUWARA ELIYA (நுவரேலியா)







누와라엘리야는 스리랑카의 대표적인 차 생산지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홍차가 주로 난다. 해발 1,868m에 달하는 고지에 위치하며 스리랑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피디루탈라갈라 산에서 멀리 보인다.

누와라 엘리야는 사무엘 베이커에 의해 창립되었다. 비록 마을이 19세기에 영국인에 의해 만들어졌을지라도, 그 곳은 원주민 신할라인 여행객들에 의해 종종 방문됐었다. 건물의 대다수는 영국 식민지 시기의 특징을 지녔으며, 심지어 새로운 호텔조차 식민지 형식으로 지어진다. 많은 개인 집들은 아직도 오래된 영국식 잔디와 정원을 유지하고 있다.




날씨가 선선하다는 것 하나만 듣고 온 누와라 엘리야....듣던 대로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밤에 잠을 잘 땐 오히려 추웠다..선선한 날씨 덕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인가.. 전형적인 관광지의 모습을 띄고 있는 도시이지만..그나마 내가 들렸던 스리랑카의 도시들 중엔 제일 좋았다. 숙박했던 게스트하우스의 친절한 현지인 가족들도 친근했고..




콜롬보에서 하루 머물 이유도 없었는데 괜히 비싼 호스텔에서 숙박하고 밤새도록 어디로 갈까 찾아보다가 누와라 엘리야 라는 곳을 찾았다. 날씨가 안 덥다고 한다. 그거 하나면 지금 더위에 지쳐 죽을 거 같은 나에겐 만족스러운 목적지이다..대충 누와라 엘리야로 가기로 정한 뒤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아침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가야하나 좀 알아보았다...인터넷으로 보니까 스리랑카는 기차를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데...뭐 이유야 경치 구경이지만....나중에 기차 타고 경치 풍경들 구경했지만..솔직히 말해서 중국 여행하며 본 경치가 200배쯤 더 웅장하고 좋았다.


암튼 그래서 기차편을 알아봤는데..누와라 엘리야에는 기차역이 없고 2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로 간 뒤 버스를 타고 갈 수 밖에 없었다..아..그럼 뭐 버스타고 가지 뭐...

그런데...아침 먹는데 자꾸 손가락에 잼이 계속 묻고 그 손으로 핸드폰 만지막거리기 불편해서 그냥 잽싸게 아침 먹고 숙소 체크아웃 한 뒤 버스 터미널로 갔다. 아휴..더워 죽겠네...숙소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버스 터미널까지 낑낑대며 가서 현지인들에게 누와라 엘리야 버스 어디서 타냐고 물었다. 근데 사람들이 못 알아듣더라...


결국 티켓 오피스 쪽으로 가서 누와라 엘리야 버스를 물으니 플랫폼 번호를 말하며 손짓으로 저 쪽을 가리킨다. 그 쪽 바라보니 버스가 한 대 서 있길래 그 쪽으로 갔다. 앞에 아저씨 한 명이 서 있길래 이거 누와라 엘리야? 물으니 맞다고 빨랑 타라고 한다. 그래서 탔다. 버스 안에 올라 타 맨 뒤 빈자리에 앉은 뒤 앞에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이거 누와라 엘리야 가는거 맞냐고 하니까 "누와라 엘리야 누와라 엘리야"..하시네...뭐 당연히 누와라 엘리야 가는 버스가 맞겠지..


헌데 버스는 거의 1시간을 가만히 서서 승객들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린다. 어차피 가면서 계속 태울거면서....--; 뭐 출발시간이 따로 있나?


한참을 찜질방 사우나 내부와 같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 버스 안에서 땀 흘리며 기다리니까 드디어 버스가 출발한다...아 진짜 죽겠다...


버스가 출발하고..한 10분쯤 지나자 스리랑카 청년이 버스 요금을 걷기 시작했다. 앞에서부터 요금을 걷던 청년이 내 앞으로 와서 버스 요금 207루피를 요구한다.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지폐들을 꺼내 210루피를 건냈더니 5루피를 거슬러 주고 내가 이 버스 누와라 엘리야 가는거 맞냐고 묻자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그리고 나서 나에게 작은 종이...버스 티켓을 건내주는데....티켓 종이 쪼가리엔 COLOMBO - KANDY 라고 적혀있다...아...뭐지? 다시 청년에게 이거 누와라 엘리야 가는 거 맞냐고..캔디 가는 거 아니냐고 재차 물으니..그제서야..캔디 간다고 한다..


아 뭐지 진짜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은...버스 요금 이래봐야 1500원 정도 밖에 안 하는 거 상관 없지만.....이거 뭐야...--;


누와라 엘리야에 게스트 하우스 1박 예약은 해 놨지만..그냥 일단 캔디로 가자..가서 뭐 하루 묵고 누와라 엘리야 가던지..그냥 캔디 도착하자마자 바로 버스 갈아타고 누와라 엘리야 가야지....버스는 출발한지 한 30분 밖에 안 되었기에 그냥 내려서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도 되지만..에휴..이 더운 날씨에...세상만사가 다 귀찮다...결국 의도치 않게 누와라 엘리야 생각만 하고 있던 나는 캔디행 버스를 타고 캔디로 간다..


내 옆자리에는 어떤 스리랑카 아저씨가 앉았는데..앞의 할머니가 먹으라고 준 귤을 앞에 내려둔 배낭 위에 얹어 놓았더니 자기가 먹겠다는 시늉을 한다..아 별 ...웃기지도 않아서 그래서 그냥 잠자코 있었더니 진짜 가져가서 깐 다음에 4등분 해서 나 한 조각 주고 옆에 사람들이랑 나눠먹는다..--; 그리고 좀 있다가는 내 물까지 마시겠다고 내놔라 한다..--; 아 성가시네 사람들 참..





그나마 캔디라도 좀 일찍 갔으면 좋으련만..길은 구부정구부정......중간엔 밥 먹는 시간이라고 휴게소 같은 곳에 멈춰서 한 30분 또 쉬다 간다.게다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노숙한 여파로 감기에 걸려서 4시간 이동하는 동안 버스 안에서 타이레놀 5알은 먹은 듯 하다......아 하필이면 왜 이렇게 험난한 곳에서 몸이 아픈거냐...--;



결국 캔디에 오긴 왔는데...아 ㅅㅂ 더워 죽겠네...선선한 누와라 엘리야로 그냥 가야겠어...버스 요금 걷던 청년에게 버스 터미널 어느 쪽인지 묻고 그 방향으로 가서 기차역 옆에 있는 버스 터미널을 찾았다. 그리고 누와라 엘리야 행 버스를 탔다. 그나마 다행히 콜롬보에서 타고 온 버스 같은 구닥다리 버스가 아니라 좀 작은 미니버스...에어컨이 빵빵(?)한..아 ㅅㅂ 감기걸려 몸 으시시하고 몸살기 돋으려 하는데..에어컨..아 그래도 더운 것 보다 나은건가?..220링깃 주고 누와라 엘리야로 간다. 2시간 반 ~ 3시간 소요됐다..


누와라 엘리야에 도착했을 땐 진짜 망신창이 녹초가 되어서 배낭 들 힘도 없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가 있는 호수까지는 20링깃에 갈 수 있지만..뭘 묻고 알아보고 할 상황이 아니라 그냥 툭툭을 타기로 했다. 300링깃...바가지인거 알지만 그냥 탔다..너무 죽겠어서..


그리고 숙소에 도착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뻗어서 헉헉 대다가...해가 지기 전 숙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호수 풍경 사진을 찍고..방에 들어가 잠들어버렸다.







몇 시에 자서 몇 시간 잤는지도 모르겠다..자다가 배고파서 깼는데..생각해보니 어제 먹은 건 달랑 아침으로 커피와 간단한 음식들이었다. 감기 때문에 몸이 아프고 배도 고파서 속도 쓰리고...자다가 계속 끙끙 대며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배고픔으로 이렇게 고통스러울 수 가 있나...어제 먹을 것 좀 사다 놓고 잠을 잘 걸.....시계를 보니까 3시인데..아 잠 들면 배고픔도 사라지겠지...하지만 감기 때문에 몸이 아파서 잠도 안 오고...타이레놀이나 먹자 하고 가방 안을 뒤져 약봉지를 찾아보니 딱 2알 남아있다...아....이게 차라리 수면제면 좋겠다... 생각하며 한 두 모금 남은 물병의 물과 함께 들이킨 뒤 잠이 오길 바랬다..

하지만 아침 8시까지 잠은 오지 않았고..오히려 타이레놀 덕분에 각성이 됐는지...침대에 누워 끙끙대며 앓다가 아침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더라..아...아침에 담배로 허기를 약간 채우고.....주인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아 빨리 아침밥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30링깃 짜리 아침식사는 계란 후라이에 젤리잼 마가린 토스트 5장...그리고 커피...아 배고파 죽겠는데도 토스트 3장 밖에 못 먹었다. 너무 맛이 없어서...ㅠㅠ

다 먹고 스마트폰으로 주식 보고 있는데 딱 봐도 중국인 같은 남자애 하나가 보이더라...보니까 중국인인데...콜롬보 호스텔에서도 중국인들이 바글바글해서 놀랐었는데..왜 이렇게 중국인들이 많지?? 나중에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스리랑카는 중국인이 도착비자로 올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사실 나는 중국을 여행하는 건 좋아하고 중국에서 현지 중국인들 만나는 건 좋아하지만..해외에서 중국 관광객들 만나는 건 정말 싫어한다.

뭐 다 그런 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중국 관광객들..아무리 배낭 메고 호스텔 같은데 묵어도 중국에서 오면 다 관광객이다...여기 누와라 엘리야에서 만난 애도 좀 그런 애였는데..같이 담배 피우며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얘는 오늘 캔디로 간다고 한다..--; 

아 나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어차피 누와라 엘리야에서 본 것도 없으니 하루 더 묵고 어디든 가기로 하고...일단 다시 방에 가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오후 2시 쯤? 


쌀쌀한 날씨가 햇빛에 의해 어느 정도 온화하게 변했을 때 동네 구경을 나왔다. 몸도 어느 정도 괜찮아 진 듯 하고..

 






















호숫가 바로 앞에 공원이 만들어져 있었는데..들어가려고 하니 경비원이 요금 내고 들어가라고 한다..겨우 100루피 이지만..지갑에서 돈 꺼내기 귀찮아서 안 들어갔다.. 들어가봤자 볼 것도 없구만..



그냥 호숫가 도로를 따라 한 바퀴 쭈욱...





















시골 동네다..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혼자 열심히 걷고 있는데 복병을 만났다.. 집없는 개 4마리가 도로변에 누워서 잠 자고 있다..아..진짜 개짜증..



한 20분을 서성이다가 100미터만 히치하이킹 할까도 생각했는데..차도 안 오고...다행히 현지인 아가씨 한 명에 꼬마애 둘이 걸어오길래 눈치 보고 개몰래 따라 개함정을 지나왔다. 죽은듯..반응도 안 하더라...개놈들..



한참을 서 있다가 자기들 지나가니까 따라오는 나를 보며 계속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는 아가씨와 꼬마들...개함정을 지난 뒤 일부러 뒤쳐져서 걸었다..










군사지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걷다가 보이는 피자 파스타 집에서 450루피 짜리 파스타를 먹었다. 아 배고파 ...하지만 맛이 별로 없었다...

파스타를 다 먹고 계산을 하며 보니까 스리랑카 돈이 별로 없네..게스트 하우스 숙박비 내려면 출금을 해야할 듯 해서..가까운데 은행이 어디쯤 있냐고 음식점 주인 아줌마에게 물으니 이 아줌마도 나에게 sir sir 붙이면서 길따라 쭈욱 시내 쪽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한 20분 걸으면 있다고.










20분인지 30분인지 40분인지...겁나 걸어서 시내..버스 터미널이 있는 곳에 도착해 위 사진의 우체국 옆에 있는 은행 ATM을 찾았는데..돈 출금이 안되서 보니까 밖 유리에 외국 카드는 안 된다고 써붙여있더라...그래서 다른 ATM을 찾아서 3만 루피를 출금했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시장 쪽을 구경하다가..과일이 먹고 싶어서 바나나를 샀는데..얼마냐고 묻는 질문에 이상한 소리만 하고 100루피 주니까 메달려 있는 바나나 송이들에서 4개 뜯어서 주더라.--; 아 ㅅㅂ 여기도 태국이랑 똑같은 관광지네..나중에 캔디에서 현지인이 살 때 옆에서 부대껴서 사니까 한 송이 15개 정도가 50루피던데...100루피 주고 4개를 주고 사 먹었다..바나나를 한국보다 비싸게...ㅅㅂ 관광지 개짱나..




















암튼 걸어서 천천히 구경하며 다시 숙소로 되돌아왔고..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좀 더 있었을까....게스트하우스 운영하는 현지 스리랑카 가족이 너무 친절하고 잘 해줘서 좋았다. 내가 있을 때 보니까 직접 시멘트 벽돌공사까지 직접 하면서 옆에 건물 확장하던데...나중에 캔디나 다른 지역 숙소들 보면 다 외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걸 보니 누와라 엘리야도 중국인들이 개때처럼 몰려들 건 안봐도 뻔하고....안타깝다...